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향후 5년간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로 체질 개선을 추진한다. 노후 건물 100만호를 저탄소 건물로 바꾸고 전기차 비율을 1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청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가 올해부터 5년간 실행하는 종합계획은 크게 ▲건물 ▲교통 ▲콘크리트 걷어내고 녹지·물·흙으로 조성 ▲기후 재난에 시민이 안전한 도시 ▲시민참여 등 5개 분야다. 이를 통해 2026년까지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을 2005년 대비 30% 수준인 3500만t으로 줄이기로 했다. 5년간 투입되는 예산은 10조원에 이른다. 종합계획은 2019년 기준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건물(68.7%)과 교통(19.2%) 부문을 중점으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우선 올해부터 5년간 노후 건물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건물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노후 건물 100만호를 대상으로 단열 성능 강화, 친환경 보일러 설치, 리모델링 등을 추진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저탄소 건물’을 늘릴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 연면적 10만㎡ 이상의 신축 민간건물에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설계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2025년에는 의무 대상을 1000㎡ 이상 건물로 확대한다. 공공건물의 경우 2024년부터 모두 ZEB 설계로 지어야 한다. 아울러 다양한 에너지원을 발굴해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2030년까지 21%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서울시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4.2%에 그쳤다.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해외 도시에서 시행 예정인 ‘신축건물 화석연료 사용금지 정책’도 장기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교통 부문에서는 전기차 보급을 확충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로 했다. 우선 편리한 전기차 충전 환경을 위해 콘센트형 등 다양한 유형의 전기차 충전기를 오는 2026년 22만기까지 늘려 ‘생활권 5분 충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기차 보급도 지난해 기준 약 5만2000대에서 오는 2026년 서울시 전체 자동차의 10%에 달하는 40만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승용차는 2026년까지 27만대까지 확대하고 상대적으로 주행거리가 길고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신규 택배화물차와 배달이륜차는 2026년까지 전기차로 100% 교체한다. 시내버스와 택시는 각각 50%, 20% 이상이 전기차로 교체된다. 친환경차인 수소차는 버스 1000대, 청소차 100대 등 대형차량 위주로 보급하기로 했다.
시는 도심 녹지화를 목표로 생활권 공원 조성, 건물 옥상녹화 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월드컵공원 면적의 13배에 이르는 3100만㎡ 규모의 공원 녹지를 조성·정비할 계획이다. 75개의 소하천을 생활형 수변공간으로 바꾸는 ‘지천 르네상스’ 사업도 올해 정릉천 등 6곳에서 시작한다. 다양한 물순환 시설을 집약한 ‘스마트 물순환도시’는 중랑구 상봉동 일대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10곳에 조성할 계획이다. 숲길을 늘리기 위해 한양도성 내 22개 도로의 차로를 줄이고, 천호대로, 한강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는 자전거도로 181㎞를 확충한다.
이외에도 가뭄, 홍수 등 기후 재난에 대비해 노후 상·하수도관 정비, 빗물펌프장 신·증설 등 도시기반시설 강화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2024년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신종 감염병 발생에 대비해 상설조직인 ‘24시간 긴급상황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시민 참여가 필수적인 ‘일회용품 없는 서울’ 조성에도 속도를 내 2026년까지 카페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하고 일회용품과 포장재가 없는 ‘제로마켓’을 1000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배달앱 등록 외식업체의 일회용 용기와 전 업종의 일회용 봉투 사용도 금지한다.
시는 이번 종합계획을 통해 5년간 약 7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20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8조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대도시 특성에 기반한 종합계획을 마련했다”며 “종합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철저히 이행하겠다”라고 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