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은미래x영국문화원]글로벌 사회적기업 트렌드 읽기
지난 3월, 아프리카 가나 아크라(Accra)에서는 ‘아프리카 기업 회담(the Enterprise Africa Summit)’이 열렸다. 아프리카 기업 회담은 아프리카 개발(발전)에 있어 기업들이 수행하는 핵심 역할을 논의한 것으로, 영국문화원이 기획한 행사다.
회담의 주요 의제는 ‘탄력성(resilence)’. 아프리카에서 기업으로 살아남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기업들이 스스로 강해져야 하며, 또한 속해있는 공동체의 탄력성을 키워줄 수 있을 만큼 강한 기업이 돼야 한다는 이유에서 정해진 의제다. 기업가 정신은 번듯한 직업이 없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의 야망을 배출할 가치 있는 수단으로서 작용한다. 기업가적 역량을 키워주는 일은 젊은 세대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경제적, 또는 다른 역경에 맞닥뜨렸을 때에도 잘 성장하도록 돕는다.
특히 사회적 기업가의 경우, 사회‧환경적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에 재화와 용역(service)을 공급할 수 있다. 스스로와 동료들의 수입을 올리면서도, 소셜 임팩트를 만들어내기 위해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지역의 자원과 기술을 활용하는 세 곳의 사회적 기업을 조명해보았다.
가나의 자콜(Zaacoal)
자콜(Zaacoal)은 가나에서 특별히 성공을 거둔 기업들 중 하나다. 자콜의 젊은 창립자 아민 설리(Amin Sulley)는 다면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첫째는 가나 사람들이 요리를 하기 위해 땔감 또는 등유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된 이슈는 명백하다. 땔감은 나무로부터 오고, 나무를 태우기 위해 베어내는 일은 환경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아프리카 내 가정의 70-80%가 이런 방식으로 땔감 또는 숯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뿐 아니라, 실내에서 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연기는 건강 문제도 일으킨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실내에서 발생하는 연기로 인해 1년에 40만 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법학을 전공했던 설리는 이에 대한 해답이 버려지는 코코넛 껍질에 있다고 믿었다. 코코넛 껍질은 거대한 폐기물 문제였고, 코코넛 판매상만 1000명이 넘는 아크라 같은 도시들에서는 플라스틱에 버금가는 물질이었다. 설리가 코코넛 껍질을 숯으로 바꾸는 방법을 생각해냈을 때 그는 연기도 나지 않고 환경에도 친화적인, 즉 소셜 임팩트를 가진 ‘검은 황금(black gold)’을 발견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사업지원기관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과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 끝에, 오늘날 바비큐와 담뱃대를 비롯, 의료적 목적으로도 사용되는 다양한 숯 상품군을 갖출 수 있었다. 현재 자콜은 온라인 주문을 받아 아크라 내에서는 무료배송을 하며, 지금까지 약 25만 명의 고객을 모았다. 자콜은 폐기물 문제라는 커다란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이를 긍정적으로 사용할 일들을 해가고 있다.
케냐의 토토헬스(Totohealth)
아프리카 반대편 케냐에서는, 토토헬스(Totohealth)가 또 다른 건강 문제를 다루고 있다. ‘아는 것이 힘’이라면, 이곳은 그 힘을 오픈 소스(open source)로 만드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토토헬스는 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산모와 영아의 사망률을 줄이는 사회적기업. 이용자인 부모가 병원을 통해 토토헬스에 등록해 아이의 발달 단계를 입력하면, 건강 관련 조언을 제공하는 문자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한 예로, 생후 9개월 된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받게 된다.
“당신의 아이가 살금살금 움직이거나 기지 않는다면, 발달상으로 미세하게 뒤쳐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바로 닿을 수 없는 곳에 장난감을 둬서 아이를 자극시켜 주세요.”
또한 토토헬스는 부모들이 지역 보건소에서 유아 검사나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알려준다. 이 서비스는 특히 휴대폰 서비스는 되지만 인터넷이 되지 않는 시골 지역에서 효과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는 아이를 가진 여성에게 있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다. 이 지역의 아이들은 선진국 아이에 비해 5세 이전에 사망할 확률이 15배나 높다. 이중 대부분이 적절한 자원과 정보만 있다면 예방 가능한 경우이며, 토토헬스는 이들이 적절한 자원과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토토헬스는 이런 서비스를 등록하는 이용자 수에 따라 맞춰진 가격으로 다른 기관들에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3만 명 이상의 환자들이 이 서비스를 구독했으며 3만7000개의 문자 메시지들이 제공됐다. 이는 아프리카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탄력적 사업 솔루션의 예시로 꼽히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에슈루루 트레이닝(Eshururu Training)
케냐와 같이 아프리카 동부에 위치한 에티오피아에서는, 아이들을 도울 또 다른 방법을 고안해낸 사회적 기업가 한 사람이 있었다. 솔로몬 물루게타(Solomon Mulugeta)였다. 어느 날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의 아이에게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음을 알아챘다.
그의 세 살배기 아들이 보모의 말과 행동 중 몇몇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보모가 부정확하게 말할 경우, 아들이 이를 똑같이 따라할지도 모른다고 염려했다.
당시 NGO에서 근무하던 물루게타는 이런 걱정에 대해 심사숙고한 뒤, 몇 가지 아이디어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에티오피아의 경제적인 성장은 더 많은 맞벌이 부모가 이런 탁아 서비스를 필요로 할 것임을 의미했고, 그는 이를 좀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이것이 지난 2013년 에슈루루 트레이닝의 시작이었다. 에슈루루 트레이닝은 보모, 탁아서비스, 주부 교육 등을 지원했고, 이는 영유아 보육의 전반적인 질과 기준을 향상시키기 위함이었다. 이는 탁아 서비스의 향상과 더불어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에티오피아의 경제 성장에도 기여하는 것이었다.
물루게타의 사업은 많은 사회적 기업가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탄생했다.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여러가지를 개선할 수 있는 한 가지 기회를 포착해낸 것이었다.
※ 위 기사는 영국 언론 ‘파이어니어스 포스트(Pioneers Post)’에 발간된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 기사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원 저자 : Lee Mann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