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⑦] 우리 아이 통학 안전 고민, 셔틀타요가 해결합니다.

인공지능·사물인터넷(IoT)·로봇 등이 주축이 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속도를 내면서,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였고, 연간 실업자 수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었다(2016 통계청).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저출산 고령화, 공동체 붕괴, 소외계층 급증 등 新사회문제도 급증하고 있다. 미래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 더나은미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으로 사회문제 해결과 비즈니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소셜이노베이터(Social Innovator)’들을 만났다. 사회문제를 들여다보고 일자리를 만들어낸 8인의 소셜이노베이터를 소개한다.

아이 통학 안전 고민, 셔틀타요가 해결합니다.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⑦] 

어린이 통학 안전 지키는 차량 공유 서비스

손홍탁 셔틀타요 대표 인터뷰 

 

지난 2013년, 충북 청주에서 김세림(당시 3세)양이 자신이 다니는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세림양의 아버지는 추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냈고, 2015년 1월 여론이 호응하며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지침을 담은 ‘세림이법’이 마련됐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어린이 통학차량(9인승 이상 버스·승합차)은 일정한 요건을 갖추고 반드시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며, ▲어린이나 유아를 태울 때는 승·하차를 돕는 성인 보호자(동승자) 탑승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법은 시행됐지만, 사고는 끊이질 않았다. 2016년 2월, 9세 남자 아이가 학원 차량에 깔려 숨졌다. 차량엔 보호자가 없었다. 지난해 8월에는 4세 어린이가 찜통 더위 속에 8시간이나 통학차량 속에 갇혀있다 구조되기도 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학원에서는 지입차주 기사님들과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고 통학버스를 운영합니다. 1곳에서 일하면 평균적으로 한달에 150만원 정도 받아요. 그런데 대출금, 차량 유지비, 기름값 등 고정비를 제외하면 많이 남아도 80만원입니다. 어떤 현상들이 일어날까요. 노후된 차량을 사용할 수 밖에 없죠. 안전 장비? 투자하기 힘들어요. 또 하나, 40~50대 가장이라면 80만원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죠. 새벽 6시부터 밤 12시까지 학원 셔틀버스, 대리운전 등 18시간을 꼬박 일하다보니 과로가 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안전할까요?”

지난해 손홍탁(30)씨는 학원 관련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창업을 준비하다, 통학버스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됐다. 학원 사업에서 픽업 서비스가 필수적이다보니 알게됐단다. 한 아이의 아빠가 되기도 한터라, 그저 눈 감고 지나갈 수 없었다. 손씨는 “법과 제도가 학원과 기사님들의 사정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학원 입장에서는 통학차량을 운행하기 위해서 전체 운영비의 30%가 넘는 금액을 지출해야했고, 안전요원의 동승이 의무화되면서 부담은 훨씬 커지게 됐다. 운영난과 ‘갑작스러운 인력 수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학원업계의 반발로 2년간 유예됐던 동승자 탑승 의무 규정도 오는 29일부터 적용된다. 현장에서는 ‘법을 지키다 망하나, 지키지 않아서 망하나, 망하는 것은 똑같다’는 말까지 나온다. 기사들도 마찬가지다. 열악한 근무 환경에 설상가상으로 사비를 들어 차량까지 개조해야하는 것. 통학차량 운행을 포기하는 학원들이 생기면서, 고용도 불안정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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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통학버스 공유 서비스 ‘셔틀타요’를 창업한 손홍탁씨. ⓒ김경하

“규제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재정적 지원이 없다면, 학원 원장님들과 기사님들의 경제적 사정이 개선돼야 하는 것이 먼저죠.” 손씨는 학원간 통학버스를 ‘공유’하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해답이라면, 유휴 자원과 시간을 공유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진단한 것. 대상은 통학차량 운영에 부담을 느끼는 소규모 학원들이다.

“차량이 대부분 12인승이라서, 필연적으로 남는 자리가 있어요. 이때 근처 다른 학원 학생들도 태우자는 거죠. 6명 태우나, 12명 태우나 차량 유지비는 비슷하거든요. 기사님들 입장에서는 같은 시간 일하시고, A학원과 B학원에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학원이 시간표가 정해져있다보니, 중간중간 비는 시간이 생겨요. 공강 시간에 다른 학원 통학버스를 운영할 수도 있죠. 이 모든 동선을 관리해주는 회사가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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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타요는 인근 학원간 통학버스를 공유하는 스타트업이다. ⓒ셔틀타요

손씨는 지난해 8월, 어린이 통학차량 전문 업체인 셔틀타요를 창업했다. 셔틀타요는 의무 안전 설비가 장착된 최신 연식의 통학차량을 제공하며, 각 학원간 셔틀 동선을 관리해주는 스타트업이다. 기사들이 개인 차량이 아닌 ‘자가용 유상 운송 허가권’을 발급받은 법인 소유의 차량을 운전하게 되는 것. 셔틀타요에서 아이들의 등하원 정보 및 탑승 장소 등의 데이터를 관리해주기 때문에 기사들은 오롯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 셔틀타요를 이용하면, 학원 입장에서도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일종의 ‘그룹 과외’ 방식과 비슷하다. A학원이 150만원씩 내던 통학버스 운영비를 A학원, B학원이 100만원씩 내도 기사 입장에서는 임금이 늘어난다. 학원은 50만원으로 동승자 비용과 셔틀타요 이용비도 지불할 수 있다. 이런 비즈니스 구조 덕분에 셔틀타요는 기사들에게 평균 15% 높은 임금과 4대 보험, 퇴직금, 복지비 등도 제공하고 있다.

셔틀타요_기사님 스케줄
셔틀타요에서는 아이들 등하원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은 셔틀타요의 3호차 기사님이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등하원 스케줄이다.

솔루션을 제대로 찾아서일까, 벌써부터 학원 원장들의 반응도 뜨겁다. 8월 법인 설립 후, 2개월 만에 데이터 관리 시스템 을 자체 개발했다. 아이들의 등하원 정보가 변하더라도, 셔틀타요에서 시스템에 이 정보를 입력하면 기사들은 휴대폰으로 실시간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 지난 10월, 위례신도시에서 차 1대를 가지고 학원 1곳과 계약을 맺고 운영을 시작했는데 12월에는 차는 5대로, 셔틀을 공유하는 학원은 18곳으로 늘어났다.  

“한 달 전부터는 아예 너네 차 시간표에 맞춰서 학원 스케줄 좀 짜달라는 요청도 받았어요. 저희가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같은 과목 학원끼리는 함께 안 태우거든요. ‘A수학학원이 월수금 스케줄이라면, 저희는 화목 운영해주세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원장님들에게 비용이 큰 문제였다는 사실을 강하게 깨닫고 있어요. 한가지 어려움이 있다면, 아직 학부모님들은 ‘통학버스=무료 서비스’라는 인식이 굳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다른 학원과 셔틀을 공유하는 것을 잘 이해못하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원하는 거잖아요. 학원도, 기사님들도, 아이들도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알립니다] 손홍탁 ‘셔틀타요’ 대표를 직접 만나는 방법! 

더나은미래와 ㈔스파크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를 주제로 ‘스파크포럼@더나은미래’를 개최합니다. 아이패드 화가, 모바일 요리사, 유머 작가 등 세상에 없는 직업을 만들어내는 ‘창직 카운슬러’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이 “필요하면 일자리를 만들어라”란 주제로 특강을 엽니다. 이후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으로 사회문제 해결과 비즈니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소셜 이노베이터(Social Innovator)’ 두 명을 초대해 성공 노하우를 듣고, 전문가 및 대중이 함께하는 토크 테이블이 진행됩니다. 이번 포럼에 연사로 참여하는 소셜이노베이터는 공유 서비스로 어린이 통학 안전을 지키는 ‘셔틀타요’의 손홍탁 대표, 3D 프린팅 기술로 장애인의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그립플레이’의 이준상 대표입니다. 사회문제 해결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있는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일시: 2017년 2월 22일(수) 저녁 6~9시

◆장소: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콘퍼런스홀

◆신청: 온오프믹스(신청하기)

◆문의: ㈔스파크 사무국 (02-511-9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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