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거버넌스)를 평가할 때 사회 영역의 중요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습니다. 특히 반부패, 공정성 이슈 등 사회적 리스크를 잘못 관리하면 갈등을 넘어 적대감까지 이어질 수 있어요.”
박성훈 사회적가치연구원 실장은 28일 열린 ‘2021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의 세 번째 세션에 참여해 사회 영역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온라인 중계로 개최된 콘퍼런스에는 박성훈 실장과 우용호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 소장, 이예지 MYSC 최고사업책임자(CBO), 최아름 닷 소셜임팩트 디렉터 등이 참석했다. 모더레이터는 이은희 월드비전 나눔혁신팀 차장이 맡았다.
이들은 ESG 요소 중 사회(S) 부문에 해당하는 여러 사례를 들어 기업들이 취해야 할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박성훈 실장은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논란’과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의 사례를 들어 사회 영역에서의 이해관계자 리스크 관리에 대해 설명했다. 박 실장은 “기업들도 국민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을 고려하고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며 “남양유업은 지난 4월 불가리스의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 과장에 따른 사회적인 리스크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회장이 물러나게 되는 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도 블라인드를 통해 급속히 퍼져 나가기 시작했는데, 개개인을 통해 확산하는 리스크는 단순히 갈등 수준이 아니라 기업에 대한 적대감으로 커지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예지 CBO는 사회 영역의 ESG 평가를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비콥(B corp)’의 평가 기준인 BIA(B Impact Assessment)를 소개했다. 비콥은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하는 기업에 부여하는 국제 인증이다. 이예지 CBO는 “BIA는 지배구조, 기업구성원, 지역사회, 환경, 고객 등 5개 부문으로 영역을 나뉘어 있다”며 “구체적으로는 기업이 직원들의 재정 안정성에 대해 얼마나 책임지는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많이 기여하고 있는지 등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로는 사회적기업 ‘오요리아시아’를 꼽았다. 그는 “오요리아시아는 지역 비즈니스의 하나로 레스토랑 운영 등을 하면서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 지역 주민 역량 강화 사업 등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용호 소장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를 예시로 들었다. 우 소장은 “국민이 원하는 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교육 불평등, 경제, 주거불안, 건강 등을 꼽았는데, 정작 기업들은 환경·일자리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공동체와 기업이 함께 혁신을 만들어 지역 복지 공동체 구축에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아름 디렉터는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기업들이 계속해서 출현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살아남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 정체성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노인 복지 문제 등 사회 영역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