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끝내고, 불평등 없애자…17가지 목표에 세계가 주목한다

국제개발협력의 과거와 현재, 미래 표면적 목표에 그쳤던 ‘MDGs’ 이후…지속가능발전목표 ‘SDGs’새로 채택불평등 해소로 근본적 빈곤 해결에 집중 모든 주체가 책임지고 참여해야 지난 15년간 이행돼온 MDGs(새천년개발목표)가 올해 종료되면서, 9월 유엔정상회의에서 ‘SDGs(지속가능개발목표)’가 채택됐다. SDGs는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키(Key)’가 될 수 있을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지난 2일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개발본부장, 박동철 굿네이버스 몽골지부장, 백순집 굿네이버스 르완다지부장, 성하은 굿네이버스 제네바국제협력사무소 대표, 허남운 굿네이버스 탄자니아지부장(이상 ‘가나다’순) 5인을 만나 국제개발협력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물었다. ◇MDGs의 ‘단순 빈곤 감소’ 넘어…SDGs로 ‘근본적 불평등 해결’에 집중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개발본부장은 “SDGs는 표면적 목표 설정에 그친 MDGs와 다르게 빈곤의 원인에 집중했다”면서 “특히 국가 간 불평등뿐만 아니라 국가 내 불평등, 즉 소외된 여성과 어린이의 문제에 눈감고서는 진정한 의미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이해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 유엔 새천년정상회의에서 채택된 MDGs는 ‘절대 빈곤 및 기아 퇴치’ ‘보편적 초등교육 실현’ 등 8개 의제를 제시했다. MDGs는 국제사회가 추구해야 할 공통의 목표를 던지고, 이들을 한 방향으로 나가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괄목할 만한 성과도 있었다. 지난 7월 유엔이 발표한 ‘2015 MDGs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1.25달러(약 1420원) 미만으로 살아가는 빈곤 인구는 1990년 45%에서 2015년 14%로 감소했다. 영양실조 인구도 23%에서 13%로 줄었다. 그러나 MDGs는 표면적 사회변화에 초점을 맞췄을 뿐, 불평등 해소를 통한 근본적 가난 해결에 접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취약 계층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실제 경제 발전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동남아시아와

10년간 164억원 투자… 아시아 산림 관리 위한 장기 로드맵 착수

아시아산림협력기구 랜드마크 프로젝트 관리자 역량 강화·황폐지 복원 활동 진행 한국 대학과 협력해 석·박사 과정도 제공 “지금까지 단기 지역 사업을 주로 진행했지만, 이번 ‘랜드마크 프로그램’ 출범을 계기로 장기적 프로그램이 본격화됩니다. 아세안 지역 산림 훼손 국가를 중심으로 대규모 복원 사업, 산림 인력 양성 사업이 가장 핵심이지요.” 박종호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이하 아포코) 사무차장의 말이다. 최근 착수한 아포코의 ‘랜드마크(Landmark) 프로젝트’는 1500만달러(약 164억2500만원) 규모의 10년짜리 장기 프로젝트다. 아세안 전체 지역을 대상으로 ▲산림 관리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 개발 ▲지역 교육 훈련 센터 건립 ▲산림 황폐지 복원 ▲산림에 대한 홍보와 인식 제고 등의 활동을 한다. 지역 공무원과 전문가들을 교육하기 위한 교육 센터 건립이 2016년 완공을 목표로 미얀마에서 착수됐고, 한국 대학들과도 협력해 석·박사 지원도 이뤄진다. 아세안 회원국 공무원과 대학생들에게 한국에서 산림 분야 석·박사 과정을 밟을 기회를 제공하는데, 앞으로 10년간 3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포코 사무국은 이를 위해 국내 대학 중 산림학 과정이 개설된 우수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협력 대학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한편 아포코의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산림 분야의 ODA(공적개발원조)’로 볼 수 있는 개발 협력 사업이다. 10개 아세안 국가 중 원하는 국가에서 특정한 산림 프로젝트를 요청하면 단기 사업을 진행한다. 가령 2012년 베트남 북쪽 지역에서는 나무를 베어 물건을 만들던 지역 주민들에게 나무 대신 재생 가능한 자재들을 이용하도록 교육이 이뤄졌다. 미얀마 바고요마 지역에서는 훼손된 숲을 재생하는 REDD+(산림 전용 방지

늦더라도 스스로 일어서도록… 기술 교육으로 저개발국 돕는다

변화하는 국제개발협력 현장 에이에이알재팬, 미얀마서 장애인 직업 교육 협동조합 모델 도입해 미용실·잡화점 등 운영 코이카·YMCA 등 동티모르서 빈곤 퇴치 사업 커피 가공장·카페 설립해 1년 만에 재정 자립 주민 간 불신… 공동체 교육 등 기반 마련해야 ‘Tailor'(재단사)라고 쓰인 문틈 사이로 수북이 쌓인 헝겊들이 보였다. 울긋불긋한 지갑과 손가방, 옷가지 같은 것들이다. “미얀마는 ‘론지(Longyi·치마처럼 입는 미얀마의 전통의상)’ 같은 걸 직접 해 입어요. 봉제 옷감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이 클래스의 인기가 가장 높아요.” 요사쿠 오시로(29·Yosaku Oshiro) ‘에이에이알 재팬(AAR·Association for Aid and Relief japan)’ 코디네이터의 설명이다. 지난달 28일 방문한 이곳은 14년 전 미얀마의 태풍 피해를 돕기 위해 ‘양곤(Yangon)’시(市)에 들어온 일본의 긴급구호단체다. 당시 미얀마의 많은 장애인이 직업 없이 살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고, 아예 눌러앉아 미얀마 장애인의 직업교육을 펼치고 있다. 미용·재봉 교실에 2009년 컴퓨터 수업까지 추가하며, 지금까지 13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요사쿠 코디네이터는 “미얀마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낮고, 도로·건물 등의 접근성도 떨어져 열심히 일을 배워도 취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드물었다”고 한다. 2010년 무렵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던 ‘협동조합’ 모델을 들여오면서부터다. 이 단체는 직업 교육을 이수한 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안에 ‘셀프헬프그룹(SHG·자조모임)’을 만들게 하고, 그들의 욕구를 파악해 공간이나 인력, 기술적인 부분을 지원했다. 총 18개의 마을 그룹이 만들어졌는데, 그중 9개 그룹에서 현재 자신들만의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요사쿠 코디네이터는 “장애인들이 모여 미용실을 오픈하기도 하고, 봉제업체나 잡화점을 차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제개발협력,

국제개발 사각지대, 저희가 없앨게요

개발 협력분야 나서는 청년 단체들 교육·의료 등 백화점식으로 봉사하는 기성 단체와 달리 특정 아이템 집중 차별화 초기 자금·후원 모집 난관 비영리단체보다 혜택 많은 사회적기업 형태 택하기도 “여름방학 두 달 동안 네팔 마을 초등학교 벽화가 7번 바뀌었습니다. 교회 봉사팀이 벽화를 그리고 나가면, 또 다른 대학생 봉사단이 와서 덧칠하고, 뒤이은 봉사단은 그 위에 새로운 벽화를 그리는 거예요. 태어나서 페인트는 만져본 적도 없는 주민들은 참여는커녕 ‘저게 뭔가’ 하고 지켜보고만 있고요.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죠.”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현장에서 3년간 활동했던 김윤정(32)씨는 2011년 ‘리치이니셔티브(Reach Initiative)’란 단체를 직접 설립했다. 캄보디아 1년, 네팔 2년 동안 기존 국제구호단체의 활동 방식에 회의를 느꼈기 때문이다. 김씨는 “마을 주민들이 ‘주인’이 아니라 ‘도구’로 전락했다고 느낀 적이 많았다”며 “내가 직접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리치이니셔티브’는 단기 해외봉사나 국제개발협력 현장의 문제점을 알리는 애드보커시(advocacy·옹호) 활동을 한다. 또 개발도상국 현장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단기 해외봉사’ 대신 ‘공정여행’으로 연결하는 일을 한다. ◇’우린 달라요’… 특정 아이템에 집중, 기성 단체들과 차별화 국제개발 분야에서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만드는 단체가 늘고 있다. 한 해에 해외로 파견되는 장·단기 봉사자와 인턴 수만도 2만여명에 이르고, 이들 중 90% 이상이 20·30대 청년이다(2011 KOICA 통계 자료). 이들은 국내로 돌아와 기존 단체에 몸담는 대신, 직접 NGO나 사회적기업이나 소셜벤처 등 다양한 형식으로 국제개발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 단체들이 교육, 보건의료 등 ‘백화점식’ 지원을 하는 것과 달리, 청년 단체들은

유네스코는 문화재 담당? 한국 이만큼 키운 교육기구죠

민동석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유네스코, 6·25전쟁 때 한국 교과서 공장 인쇄 도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30일이면 창립한 지 60년 올해 모금액 50억원 목표 저개발국 위한 교육사업과 글로벌 리더 육성할 수 있는 키즈 프로그램 확대 계획 “이 교과서요? 6·25전쟁으로 폐허가 됐을 때, 유네스코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영등포 인쇄공장에서 제작됐어요. 반기문 사무총장도 이 교과서로 공부했어요.” 지난 11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접견실에 꽂힌 낡은 교과서를 가리키며 민동석(62) 사무총장이 말했다. 오는 30일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창립된 지 꼭 60년이 된다.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로 태어나겠다”며 “올해 50억원을 목표로 본격적인 외부 모금활동도 벌일 계획”이라는 민 사무총장을 만났다. ―직업외교관 생활 33년을 끝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맡은 지 1년이 지났다. ‘조직을 탈바꿈시키겠다’고 공언한 이유가 뭔가. “국민의 눈에 비친 유네스코의 위상과 존재감을 찾아보기 힘들다. 유네스코와 유니세프를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유네스코는 교육과 과학, 문화를 다루는 유엔 전문기구다. 200개가 넘는 회원국을 가진 초대형 유엔 기구다. 우리는 빵이나 약이 아닌, 교육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 1층에 초등학교 자연 교과서를 기증하며 ‘유네스코 지원으로 만든 이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이 오늘날 유엔 사무총장이 됐다’고 했다. 유네스코가 거둔 가장 대표적 성공 사례가 대한민국이다. 이는 교육으로 이뤄진 것임을 적극 알려야 한다.” ―연 50억원을 목표로 본격적인 모금활동을 벌인다는데, ‘명동에 건물도 있고, 정부의 지원금도 받는 유네스코가 왜 모금을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가장 취약한 점은 재정

“이번 서명 운동으로 많은 청소년 공감 얻어… 국제 개발 협력 늘리는 데 도움될 것”

백일현 국무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 “많은 청소년과 네티즌들이 지구촌 일원으로서, 개도국 지원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것은 앞으로 국제 개발 협력을 확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아동노동 반대의 날'(6월 12일)을 앞둔 지난 4일, 세종특별시 한솔초등학교에서 ‘아동노동 착취 반대 서명 캠페인’ 전달식에 참석한 백일현<사진> 국무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의 말이다. ―개발도상국의 보편적 초등교육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ODA(공적개발원조) 기금 확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2015년까지 ODA 기금을 GNI(국민총소득) 대비 0.25%까지 확대키로 했는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1945년부터 99년까지 우리나라는 약 128억불을 원조받았다. 고속성장의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원조가 큰 힘이 되었다. ODA 예산은 최근 7년 동안 연평균 21%가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전 세계적인 ODA 규모는 줄었지만 우리나라는 17% 증가해 올해 최초로 ODA 총 규모가 2조원을 돌파했다. ODA 확대는 현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로 포함돼 있을 만큼 중요한 정책 목표 중 하나다. 복지 공약 재원, 경기 침체 등으로 쉽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노력을 할 예정이다.”(2007년 GNI 대비 ODA 예산은 0.07%에서 2012년 0.14%까지 늘었다) ―지난 2월, ‘더나은미래’는 분절화된 한국형 ODA 정책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기획기사를 취재보도했다. 올해도 26개 부처에서 각각 ODA를 시행하는 등 분절화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분절화는 여러 기관이 나눠서 ODA를 해서 문제라기보다는 관계 기관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사업을 연계하는 노력이 부족한 게 문제다. 우리나라는 1987년 대외경제협력기금이 생겨서 유상원조를 먼저 시작했고, 1991년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이 생기면서 무상원조를

[코이카 민관협력사업] ① 기업들, 사회공헌 나섰더니… 사업 고민은 물론 지역사회 문제까지 해결

코이카 민관협력사업, 인도네시아 현장을 가다 ①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변에서는 중소기업이 살아남기가 참 어렵습니다. 이곳은 최저임금이 월 210만 루피아(한화 약 23만원) 정도인데, 중부 스마랑(Sema rang) 지역은 100만 루피아(한화 약 11만원) 정도거든요. 원래는 자카르타 인근 대도시인 이곳 보고르시에도 봉제기업이 많이 들어와 있었는데, 요즘엔 야반도주하는 사업가들이 상당수입니다. 저희는 이런 어려움을 사회공헌을 통해서 극복하고 있습니다.” PT삼익인도네시아 권희정 사장의 말이다. 지난 1992년, 삼익악기는 자카르타 근교 보고르시에 12만8000여평 부지를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빌려 생산공장 및 목재건조시설을 만들었다. 삼익악기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PT삼익인도네시아를 설립하고, 현재 3000여명에 달하는 현지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다. 한국인 직원은 15명 정도다. 기타 전 제품과, 피아노 90%를 PT삼익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지 20년이 접어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고민도 더 깊어졌다. 삼익악기는 3년 전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하 코이카), 국제개발협력 NGO인 코피온(COPION)과 함께 PT삼익직업훈련학교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는 보고르시의 취약계층 청소년에 대한 직업훈련을 한다. 이를 통해 삼익악기는 기술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더불어 평균 취업률이 20%대인 보고르시 청년들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사업 첫해에는 삼익악기가 2억원, 코이카가 2억원을 지원해 교실 4개와 교무실, 기숙사 등 시설을 준공하고 교직원 채용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PT삼익인도네시아 권희정 사장은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CSR을 하려 하다 보면, 인지도 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며 “코이카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니 지역정부 및 주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CSR로 기업 고민과 지역 문제까지 해결 지난 1일,

몽골활동 27개 단체, 외톨이 생활 청산… 정보공유 나서

국내 NGO도 네트워크 시작 분야·규모 다른 단체들 따로 따로 활동하니 사업 수행 효율성 낮아 실무자 정기교육 등 함께 모여 시너지 효과 서로 돕고 선의의 경쟁 ‘정보공유 및 협력’이라는 국제개발협력 NGO들의 오랜 숙원이 풀릴 것인가. 지난달 30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만난 문영선(27)씨는 그 첫 단추를 끼우고 있었다. 문씨는 지난 6월 몽골에 처음 파견된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前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의 NGO 코디네이터다. KCOC는 NGO 간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을 위해 올해 처음 캄보디아·네팔·몽골 3곳에 직원을 파견했다. 정식 사무실이 없어, 문씨는 현재 몽골 굿네이버스 사무실 한쪽에서 근무하고 있다. “27개 단체가 몽골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요. 이 중 20여곳이 활발히 활동 중인데, 직원은 최소 2명부터 많으면 5명까지 있어요. 아동결연이나 지역개발(기아대책·굿네이버스 등), 환경(푸른아시아), 보건 영양(위드·글로벌케어 등), 농업교육(국제옥수수재단)까지 분야도 다양해요.” 지난 10월 1박2일 동안 실무자 정기교육을 실시한 결과, 몽골 현지직원까지 포함해 79명이 참석했다.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교육에 대한 NGO 실무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 직원과 몽골 현지직원들 사이에서 언어의 장벽이 있어요. 서로 말이 잘 안 통하니까, 사소한 오해가 쌓여 불신을 낳고 이게 결국 사업 수행에 방해가 되죠. 이런 교육을 통해 서로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 거죠. 워낙 바쁘다 보니 다른 단체들끼리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함께 모여 이야기를 터놓으면서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정보공유를 통한 시너지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10월 20일, UN에서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10월17일)을 기념해 몽골 현지에서도 5개 단체가 모여 길거리 캠페인을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① “단순지원 넘어 자립기반 마련… 지속 가능한 개발의 시작”

[굿네이버스 해외 지부장 6인 대담] 빌린 양 3마리 팔아 가게 차린 아프리카 주민… 그들이 바란 건 일할 기회 NGO역할 주민이 정하고 정보공유해 실수 줄여야 가난한 사람 돕는 최선은 기회 제공해 자립 돕는 것 가난한 사람을 돕는 최선의 방법은 돈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 스스로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다. 가능성을 인정하고 기회를 제공하면, 이들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해나간다. 한국 개발협력 NGO들이 해외 원조를 시작한 지 20년. 국제개발협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목마른 아이에게 물통을 건네기보다 학교 안에 우물을 짓는다. 온종일 마실 물을 찾아 헤매던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공부를 하고, 물을 얻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단순히 모기장을 지원하기보다 모기가 번식하는 웅덩이를 메우는 등 환경을 개선한다. 당장의 성과보다 개도국의 자립과 행복을 생각하는 해외 원조. 최근 대두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모습이다. ‘더나은미래’는 굿네이버스와 함께 ‘지속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을 가다’ 캠페인을 전개한다. 그 첫 번째 기획으로 굿네이버스 개발협력 전문가 6인 대담을 실시했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네 가지 어젠다(agenda)를 제시했다. ◇배우는 자세로 현장의 니즈(needs)를 파악하라 “아프리카에 처음 갔을 때, 옥수수 농장을 지어서 주민들에게 수천 가마의 식량을 보급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이 ‘옥수수 말고 학교를 지어달라’고 하더군요. 결정을 보류하고 다시 마을에 가보니, 이들이 3개월 만에 밀짚으로 교실을 만들었더라고요. 마을의 234명 아이가 전부 모여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저를 본 주민들이 ‘모래와 벽돌을 교실 옆에 모아두고, 물도 저장해뒀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