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창업주 이본 쉬나드(83) 회장 일가가 30억 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의 회사 지분 전액을 비영리재단과 환경단체에 기부했다.
14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는 쉬나드 회장 부부와 두 자녀가 기후변화 대응, 환경보호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쉬나드 회장은 ‘홀드패스트 컬렉티브(Holdfast Collective)’와 ‘파타고니아 퍼포즈 트러스트(Patagonia Purpose Trust)’에 보유 지분 100%를 양도했다. 파타고니아는 비상장 기업으로, 쉬나드 일가가 소유한 지분의 가치는 30억 달러(약 4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새로 설립된 비영리 단체 ‘홀드패스트 컬렉티브’는 전체 주식의 98%에 달하는 보통주를 양도받았다. 단체는 지분 소유에 따른 배당금 전액을 ▲친환경 활동 ▲지역사회 활성화 ▲생물다양성 보전 ▲자연 보호 등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파타고니아는 매년 약 1억 달러(약 140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이 환경 보호 활동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2%에 해당하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향후 파타고니아의 공익 활동을 관리할 신설 트러스트(Trust·자본의 결합을 축으로 한 독점적 기업결합)인 ‘파타고니아 퍼포즈 트러스트’로 넘겨졌다. 퍼포즈 트러스트는 쉬나드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환경 보호를 위한 비즈니스를 전력으로 수행하겠다는 목표다.
지분 이전은 지난달 완료됐다.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쉬나드 회장은 “파타고니아에서 책임 경영(Responsible business)의 실험을 시작한 지 거의 50년이 되었고, 이제는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면서 “이번 양도를 기회로 파타고니아만의 규칙을 새롭게 만들어 지구를 파타고니아의 유일한 주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암벽 등반 1세대로 불리는 쉬나드 회장은 1973년 파타고니아를 설립했다. 파타고니아는 유기농·친환경 재료로 제품을 제작하고, 하청업체 직원들 복지도 적극적으로 챙긴다. 또 연간 매출의 1%를 환경 문제 해결에 기부하기도 했다.
쉬나드 회장은 지분 양도 후 소유주의 지위에서 물러나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파타고니아 경영은 라이언 갤러트 CEO가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갤러트 CEO는 “파타고니아가 추구해 온 ‘지구 환경을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는 목적을 보전하겠다”면서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에 더 많은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