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법
1970년대에 멈춘 공익법인법, 새 가치를 담으려면 [K-필란트로피 이니셔티브] 

공익법인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주변적 존재가 아니다. 기업 공익재단, 장학재단, 복지·의료·교육 법인까지, 국가 재정과 시장이 감당하지 못하는 영역을 메우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들을 둘러싼 법과 제도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나쁜 짓 못 하게 막는 법”에 머무른 채 “어떻게 하면 공익을 더 잘 실현하게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충분히 답하지 못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공익법인 관련 법제를 연구하며 느낀 몇 가지 문제의식과 개선 방향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 ‘공익법인’ 법제를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 공익법인을 둘러싼 법체계는 매우 복잡하다. 비영리 조직의 설립·운영은 민법, 「공익법인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법인법’), 사립학교법, 의료법, 사회복지사업법 등이 나눠 맡고 있다. 여기에 세제는 법인세법·소득세법·상속세 및 증여세법·부가가치세법이 따로 규율하고, 모금은 「기부금품의 모집ㆍ사용 및 기부문화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하 ‘기부금품법’)이 담당한다. 기부금품법은 원래 「기부금품금지법」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져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로 바뀌었다가, 최근에는 ‘기부문화 활성화’ 문구를 제목에 덧붙이는 개정을 거쳤다. 문제는 이렇게 많은 법이 있음에도 “공익법인 관련해 법을 어디서부터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명쾌하게 한 곳을 가리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같은 비영리 조직이라도 설립 근거법이 다르고, 주무관청도 다르고, 적용되는 감독·세제 규정도 제각각이다. 실무에서는 주무관청의 해석과 내부 지침에 따라 요구사항이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실무자들도 어떤 법을 어떤 기준으로 지켜야 하는지 명확히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용어의 혼선도 적지 않다. 민법은 ‘비영리법인’을, 공익법인법은 ‘공익법인’을, 세법(특히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또

보조자에서 주체로, 기업재단 전환의 문 앞에 [K-필란트로피 이니셔티브 포럼]

변화의 시대, 한국 기업재단의 가능성과 역할을 모색하다 <1> 확장되는 민간 영역, 새 규제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공익재단은 더 이상 정부 복지정책을 보조하는 집행 기관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이종성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명동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Reimagine Philanthropy: 변화의 시대, 새롭게 그리는 기업재단’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부 예산만으로는 급증하는 복지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며 “정치·재정 압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공익재단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복지 사각지대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공익재단, 그중에서도 기업이 출연한 공익재단인 기업재단의 역할을 재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기업재단이 왜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로 요구받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가로막는 제도적 한계는 무엇인지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 포럼은 양측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K-필란트로피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열렸다. K-필란트로피 이니셔티브는 복합 위기 시대에 한국의 기업재단과 기업가 재단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색하기 위해 시작된 연구·보도 프로젝트다. 글로벌 주요 재단들의 운영 방식과 전략 변화를 분석하고, 이를 한국의 제도적·사회적 맥락에 비춰 점검하는 것이 목표다. 그간 글로벌 기업재단과 기업가 재단 사례를 중심으로 연구와 심층 보도를 이어왔으며, 이번 포럼은 그 논의를 공개적인 공론장으로 확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 정부 복지의 한계, 다시 떠오른 공익재단의 역할 이종성 교수는 한국의 정부 주도 사회복지 모델이 구조적 한계에 다다랐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체 국가

공익법인 10곳 중 6곳 “설립 과정 막막”

기본재산 기준 불명확·주무관청 지정 혼란 재산 운용·사업 변경까지 잇단 제약 공익법인 설립 과정에서 ‘공익법인법’에 따른 허가를 시도한 법인의 60% 이상이 난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유는 모호한 ‘기본재산’ 규정과 주무관청(主管官廳) 지정의 불확실성이었다. 이 결과는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열린 ‘공익법인의 실무적 검토’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학술대회는 한국외대 법학연구소 공익활동법센터와 사단법인 온율, 한국모금가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산은나눔재단이 후원, 사랑의열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했다. 이날 전규해 온율 변호사는 6월 말~7월 초 94개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 “기본재산 범위 모호해 설립 어려움 겪어” 조사에 참여한 법인의 60.6%가 “설립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기본재산 범위 불명확(38개 법인)’이었다. 현행 공익법인법 제4조 제1항은 ‘기본재산으로 목적사업을 원활히 달성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설립 허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11조는 기본재산을 ▲설립 당시 출연된 재산 ▲기부·무상으로 취득한 재산 ▲그 재산에서 발생한 과실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금·주식·부동산 등 자산별로 어디까지를 기본재산으로 볼 것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어떤 재산을 기본재산으로 볼지 기관마다 해석이 달라 혼란이 발생한다. 실제 응답자의 60.6%는 “출연재산 평가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으며, 이유로는 ▲주무관청과 세무당국의 평가 기준 불일치(21곳) ▲출연 시점과 평가 시점 불일치(21곳) 등이 꼽혔다. 전 변호사는 “출연재산 평가 기준을 일원화하고, 주무관청 심사기준을 표준 매뉴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립 허가를 받을 주무관청을 정하는 것도 큰 부담이었다. 응답자의 26곳은 “목적사업에 맞는 주무관청이

기부 막는 법?…‘공익법인법’ 손봐야 기부가 산다 [공익법인 NEXT]

공익법인 설립·운영에 과도한 규제…“기부자 의사 반영·세제 혜택 구체화 필요” “현행 공익법인법 규제는 공익법인의 활동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공익법인을 설립하는 것 자체를 꺼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장보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30일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외대 공익활동법센터–한국세법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 “현행 공익법인법은 선의로 시작한 공익활동을 제도적으로 가로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 주무관청 사전허가·국고 귀속 조항, 설립 기피·운영 위축 우려 공익법인법은 학자금, 장학금, 자선사업 등 사회에 이바지하는 목적을 가진 재단·사단법인의 설립과 운영을 규정한 법이다. 장 교수는 “이 법이 설립 자체를 꺼리게 만드는 구조”라고 했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 기본재산의 운용에 주무관청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고 그 권한이 광범위하게 행사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현행 공익법인법 제7조와 제11조에 따라, 공익법인은 기본재산을 매도하거나 증여, 임대는 물론 기부금에 대한 정기예금 운용까지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장 교수는 “재산 운용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주무관청이 최종적인 결정권을 가지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둘째, 공익법인 해산 시 잔여재산을 국가나 지자체에 귀속하도록 강제하는 조항(공익법인법 제13조)이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기부자가 자신의 자산을 특정한 공익 목적에 쓰라고 기부했음에도 해산 시 귀속처를 일률적으로 국가로 지정한다면, 기부자의 의사를 무시하는 셈”이라며 “해당 공익법인의 공익 목적과 유사한 목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정부 복지재정 보완하는 공익법인, 실질적 세제 설계 필요”   이날 학술대회에 함께 참석한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공익법인은 사실상 정부 복지재정을 보완하고 있다”며, 기부 유도를 위해

[배원기 교수의 비영리 회계와 투명성-③] 공익법인을 대하는 韓日 엇갈린 행보, 법제도 뜯어보기

일본과 한국, 공익법인제도 차별점 분석    일본의 NPO관련 법제도는 시민사회와 함께 성장해왔다. 특히 1980년대 시민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일본내 공익법인제도의 개선이 단계별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과거 일본의 민법상 공익법인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 법인형태로 설립되는 것이 매우 까다로워서, 법인격 없는 단체로 활동하는 곳들이 많았다. 이에 법인격 없이 비영리 활동을 하던 단체 대표들이 개인 명의로 직접 은행 계좌 개설, 사무실 임차, 은행 융자 등 금융 거래를 할 수 밖에 없어 개인적인 부담과 책임이 커지는 문제가 나타났다. 이에 시민사회활동을 제약한다는 비판과 함께 비영리법인 지원 법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특히 1995년 64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한신·이와지 대지진을 기점으로 일본 공익법인 지원 법제도가 적극적으로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당시 시민사회단체들의 적극적인 봉사활동으로 지진피해를 최소화하고 복구 작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시민사회단체의 영속적인 활동 지원을 위한 법제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이에 1998년 특정비영리활동촉진법(일명 ‘NPO법’)이 제정되기에 이른다. 이 법은 2008년 공익법인제도 개혁 3법 시행 이후에도 그대로 존속,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 당초 일본 정부는 공익법인 제도 개혁을 검토하면서 해당 법을 폐지하려했으나, 시민단체들의 반대로 폐지하지 못했다.  NPO법에 규정된 특정비영리법인들은 우리나라의 시민단체(사회의 공공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비영리 조직)와 유사한 반면, 일본 민법에 의한 공익법인은 정부 주도하에 설립된 법인이 대다수다.  또한 대부분 소규모로, 재단법인 형태가 없다. NPO법이 제정되도록 앞장섰던 비영리법인 ‘시즈(Civil Society, 시민활동을 뒷받침하는 제도를 만드는 모임)’는 이후로도 일본 정부의 지원없이 일반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4년간 풀린 128억 기부금 ‘새희망씨앗’ 사각지대 막을 기회 5번 있었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분석 …<기부문화 활성화②> 기부단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128억원 기부금 횡령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기부 사기 집단 ‘새희망씨앗’ 때문. 사건이 보도된 이후, 신규 기부자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비영리단체도 있다. 국내 기부 문화는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됐는데, 제도와 시스템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4년간 4만9000여명으로부터 128억원을 모금한 ‘새희망씨앗’. 만약 새희망씨앗의 사기 행각을 막을 기회가 5번 있었다면? 더나은미래는 새희망씨앗 사건을 중심으로 국내 기부문화 사각지대를 집중 조명해봤다. 지난달(8월 29일 더나은미래 지면)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심층 분석 ‘시민사회와 공익 단체’ 이슈에 이어 2편은 기부 문화 활성화 과제다. #1단계 :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인가’의 요지경 비영리 사단법인 새희망씨앗이 설립된 시기는 2014년 10월 17일. 당시 주무 관청은 서울시다. 비영리 사단법인은 학술, 종교, 자선, 사교 등 영리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할 수 있다. 2인 이상의 설립발기인을 모집하고, 비영리 사단법인의 정관을 작성하고, 창립총회 절차를 거친 후 주무 관청의 설립 허가를 받아야한다. 사실 사단법인 새희망씨앗이 설립되기 두 달 전인 2014년 8월 6일. ‘새희망씨앗’이라는 동일한 이름의 주식회사가 설립됐다. 인터넷신문 발행 및 판매업, 교육사업, 인쇄·출판업 등을 목적으로 자본금 1억500만원으로 회사가 만들어졌다. 주식회사 새희망씨앗의 사내이사진 3명은 비영리 사단법인 이사로도 등재돼 있다. “사단법인 설립 과정에서 현재 만들어진 검증 절차는 실효성이 전무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주무 관청마다 사단법인 인가 기준도 제각각이다. 의료복지 관련 비영리단체 A관계자는 “단체 산하 독립연구소 전문구성원들이 의사라

[배원기 교수의 비영리 회계와 투명성-②] 일본 공익법인법, 어떻게 다른가?

일본 공익법인 관련 법령, 한국과 비교해보니    우리나라의 공익법인 관련 제도를 검토하려면, 먼저 일본의 법제도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내 많은 법이 일본의 법령을 참고해서 제정됐기 때문이다. 이를 전문용어로 ‘법의 계수(繼受)’라고 하는데, 일본의 민법과 상법은 프랑스 및 독일 민법을 계수했고, 우리 민법은 일본 민법 및 상법을 계수했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  국내 비영리 공익법인 제도의 근간이 되는 법령은 민법(제31조~제97조 민법총칙 제3장 법인)과 1975년 제정된 공익법인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다. 일본과 한국은 비영리공익법인의 정의를 어떻게 하고 있었을까. 2008년 민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이전의 조문을 비교해보자.  법령 본문의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일본 구 민법 제34조의 제목은 ‘공익법인’이라고 돼있지만, 우리 민법은 ‘비영리법인’이라고 명시돼있다. 일본의 구 민법 제34조상의 법인은 ‘공익법인’만을 의미하고, 공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기타 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하지 않아 법령상의 미비점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반대로 우리나라는 비영리법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 인한 문제점도 있었는데 이는 시리즈 뒤편에서 소개하도록 한다). 1990년대 중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간법인법’이란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기도 했다. 중간법인이란 공인법인과 영리법인의 중간 성격을 가진 법인을 말한다. 이 외에도 당시 일본의 구 민법 제34조에 대한 문제점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위와 같은 문제점 및 비판을 수용해 일본 정부는 1996년 당시 3개의 여당이 공익법인제도를 개혁하겠다는 방침을 발의했고, 이후 2000년부터 2006년까지의 6년 간의 연구 및 논의, 2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8년 12월 1일부터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를 공익법인제도 개혁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분석…‘제3섹터’, 어떤 변화 몰려올까

새 정부, 제3섹터 10대 이슈    ‘국민이 주인인 정부’. 지난달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 중 첫번째 목표다. ‘국가’ 중심의 민주주의에서 ‘국민’ 중심의 민주주의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새 정부는 ‘제3섹터’에 주목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공익 활동을 통해 정부와 시장의 한계를 보완해온 비영리단체, NGO(NPO), 공익법인(사회복지법인·학교법인·의료법인 등), 사회적기업, 시민단체,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공동체 등 제3섹터 영역이야말로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갈 파트너이자 대안으로 보고 있는 것. 실제로 재무부 산하에 ‘제3섹터청(OCS)’을 두고 있는 영국의 경우 제3섹터 전체 자산 규모가 약 318조원으로, 국민의 절반(3100만명)이 관련 분야에서 활동한다. 향후 5년 한국의 제3섹터 미래는 어떠할까. ‘더나은미래’는 전문가들과 함께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제3섹터 관련 10대 이슈를 뽑았다. 전문가들은 “제3섹터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더나은미래는 해당 키워드를 바탕으로 총 10회 시리즈를 진행,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01. 공익법인과 시민사회 역할 강화: 국민이 직접 정책 기획 및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이번 100대 과제에는 ‘시민사회발전기본법 제정’ 및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설치’가 포함됐다. 제3섹터 관련 혼재돼있던 법제도를 아우르는 기본법을 만들고, 정부와 함께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 참여하는 전국 단위의 시민사회발전위원회가 설치될 예정이다. ‘제2의 미르·K재단’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된다. 2019년부터 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시민공익위원회’를 설치해 공익법인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것. 현재 부처별로 산재된 설립허가 및 관리감독 권한을 일원화하고, 공익성 검증을 강화하는 내용의

[배원기 교수의 비영리 회계와 투명성-①] 국내 공익법인법, 이젠 변화해야할 때

한국의 비영리 공익법인 규정, 선진국과 비교해보니    지난해부터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최순실 사태’로 인해 ‘재단법인’이란 단어가 수많은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에 비영리법인, 공익법인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은 더욱 부정적으로 변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비난받을 공익법인보다는 칭찬 받을만한 모범적인 비영리 공익법인들이 더 많다.  과거 60년간 경제성장을 이뤄온 대한민국 역사에 발맞춰, 비영리 공익 분야 역시 1990년대부터 급성장해왔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비영리단체들은 기로에 섰다. 1950년대 우리나라에 진출한 해외 개발원조단체 및 외국인 기부자(후원자)들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한국의 모습을 보고 후원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더이상 지원할 나라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비영리 공익단체들은 스스로 자립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국내 상위 10위권에 있는 비영리 공익단체들 중 다수가 해외 후원금이 끊겨 1990년대 존립 위기에 처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젠 이들 단체들이 우리나라의 공익 분야를 이끌고 있으며, 전세계로 진출해 개도국을 지원하는 대형 비영리단체로 성장했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도 ‘시민사회발전기본법’을 제정하고, 시민사회를 지원할 ‘시민사회발전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공익법인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시민공익위원회’ 설치 계획도 포함돼있다. 공익법인과 비영리 전반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국내 비영리 공익법인 관련 제도 및 법규정은 수년 전부터 정부 및 국회에 꾸준히 건의된 이슈였다. 우리나라의 비영리 공익법인 관련 법령은 1960년 시행된 민법 규정 중 (비영리)법인 관련 항목에 일부 포함돼있다. 공익법인법 역시 1975년 제정된

‘허가제 vs 인가제’, 시대 변화 맞춘 새 법 필요해

국회 발의된 ‘공익법인법’ 개정안   제정된 지 40년이 넘은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법인법)’이 시대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대선 국면을 맞은 여야 정치권에서 공익법인법 개정 법률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지난달 6일, 새누리당 이은권 의원(대전 중구)은 ‘공익법인법’ 전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회사회공헌포럼 연구책임의원인 이은권 의원은 “1975년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공익법인의 목적이 학술, 장학, 자선이라는 3가지에만 한정돼 있고, 설립 허가를 정부 각 부처에서 받아야 해 정체되고 있다”며 “사회 경제 변화를 반영하고 정부와 국민 간 공적 간격을 채워줄 수 있는 공익법인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취지를 밝혔다. 전부개정안의 핵심은 ▲허가제를 인가제로 변경해 공익법인 설립을 쉽게 하고 ▲공익 사용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매년 일정액 이상을 의무 지출 하도록 하며 ▲주식 출연의 차등 확대 유인 등이다. 또한 ▲통합관리기관인 ‘국민공익위원회’를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립해 공익법인 전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공익성 검증 제도를 상시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공익법인을 전담할 별도 기구를 설립하는 등 개정안을 제출했다. 지난 1월 24일 ‘정경유착 근절 방안, 공익법인 정상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윤호중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그동안 정치 권력과 재벌이 사욕을 채우기 위해 공익법인을 이용했다”며 “공익법인이 본래 목적에 맞게 시민들의 공익 활동을 활성화할 방안으로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핵심은 ▲시민사회 대표 인사들로 구성된 독립 기구인 ‘시민공익위원회’를 설립하겠다는 것. 국내 공익법인 3만4000여 개 중 종교·학교법인을 제외한 1만여 개가 시민공익위원회의 관리 대상이다. 허가를 받아야 공익법인을

채찍 대신 훈장을… 이젠 공익법인 숨통 틔워줘야

지난 20일, 문광부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허가를 취소했다. 지난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지고 두 재단의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공익법인에 관한 논의도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여야 정당에서 ‘공익법인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법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최근에는 ‘비영리법인 관리 개선 방안’을 담은 연구 보고서도 나왔다. 지난 20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한국NPO공동회의와 공동으로 ’40년 규제 공익법인,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라는 주제로 심층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구 보고서에서 공익법인 연구를 진행한 교수진(김진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 박태규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손원익 딜로이트안진 R&D센터 원장, 이상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과 함께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 이일하 굿네이버스 이사장,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가나다순)이 참석했다. ◇비영리법인 사회적 역할 활성화해야 사회=공익법인법이 제정된 지 40년이 넘었다. 현행 법제가 공익법인의 역할이나 사회 변화를 담아내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지향점은 조금씩 다른 듯하다. 공익법인을 둘러싼 현행 법제도의 문제는 무엇인가. 손원익=시민들은 공익법인 투명성에 대한 불신이 높다. 미르·K스포츠재단이 불신을 더 키웠다. 두 재단의 경우 권력이 개입한 것이 문제지 공익법인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현 제도에서는 설립이나 공익성 검증이 각각의 부처에서 이뤄지다 보니 담당 공무원의 이해에 좌우되기도 하고, 통일성이 없다. 사후 관리도 제대로 되기 어려운 구조다. ‘회색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개편이 필요하다. 박태규=개편이 ‘어떻게’ 되느냐가 문제다. 비영리 영역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할 때가 됐다. 일본 정부는 한신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