2024년 11월 22일(금)

임팩트 측정도 전략적으로… 사회공헌 담당자들 한자리에 모여 고민 나눴다

더나은미래 ‘CSR 커넥트 포럼’ 개최
국내 사회공헌 담당자 네트워크 강화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로 일하면서 가장 막막한 지점이 사업의 임팩트 측정입니다.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지만 해법을 얻을 수 있는 자리도 많지 않습니다. 다양한 업종의 사회공헌 담당자들과 만나 고민을 나누고, 임팩트 측정에 대한 방법론을 전문가 강연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28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브릭스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CSR 커넥트 포럼’에 참석한 김지연 CJ올리브네트웍스 대리는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이 모이는 네트워킹 행사에서는 온라인으로 얻을 수 없는 값진 정보들이 반드시 있다”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국내 주요 기업과 기업재단의 CSR 담당자들이 교류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네트워킹 목적의 행사지만 전문가 강연, 토크콘서트를 포함해 총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28일 열린 'CSR 커넥트 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선 신현상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사회공헌 사업을 만들기위한 시간과 자원은 한정돼있기 때문에, 스케일업이나 스케일딥 등 세부 전략을 명확히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28일 열린 ‘CSR 커넥트 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선 신현상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사회공헌 사업을 만들기위한 시간과 자원은 한정돼있기 때문에, 스케일업이나 스케일딥 등 세부 전략을 명확히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이날 첫 번째 세션에서는 한양대학교 글로벌사회혁신단장을 맡은 신현상 경영학과 교수가 ‘임팩트 측정을 하지 않아야 하는 세 가지 이유’라는 주제 강연으로 연단에 올랐다. 신 교수는 “조직이 추구하는 임팩트를 보여줄 수 있는 지표, 측정과 평가 방식, 피드백과 소통 방안 등을 기업 내부에서 명확하게 설정하지 않으면 임팩트 측정 자체는 무의미하다”며 “기업사회공헌 활동의 모두 수치화할 순 없지만, 사회공헌 사업으로 어떤 임팩트가 발생하고,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등 ‘임팩트 측정을 잘하는 법’은 사회공헌 담당자에게 매우 필요한 역량”이라고 말했다.

한정된 자원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사업의 임팩트를 측정하는 전략적 방식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신현상 교수는 “사업을 확장할 때 수혜자의 수를 넓히는 ‘스케일업(Scale-up)’과 수혜자의 삶을 질적으로 크게 향상시키는 ‘스케일딥(Scale-deep)’ 등 전략을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CSR 커넥트 포럼’을 마치고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등 관계자가 사진을 찍고 있다. /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28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CSR 커넥트 포럼’을 마치고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등 관계자가 사진을 찍고 있다. /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두 번째 세션은 ‘사회공헌 담당자들이 대접받는 세상’이란 주제의 토크콘서트로 진행됐다. 나영훈 포스코 사회공헌그룹장, 최재호 현대차정몽구재단 사무총장,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최재호 현대차정몽구재단 사무총장은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은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만나면서 전략도 펼쳐야 하고, 우리 사회에 대한 애정과 감성도 필요하다”며 “점차 사회공헌에 대한 임팩트가 중요해지는 오늘날 사회공헌 사업 담당자들은 전문성과 역량을 미리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나영훈 포스코 사회공헌그룹장은 “사회공헌 사업에 기업의 미션이 충분히 반영돼야 지속가능하다”며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기업 내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려면 역량을 기업에 잘 맞는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이 대접받으려면 마음껏 사업을 제안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나영훈 포스코 사회공헌그룹장은 “기업에 적합한 사회공헌 사업을 만들려면 우선 회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알아야 한다”며 “어떤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많아졌다든지, 어떤 신기술을 개발했다든지 등을 빠르게 파악한다면 기업 성격에 맞는 적절한 사회공헌 사업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이날 나영훈(맨 오른쪽) 포스코 사회공헌그룹장은 “기업에 적합한 사회공헌 사업을 만들려면 우선 회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알아야 한다”며 “어떤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많아졌다든지, 어떤 신기술을 개발했다든지 등을 빠르게 파악한다면 기업 성격에 맞는 적절한 사회공헌 사업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김시원 편집국장은 “사회공헌 사업을 만들고, 진행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반대를 겪었을 것 같다”며 사회공헌 담당자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나영훈 사회공헌그룹장은 “사회공헌 사업은 기업의 방향성과 미션 등을 고려해서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담당자들은 빠르게 변하는 사회공헌 트렌드를 파악하고, 기업의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사업을 제안할 수 있는 때를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호 사무총장은 “기업 내에는 세대도 다르고, 시각과 경험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수없이 많은 갈등에 직면한다”며 “원하는 바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기보다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 방법을 바꿔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토크콘서트 이후엔 행사 참석자들이 고민을 나누고 해법을 모색하는 네트워킹 시간이 마련됐다. 권난실 다음세대재단 사무국장은 “코로나 이후 최근 3~4년간 업계 관계자들이 모이는 자리가 없어서 사업 트렌드 등을 파악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포럼에서 여러 담당자를 만나 소식을 듣고 고민도 함께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영훈 그룹장은 “오늘 행사에 와보니 세대도 많이 바뀌고, 트렌드도 빠르게 변하는 등 20년 전보다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며 “앞으로도 생산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사회공헌 분야 네트워킹이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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