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국내 대기업 절반 설치한 ESG위원회, 활동 성과는 ‘미미’

국내 주요 기업들의 ‘ESG위원회’ 설치 사례는 증가했지만, 위원회의 활동은 아직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국내 상장사 169곳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이 발표했다.

지난해 말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가 설치된 기업은 전체의 52%인 88곳이었다. 지난해 상반기(49곳)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ESG 위원은 총 371명으로, 이 중 77.8%(288명)가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회의가 열리는 빈도는 높지 않았다. ESG위원회는 1년 동안 평균 2.9회 회의를 했다. 분기당 1회 이하로 회의를 한 셈이다. 전체 251번의 회의에서 상정된 안건은 567건으로, 회의당 2.2개의 안건이 논의됐다. 이 중 43.6%는 가결됐고, 56.4%는 검토 등 논의 수준에 머물렀다.

회의 안건을 ESG 분야별로 분석한 결과 환경(E)은 5.3%(30건), 사회(S) 4.4%(25건), 지배구조(G) 12.9%(73건)였다. ESG 전략 관련은 8.6%(49건)이었다. ESG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주제는 전체의 31.3%에 불과했다. 나머지 약 70%는 투자·합병 등 일반 이사회에서 다뤄도 되는 경영 일반에 관한 내용이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ESG 위원회 설치 비율이 높은 부문은 통신·생활용품·은행·유통 등 일반 소비자와 직접적인 연관이 높은 업종이었다.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경우 모두 ESG위원회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었으며, 다른 업종에 비해 회의 횟수가 많고 안건의 ESG 관련도도 높았다.

다음으로 ESG위원회 활동이 적극적인 업종은 은행이었다. 조사대상인 10곳 중 제주은행과 우리종합금융을 제외한 8곳이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화장품·유통 부문 기업도 80% 이상이 ESG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었다.

반면 에너지·철강·건설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위원회 설치에 소극적이었다. ESG위원회 설치 비중이 50% 미만인 부문은 조선·기계·설비(46.7%), 증권(41.2%), 운송(33.3%), 철강(25%), 건설·건자재(9.1%) 등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ESG위원회 활동이 가장 왕성한 기업은 SK였다. 12번 회의를 열어 안건 41건을 가결 또는 보고했다. 다음은 미래에셋생명(11회), 현대모비스(10회), 현대자동차(8회), SKC(7회), 기아자동차(6회), 효성(6회), 포스코(5회), SK텔레콤(5회), 삼성물산(5회) 순이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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