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마음에 편지를”…온기, 키움증권·소방청과 ‘온기우편함’ 설치

참사 현장 경험한 대원들의 심리 회복 돕는 정서 돌봄 프로젝트

사단법인 온기가 키움증권, 소방청과 함께 지난 22일 소방서 내 ‘온기우편함’을 설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참사 현장을 경험한 소방관들의 심리적 부담을 덜고 정서적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민관 협력 프로젝트다.

‘온기우편함’은 누구나 익명으로 고민을 적어 넣으면, 자원봉사자인 ‘온기우체부’가 직접 손편지로 답장을 전하는 정서 돌봄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상담이 아닌 ‘사람의 마음으로 건네는 위로’라는 점에서 기존 심리 지원과 차별화된다.

지난 22일 ‘온기우편함’이 설치된 목포소방서의 모습. /온기

소방청 조사에 따르면 전체 소방공무원 중 6.5%가 우울 증상을 겪고 있으며, 자살 위험군 비율도 5.2%에 달한다. 현장 대응 과정에서 외상후 스트레스(PTSD)를 경험한 인원이 늘어나면서, 조기 개입과 정서적 돌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에 온기우편함이 설치된 용산·중부소방서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된 대원이 다수 근무 중이며, 당시의 충격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소방서 역시 지난 8월 무안공항 인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에 투입된 인원이 많아 정서 지원이 시급한 곳으로 꼽힌다.

목포소방서 소속 한 소방관은 “당시 현장 수습보다 합동분향소 지원 인력이 오히려 더 큰 심리적 부담을 겪었다”며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여전히 정서적 고통을 호소하는 대원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익명으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온기우편함이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식 온기 대표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소방관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소방서로 온기우편함을 확대해 소방관들의 심리적 안전망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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