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정부가 소와 양이 트림으로 배출한 메탄가스에 비용을 부과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 시각) “뉴질랜드 정부와 축산업계 대표가 2025년부터 축산 농가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에 대해서도 비용을 물리는 법안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소와 양은 되새김질을 하는 과정에서 트림을 하면서 대량의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소 한 마리가 1년 내뿜는 메탄가스 양은 약 100kg에 달한다. 소의 분뇨를 처리할 때도 메탄가스가 방출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연간 약 71억 이산화탄소 환산 톤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를 차지한다. 메탄은 특히 이산화탄소에 비해 온실효과가 25배 이상 강력하다. <관련 기사 소 마스크·해초 사료… 메탄 감축 나선 축산업>
사람보다 가축이 더 많은 뉴질랜드에서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이 농업에서 발생한다. 뉴질랜드 인구는 500만명인데 소는 1000만 마리, 양은 2600만 마리가 산다. 하지만 그간 뉴질랜드의 배출권 거래제도에서 농가의 배출은 면제돼 정부의 지구온난화 대응 의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법안 시행 후 사료첨가물을 개선해 메탄 배출량을 줄이거나 농장 내에서 임업을 하는 농장은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다. 이번 법안 개정으로 들어오는 추가 세금은 농가 발전을 위한 연구, 개발, 자문서비스에 재투자할 예정이다.
이번 법안은 1980년대 농업 보조금이 폐지된 이후 뉴질랜드 농가에 가장 큰 변동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뉴질랜드가 전 세계에서 가축의 메탄 배출에 비용을 매기는 첫 국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스 쇼 뉴질랜드 기후변화부 장관은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메탄량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며 “이번 조치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안은 12월에 확정된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