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성동구 메리히어에서 만난 엠와이소셜컴퍼니의 강신일 부대표와 이예지 CBO(비즈니스최고책임자)는 "지금은 해양수산 분야에서 임팩트를 창출하는 스타트업을 만들 수 있는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해양수산 스타트업이 뜬다] 진입장벽 높은 해양수산업에 투자사가 주목하는 이유

[인터뷰] MYSC 강신일 부대표, 이예지 비즈니스최고책임자 해녀의 삶을 담은 연극 공연과 함께 해산물 요리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해녀의부엌’. 해양 사고로 유출된 기름을 회수하는 로봇을 개발한 스타트업 ‘쉐코’. 폐어망 등 해양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기술기업 ‘넷스파’까지. 모두 사회혁신 전문 컨설팅·투자 기관인 엠와이소셜컴퍼니(MYSC)가 발굴한 해양수산 스타트업이다. MYSC는 해양생태계를 보존하고 활용하는 스타트업을 지난 2019년부터 발굴·육성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발굴한 스타트업은 총 23곳. 이 중 10개사에는 총 8억6000만원을 직접 투자했다. MYSC는 앞으로도 해양수산 분야에 뛰어드는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메리히어에서 만난 MYSC의 강신일 부대표와 이예지 CBO(비즈니스최고책임자)에게 해양수산 분야 스타트업에 주목하는 이유를 물었다. -해양수산 스타트업의 매력이 뭔가? 이예지=4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는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계에 대한 논의가 전무했다. 해양수산 분야에서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찾는다는 걸 상상하지 못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해양수산업은 미래산업이고, ‘블루카본’ ‘블루푸드’ 등 우리는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특히 기후위기는 글로벌 차원의 이슈이기 때문에, 해양수산 분야 스타트업들이 좋은 비즈니스 모델만 갖고 있다면 해외로 뻗어나갈 기회도 무궁무진하다. 초기 단계지만 분명한 기회로 보고 있다. -4년 새 어떤 변화가 있었나? 강신일=한국의 지속가능한 해양수산업에 대한 논의는 최근 활성화됐고, 관련 스타트업들도 이제 막 꾸려지기 시작했다. 관련 스타트업 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특히 해양수산업의 경우 대규모 인프라와 연계되는 경우가 많아 신생 기업의 진입 장벽이 높다. 이예지=업종 자체 특성상 소규모 어업을 영위하는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반려동물생활연구소에서 서정남 밸리스 대표를 만났다. 그는 해양생태계 교란 어종인 배스를 활용해 반려동물 식품을 만든다. /유장훈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해양수산 스타트업이 뜬다] “생태계 교란 어종 ‘배스’를 반려동물 식품으로… 창업 4년 만에 40배 성장”

[인터뷰] 서정남 밸리스 대표 “밸리스는 해양생태계 교란 어종으로 지정된 배스에 가치를 부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배스는 영양가가 무척 높은 어종이에요. 국내에 배스를 처음 들여올 때도 사업성이 있다는 이유였어요. 그런데 막상 번식을 많이해 문제가 됐죠. 해외에서 배스를 식용으로 먹어요. 한국만의 특수성 때문에 무작정 폐기되는 배스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삼은 거죠.” 해양생태계 교란 어종을 활용해 반려동물 식품을 만드는 스타트업 밸리스의 서정남(30)대표는 “해양생태계 교란종이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을 깨는 데서 사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찾은 서울 송파구 밸리스의 오프라인 매장 반려동물생활연구소에는 배스 추출물로 만든 다양한 반려동물 식품이 전시돼 있었다. 지난 2017년 창업한 밸리스는 지난해 기준 약 20억7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설립 당시 매출액(5200만원)과 비교하면 40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사업 주요 원료인 배스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무상으로 받기도 하지만, 주로 직접 어민들과 계약을 맺어 질 좋은 배스를 구매한다. ‘가치가 없다’고 여겨진 배스가 팔리면서 어민들의 소득도 증가했다. 창업 이후 밸리스에 배스를 팔아 어민들이 얻은 소득은 3억4000만원에 이른다. -스타트업계에서 해양생태계는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분야입니다. “저희도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어요. 초창기 멤버들 전공이 해양이랑은 거리가 멀었거든요.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죠. 그냥 버려지는 배스를 업사이클링하면 ‘진짜 사회에 좋은 일’도 할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업사이클링이란 말 자체도 생소했던 시기에, ‘뭔가 될 것 같다’라는 느낌으로 시작한 거였어요. 지금은 해양생태계나 배스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해서 다들 전문가가 됐죠.” -전공 분야가

3일 서울 영등포구 리드원지식산업센터에서 이민재 쿨베어스 대표가 친환경 골프웨어 브랜드 에이븐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해양수산 스타트업이 뜬다] 지속가능한 패션, ‘해적생물’에서 답을 찾다

[인터뷰] 이민재 쿨베어스 대표 “청바지 한 장을 만드는 데 2만ℓ의 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대부분 들어봤을 거예요. 하지만 스포츠웨어 생산에 정말 많은 화학제들이 들어가는 사실을 많이 알려지지 않았어요. 대표적으로 골프웨어는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패스트패션화되기 시작했어요. 유행을 막을 순 없죠. 그래서 소재를 친환경으로 바꾸면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했고, 해양생태계를 교란하는 해적생물을 활용한 섬유를 제작하게 됐습니다.” 친환경 패션기업 스타트업 쿨베어스의 이민재(28) 대표는 기능성 의류 생산에 사용되는 소재에도 ‘친환경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리드원지식산업센터에서 만난 그는 “패션산업 전반에서 친환경적인 전환이 일어나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친환경적인 패션 의류를 입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쿨베어스는 지난해 4월 설립된 창업 2년차 신생 스타트업이다. 해적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섬유를 연구·개발하고, 직접 의류를 생산하고 판매도 한다. 올해 기준으로 해적생물을 활용한  ‘극피동물 유래 다공성 물질을 포함하는 항염소 스판덱스’ 기술 특허 등 3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정부가 소각하던 해양생물, 친환경 의류 소재로 -해적생물이 정확히 뭡니까? “어민들의 생산성을 낮추는 생물을 말합니다. 종류는 다양해요. 다시마류에 붙어 자라는 히드라충, 김을 수확하기 위해 설치하는 발에 번식하는 따개비, 바다 사막화의 원인으로 꼽히는 성게와 불가사리도 해적생물입니다. 보통은 약품을 써서 없애거나 온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지만, 성게와 불가사리는 해녀들이 직접 수거해야 하는 생물들입니다.” -의류 생산에 해적생물을 활용하는 원리가 궁금합니다. “현재 자원화에 활용하는 해적생물은 성게와 불가사리입니다. 우선 해녀들이 수작업으로 건져올린 성게 껍데기와 불가사리를 모아 공장으로 가지고 옵니다. 이후 잘게 분해해 간단한

해양 양식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억4500만t으로 농·가축업 배출량(40~60억t)의 약 2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해양 양식업이 친환경적인 식량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선DB
[해양수산 스타트업이 뜬다] 투자 혹한기에도 ‘해양생태계 보전 기술’에 투자 몰린다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해법으로 바다가 주목받고 있다. 해양생태계를 오염시키는 폐기물을 활용해 새로운 임팩트를 창출하고, 해양수산 부문에서 자원순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어진다. 해양수산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창업 7년 미만인 국내 해양수산 분야 창업사업체 수는 8만1068개로 추정된다. 전체 해양수산 사업체의 약 47.1%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조사 대상의 72%는 이익이 발생하고 있고, 이익 발생시점은 창업 후 1~2년이 41.2%로 가장 높았다. 창업 아이템의 원천은 ‘본인만의 아이디어’가 77.2%를 차지했고, ‘기술이전’은 3.6%로 전체 산업(9.4%)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투자사들은 해양생태계를 보전하고 활용하는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사회혁신 전문 컨설팅·투자 기관인 엠와이소셜컴퍼니(MYSC)는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의 ‘해양수산 액셀러레이터 운영 프로그램’에 참여해 해양수산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액셀러레이팅을 지원하고 있다. 이예지 엠와이소셜컴퍼니 CBO(비즈니스최고책임자)는 “기후위기 대응이 필수적인 현 시점에서 지속가능한 해양수산업에 대한 고민은 필수”라며 “해양수산 분야에서 사회적가치를 만들고자 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고 했다. 바다는 ‘천연 공기청정기’다. 열대 해변이나 하구의 습지에 조성돼 ‘바다 위의 숲’이라고 불리는 맹그로브숲은 엄청난 탄소저장량을 자랑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맹그로브숲 1ha당 탄소저장량은 3767tCO₂eq로 열대우림(800tCO₂eq)보다 5배가량 높다.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속도도 맹그로브숲이 열대우림보다 최대 50배 빠르다. 동시에 오늘날 바다는 주된 쓰레기 발생지이기도 하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연간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14.5t에 달한다. 최근 5년간 폐어구 등 해양쓰레기로 인한 어획량 손실액은 1조 86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엠와이소셜컴퍼니는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스타트업 23개 팀을 발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