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지속 가능 성장… 환경에서 답을 찾다

테트라팩 사회공헌 “나무를 아끼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재활용입니다. 오늘은 나무로 만들어지는 종이를 이용해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봅시다.” 최인선 생태문화교실 선임강사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의 입에서 ‘우와~’ 탄성이 나왔다. 믹서기에 종이팩 넣고 돌리자, 투명하고 걸쭉한 액체가 만들어졌다. 이를 촘촘한 네모 망에 걸러 물기를 쭉 빼니, 말캉거리는 종이 입자가 망 위에 엉겨붙었다. 흰 천 사이에 종이 입자를 넣고 다리미로 다리자 금세 빳빳한 종이 엽서가 탄생했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양주 율정초등학교에서 진행된 ‘다시 만나는 종이팩 친구’ 현장. 22명의 아이가 재활용 엽서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강은규(11)군은 “매일 보던 종이팩이 새로운 모습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집에서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단짝인 김보민(11)양과 전아현(11)양은 “직접 만든 재활용 엽서라서 의미가 크다”며 엽서에 쓴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나눴다. ‘다시 만나는 종이팩 친구’는 두유, 우유 등 음료 용기 생산 전문 기업인 ‘테트라팩 코리아’와 한국생태관광협회가 함께하는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테트라팩은 ㈜정식품, 매일유업,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식·음료 업체의 종이 포장재를 만들고, 음료 생산·가공·포장까지의 전 과정에 필요한 설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종이팩이 재생 가능한 자원임을 알리고 재활용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기 위해 2011년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매일유업이 동참, 어린이집까지 확대돼 지금까지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만 7500여명에 달한다. 테트라팩 코리아의 유별난 환경 사랑은 비단 사회공헌 프로그램뿐 아니라, 포장재 생산 및 유통 전 과정에 스며들어 있다. 2008년 조직 내부에 환경 전담직을 마련한

한국은 사회공헌 예산 점점 줄어드는데 CSR 총괄 책임자 늘리는 글로벌 기업

[미래 TALK] 최근 인사철을 앞두고 사회공헌 담당자들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특히 조직 내에서 부서 이동 없이 사회공헌으로 전문성을 쌓아온 이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경기 침체로 사회공헌 예산을 줄이거나, 해당 부서를 홍보팀·총무팀 등에 흡수시키는 움직임이 번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홍보팀에 소속된 5년 차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는 “기존 업무는 유지되지만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지니 사회공헌 사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총무팀으로 흡수된 한 중견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는 “예산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 기존 파트너십 단체에 지원 중단 전화를 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보다 연차가 높은 담당자들은 오히려 부서 이동 또는 이직을 고민하는 눈치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한 식음료 중견업체의 사회공헌 담당자 채용 공고가 뜨자, ‘올해의 마지막 이직 기회’라며 5~10년 차 이상 실무자가 대거 몰려들었다는 후문도 들려옵니다. 사회복지 기관, 비영리단체를 거쳐 대기업 사회공헌까지 10년 넘게 전문성을 쌓은 한 실무자는 “회사에 계속 다니려면 마케팅, 홍보 등 다른 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부서 이동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습니다. 반면, 미국·유럽 등 글로벌 기업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기업 내에 앞다퉈 ‘지속 가능성 최고 책임자(Chief Sustainability Officer·이하 CSO)’를 임명해 적극적으로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 듀폰(Dupont), 켈로그(Kellogg), 나이키, 지멘스, 오라클(Oracle), UPS, 이케아 등이 그렇습니다. CSO란 윤리 경영, 인권, 친환경 정책, 밸류 체인(공급망) 등 CSR을 포괄, 기업 전체의 지속가능한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경영자를 말합니다. CEO가 바뀔 때마다 CSR 정책과 사회공헌 예산이 바뀌는 한국과 달리, 글로벌

[Cover Story] 네슬레를 배우다

[Cover Story] 어완 뷜프 네슬레코리아 CEO 네슬레의 공유가치창출(CSV)을 말하다 가장 ‘핫’한 기업 네슬레 영양·물·인권·농촌개발·환경… 5가지 영역서 CSV 프로젝트 수십만 농부에게 일자리 제공, 멕시코 공장 물 사용 0% 실천도 2010년 ‘네스카페 플랜’ 도입… 커피 가격 하락, 농가 손실 입자 6000억 투자해 묘목 지원 사업 R&D 센터 짓고 재배 기술 교육 CSV는 긴 여행… 단기 성과보다 영향력에 집중해야 광고비 대신 지역 주민 고용… 농부·실업자를 홍보대사로 커피 시음회 열고 맛 평가 수집, 일자리·홍보 두 마리 토끼 잡아… 지속적인 투자가 성공 요인 커피 농가 환경·자립에 투자하면 결국 커피 질 향상으로 이어지게 돼… 매출보다 ‘사회적 임팩트’ 중요한 이유 “초콜릿 좋아하세요?” 탁자 위로 누군가 손을 쑥 내밀었다. 어완 뷜프(Erwan Vilfeu) 네슬레코리아 CEO가 초콜릿 과자 ‘킷캣(KITKAT)’을 한 움큼 쥐며 건넨 첫 인사였다. 초콜릿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로 이어졌다. “전 세계 코코아의 40%를 코트디부아르에서 생산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농부들은 매우 가난했어요. 자녀들은 일을 찾아 도시로 떠나가고, 자립이 어려운 상황이었죠. 코트디부아르 농부들이 코코아 나무를 더 이상 키우지 않는다면, 또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잠시 숨을 고르던 뷜프 사장이 떠듬떠듬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킷캣, 없어요!(웃음)” 네슬레(NestléS . A)는 직원 33만9000명, 연매출 916억 스위스프랑(약 110조원)에 달하는 150년 전통의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네스카페(NESCAFÉ), 캡슐커피머신 네스카페 돌체구스토(NESCAFÉ Dolce Gusto), 네스퀵(NESQUIK), 킷캣, 거버(GERBER) 등 네슬레가 보유한 브랜드만 2000여 개에 달한다.

서울·경주·부산까지… 어둡던 골목길에 가로등 불밝혔네요

한국수력원자력 사회 공헌 “가로등이 하나도 없었어요. 밤에는 아예 본관과 의과대학 사이를 오가지 않는 게 학생들 사이에 ‘불문율’이었죠.” (이정민·25· 동국대 영문학과3) 경북 경주시 석장동에 위치한 동국대 경주 캠퍼스는 본관 등 주요 건물들과 1㎞ 떨어진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부지 사이에 차도가 3개나 있다. 그중 본관 캠퍼스와 가장 가까운 ‘석장길’은 일방통행의 좁은 갓길이다. 신호등도, CCTV도 없어 대부분의 차들이 규정 속도를 위반한 채 빠르게 달린다. 하지만 본관 쪽에 원룸들이 몰려있어 많은 학생은 어쩔 수 없이 어둠 속에서도 길을 건너다녀야 했다. 이곳에 지난 16일 저녁 6시 반, 눈부시게 밝은 가로등이 하나씩 켜지기 시작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지역 사정을 듣고 태양광가로등 66개를 설치지원한 것이다. 임정은(21· 간호학과3년)씨는 “가로등이 생긴 뒤 그동안 보이지 않던 차도와 인도가 구별돼, 마치 새 길을 다니는 기분”이라며 “이젠 밤에도 걱정 없이 다닐 수 있게 됐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어두운 밤길을 개선하기 위한 한수원의 사회공헌이 확대되고 있다. 전력을 생산하는 업(業)의 특성을 살려 가로등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안전위험구역에 태양광가로등을 설치,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안심 가로등 사업’을 전국에 실시하고 있는 것. 지난해 시범적으로 서울 홍제동 개미마을에 3억원을 들여 가로등 37개를 설치해 시공 기술과 운영 방식을 터득했다. 올해부터 밀알복지재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 6월부터 이달까지 경북 영덕·전북·고창·경북·경주 등 4개 지역에 가로등 192개를 설치 완료했다. 전혜수 한수원 사회공헌팀장은 “우선 시급히 가로등 설치가 필요한 지역을 선정하기 위해 특히 고심했다”며 “전문가로

“아이들은 씨앗… 나무로 잘 크도록 돕는 게 내 역할”

안면기형 어린이 재건 수술 돕는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카스텔바작’ 故요한 바오로 2세 무지개 예복 디자인 “아이들 미소 찾아주는 것만으로 인생의 많은 부분 바뀔 수 있어” 소아암 홍보대사 등 사회공헌 활발 레이디가가의 청개구리 코트, 고(故)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무지개 예복을 디자인한 프랑스 출신 유명 패션 디자이너 카스텔바작(Jean-Charles De Castelbajac·66·사진)이 지난 3일 한국을 찾았다. 그가 방일(訪日) 일정을 조정해가면서까지 한국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안면기형 어린이의 재건 수술을 지원하는 국제 의료 NGO ‘오퍼레이션 스마일 코리아(Operation Smile Korea)’ 홍보대사 임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 4일 학동의 한 아트갤러리에서 카스텔바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림 하나 그려도 될까요?”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그가 깜짝 제안을 했다. 흰색 몽땅분필이 몇 번 벽 위를 오가더니 흉터 자국을 가진 소년의 옆얼굴이 나타났다. 몇 번의 손길이 더해지자 소년의 얼굴은 금세 환한 미소로 뒤덮였다. 등 뒤에는 작은 날개가 솟았다. 카스텔바작의 ‘트레이드마크(trademark)’인 천사 그림이다. “저는 지금까지 수천 명의 천사를 그려왔어요. 하나하나 모두 다른 이야기를 가진 아이들이죠. 이 천사는 안면기형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에게 미소를 선물해주는 오퍼레이션 스마일 코리아의 활동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예요. 상처가 있지만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죠.” 1982년 미국의 성형외과 의사 윌리엄 매기(William P. Magee)와 그의 아내 캐슬린(Kathleen)이 설립한 오퍼레이션 스마일은 전 세계 35개국에 지부를 둔 의료봉사단체다. 60여 개 국가에서 구순구개열 등 안면기형을 가졌거나 화상으로 얼굴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의 성형·재건 수술을 돕고 있다.

[희망 허브] 버려진 목욕탕의 변신… 쪽방촌 분위기도 활짝 피었습니다

[민관 협력한 ICT 복합문화공간… 용산구 동자희망나눔센터에 가다] – 노숙인들 술마시고 잠자던 공간 북카페·영화 감상실 등으로 변신… 1년내내 문화시설 즐기도록 도와 센터 내 바리스타·운영요원 등 동네주민 위한 일자리까지 창출 – 주거환경 개선에도 앞장서 자율방범대, 밤마다 폭력·음주 단속 경찰출동 17건… 작년비해 66% 감소 “지난번엔 어플을 사용해 사진을 하나로 모으는 콜라주를 했었죠? 오늘은 스마트폰으로 할로윈 이미지를 다운받고, 카톡에 공유하고 다시 콜라주 만드는 것까지 할게요.” 이영아 KT IT서포터즈의 말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주민 다섯 명은 능숙하게 화면을 이리저리 돌려 어플을 실행시켰다.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3장씩 고른 후 채팅창에 공유하라”는 서포터즈의 말에 ‘카톡 카톡 카톡’ 알림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선생님 이건 어떻게 하나요?” 모르는 것이 있을 땐 서로 앞다퉈 질문, 사진을 동영상으로 만드는 작업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어렵지 않으냐는 물음에 정은수(가명·73) 할아버지는 “아유 어렵지” 손사래를 치면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정 할아버지는 IT 교육 이후 카세트가 아닌 어플로 음악 듣는 법을 배웠다. “요즘처럼 날씨가 좋을 때는 공원에서 음악 듣는 게 낙”이라고 했다. 황민경(가명·61)씨도 IT 교육 이후 부쩍 웃음이 늘었다. 황씨는 “어플로 사진 편집해서 보내주는데 친구들이 정말 좋아한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스마트폰 활용 교육이 이뤄진 이곳은 서울 용산구 ‘동자희망나눔센터’ 2층 다목적 프로그램실이다. 잘 정돈된 테라스, 통유리로 꾸민 깔끔한 외관까지…. 불과 지난해까지 흉가처럼 방치된 폐목욕탕 건물임을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전명재 서울역쪽방상담소 행정실장은 “쪽방촌

비닐하우스 지붕 빗물로 年160만t 물 아낄수 있어요

K-water 대국민 사회공헌 공모전 일상 속 물 절약… 분교 40t 물후원도 “우리가 모은 빗물이 스프링클러를 통해 사방으로 뿌려지는 순간, ‘우리 아이디어가 진짜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전율을 느꼈죠. 적정 기술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꿈에 확신이 생겼습니다.”(안희석·26·한국항공대 소프트웨어학과3) 지난달 29일,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지역본부에서 열린 ‘K-water 대국민 사회공헌 공모전’ 시상식 현장. 올해 처음 개최된 이번 행사는 물에 관한 사회 문제에 새로운 대안을 찾고자 마련됐다. 137건의 응모작 중 최우수상을 받은 ‘는개’ 팀의 안희석씨가 수상 소감을 발표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공동 최우수상에 오른 소셜벤처 ‘워터팜’의 배선혜(25)씨는 볼리비아 식수 지원을 위해 현지에 간 팀원들이 어렵게 보내온 메시지를 전했다. “저희는 지금 볼리비아 포코포코 마을에 와 있습니다. 저희 프로젝트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국내외로 확산되도록 할 것입니다.” 대체 무엇이 젊은이들을 이토록 ‘물’에 빠지게 했을까. 참가자들은 “머릿속에 갇혀 있던 아이디어를 세상에 끄집어내 실현시킨 경험이 가장 특별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공모전은 공익적인 가치가 높은 아이디어를 1차 선발, 실행을 지원해 성과를 평가했다. 대학생 IT 소셜벤처 창업 동아리에서 만나 ‘는개’팀을 결성한 4명의 대학생은 비닐하우스에 IT 기술을 접목했다. 국내 수자원의 50%가 농가에서 쓰이는 만큼, 농촌의 안정적인 물 공급이 절실하다는 생각에서다. 이들은 비닐하우스 지붕 양쪽에 빗물받이 처마를 붙여 빗물이 지붕에서 흘러내리면 처마를 따라 물탱크에 저장되게 했다. 물탱크가 비닐하우스에 설치된 ICT 전용 미니 컴퓨터(시가 30만원)와 연결돼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 앱으로 습도를 유지하고 농작물을 관리할 수도 있다. “8월

“함께한 봉사와 나눔이 노사 교류의 장이 되었어요”

기업 간 노사공동나눔협의체 UCC 베트남 다문화 가족 위한 봉사 활동 KT…양국 가족 화상 상봉 분당서울대병…원현지 가족 무상진료 농어촌공사…빈곤가정에 지원금 전달 SH공사·장애인고용공단…한국문화체험전 “이게 꿈이야, 생시야!” 화면으로 대화하던 딸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자, 아버지 후안 반 마잉(66)씨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8년 만에 처음 보는 딸의 얼굴. “내 손으로 한국 남자와의 결혼을 주선해놓고, 딸을 먼 타국 땅 고생길로 보낸 것 같아 마음 편할 날이 없었어….” 국제전화비가 턱없이 비싸 한국으로 전화도 걸 수 없었던 아버지 마잉씨는 셋째 딸의 얼굴을 화면으로라도 볼 수 있다는 말에, 배를 타고 메콩 강을 건너 또다시 차로 8시간, 그 긴 여정을 한걸음에 달려왔다. 딸 후안 티 항엠(36)씨 역시 가족을 보러 임자도에서 베트남까지 3000여㎞를 날아왔다. 항엠씨는 그새 몰라보게 야윈 아버지의 얼굴을 보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항엠씨 가족이 깜짝 상봉을 이룬 건 KT와 KT노동조합 덕분이다. 노사가 함께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여성들의 친정 방문을 돕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로, 올해 4년째다. 호흡을 오래 맞춰온 경험 때문인지,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항엠씨 부녀의 깜짝 상봉 행사도 몇마디만 나누고도 척척 이뤄졌다. 한국과 베트남에 있는 양 바로 옆 서로 다른 건물에서 화상통화를 나누던 부녀가 깜짝 만남을 가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5분. 변환 KT 홍보실 과장은 “전문가처럼 ‘작전’ 속도가 빨라, 놀라우면서도 조마조마했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항엠씨 외에 베트남 결혼 이주 여성 40명은 지난 20일부터 5일 동안 화면으로 베트남 가족을 만났다.

[Cover Story] 빌게이츠재단은 백신 개발, 코카콜라는 유통… 기업과 NGO ‘전략적 同志’가 돼라

[Cover Story] 세이브더칠드런 글로벌 콘퍼런스서 본 기업 파트너십 혁신 현장 “빈곤·교육문제, 기업과 NGO 홀로 해결 불가능… 협업 점점 늘어날 것” “글로벌 기업의 사회공헌 흐름이 확 바뀌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 최혜정(54) 마케팅본부장의 말이다. 그녀는 지난 6월 중순 영국 런던의 ‘글로벌 기업 파트너십 콘퍼런스(GCPC·Global Corporate Partnership Conference)’에 다녀온 이야기를 했다. 매년 열리는 이 콘퍼런스는 30개 회원국이 모여 최근 기업과 NGO가 어떻게 협업하는지 모델 사례를 공유하는, 세이브더칠드런 내부의 학습장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120여개 사업장, 159개 이상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97년 역사의 NGO다. 기업들의 후원금만 1700억원(2014년)으로, 영국 내에서 모금액 기준 2위 단체다. 이 때문에 이 콘퍼런스는 글로벌 기업 사회공헌의 흐름, 세계 각국의 이슈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현장이다. 재작년에는 유니레버 부사장이 ‘공급망(value chain) 측면에서 원료 공급부터 생산, 판매 소비 전 과정에서 어떻게 CSR 활동이 전개되는지’를 발표했다고 한다. NGO가 여는 콘퍼런스에 글로벌 기업 부사장이 직접 나와 사례 발표를 하는 모습을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하지만 글로벌 NGO에선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한다. 6조원의 사회공헌 비용을 쓰고도, NGO로부터 “갑질하는 기업” “NGO가 사회공헌 하도급 업체냐”라며 비판받는 한국 기업의 ‘파트너십 문화’에 주는 시사점은 없을까(2014년 전경련 사회공헌백서 기준, 주요 기업은 2조8000억원, 기업재단은 3조2000억원을 사회공헌으로 썼다). 지난 2일 최혜정 본부장을 만났다. 이어 리타 지로티(Rita Girotti) 세이브더칠드런의 글로벌기업파트너십 그룹(GCPG·Global Corporate Partnership Group) 대표를 이메일 인터뷰했다. 이들을 통해 글로벌 기업

함께 연주하며 호흡하는 기쁨, 음악을 더 사랑하게 됐어요

음악영재 지원… ‘LG 사랑의 음악학교’ “‘사랑의 음악학교’에서 실내악을 배우며 쉼표도 음악이란 걸, 연주자들끼리 숨쉬는 것을 맞추는 묘미도 알게 됐어요. 그때 결심했죠. ‘돈 못 벌어도 끝까지 음악 하자.’ 사랑의 음악학교는 제 음악 인생의 ‘터닝포인트’입니다.” 머리를 짧게 자르는 것이 싫어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을 정도로 철부지 장난꾸러기였던 박선민(23)씨는 현재 명문인 맨해튼음대 3학년이다. 올해 7월에는 정명화, 정경화 교수가 이끄는 세계적 음악축제 ‘대관령 국제음악제’에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무대에 오른다. 그가 꿈을 키운 ‘사랑의 음악학교’는 LG아트센터가 ㈜LG의 후원으로 매년 전국의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초·중·고생을 선발, 체계적인 실내악 수업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실내악(chamber music, 체임버 뮤직)은 독주곡과 달리 2~5명이 함께 연주하는 기악 합주곡으로,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실내악을 통해 하모니를 배우고 음악적 창의성을 키우게 한다. 이와 달리 한국의 음악 교육은 입시 등에서부터 솔로 연주자 육성에만 치우친 상태. 이에 LG아트센터는 우리나라 음악 영재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2009년부터 미국 최고의 실내악 전문 교육 기관인 링컨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The Chamber Music Society of Lincoln Center)’와 함께 무상으로 실내악 교육을 지원하면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배출한 졸업생 84명은 국내외 명문 음대 진학은 물론 각종 콩쿠르를 석권하고 있다. 박선민씨 역시 그중 한 명이다. 그가 처음으로 음악을 접한 것은 남들보다 늦은 중학생 시절. 우연히 접한 첼로 소리에 매료됐지만 고액의 레슨비는 물론 주위에서 어떻게 첼로를 배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 하나 없는 막막한

[더나은미래 논단] 일방통행 사회공헌에… ‘자선의 덫’ 걸린 기업들

얼마 전,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중국에서 한 다국적 기업의 CSR 부서 담당자가 방문했다. 그녀는 지난 10년 동안 중국 한 지방 도시 빈곤 아동들의 교육사업에 많은 지원을 했고, 이로 인해 공로상과 업계의 인정을 받은 이였다. 이 회사가 최근 인수합병되면서 새 이사회 앞에서 업무보고를 할 기회가 생겼다. 그녀는 그동안의 성과를 열심히 설명했지만, 돌아온 답은 “그래서?”였다고 한다. 새 이사회 멤버들은 프로젝트가 비즈니스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그 지역사회가 얼마나 발전했는지에 대한 질문 공세를 퍼부었고, 그녀는 그 결과에 대해 속시원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녀가 갖고 있는 모든 수치는 Input(투입자원) 관련 자료였다. 자원봉사자 몇 명이 지역을 방문했고, 몇 시간 봉사를 했고, 지원 비용은 얼마였으며, 학교를 몇 개 지었고, 또 몇 명에게 장학금을 주었는지였다. 물론 이 투입자원에 대한 중간 산출물, 예를 들면 수혜를 받은 학생 숫자 등은 금방 나타난다. 하지만 이사회가 궁금해한 부분은 이 투입자원에 대한 진정한 산출 결과였다. 이 프로젝트로 인해 정말 교육의 질이 바뀌고 학생들의 진학률이 높아져서, 결국 지원해준 회사의 직원이 되기도 하고, 주주가 되기도 하며, 열성 소비자가 되기도 하는지에 대한 결과를 보여달라는 요구였다. 이러한 수치를 측정하려면 그녀는 아마도 훨씬 더 오랜 시간,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많은 학자를 동원하여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매달려야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비영리재단에서 일하는지 아니면 글로벌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는지 헷갈릴 것이다. 다시 위의 사례로 돌아가보자. 결국

[더나은미래 논단] CSR의 투명한 천장

이윤석 InnoCSR 대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정의에 대해서는 지난 10년 이상 동안 전 세계에서 계속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CSR, CSV(공유가치창출), 사회공헌, 지속가능발전이라는 개념이 혼재되어 있어, ‘CSR=사회공헌’이라는, 다른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비정상적인 정의까지 내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CSR은 기업이 어떻게 돈을 쓰느냐의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돈을 버느냐의 문제다. 따라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많은 연관성을 가진다. 기업이 브랜딩이나 마케팅 측면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력 사업들을 검토하고 시행할 때 사회와 환경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의 기업 구조는 오로지 밀턴 프리드먼과 애덤 스미스가 얘기했던 과거형 수익 창출에 맞춰져 있다. 구매에서부터 제조, 판매까지 이어지는 사업의 밸류 체인을 보면,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지속적으로 보인다. 구매팀을 예로 보자면, 소수의 구매 담당자가 많은 협력업체를 상대한다. 한 사람이 보통 흔하게는 수십 개 협력업체를 매월 상대한다. 이들은 기존의 협력업체들을 관리하고, 회사에 필요한 자원을 구매함과 동시에 신규 협력업체들도 발굴해야 한다. 간혹 사고가 나고, 이를 협력업체들과 해결하는 일도 도맡아서 한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구매 요소들은 낮은 가격, 높은 품질, 그리고 빠르고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이다. 이렇게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구매팀에 어느 날 회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며, 윤리강령과 CSR 감사 제도를 정책화한다. 구매팀은 그 내용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 채, 이를 협력업체들에 강조하고 협력업체 평가 요소에 반영한다. 협력업체들 역시 이를 즉시 비용으로 인식한다. 가장 낮은 원가로 높은 품질로 만들어서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