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솔루션테이블 2025
“공공은 촉진자이자 통역가”…민관이 함께 짜는 사회혁신의 판

[경기도사회적경제원 x 더나은미래 공동기획] 협력의 힘, 임팩트를 더하다 <3·끝> 경기도사회적경제원 남양호 원장·전유진 사업본부장 특별 대담 “정부는 단순한 시장 조력자가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주도하는 ‘미션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혁신경제학자 마리아나 마추카토(Mariana Mazzucato)는 저서 ‘미션 이코노미(Mission Economy)’에서 정부의 역할을 이렇게 규정했다. 시장의 결함을 메우는 ‘조력자’가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며 방향을 설계하는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추진 중인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에도 녹아 있다. 공공이 협력의 무대를 만들고, 민간과 사회적경제조직이 그 위에서 해법을 실험하는 구조다. 이 사업은 단순한 공모사업이 아니다. 현장에서 문제를 포착한 조직이 과제를 제시하면, 기업과 기관이 뜻을 모아 실행에 옮긴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은 ‘백본(backbone)’ 역할을 맡아 전문가를 매칭하고 협력의 균형을 잡는다. 이런 구조 속에서 안성의 ‘일죽목욕탕’과 ‘청년 그린 편의점’ 같은 실험이 나왔다. 돌봄 공간이 안전 복지 플랫폼으로, 편의점 점포가 청년 자립의 출발점으로 변한 것이다. 이와 같은 공공·기업·사회적경제가 맞물린 이 협력 모델은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더나은미래>는 지난 28일 경기도 수원에서 남양호 원장과 전유진 사업본부장을 만나 이 실험의 성과와 과제,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봤다. ◇ 협력 구조를 설계하고, 사회적 가치를 ‘보이게’ 만들다 ―이 사업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나. 전유진(이하 전)=2022년, 경기도가 사회적경제조직과 함께 ‘100대 사회문제 의제’를 도출한 것이 시작이었다. 문제를 찾아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 해결로 이어지려면 ‘구조’가 필요했다. 그래서 2023년 신설된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직접 나섰다. 환경·돌봄·고용·주거처럼 얽히고설킨 문제는 어느 한 조직만으로는 풀 수 없다.

아르바이트생이 점주로…‘편의점’에서 시작된 자립의 선순환

[경기도사회적경제원 x 더나은미래 공동기획] 협력의 힘, 임팩트를 더하다 <2>  청년 자립부터 장애인 스포츠팀까지, 공공·민간·사회적경제가 만든 협력형 사회혁신 모델 “매장 위치나 고객층에 따라 잘 팔리는 상품이 다르더라고요. 요즘 러닝족이 많아 에너지 음료를 늘렸어요.” 경기도 고양 라페스타에 위치한 ‘청년 그린 편의점’에서 일하는 김은비(24)씨는 이제 ‘점주 후보’로 불린다. 계산과 진열, 발주와 프로모션 기획까지 전 과정을 스스로 관리한다. 매장에 들어서면 일반 편의점과 다를 바 없지만, 특별한 서사가 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일터를 통해 삶을 다시 세우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청년 그린 편의점’은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사회적기업 브라더스키퍼, 세븐일레븐이 손잡고 만든 협력형 일자리 모델이다. 자립준비청년에게 직업훈련과 점포 운영 경험을 제공하고, 수익 일부를 다시 청년 인건비와 일자리 창출에 재투입한다. 기업은 ‘자립준비청년 일자리 제공’이라는 사회공헌 목표를 달성하고, 사회적경제 조직은 현장의 실행력을 담당한다. 공공·민간·사회적경제가 연결된 협력의 구조 속에서 청년 자립의 새로운 해법이 만들어지고 있다. ◇ 일경험 넘어 창업까지, ‘청년 그린 편의점’ 자립준비청년의 실업률은 전체 청년 평균의 약 3배에 달한다. 보건복지부 ‘2024 자립지원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의 실업률은 15.8%로, 같은 연령대 전체 청년(5.3%)보다 높았다. 취업률은 52.4%로, 20대 평균(61.3%)보다 낮았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에서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진슬기 PMO운영개발담당팀 대리는 “자립준비청년에게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편의점 점주는 평생 직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들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며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이 방식이 과연 맞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중간에서 조율하며 사업

28년 된 낡은 목욕탕, 어르신 지키는 ‘안전 공간’이 된 비결은?

[경기도사회적경제원 x 더나은미래 공동기획] 협력의 힘, 임팩트를 더하다 <1>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목욕탕의 탄생 “혈압이 124 나왔네요. 오늘은 전신욕보다 반신욕이 좋겠어요.”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일죽목욕탕’ 입구에서는 어르신들이 순서대로 서서 키오스크로 혈압을 잰다. 수치에 따라 적절한 목욕법이 안내되고, 탈의실 한편엔 온수를 마실 수 있는 온수대가 마련돼 있다. 욕탕 안에서는 10분마다 ‘안전벨’이 울리고, 낮은 벽체 너머로 서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8년 된 노후 공중목욕탕이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목욕탕’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어느 한 기업의 힘으로 된 일이 아니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을 중심으로 안성시,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안성의료사협), 광고회사 이노션, 월드비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6개 기관이 손을 맞잡은 결과다. 이와 같이 다양한 주체가 공동의 목표를 두고 협력하는 사회문제 해결 구조를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라고 부른다. 2011년 존 카니아(John Kania)와 마크 크레이머(Mark Kramer)가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SSIR)에 처음 제시한 이 개념은, 복잡한 사회문제는 단일 조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공통의 목표와 이해관계자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서 출발했다. 이 모델은 ▲공통 목표 설정 ▲성과 공유 ▲상호보완적 활동 ▲지속적 소통 ▲협력을 조정하는 ‘백본 조직(Backbone Organization)’이라는 다섯 원칙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은 2023년, 이러한 구조를 바탕으로 한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참여 기관에는 최대 2년간 1억2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며, 사경원은 단순 행정지원이 아닌 ‘조율자’ 역할을 맡는다. 사회문제를 제안한 조직이 적합한 기업·기관을 찾을 수 있도록 연결하고, ESG·디자인·기술 등 전문 파트너를 매칭한다. 올해까지 총 177개 기관이 참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