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임팩트 투자자가 말하는 비즈니스] 수유실 정보를 한 곳에, 위드마이베이비편

소셜벤처 위드마이베이비 웹사이트와 안드로이드 앱으로 전국 1200여개의 수유실 정보를 알려준다. 엄마들은 위치 기반으로 가까운 수유실을 확인할 수 있고, 전자레인지, 정수기, 아기 침대 등 구비 물품, 주차 정보 등 실질적인 정보도 알 수 있다. 위드마이베이비 기사 자세히 읽기 

위드마이베이비 메인화면

 

임팩트 투자자들은 위드마이베이비의 가능성을 무엇으로 보고 있을까. 또한, 지속가능한 임팩트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선 어떤 것을 보완해야할까. 우리나라 대표 임팩트 투자기관의 투자자 5인(이름 가나다순)과 마케팅 전문가에게 물었다. 

김재현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

“소셜벤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 문제를 혁신적으로(처음엔), 반복적으로(두 번 이상), 지속적으로(계속해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팀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 문제는 ‘육아 문제’ 전반을 해결하기 위한 비전과 미션, 목표를 갖고 있지만, 수요자 입장에서 수유실은 간헐적으로 이용하는 서비스입니다. 

외부에서 수유 공간을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지만, 수유는 생후 1년 내외에서 줄어드는 문제입니다. 한번 확보된 소비자가 특정 시기를 지나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소비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수유라는 문제를 신속하게 넘어서서, 유치원 입학 시기까지의 아이와 부모들이 자주, 가능하면 매일 활용할 수 있는 더 명확하고 큰 사회문제로 확장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정태
김정태 MYSC 대표

“지인들과 언론에서 흔하게 ‘육아 고충을 겪는다’는 말을 접합니다. 그만큼 한국사회는 육아친화적인 시스템과 환경이 아닙니다. 육아문제는 향후 5년간 현재 정책으로 해소될 수 있을까요?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MYSC는 소셜벤처에 대한 투자를 검토할 때, 해당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중요한 척도로 삼습니다. 위드마이베이비는 그런 면에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국내에서는 수유실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독보적으로 생태계 구축을 시작했습니다. 만약, 육아를 서비스디자인의 관점에서 하나의 여정 또는 경험이라고 해석한다면, 사용자 및 잠재고객의 필요를 충족할 많은 기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모유 수유라는 접점을 넘어, 어떤 환경에서도 편리한 유니버설 수유 제품이라든지, 유모차의 이동성에 혁신을 더한다든지, ‘육아 경험’에 대한 샤오미와 같은 소셜벤처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HGI_박소륜
박소륜 HG Initiative CSO

“엄마들의 보편적인 Pain Point(고민점) 해결에서 출발해 궁극적으로 아기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는 충분한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보입니다. 다만, 비영리단체가 아닌 하나의 기업으로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목표 고객의 규모와 니즈에 대해 면밀히 파악해야 합니다. 정부, 지자체 또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업인 만큼, 정부 및 지자체의 관련 가용 예산은 얼마인지, 수유실 설치에 관심을 갖는 기업의 규모와 구체적 니즈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합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무료로 제공되는 수유실 정보 제공 서비스와 매출을 위한 수유실 제작설치라는 두 가지 분야의 상호 연관성을 구축하는 일입니다. 현재의 사업모델 상 이 두 분야는 ‘수유실’이라는 공통의 소재를 다루고 있을 뿐 사업적으로 긴밀하게 도움을 주고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위드마이베이비의 정보 제공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해도, 기업은 매출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수유실을 찾는 엄마들이 동시에 겪고 있는 Pain Point 해결을 위한 정보도 같이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 확대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모차 이동이 용이한 주요 지하철역과 엘리베이터 위치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해 서비스 이용 고객군의 확대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위드마이베이비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외출 시에 반드시 이용하는 대표적인 육아 정보 제공 서비스로 성장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사업의 초기 단계인 만큼, 지속가능한 구체적 사업 모델에 대한 고민을 통해 육아 환경 개선에 일조하는 기업이 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이은화
이은화 카이스트창업투자지주 이사

“모유수유실 상세 사진, 리뷰 등 부족한 부분들이 남아 있지만 1000개가 넘는 모유수유실 정보를 일일이 모아 리스트를 정리하고 위치 기반 정보 제공을 시도한 점은 인상적입니다. 모유수유실 위치검색 솔루션에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정보를 빠르게 공유하고 이용하기 쉽도록 사용자경험(UI·UX)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해 보이고, 설비 및 청결 상태 등 핵심 정보를 한 눈에 보기 쉽게 제공해야 합니다. 

단, 모유수유실 데이터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만한 것인지, 관련 시장이 충분한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수익 창출 계획으로는 실내∙외 모유수유실 설치 사업을 언급하고 있으나, 현재 보유한 팀 역량∙경험과 잘 매칭되지는 않아 지속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지속가능할만한 새로운 수익 모델이나 더 넓은 시장을 꾸준히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례로 아기를 키우는 가족은 모유수유실 외에도 베이비카페 또는 키즈카페 정보에 대한 수요가 있습니다. 모유수유실 DB를 업그레이드하면서 키즈카페 정보 제공 서비스로 확대해, 위치, 놀이의 종류, 이용시간, 이용료, 식∙음료 제공 내용 등을 모아서 보여주고 리뷰 및 사진, 평점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스타트업 식신 서비스를 참고해보세요.”

한상엽
한상엽 sopoong 대표

“영아와 산모의 수유 환경개선을 위한 첫 걸음으로 전국의 수유실을 조사하고 서비스화한 접근이 흥미롭습니다. 정부보유 데이터 활용 및 정부 용역사업 등 B2G를 시작점으로 잡은 것도 합리적 판단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위드마이베이비가 가지고 있는 비전과 미션에 비추어볼 때 ‘왜 현재의 시장과 비즈니스모델을 선택하고 또 집중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결은 미약해 보입니다. 또한,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산모들이 겪는 문제와 불편함도 범주가 넓어 더 세밀하게 고객과 수혜자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현재의 저출산 환경에서 수유만이 아니라 영아와 산모의 휴식 등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어 보이며, 수유실·휴식공간 제공에서 더 나아가 공공 공간, 일터 등 일상 공간에서의 육아 환경 개선을 위한 전반적인 솔루션으로 그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장기 매출-손익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위드마이베이비 자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계획과 전략 수립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동민
김동민 인스파이어/디 총괄이사(마케팅 전문가)

“현재 모바일앱 설치 및 웹사이트 트래픽 창출과 수유실 제작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것은 연관성이 낮은 것 같습니다. 육아 인프라를 개선한다는 기업의 미션 달성을 위한 수익모델을 먼저 고민해보면 어떨까요.

‘위드마이베이비’라는 브랜드는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므로, 수유실이나 교통 접근성, 비용 등을 고려하여 아이와 함께 갈만한 장소를 검증을 통해 추천하여 ‘엄마라면 꼭 써야 하는 필수적인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습니다. 만약 수익모델이 결정되면 육아를 하시는 분은 인위적인 마케팅보다 훌륭한 서비스가 커뮤니티에 알려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육아 커뮤니티에서 추천하는 요소가 무엇일지를 먼저 생각해보시면 좋습니다. 육아하시는 분들을 위해 있어도 좋은 비타민(Vitamin)이 아닌, 없어선 안 되는 진통제(Pain Killer)와 같은 서비스로 발전이 된다면 사회적으로도 더 큰 의미를 만들 수 있겠네요.”

주목! 임팩트 비즈니스 + 임팩트 투자자가 말하는 비즈니스
공익적인 가치가 있는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사회·환경적으로 공익성을 가지는 임팩트 비즈니스를 펼치는 초기 기업이 대상입니다. 더불어, 소개된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대표 임팩트 투자기관(크레비스파트너스, MYSC, HG Initiative, 카이스트창업투자지주, sopoong)의 투자자와 마케팅 맟 기술 전문가 등 6인의 전문가가 성장을 위한 인사이트도 나눠줍니다. 코너에 소개되고 싶은 스타트업들은 기업 소개서와 함께 김경하 기자(greeting@chosun.com)에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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