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더나미 책꽂이] ‘누구도 멈출 수 없다’ ‘사람을 옹호하라’ 외

누구도 멈출 수 없다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그 나라 여성의 권리를 증진하라.” 세계적인 자선단체인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의 공동설립자인 멜린다 게이츠는 아프리카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삶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1997년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인 남편 빌 게이츠와 함께 재단을 설립한 후 20년 넘게 진행해온 개발도상국 여성 권익 보호 활동과 빈곤 퇴치 활동이 한 권의 책에 정리돼 있다. 피임, 여아 교육, 직장 내 성평등 등 7가지 주제를 통해 여성 권리 증진과 공동체 발전의 연결고리를 꼼꼼하게 짚어준다. 멜린다 게이츠 지음, 강혜정 옮김, 부키, 1만8000원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동성애하면 에이즈 걸리는 거 아니에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책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자캐오 대한성공회 신부 등이 필진으로 참여해 성소수자들에게 우리 사회가 가하는 차별을 하나하나 풀어낸다. 촘촘히 모인 논리는 ‘근거 없는 차별과 혐오를 멈추라’는 묵직한 외침으로 이어진다. 내년 1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한국성소수자연구회가 쏘아 올린 첫 신호탄이다. 한국성소수자연구회 지음, 창비, 1만8000원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100점 만점에 28.53점. 지난 1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발표된 한국의 기후변화대응지수(CCPI)다. 우리나라는 61개국 중 58위의 성적을 기록하며 대응이 ‘매우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텀블러나 에코백 사용 등 개인적 실천도 중요하지만, 산업 구조와 정책을 바꾸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 책은 전 세계가 처한 기후위기의 현주소를 짚어준다. 기후위기의 원인은 무엇인지, 국제사회나 각국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논의는 어디까지 왔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이다. 박재용 지음, 뿌리와이파리, 1만2000원

국경없는 병원으로 가다 

지난 2015년 비영리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에 합류한 이재헌 정형외과 전문의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요르단, 아이티 등 의료인의 도움이 절실한 분쟁지역에서 활동하며 쓴 일기를 책으로 펴냈다. 구호활동가가 쓴 책이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낸 화려한 성공담보다는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하며 아파하는 이야기가 더 많다. ‘국제 구호’라는 거창한 이름 뒤에 숨겨진 실패와 절망, 죽음이 일상처럼 벌어지는 분쟁지역에서 피어나는 작은 희망을 만날 수 있다. 이재헌 지음, 삼인, 1만5000원

사람을 옹호하라 

1992년부터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며 활발한 저술활동을 해온 류은숙 작가가 인권, 존엄, 권리, 자유, 연대 등의 개념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이다. 저자의 말처럼 ‘추상적이어서 텅 빈 그릇 같은 개념’들을 철학적, 역사적, 법적, 사회적 맥락에 따라 세밀하게 해부했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고 믿으면서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면 혐오할 권리도 있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던 사람들에게 확신과 용기를 주는 책이다. 류은숙 지음, 코난북스, 1만7000원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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