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가족돌봄청년, 일주일 중 21.6시간 돌봄 노동하며 보낸다

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는 ‘가족돌봄청년’의 주당 평균 돌봄 시간은 21.6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 돌봄 시간은 주당 14.3시간으로, 실제 돌봄 시간과 약 7.3시간의 차이가 있었다. 이들은 일반 청년보다 우울감이 높고 삶에 대한 만족도도 낮았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첫 조사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4~5월 4만3823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했다. 이어 7~9월에는 810명 대상 심층조사를 추가로 실시했다. 가족돌봄청년은 중증질환, 장애, 정신질환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고 있거나, 그로 인해 생계를 책임지는 13~34세 청소년·청년으로 정의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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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평균 돌봄 기간은 46.1개월에 달했다. 절반 이상은 24개월 넘는 기간을 돌봄 노동을 하며 보내고 있었다.

돌봄 대상은 할머니(39.1%)가 제일 많았다. 다음은 형제·자매(25.5%), 어머니(24.3%), 아버지(22%), 할아버지(22%) 순이었다. 돌봄 대상자의 건강상태는 중증질환(25.7%), 장애인(24.2%), 정신질환(21.4%), 장기요양 인정 등급(19.4%), 치매(11.7%) 순으로 많았다.

돌봄 활동으로는 가사(68.6%)를 가장 많이 하고 있었다. 함께 시간 보내기(63.7%), 병원 동행과 약 챙기기(52.6%), 옷을 갈아입히고 용변을 보조하는 등 일상생활 돕기(39.1%) 등이 뒤를 이었다(중복 응답). 가사활동에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34.4%로 일반 청년(8.5%)에 비해 4배 이상 많았다.

가족돌봄청년은 일반 청년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고 우울감이 높았다. 삶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22.2%로 일반 청년(10%)의 2배가 넘었다. 우울감 유병률은 61.5%에 달했다. 일반 청년(8.5%)과 비교해 7배 이상 차이가 났다. 미래 계획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36.7%였다.

복지서비스에 대한 정보는 온라인 검색(42.6%), 지인(32.7%), 공공기관(29.9%), 복지·종교기관(25.7%), 학교(16.2%), 홍보물·언론(9.4%) 등을 통해 얻고 있었다. 복지 지원이나 돌봄 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각각 59.3%, 52.7%였다. 복지 지원은 의료비 지원(30%), 생계비 지원(27.4%), 주거비 지원(24.1%), 장학금 지원(23.3%) 등을 고르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 서비스는 재가방문·시설 서비스 이용 비율이 41.6%로 가장 높았다. 필요한 복지서비스는 생계 지원(75.6%), 의료 지원(74%), 휴직 지원(71.4%)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가족돌봄청년이 돌봄 부담을 완화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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