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웍스’ 윤석원 대표, ‘째깍악어’ 김희정 대표
11월 22일, 스파크포럼@더나은미래에서 혁신가들 만난다
◇고용취약계층을 ‘디지털 기술 전문가’로…테스트웍스 윤석원 대표
“발달장애인이 고용 측면에서 장애인 중 가장 취약합니다.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편견 때문이죠. 실제로 같이 일해보니 편견이 깨졌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이 섬세하고 반복 작업에 강해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었어요.”
발달장애인, 경력단절 여성, 북한이탈주민 등을 ‘SW테스터(소프트웨어를 실행해 오류와 결함을 찾아내는 업무)’로 키우는 기업이 있다. SW테스팅 전문 사회적기업 ‘테스트웍스’다. 테스트웍스는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고용 시장에서 소외되는 이들에게 전문 지식을 전수, 국제자격증 취득을 도와 양질의 일자리를 갖도록 지원한다.
테스트웍스를 이끄는 이는 한때 잘 나가는 ‘삼성맨’이었던 윤석원(사진·46) 대표. 우연히 북한이탈주민과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SW 지식을 가르쳤던 경험이 사표를 던지고 직접 사회적기업을 창업한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에 근무할 때 은평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경력단절여성 20명을 대상으로 SW 테스터 교육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합격률이 40~50%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운 자격증 시험을 교육생 중 70~80%가 합격했어요. 그런데도 기업에 서류를 내는 족족 낙방하고, 취업을 해도 프로젝트가 끝나면 계약을 해지해버려요. 직접 사회적기업을 세워 이들을 돕기로 했습니다.”
올해로 3년차, 혈혈단신으로 설립한 기업은 현재 직원 11명, 매출액 3억원의 견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테스트웍스는 단순 교육뿐 아니라 이들을 기업에 아웃소싱하거나 직접 채용한다. 추후엔 취약계층을 교육하는 강사로도 활동할 수 있게 해 지속적으로 사회와 연계할 예정이다. 지난 7월, 기업의 이런 노력이 인정받아 여성가족부의 ‘여성친화적 사회적기업 아이디어 및 우수모델 공모전’ 에서 대상도 수상했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꿈의 사다리를 내려주고 싶어요. 내가 일을 오래 쉬어도, 장애가 있어도, 나이가 많아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도 열심히 노력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는 그런 곳이요. 사회취약계층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고용을 창출하는 게 목표입니다.”
◇앱 하나로 아이와 대학생 연결하는…째깍악어 김희정 대표
‘아침마다 전쟁이에요. 아이를 숨가쁘게 어린이집에 보내고 한숨 돌리고 나면 금방 또 하원 시간이에요. 가끔은 정말 내 시간은 없나 싶어요.’
‘워킹맘인데, 아이가 아프거나 급한 일이 생길 때마다 난처할 때가 많아요. 믿을 수 있는 누군가가 아이와 대신 놀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를 키우며 ‘돌봐줄 누군가’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이에 엄마들이 직접 아이를 위한 돌봄 서비스를 만들고자 나섰다. 소셜벤처 ‘째깍악어’의 이야기다. 째깍악어는 만 3세 이상의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원하는 부모님과 아르바이트를 찾는 대학생을 연결하는 아이 돌봄 매칭 플랫폼. 역시 워킹맘이었던 김희정 대표(사진·42)가 20년간 다니던 대기업을 나와 창업했다.
“능력이 충분한데도 육아 문제로 퇴사하는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육아와 일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직접 그런 회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하게 됐죠.”
째깍악어는 대학생을 아이의 등·하원부터 놀이, 학습, 체험, 그룹돌봄까지 돌봐주는 ‘악어’ 선생님으로 교육시켜 아이와 연결한다. 대학생 선생님은 전문 인적성검사를 거쳐 깐깐하게 선발하며, 기존 서비스와 달리 선생님이 자신의 전공이나 장점을 살려 아이와 시간을 보낼 계획을 세워오게 한다. 이로써 아이가 있는 가정에는 마음 편한 육아환경을, 대학생 선생님에게는 육아 경험을 통한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반응은 어땠을까. 오늘(11월 17일) 기준, 부모님 회원 수는 약 4600명, 전체 등록된 ‘악어’선생님만 1500명에 달한다. 현재까지 연결한 돌봄은 2500여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74점에 달한다. 서비스 출시 5개월 만에 돌봄 서비스 업계에서는 최초로 임팩트 투자를 받는 등 높은 신뢰성과 사업성도 인정받았다. 최근엔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지자체와 정부 기관에서도 돌봄서비스 관련 협업 제안이 들어올 정도다.
“선생님으로 지원할 때 ‘봉사 악어’를 선택할 수 있어요. 강제가 아닌데도, 등록하는 선생님의 80%가 봉사 악어를 선택해요. 취약 계층 부모에게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든요. 실제로 이용하는 가정의 약 20% 정도가 취약 계층입니다. 요즘엔 대학생뿐 아니라 지역 경력단절 여성들에게도 돌봄교육을 전수해달라는 요청이 많아요.”
째깍악어는 앞으로는 경력단절 여성들을 교육해 지역 일자리를 만들고 돌봄 서비스를 확장함으로써 부모들의 보육의 짐을 덜어나갈 계획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서비스’를, 공급자 측면에선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디지털 기술로 취약 계층의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두 명의 사회혁신가는, 오는 11월 22일(수) 스파크포럼@더나은미래(신청 바로가기)를 통해 직접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