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내전을 겪는 예멘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상자 4명 중 1명이 아동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예멘 내전으로 죽거나 다친 민간인 수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22.8%가 아동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아동 사상자 비율은 2018년 20.5%에서 2019년 25.68%, 2020년 23.86% 등으로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집계에 포함하지 못한 사상자도 많아 실제 아동 피해는 더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했다.
이날 세이브더칠드런 발표에 따르면, 예멘 인구의 3분의 2가 생존을 위한 긴급한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급성영양실조 증세를 보이는 아동만 약 180만명에 이른다. 특히 학교와 병원을 향한 공격으로 기본적인 교육이나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줄어들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또 민간인 밀집 지역에 대한 공격도 늘면서 아동을 포함한 민간인 사상자가 매우 증가했다.
예멘은 지난 2015년부터 친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과 정부군이 7년째 대립하며 내전을 이어오고 있다. 오랜 내전으로 예멘은 중동 내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지난 16일 유엔은 “내전 장기화로 예멘에서 대기근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유엔은 “구호물자 등 주요 물품의 유입 창구인 호데이다 항구가 후티 반군에 장악되면서 물류 공급이 끊어졌고, 이로 인해 예멘 물가가 치솟아 시민의 고통이 극심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마크 로콕 유엔 긴급구호조정관은 “한번 기근이 시작되면 기회가 사라진다”면서 “모든 사람이 예멘에 기부하는 등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사무총장은 “예멘 분쟁과 기근으로 하루에 수천 명에 달하는 아동 사망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지난 2018년부터 지금까지 예멘에 총 58만 달러(약 6억5000만원)를 지원했는데, 예멘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