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개 복지기관 지붕 위… 에너지를 심었다

한화그룹 해피선샤인 캠페인

“이거 하나면 1시간에 9㎾의 전기를 만들 수 있어요.” 이시명 함현상생종합사회복지관 부장이 태양광 패널을 매만지며 말했다. 정오의 볕을 품은 패널에는 온기가 흘렀다. 그 온기는 고스란히 전기로 환산된다. “이 지역이 예전에는 ‘염전 지대’였거든요. 흐린 날도 별로 없고, 하루 3~4시간의 일조량이 꾸준히 발생하니 태양광발전에는 최적의 장소죠.” 이 부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복지관 옥상에 있는 두 대의 태양광 모듈(발전 설비 장치)이 만들어내는 발전량은 월 1890㎾. 시설에서 쓰는 총 전기량의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안정옥 함현상생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우리 시설은 하루 이용 인원이 1000여명이 넘을 정도로 큰 규모라 전기세만 월 600만원 정도 나오는데, 시에서도 에너지 비용 보조가 일부에 그치고 있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태양광 설비를 마련한 이후 월 50만원가량의 전기세 절감 효과가 생겨 부담을 덜었다”고 했다.

함현상생종합사회복지관 옥상에 설치된 두 대의 태양광 발전 설비는 하루동안 총 63㎾의 전기를 생산하며, 시설에는 10% 정도의 전기절감 효과를 가져다준다. /한화사회봉사단 제공
함현상생종합사회복지관 옥상에 설치된 두 대의 태양광 발전 설비는 하루동안 총 63㎾의 전기를 생산하며, 시설에는 10% 정도의 전기절감 효과를 가져다준다. /한화사회봉사단 제공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함현상생종합사회복지관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것은 2012년 1월부터 한화그룹의 ‘해피선샤인(Happy Sunshine)’ 캠페인을 통해서다. 전국의 복지관, 지역아동센터, 공부방 등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무료로 지원하는 활동으로, 태양광 사업을 대표하는 기업의 역량을 친환경 사회공헌으로 연결한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 에너지 지원을 필요로 하는 비영리 공공기관의 신청을 받고, 비영리기구인 ‘월드비전’과 함께 선정 및 설치 지원을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설치 후 모니터링과 그에 따른 피드백은 홈페이지(welfare.hanwha. co.kr)를 통해 이뤄진다. 김상일 한화사회봉사단 차장은 “사업이 거듭될수록 신청 기관들의 경쟁률이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 복지기관의 관리·운영비 부담을 몸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사업 시행 첫해인 2011년, 20곳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전국 86곳의 공공 복지기관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지원했다. 이들을 통해 얻어지는 전기는 시간당 총 582㎾. 연간 10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은 효과와 비슷하다. 김 차장은 “지원받은 기관들이 월평균 10~20% 내외의 전기 요금을 절약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부수적인 효과다. 이시명 부장은 “시청이나 지역의 시립도서관에서 설비를 견학하러 오거나, 근처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교육 차원으로 방문하기도 한다”고 했다. 안정욱 관장은 “주민들 사이에서 복지관이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기관이라는 인식이 생겼고, 이를 매개로 지역 주민과의 소통도 늘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활발하다. 2011년, 대지진과 원전 사고로 전력이 두절된 일본 동북 지역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지원했으며, 올해는 ‘중국청소년발전기금회’와 중국의 빈곤 지역 학교에 약 30㎾ 규모의 태양광발전 설비를 무상으로 기증하는 협약식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현 한화사회봉사단 매니저는 “복지기관에 프로그램을 지원하거나 자원봉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지기관의 운영비를 절감시켜 주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앞으로도 복지기관이 실제 필요한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만족시켜주는 공헌 활동을 고민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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