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 /세계은행 제공
세계은행 “韓 여성의 경제적 권리, 남성의 85% 수준”

전 세계 여성이 누리는 경제적 권리는 남성의 76.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85% 수준으로, OECD 평균보다 10%p 낮았다. 세계은행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 여성의 일과 법’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매년 여성의 경제적 기회에 영향을 미치는 법과 규제를 조사해 펴내는 보고서로 ▲이동권 ▲직장 내 권리 ▲임금 ▲결혼 ▲육아 ▲사업 ▲자산 ▲연금 등 8개 영역에서 35개 세부 사항을 분석해 ‘WBL지수’를 산출한다. 올해는 190국을 대상으로 2020년 9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시행된 조치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약 24억명의 여성 근로자가 남성과 동등한 경제적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WBL 점수로는 100점 만점에 76.5점이었다. 남성이 누리는 경제적 권리를 100이라고 했을 때, 여성은 76.5%만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역별로는 임금(68.7점)과 양육(55.6점)이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보고서는 “지난해에 비해 각각 0.9점, 0.7점 오르기는 했으나, 여전히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WBL지수는 85점으로 190국 중 61위를 차지했다. OECD 평균(95.2점)과 비교하면 10점가량 낮은 점수다. 우리나라는 4년째 85점 수준의 점수를 유지해 법적인 개선이 크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권과 직장 내 권리, 결혼, 자산, 연금은 100점이었으나 임금 부문은 25점으로 최하위권 점수를 받았다. 육아와 사업의 기회도 각각 80점과 75점에 그쳤다. WBL 지수 100점을 기록해 법적 성평등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 나라는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등 12국이었다. OCED 소속의 고소득 국가가 대체로 평등 수준이 높았다.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

“25년이 지나도, 여전히 세상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

[글로벌 이슈] 유엔여성기구, 여성 인권 보고서 발표 “소녀들에게 세상은 여전히 위험하고 불평등하다.” 유엔여성기구가 지난 4일(현지 시각)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플랜인터내셔널 등과 함께 ‘소녀들을 위한 새로운 시대: 25년간의 성과를 평가하며’라는 공동 보고서를 발표했다. 25년 전보다 여성의 기초학력은 높아졌지만,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 문제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는 게 보고서의 주요 골자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펴낸 이번 보고서는 학업·건강·안전 등 다양한 권리에 대한 전 세계 여성 인권 현황을 담고 있다. 1995년을 연구의 시작점으로 잡은 이유는 그해 유엔(UN)이 중국 북경에서 여성 대회를 열고 “여성은 남성과 사회의 보호 대상이 아니며 남성과 동등한 동반자로 대우받아야 한다”는 ‘성 주류화 전략’을 공식적으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세 기관은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각 기관이 보유한 자료를 내놓고 공동으로 분석했다.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난 분야는 여성의 ‘기초학력’이었다. 초등학교를 중간에 그만두는 여성의 수가 1988년에는 세계적으로 6500만명에 달했지만, 2018년에는 3200만명으로 줄었다. 15~24세 문맹 여성 수도 1988년 1억명에서 2018년 5600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가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97개국 15~19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4명이 “내가 사는 나라에서는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게 사회적·법적으로 용인되고 있다”고 답했다. 성폭력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유니세프는 전 세계 15~19세 여성 청소년 20명 중 1명이 강간 피해를 입고 있다고 추산했다. 인구수로 따지면 1300만명에 달한다. 피해를 당한 여성 청소년이

“성평등 사회 실현하는 그날까지”…8일 세계여성의날 기념 행사 열린다

내일(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한 행사가 열린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광화문광장에서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35회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여성 인권을 옹호하고 성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여성 단체 28개가 모여 구성한 연합체다. 올해 행사에서는 지난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난 미투 운동의 성과를 되새기고 그 흐름을 이어가자는 의미로 ‘성 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 #미투,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날 행사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에는 오후 5시부터 여성·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사회적기업의 홍보 부스가 설치된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3.8 기념식·문화제’에서는 지난해 성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한 ‘제31회 올해의 여성운동상’ 시상식이 진행된다. 이어 ‘3.8 여성선언’ 낭독과 댄스 퍼포먼스, 페미니스트 래퍼 ‘슬릭’의 축하 공연 등이 준비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여성단체연합 홈페이지(www.women21.or.kr)에서 참고하면 된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성차별 없는 투자, 스타트업 생태계 바꿀까

6.5% 지난 2016년 국내 스타트업 중 투자를 유치한 여성 창업가의 비율이다(244곳 중 16곳). 이들 기업이 유치한 투자 금액은 총 450억원. 전체 스타트업에 흘러간 투자금(1조724억원)의 4.1%에 그치는 액수다. 여성 창업가가 여성 심사역을 만날 기회도 희소했다. 2015년 기준, 여성 심사역은 전체의 7.1%에 불과했다. 해외의 투자 환경도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내 벤처 투자금 중 3%만이 여성 CEO가 있는 기업에 지원됐고, 여성 심사역은 전체의 6% 수준이었다.  투자 환경에 존재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개념이 ‘젠더 관점의 투자(Gender Lens investing)’다. 젠더 관점의 투자란 ‘젠더 평등(성 평등)’을 전제로 한 투자를 지칭한다. 심사부터 실제 집행에 이르는 투자 과정에 성차별적 관점이나 발언 등이 개입하는 것을 막고, 여성 창업 기업의 불리한 상황을 고려해 투자한다는 것이다. 젠더(gender)란 생물학적 성별과 구별되는 ‘사회적인 성’으로,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남녀의 역할이나 태도, 이미지, 기대 등을 일컫는다.  국내외 투자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젠더 관점의 투자 움직임이 시작됐다. 해외에서는 루트 캐피털(Root Capital), 빌리지 캐피털(Village Capital) 등의 투자사가 대표적이다. 사회적 기업에 투자 및 역량강화를 지원하는 빌리지 캐피털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서로를 평가하는 상호평가(Peer Selection)제도로 심사를 전환, 투자를 받는 여성 창업가의 비중을 40%까지 높였다. 지원자 중 여성 창업가 비율은 전체의 15% 수준이었지만, 투자 비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90% 수준의 생존율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소셜벤처 임팩트 투자사 에스오피오오엔지(대표 한상엽, 이하 sopoong)가 나섰다. sopoong는 올해 상반기 정기투자부터 젠더 관점의 투자를 전면에 적용, 서류 심사부터 심의 위원회까지 투자 선발 과정 전반을 다시 설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