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30일(월)

UN도 주목하는 기후금융…환경 문제 해결에 돈이 몰린다 [이 달의 ESG]

세계은행, 기후금융에 426억 달러 투자
유엔기후변화협약 “개발도상국 기후 대응에 최소 5조 달러 필요”

기후금융 규모가 성장세를 보인다. 동시에 개발도상국의 기후대응을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세계은행은 2024년 회계연도에 지금껏 가장 큰 투자금액인 426억 달러(한화 약 56조원)를 기후 금융에 제공한다. 최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개발도상국 기후대응을 위해서 2030년까지 최대 6조800억 달러(한화 약 8900조원)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했다.

◇ 꾸준히 증가하는 기후금융 투자

기후금융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거나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금융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부터 탄소배출권, 2015년 체결된 파리 기후변화협정은 ‘산업혁명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1.5도 이내 상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후금융을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르면 2013년 3390억 달러(한화 약 445조원) 규모였던 기후금융은 2020년 6400억 달러(한화 약 840조원)까지 성장했다. 평균적으로 매년 9.5%씩 늘어난 것이다. 세계 빈곤퇴치와 개발도상국 지역 생활수준 향상을 목표로 하는 세계은행(WB) 또한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는 작년 12월 2025년까지 세계은행 총대출의 45%를 기후 관련 사업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계은행

9월 19일(현지 시각) 세계은행은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아우르는 2024 회계연도에 426억 달러의 기후금융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지난 회계연도의 386억 달러(한화 약 51조원)와 비교하면 10%나 늘어난 수치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는 작년 12월에 2025년까지 세계은행 총대출의 45%를 기후 관련 사업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2024 회계연도의 426억 달러 투자로 인해 세계은행이 기후금융 45% 목표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전의 기후금융 목표치는 총 대출의 35%였다.

아시아개발은행(ADB) 또한 기후금융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9월 6일 ‘전략 2030(Strategy 2030)’의 중간 검토를 보고하며 2030년까지 연간 대출의 50%를 기후 금융에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2019년부터 2030년까지 기후금융에 1000억 달러(한화 약 131조원)를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지금까지의 투자 금액은 300억 달러(한화 약 39조원)에 불과하다. 은행은 목표 달성을 위해 더 많은 자본과 민간 부분 참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국은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은행의 68개 회원국 중 하나다.

한국에서는 9월 27일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기후금융 활성화를 위한 ‘조세특례제한법’을 발의했다. 기후금융 발전을 위해 발행한 채권의 이자소득에 대해 2030년까지 소득세 및 법인세를 면제해 주는 것이 골자다.

◇ 개발도상국 기후대응에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금융권 국제개발기구들이 앞장서 기후금융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포했지만, 개발도상국 기후 대응에는 더욱 적극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열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열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9월 10일 유엔기후변화협약은 개발도상국이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5조360억 달러(한화 약 6600조원)에서 6조8760억 달러(한화 약 9010조원)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매년 최소 4550억 달러(한화 약 597조원), 최대 5840억 달러(한화 약 765조원)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는 각 국가가 2030년까지 국제사회에 감축을 약속한 것으로,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다. 2015년 파리 협정에서 결정됐으며, 각 국가는 2020년부터 5년 주기로 목표를 수정해 제출해야 한다.

이번 보고서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한 142개국 중 98개국의 예상 비용 보고만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실제 요구되는 금액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한다.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에 쓰이는 기후자금의 규모가 거대한 만큼, 선진국들의 책임도 두드러지고 있다. 20019년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에 2020년까지 매년 1000억 달러(한화 약 131조원)의 기후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해당 목표는 2년 늦은 2022년에 달성됐다.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선진국이 기후재앙 피해를 본 개발도상국에 금전적 보상을 하는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이 출범했다.

한편, 유엔기후변화협약의 보고서는 돌아오는 11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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