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브리지, 재난구호 알릴 캐릭터 찾는 ‘2024 캐릭터 공모전’ 개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2024 희망브리지 캐릭터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23일 전했다. 이번 공모전은 재난구호 관련 사회적 인식 제고 및 나눔·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됐다. 공모전 주제는 ▲희망브리지의 미션·가치를 잘 담은 캐릭터 ▲재난 피해 이웃을 돕는 캐릭터 ▲기부자와 재난 피해자를 잇는 가교 의미를 담은 캐릭터 총 세 가지다. 세 가지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응모할 수 있으며,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수상자에는 상패·증서와 함께 ▲최우수상 1팀 200만원 ▲우수상 1팀 100만원 ▲장려상 2팀 50만원을 시상한다.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캐릭터는 희망브리지 홍보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접수 기간은 23일부터 10월 28일이며 결과는 심사를 거쳐 11월 15일 희망브리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발표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희망브리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훈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이번 공모전은 재난구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기부 문화 확산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캐릭터가 많이 접수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희망브리지,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 캠페인 ‘나는 소방관입니다’ 전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소방공무원의 처우 및 인식 개선을 위한 참여형 캠페인 ‘나는 소방관입니다’를 시작한다고 20일 전했다. 이번 캠페인은 소방관 처우 및 인식 개선을 위해 마련됐다. 캠페인은 ▲소방관의 신체적·심리적 안전을 위한 체계적인 제도 개선 방안 수립 ▲안전 확보를 위한 휴식시설 등 재원 투입 ▲순직 유가족 지원 개선 등을 촉구하는 성명서에 온라인으로 서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캠페인은 희망브리지 누리집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매월 참여자 40명에게 방화복을 업사이클링한 파우치와 소방관 피규어 열쇠고리를 증정한다. 신훈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일선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소방공무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이들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재해구호협회의 거짓해명, 바로잡고 싶다”…퇴사자 5人 추가 증언

23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재협’) 퇴사자 5명이 더나은미래 기자들을 찾아왔다. 이날 더나은미래는 재협 내부에서 일어난 갑질 의혹과 직원들의 줄퇴사, 기부금품 부정 사용 의혹 등을 보도했다. 퇴사자들에게 연락이 온 건 재협이 ‘기사로 나온 내용은 모두 허위’라는 취지의 설명자료를 내놓은 직후였다. 퇴사자들을 만난 시각은 저녁 8시. 이들은 “김정희 사무총장의 부당한 업무지시와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퇴사했다”면서 “재협이 홈페이지에 올린 거짓 해명을 보고 참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추가 증언을 위해 경북 구미에서 서울로 기차를 타고 온 사람도 있었다. 만남은 3시간 넘게 이어졌다. <관련기사 “직원이 감히 날 능멸해?” “난 법 상관 안 한다” 희망브리지 사무총장, 상습적 폭언 논란> <관련기사 희망브리지 새 사무총장 부임 후 2년 새 13명 줄퇴사, 왜?> <관련기사 코로나19 재난기부금으로 사무실용 공기청정기 구입> ―갑자기 모이게 된 이유는? 퇴사자A=재협에서 내놓은 설명자료를 보고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사자들을 무능한 인간으로 매도해왔으면서 설명자료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둔 것처럼 열거했더라. 재협의 거짓 해명을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퇴사자B=마치 공무원으로 재취업하기 위해서 퇴사한 것처럼 설명된 사람이 바로 나다. 나이 오십이 다 됐는데 월급 깎아가며 9급 공무원 되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겠나? 사무총장 때문에 하도 스트레스받으니까 와이프가 그냥 그만두고 나오라고 하더라. 퇴사 이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서 재취업했는데, 그걸 퇴사 이유로 적어놓은 걸 보고 황당했다. 퇴사자C=직원들 줄퇴사가 사무총장과 관련 없다고? 소가 웃을 일이다. 설명자료에는 회장에게 모든 인사권이 있다며 슬쩍 빠져나가더라. 내가 퇴사할 때

행안부, ‘기부금품 부정사용 의혹’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소명자료 제출 요청

행정안전부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재협’)에 대한 감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행안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의혹이 엄중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재협 측에 소명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재협의 주무관청으로 재협에 대한 검사·감독 권한과 책임이 있다. 더나은미래는 재협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당한 인사발령·폭언 등 직장 갑질 문제와 기부금품에 대한 부당 사용 의혹을 지난 22일 단독 보도했다. 복수의 전·현직 재협 직원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고 녹음 파일과 내부 문건 등 충분한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 행안부는 더나은미래의 보도 내용을 토대로 재협 측에 ▲인사발령 근거 ▲퇴사자들의 퇴사 사유 ▲코로나19 재난기부금의 목적 외 사용 의혹 ▲직원들의 기부 물품 부당 취득 의혹 등에 대한 소명자료를 요구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협 측에 29일까지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내용 검토 후 필요할 경우 사무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단독] “직원이 감히 날 능멸해?” “난 법 상관 안 한다” 희망브리지 사무총장, 상습적 폭언 논란

명령에 불복한 직원들에 수차례 폭언 관계자들 회의·대화 담긴 녹음 파일 입수 “과거 사무총장직 반대한 연판장에 앙심” 재협 측 “사실무근…인격 모독 발언 없어” “업무 잘하라는 취지로 조금 격하게 말한 것” “어떤 놈이 내 욕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내 귀에 들어와. 그놈은 이제 목이 날아가. 법? 난 상관 안 해. 그냥 그놈을 잡아다 끝낼 거야.” 지난 4월 17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재협’)는 전 직원 대상 전체 회의를 진행했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이 회의에서 김정희(57) 사무총장은 줄곧 격앙된 목소리로 특정 직원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더나은미래는 이 회의를 포함한 재협 관계자들의 회의와 대화 내용이 담긴 여러 녹음 파일을 단독 입수했다. 이날 회의 자리에서 김 사무총장은 30분이 넘는 시간을 ‘그놈’에 대한 이야기로 채웠다. 김 사무총장은 “노동위원회에 가서 근로자 권리 찾으려 하겠지만 난 법은 상관 안 한다”면서 “국민 성금으로 월급을 받는 직원이 사무총장을 능멸해? 감히?”라며 분에 받친 듯 언성을 높였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복수의 전·현직 제보자들은 “김 사무총장이 자신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직원에게 폭언을 일삼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야근과 주말 출근을 강요하고 회계 규정에 맞지 않는 일을 처리하라고 시켰다”면서 “이를 거부하면 온갖 트집을 잡아 ‘무능하다’ ‘나가라’ ‘다른 직원에게 월급 기부하라’는 식의 폭언을 했다”고 했다. 현직 직원 A씨는 “욕먹는 건 일상이었다”고 말했다. “야근을 안 하면 ‘할 일이 없느냐’고 하고, 야근을 하면 ‘수당 챙기려고 시간만 보내는 것 아니냐’고 했다”며 “20년

[단독] 코로나19 재난기부금으로 사무실용 공기청정기 구입

재협, 기부금 부당 사용 논란 코로나19 사태로 950억원이 넘는 돈을 모금한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재협’)가 재난기부금을 목적과 상관없는 곳에 사용했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다. 최근 더나은미래가 입수한 협회 운영회계 자료를 살펴보면, 재협은 지난 5월 7일 ‘코로나19(모집경비)’로 100만원대 공기청정기 2대를 구입했다. 지출액은 총 209만원이며 구입처는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네이버페이)다. 구입 명목은 ‘업무환경 개선을 위한 공기청정기 구입’으로 기록돼 있다. 공기청정기는 협회장실과 사무총장실에 각각 한 대씩 비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모금 전문가는 “코로나19 재난기부금은 관련 구호 활동에만 사용해야 하며, 목적과 맞지 않는 곳에 썼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공기청정기 구입은 코로나 업무와 관련성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부금을 모집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할 경우 법인 등록이 말소될 수도 있다. 재협은 코로나19 재난기부금으로 노트북도 구입했다. 지난 3월 31일 ‘코로나19 모금 및 구호업무 지원용 노트북 구입’ 명목으로 541만4400원, 97만9000원을 각각 지출했다. 20년 넘게 재협에서 근무한 한 퇴직자는 “지금까지 재협이 긴급 재난기부금으로 노트북을 산 적은 없었다”면서 “자산(資産)으로 남게 되는 물품의 경우 연초에 편성한 협회 운영비로 사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재난기부금으로는 통상 현장으로 가는 구호 물품만 구입해 왔고, 임시로 고용된 직원들이 사용할 컴퓨터가 필요한 경우에도 단기 렌트로 조달해왔다는 것이다. 재협 내부 관계자는 “1000억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규모의 기부금이 갑자기 몰리면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비정상적인 일 처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협의 투명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번이

[단독] 희망브리지 새 사무총장 부임 후 2년 새 13명 줄퇴사, 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재협’)에서 사무총장의 부당한 업무 지시로 직원들이 ‘줄퇴사’하고 있다는 전·현직 직원들의 제보가 들어왔다. 재협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950억원이 넘는 돈을 모금한 법정 재해구호단체다. 퇴사자들은 김정희 재협 사무총장의 불공정한 사업 추진과 불투명한 회계 지시로 인한 정신적 압박을 퇴사 이유로 들었다. 재협에서 지난 2년간 퇴사한 직원은 총 13명으로, 모두 김정희 사무총장이 부임한 2018년 6월 이후 재협을 떠났다. 퇴사자 A씨는 지난해 재협 사무실 1층과 5층, 파주 물류센터를 리모델링하는 업무를 하던 중 사직서를 냈다. A씨는 “사무총장이 ‘잘 아는 업체’라며 리모델링 업체를 데려와 소개해줬다”면서 “원래는 경쟁입찰 공고를 내고 심사를 한 뒤에 업체를 선정해야 하는데, 입찰 전에 사무총장이 업체를 찍어 진행하라고 지시했고 견적까지 미리 받았다”고 했다. 그는 “10년 넘게 재협에서 근무했는데 과거에 했던 일처리 방식과 너무 달라 불안하기도 했고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될까 봐 걱정돼 공사 첫 삽을 뜰 때 퇴사했다”고 말했다. 퇴사자 B씨는 “공개 입찰을 할 때 특정 업체를 지정하거나 업체 관계자를 협회로 초대해 식사 자리를 만드는 등 사무총장의 부적절한 행동이 계속됐다”며 “편법적으로 느껴지는 업무에 개입되는 게 부담으로 다가와 퇴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B씨는 “재협은 지난 60년간 비종교적, 비정치적으로 투명하게 운영돼온 단체”라며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으로 재협이 망가지는 걸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사무총장의 불투명한 회계 지시도 직원들의 퇴사 이유로 작용했다. 지난해 2월부터 재협은 사무총장 지시로 직원들에게 월 3만원씩 주차비를 청구하고 있다. 문제는 주차비를 법인

‘역대 최고’ 국민 성금, 어떻게 배분되나?

[코로나19 기부금 흐름 분석] 기부금 조정협의회 논의 거쳐 집행 현장 요청에 따라 구호 물품 나눠 2월 중순까진 위생용품 보급 위주 전국 확산 이후 취약계층에 생필품 3월부터 생활치료센터 의료 지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민 성금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재난 사상 최고 모금액이다. 현재 국민 성금을 모집 중인 전국재해구호협회, 대한적십자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세 기관의 모금 총액은 지난 18일 기준 2015억8425만원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전국재해구호협회가 880억3866만원(물품 기부 제외)으로 가장 많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703억7259만원, 대한적십자사에 431억7300만원이 모였다. 이날 기준으로 집행 완료한 금액은 697억3066만원으로 전체 모금액의 34.5%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모금 단체와 지방자치단체, 행정안전부로 구성된 기부금 조정협의회 논의를 거쳐 집행된다. 전국재해구호협회와 대한적십자사는 모든 기부금을 물품으로 전환해 현장에 지급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물품 기부를 제외한 기부금을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한국아동복지협회 등 기관에 현금으로 배분한다. 지원 분야별 집행 금액을 따져보면 취약 계층 구호에 약 388억원, 자가 격리자와 생활치료센터 구호에 약 176억원, 의료 기관·인력 구호에 약 133억원이 쓰였다. 첫 구호 활동은 1월 30일 전세기를 타고 국내로 들어온 중국 우한 교민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이날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2주간 격리에 들어간 교민 720명을 위한 생필품과 긴급 구호 키트를 보냈다. 구호 활동은 지난달 18일 ‘31번 환자’ 발생으로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확진자 30명과 밀접 접촉자의 위생용품 지원에 그쳤으나, 이때부터는 지역사회 감염자 수천 명을 위한 대규모 긴급 구호로 전환됐다.

[기부 그 후] 빗물이 마실 물로 바뀌는 기적

필리핀 힐루퉁안 섬에서는 물이 아주 귀합니다. 건기에는 비가 아주 조금 내리고, 우기에 모인 빗물은 금세 오염이 돼 먹을 수 없습니다. 지하수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산호초로 이루어진 힐루퉁안 섬은 빗물이 고이지 않고 땅으로 스며드는데다 땅을 파도 짜디짠 바닷물만 나오기 때문입니다. 1500여 명의 주민들은 물이 부족할 때면 10페소짜리(약 220원) 수돗물을 사기 위해 한 시간 동안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야 합니다. 물을 구하는 것은 대부분 어린아이들의 몫입니다. 아이들은 6~7살이 되면 일하러 간 부모님을 대신해 약 20kg이나 되는 무거운 물통을 두 개씩 들고 나섭니다. 물을 구하러 가느라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도 많습니다. 이것도 경제 사정이 좋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힐루퉁안의 각 가정의 한 달 수입은 약 2000페소(4만4000원). 건기가 되면 물 값은 4~5배 정도 오르기 때문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집은 양동이나 그릇에 빗물을 받아 사용합니다. 그런데 그릇에 모인 빗물은 쉽게 오염됩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끼가 끼어있거나 벌레가 있는 오염된 물을 마시고 수인성 질병, 감염 등으로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최재봉(41)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릿지 과장은 지난해 초 필리핀 협력 업체 직원을 통해 이 ‘비극’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필리핀으로 날아갔지요. 힐루퉁안 섬을 직접 가 본 최 과장은 섬의 비극적 상황에 매우 가슴이 아팠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힐루퉁안 섬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난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빗물 저장 시설을 섬에 설치하기로 한 것이죠. 토질 환경을 진단해보니 우물을

[기부 그 후] 함께 지어올린 집, 함께 지어가는 삶

“술을 먹고 몸이 따뜻해지면 잠자리에 들었어. 그렇지 않으면 너무 추웠거든” 매년 겨울, 주영재(61·가명) 할아버지에게 온기를 준 유일한 물건은 ‘술 한 병’이었습니다. 벽과 지붕이 무너진 단칸방은 바람조차 제대로 막아주지 못했습니다. 좁은 집안에 들여놓지 못해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된 가전제품은 언제 화재의 원인이 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았습니다. 할아버지에게 집은 불안하고 추운 공간이었습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네티즌이 만든 선물, ‘기프트 하우스’ 그런 할아버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였습니다. 현대 엔지니어링과 협력해 저소득층 재난위기가정에 영구적으로 집을 지원하는 ‘기프트 하우스’의 입주자로 할아버지를 선정한 것이죠. 희망브리지와 현대엔지니어링은 붕괴의 위험과 살을 에는 추위로부터 할아버지를 지켜줄 수 있는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을 계획했습니다. 지역사회도 힘을 모았습니다. 충북 음성군청은 기프트하우스가 세워지는 과정에 있어 복잡한 행정 처리를 도왔고, 미공건축사사무소의 손영태 건축사는 건축 인·허가와 관련된 문제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네티즌들은 할아버지의 보금자리에 온기를 더했습니다. 네이버 해피빈에 할아버지의 ‘기프트 하우스’를 위한 모금함이 개설됐고,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447명의 네티즌이 자신의 콩을 기부했습니다. 많은 사람의 참여로 모금된 377만원은 할아버지의 새 이불과 세탁기, 냉장고, 밥솥이 됐습니다. 특히 해피빈을 통해 할아버지의 사정을 알게 된 동서식품 임직원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십시일반 기부금을 출연한 인연으로, 올해에는 청주 지역사회를 위한 벽화그리기 봉사에까지 힘을 보태 주었습니다. 이제는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어요 지난해 12월, 기프트 하우스에 입주한 할아버지는, 더 이상 추위를 이기기 위해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됩니다. 따뜻하고 아늑한 집이 있으니까요. 변한 것은

어르신 집안 곳곳, 따뜻한 손길로 칠한 희망

희망브리지 ‘집수리 로드’ 수해 피해 및 독거 노인가구 65명 자원봉사자가 수리 곰팡이 핀 벽 도배하고 장수사진 찍어드려 “열흘 넘게 집 못 들어가고 컨테이너에서 자도 좋아… 달라진 어르신 집 보면 도움됐다는 생각에 뿌듯” 평균 낮 기온이 35도인 지난달 29일 찾은 경북 울진군 원남면사무소 앞마당에는 7.5t짜리 대형 트럭이 ‘윙~위이잉’ 소리를 내고 있었다. 세탁봉사를 맡은 서주은(20)씨가 트럭 안으로 안내했다. 18㎏ 대형 세탁기 3대와 23㎏ 건조기 3대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김삼렬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희망브리지) 구호사업팀 과장은 “태풍이나 폭우가 휩쓸고 간 수해 현장이면 세탁차와 봉사자가 출동해 이불 빨래 봉사를 한다”고 말했다. 희망브리지 ‘집수리로드’에 참여한 65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지난달 19일부터 전북 부안, 전남 강진, 경남 사천을 돌며 수해 피해 가정 및 독거 노인이 거주하는 80여가구의 집 구석구석을 고쳤다. ◇베테랑 봉사자들과 함께한 도배봉사 컨테이너 숙소에서 새벽 6시에 기상, 1시간 30분을 달려 강릉으로 향했다. 기자가 합류한 집수리팀은 8개조 중에서 1조.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의 전형적인 시골집이다. 안방 문을 열자 퀴퀴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천장과 벽면 구석구석에 시커먼 곰팡이가 방사형으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1조 조장인 김용성(24)씨가 방문을 하나하나 열고 꼼꼼하게 살펴본다. “자, 기자님은 방습지를 발라보시지요.” 용성씨가 능숙하게 ‘할 일’을 정해줬다. 방습지(防濕紙)는 습기가 스며들지 못하게 만든 종이다. “방습지는 곰팡이가 많이 핀 곳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도배를 하기 전에 발라줘야 합니다. 단, 찢어지면 안 됩니다.” 긴장감에 어깨가 무거워졌다. 팩으로 된 본드를 방습지 위에 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