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X, ‘블록체인 포 소셜 임팩트’ 성료…”블록체인으로 비영리 활동 강화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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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이 사회적 가치 확대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를 살펴보는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다.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 9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제2회 블록체인 포 소셜 임팩트(Blockchain for social impact)’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6월 열린 1회 행사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활용돼야 하는 이유 등 거시적인 관점의 주제를 다뤘다면, 올해 행사에서는 소셜 섹터에 블록체인이 실제 적용된 사례들을 소개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비영리단체와 블록체인 소셜벤처의 만남이다. 행복나눔재단과 프리즈밍, 아름다운재단과 닛픽이 지난해 10월부터 9개월간 진행한 블록체인을 통한 기부 문화 개선프로젝트에 관심이 집중됐다.

9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제2회 블록체인 포 소셜 임팩트(Blockchain for social impact)’ 컨퍼런스에서 ‘현물 기부 추적 및 관리 시스템’을 주제로 발표하는 유승제 행복나눔재단 매니저. ⓒ그라운드X, 강희주 사진작가

◇현물 기부도 추적 가능…블록체인으로 효율성 높아져

일회성 프로젝트로 끝내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록체인은 기업의 사회공헌 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더 다양하게 활용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현물 기부 추적 및 관리 시스템을 주제로 프리즈밍과의 협력 사례를 발표한 유승제 행복나눔재단 매니저는 블록체인 기술이 비영리단체나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효율성을 높여준다고 강조했다. 프리즈밍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부 추적 솔루션을 개발하는 소셜벤처다.

행복나눔재단과 프리즈밍은 행복상자 이벤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현물 기부의 흐름을 추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행복상자 이벤트는 행복나눔재단이 사무국 역할을 하는 행복얼라이언스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행복얼라이언스에 참여하는 50여개 멤버사가 기부한 생필품·학용품·건강기능식품 등 현물을 상자에 담아 수혜기관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행복나눔재단은 행복상자 이벤트를 진행해 오면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데이터 관리를 꼽았다. 각각의 기업으로부터 현물을 기부 받아 여러 수혜기관에 배분하면서 그때마다 수령·전달이 이뤄졌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물품 수령증과 거래명세서 등을 발급해야 했기 때문에 행정 업무가 과다해진다는 문제도 있었다. 또 내부에서도 현물 전달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문제는 행복상자 이벤트를 ▲물품 기부 ▲상자 기획 ▲수량 결정 ▲임시 분배 ▲최종 분배 ▲수령 확인 ▲대상자 전달 등 7단계로 나눠 각각 블록체인으로 기록하는 시스템 개발로 해결됐다. 현물을 기부하는 멤버사, 현물을 배분하는 행복나눔재단, 현물을 기부받는 수혜기관 등 각 기관이 블록체인 플랫폼 안에서 현물 기부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행복나눔재단은 이번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현물 기부 추적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모든 멤버사와 수혜기관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유승제 매니저는 언제 어디서 어떤 현물이 기부됐고, 수령했는지 알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현물별 유통기한도 공유할 수 있게 돼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아름다운재단과 ‘블록체인을 통한 기부 문화 개선’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소셜벤처 닛픽의 김준영 대표. ⓒ그라운드X, 강희주 사진작가

 

블록체인 적용 앞서 비영리 스스로 존재 이유와 역할 증명해야

행복나눔재단과 프리즈밍이 데이터의 추적에 집중했다면 아름다운재단과 닛픽은 데이터 공유에 초점을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닛픽은 불편경험판매 플랫폼을 표방하는 소셜벤처다. 기업이나 정부 기관의 의뢰를 받아 대중이 평소 느낀 불편한 경험을 수집해 제공한다. 여론조사 수행기관 같은 일을 한다. ‘불편함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이 플랫폼 역할을 하는데,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다. 이용자가 불편한 경험을 남길 때마다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이용자는 대신 소셜이노베이터토큰(SIV)’이라는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받는다. SIV는 기프티콘 구매나 기부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아름다운재단은 지난 5 2~27일 불편함을 통해 고아’ ‘치매’ ‘우토로’ ‘기부문화등 네 가지 키워드에 대한 불편한 경험을 수집했다. 이를 통해 모두 3442건의 불편한 경험이 모였다. 닛픽은 수집한 데이터를 인구통계학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시각화해 아름다운재단에 전달했고, 재단은 모인 정보를 바탕으로 캠페인 전개 등 활동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준영 닛픽 대표는 여론조사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이유에 대해 익명성을 지키면서도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기업이나 정부 기관 등은 항상 모아진 여론의 신뢰도를 의심한다. 조작된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인지 잘 믿지 못하는 것이다. 실명 인증이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실명 인증은 여론조사 참여자를 위축시켜 현실을 왜곡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 기술은 조작과 삭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뢰도를 담보할 수 있으면서도 민감한 개인정보는 요구하지 않아 여론조사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된 정보에 따르면, 대중들이 기부문화에 불편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투명성’이었. ‘기부금이 수혜자에게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다’ ‘기부단체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으니 좋은 일 하고도 찝찝하다’ ‘기부금이 비영리단체의 관리비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등의 의견이 모였다. 김성식 아름다운재단 팀장은 특정한 이슈에 대해 대중이 가지고 있는 솔직한 생각을 확보할 수 있었다특히 기부문화라는 키워드에 대한 불편한 경험들은 비영리단체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뼈아프지만, 꼭 필요한 데이터였다고 말했다.

이날 김성식 팀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 시점이야 말로 비영리단체가 스스로 존재의 이유와 역할을 입증해야 때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기부금을 어디에 쓰는지 밝히라는 반응은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는 것이고, ‘수혜자에게 직접 기부하고 싶다는 얘기는 최근 나타나는 탈중앙화의 흐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장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jangp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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