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 자제 분위기에 문화시설·체험 중단
비대면 프로그램, 인프라 부족으로 효과 미미
코로나19 여파로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이 마비됐다. CJ나눔재단이 지난달 전국 지역아동센터 4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 생활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체능교육’ 중단율은 67.4%(이하 중복 응답)였고 ‘문화시설 관람’과 ‘야외캠프 활동’ 중단율은 각각 60.7%로 나타났다.
지역아동센터 중점 프로그램은 크게 ▲교과·인성교육 ▲문화예술교육 ▲정서 지원 ▲지역사회 연계행사 등 네 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프로그램은 ‘문화예술교육’에 집중됐다. 반면 ‘인성교육’의 중단율은 7%에 불과했고 ‘교과학습’도 15.9%로 낮게 나타났다. CJ나눔재단은 “문화예술교육이 유독 큰 타격을 받은 건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더해 문화시설 휴관, 체험 프로그램 취소, 대체 콘텐츠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문화예술교육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최미영 서울 광진구 어린이나라지역아동센터장은 “지난 10년간 이어오던 국악수업을 전면 취소했다”면서 “매주 한 번씩 국악 전공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꿈을 키워오던 열두 명의 아이는 6개월째 활동을 쉬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인천 신현신나는지역아동센터 김정은 센터장은 “체험 중심의 문화예술교육이나 외부 강사가 필요한 수업은 아예 시작도 못 하고 있다”면서 “구청에서 지원받은 문화예술교육 예산으로 비대면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일부 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비대면 문화예술교육 자료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장비가 부족해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0.6%가 ‘인프라 부족’을 비대면 교육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인천 지역의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일대일 온라인 교육을 위한 디지털 장비를 지원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집단으로 춤이나 악기를 배울 경우에도 전문강사의 도움 없이는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