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청년 1인당 손실 1000만 원인데 지원은 340만 원…“복지 아닌 투자로 봐야”

청년 은둔화가 더 이상 개인의 심리 문제나 일시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감당해야 할 구조적 사회 리스크로 떠올랐다.

한국경제인협회와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5일 발표한 ‘청년 은둔화의 결정요인 및 사회경제적 비용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은둔 청년은 약 53만8000명으로 전체 청년(19~34세)의 5.2%에 달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5조287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은둔 청년을 ‘임신·출산·장애를 제외한 사유로 거의 외출하지 않고 사회적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으로 정의했다. 단순히 일을 하지 않는 ‘니트(NEET)’와 달리, 사회적 관계와 경제활동이 동시에 단절된 상태라는 점에서 위험도가 더 크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청년 은둔화는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노동시장과 사회안전망의 단절이 축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 ‘취업 실패’가 가장 큰 원인…구직 42개월 넘기면 은둔 확률 50%

청년들이 세상과 담을 쌓는 결정적인 이유는 ‘취업의 어려움’이었다. 실태조사 결과 2년 연속 은둔 이유 1위로 꼽혔으며, 특히 여성(44.4%)이 남성(38.8%)보다 취업 실패로 인한 은둔 민감도가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활동 상태별로 분석한 결과, 단순히 쉬고 있는 ‘쉬었음’ 청년의 은둔 확률은 17.8%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취업 청년(2.7%)의 6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실업 상태가 길어질수록 은둔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가속 증가 구조’를 경고했다. 분석 결과, 실업 초기(구직 1개월) 15.1%였던 은둔 확률은 구직 기간이 14개월(우리나라 평균 첫 취업 소요 기간)에 접어들면 24.1%로 상승한다.

만약 구직 기간이 42개월(3.5년)을 넘길 경우, 청년 2명 중 1명(50.1%)은 은둔 상태에 빠질 것으로 추정되어 장기 실업 청년에 대한 조기 개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 방치하면 연 5.3조 손실…“연속형 정책 설계해야”

은둔 청년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총비용은 2024년 기준 연간 약 5조3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기초생활보장 급여와 같은 ‘정책 비용’뿐만 아니라, 이들이 경제활동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생산성 손실’과 ‘비출산 비용’ 등을 합산한 수치다.

은둔 청년 1인당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은 연간 약 983만 원인 반면, 정부의 전담 지원 사업 예산은 1인당 약 342만 원 수준이다. 보고서는 “은둔 청년의 회복을 돕는 예산 투입이 사회적 순손실을 줄이는 훨씬 경제적인 ‘투자’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쉬었음-고립-은둔’으로 이어지는 위기의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청년의 상태에 따른 연속형 정책 설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먼저 고립·은둔 단계의 청년들을 위해서는 보건복지부 산하 청년미래센터를 거점으로 한 전담 조직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전문 인력의 밀착 사례 관리를 통해 일상 회복을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지역별 공동생활 공간을 조성하여 안전한 관계 맺기 연습을 지원하고, 사회적 근육 재활을 위한 맞춤형 일경험을 제공해 경제적 자립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쉬었음 단계에서는 청년도전지원사업을 고도화하여 구직 의욕을 높이고, 실무 역량 강화를 위한 취업형 일경험을 연계해야 한다. 특히 취업 이후 다시 고립되지 않도록 기업 문화 컨설팅 등 온보딩(on-boarding)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청년미래적금과 같은 자산 형성 지원을 통해 사회로의 안착을 도와야 한다.

김성아 연구위원은 “청년기 은둔이 중장년으로 이어지는 상흔 효과를 고려할 때, 예방적 차원의 지원은 사회적 부가가치를 더욱 증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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