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사진설명] 미국 내 반ESG 공세를 주도하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AP 연합뉴스
ESG 유행 끝?… 美·EU 엇갈린 해석에도 “본질은 바뀌지 않을 것”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가 최근 ‘ESG’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반(反)ESG’ 정서가 형성되고 있다. 래리 핑크는 지난 6월 아스펜 아이디어 페스티벌(Aspen Ideas Festival)에서 “ESG 담론이 개인의 정치에 이용되면서 사회가 양극화되는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부터 공개적으로 ESG 경영을 강조해온 그가 기존 노선을 벗어난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에서는 반ESG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고, 유럽에서는 ESG 정책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지는 양상까지 나타났다. 반ESG 지지 세력은 화석연료·무기 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옹호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 같은 비재무적 요인보다 재무적 요인을 강조한다. 블랙록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CEO를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기후위기 대응 활동이 축소될 것이란 비판 여론과 반ESG 움직임에도 지속가능경영의 본질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ESG, 美서 정치적 도구로 전락 미국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ESG 회의론이 크게 부상하고 있다. 반ESG 움직임을 주도하는 세력은 보수진영인 미국 공화당이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공영방송 NPR과 여론조사업체 마리스트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원 80%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경제 활성화보다 중요하다”고 응답했지만, 공화당원의 72%는 “이상기후를 초래하더라도 경제 활성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전역에서 반ESG 법안 39개가 발의됐고, 주 정부 9곳에서 법안이 통과됐다. 반ESG 법안의 골자는 ESG 투자를 금지하고, 투자 대상에서 화석연료·총기 관련 기업을 배제하는 금융기관과는 거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민주당 강세인 미국 해안 지역에서는 ESG 활동을 더

[논문 읽어주는 김교수] ESG, 산산조각이 나다

“더 이상 ESG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투자자 중 하나인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는 지난달 25일 아스펜 아이디어스 페스티벌 행사에서 ‘ESG’라는 용어가 정치적으로 상대 진영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로 쓰이는 등 오용되는 것에 대해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는 ESG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핑크가 보여준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어서 많은 화제가 됐다. 실제 핑크는 2018년 블랙록의 연차보고서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과를 내며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개적으로 ESG를 지지한 이후, 계속해서 기업에 ESG 이슈를 고려한 경영을 강조해 왔다. 나아가 2021년에는 기업들에 비즈니스 모델이 넷제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계획을 공개하도록 요청했다. 덕분에 작년 기준으로 미국 대기업의 82%가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등 많은 기업이 RE100과 같은 이니셔티브에 가입하며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핑크의 이번 발언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ESG를 반대하는 미국 공화당의 어느 의원은 최근 몇 년간 자산운용사가 좌파의 압력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주장하며, ESG 추세를 멈추려는 노력의 승리라고 했다. 또한 보수 성향의 주주들은 올 1월부터 5월 말까지 ESG를 반대하는 내용의 결의가 최근 3년간 400% 이상 증가하는 실적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전히 ESG에 관심을 보이는 곳도 많다. 한국의 경우 ESG 성과를 내는 기업에 금리를 우대하는 정책이 운영되고 있고, ESG 역량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공공과 대기업의 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에마뉘엘 파베르 ISSB 의장 모습. /조선DB
2025년부터 ‘스코프3’ 공시 의무… 탄소배출의 재무 연관성 공개해야

앞으로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인 ‘스코프3’ 데이터를 기업 공시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기후 데이터가 재무상 어떻게 연관되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의 국제지속가능성표준위원회(ISSB)는 ESG 정보 공시의 표준을 처음으로 확정했다. 개별 기업들이 탄소배출량을 자체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공개하지만, 보고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나온 새로운 공시 기준은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되고, 1년 유예기간을 거쳐 2025년부터 의무 적용된다. ISSB의 ESG 정보 공시 표준은 유럽 재무보고자문그룹(EFRAG),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시 기준과 더불어 전 세계 140개국 이상이 따르는 국제 표준이다. ISSB는 지난 2월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 정보 공개를 위한 일반 요건(S1)’과 ‘기후 관련 공개(S2)’ 안을 공개했다. 각 공개 안은 ▲지배구조 ▲전략 ▲위험 관리 ▲지표 및 목표 등 4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이후 각국의 의견 수렴 단계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했다. 최종안에는 개발도상국, 소규모 기업이 구체적으로 정보 공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기업은 S1에 따라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생산 설비로 발생할 각종 비용을 담아야 한다. 탄소 감축을 위한 실질적인 비용은 물론 기업 평판 하락과 같은 무형의 요소도 포함된다. S2의 경우 기업이 기후변화로 인해 직면한 위험과 기회에 대한 정보다. 기후변화가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반대로 기업이 기후변화이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ISSB 기준 적용은 각국 정부의 판단에 달려있다. 다만 주요 20개국(G20)이 지지하고 있고,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의 승인을 받은 상황이라 무시하기는 어려운

서울 여의도에 있는 LG트윈타워 전경. /LG
LG전자, 협력사 ESG경영 지원에 1000억원 펀드 조성

LG전자가 협력사 ESG 경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ESG 펀드’를 신규 조성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ESG 펀드는 시중 은행과 예탁·출연금으로 조성됐다. LG전자는 “협력사 ESG 달성을 지원해 최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ESG 관련 법안 구체화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펀드는 협력사의 ▲탄소감축 및 저탄소 관련 신기술 개발 ▲재생에너지 전환 ▲에너지 저감에 필요한 설비 투자 등 공급망 단계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활용된다. 협력사는 ESG 펀드를 이용해 ESG 경영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감면 금리로 조달해 금융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부터 시중은행과 예탁·출연금으로 조성한 2000억원 규모 상생협력 펀드를 운영하며 저금리 대출을 지원한 바 있다. LG전자는 협력사에 ESG 관련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ESG 교육 및 인증 심사지원 ▲탄소저감 컨설팅 ▲탄소배출량 조사 등 협력사 ESG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협력사의 제조 경쟁력 강화도 지원한다. LG전자는 지난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와 공동 자금을 조성해 지난 4년간 200여 곳 협력사를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이번 재협약으로 2027년까지 심사를 거쳐 선정된 1·2차 협력사 50여 곳에 5년간 125억원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사업장 내 자동화 장비, 시스템 정보화 연동 등 스마트 공장 구축 활동에 사용된다. 왕철민 LG전자 글로벌오퍼레이션센터장 전무는 “협력사들의 ESG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금융 지원 활동을 지속하고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SK하이닉스는 13개 협력사의 사회적가치(SV) 측정 컨설팅을 진행했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협력사 13곳, 사회적가치 1조4700억원 창출

SK하이닉스는 협력사에 대한 사회적가치(SV) 측정 컨설팅 성과를 6일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 멤버사 최초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비, 소재, 물류 등 13개 협력사에 대한 SV 측정 컨설팅을 진행했다. 협력사가 창출한 SV와 ESG 활동을 정량적으로 측정, 분석해 기업 활동의 효과를 인지하고 부족한 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13개사가 창출한 SV는 총 1조4698억원이다. 측정은 SK 그룹의 공통 기준에 따라 ▲고용·납세·배당 등 ‘경제 간접 분야’ ▲온실가스·폐기물·수자원 등 ‘환경 분야’ ▲노동 및 인권, 공정거래, 사회공헌 등 ‘사회 분야’ 세 카테고리로 진행됐다. SK하이닉스는 “온실가스 저감 등 환경 분야 중장기 목표를 구체적으로 수립하거나, 지역사회 이슈와 사회공헌 활동을 연계해 문제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밝혔다. 정현재 SK하이닉스 PL은 “더 광범위한 대상에게 빠른 지원이 가능하도록 비대면 원격 컨설팅을 진행하고, SV 측정 로직과 데이터 작성 도구를 활용한 자가 진단·분석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원 노력을 다방면으로 이어가겠다”고 했다. 박철범 SK하이닉스 부사장(SV추진담당)은 “단순한 성과 측정을 넘어, 반도체 생태계 차원에서 사회적가치 창출과 ESG 경영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컨설팅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기업과 사회] 누군가를 차별하는 비즈니스는 온당한가?

노인을 위한 금융은 없다. 어느 기사 제목이다. 은행 점포는 매년 300개씩 사라지는데 노인에게 인터넷 뱅킹이나 앱은 어렵다. 키오스크나 온라인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쇼핑하는 시대가 노인에겐 버겁다. 장애인은 소비자에서 소외된 지 오래다. 자필 서명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시각장애인의 대출이 거부된 일, 성인임에도 부모 동반을 요구하면서 발달장애인의 통신 가입을 거절한 사건이 여전히 뉴스에 오른다. 유아차를 끌고 버스를 타거나 편의점에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저상버스라도 유아차를 위해 램프를 내려주지 않고, 편의점에는 경사로가 없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더 심각하다. 2020년 기준 7억3300만명은 전기 없이 살고 있다. 20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대소변으로 오염된 물을 식수로 사용한다. 기후변화로 물 부족은 심각해져 2050년에는 50억명이 물 부족을 겪을 것이라 한다(UN 세계 물 개발 보고서 2023). 약 2억5800만명의 아동이 학교에 다니지 못한다(유네스코 2020 세계 교육현황 보고서). 의료도 마찬가지다. 2020년 미국의 코로나19 사망률 차이를 분석한 연구를 보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히스패닉 남성그룹의 경우 백인 여성그룹에 비해 27.4배나 높은 수치의 사망률을 보였다. 기업은 상품과 서비스를 판다. 우린 이를 구매해 삶을 영위한다. 그런데 누군가는 소비에서 소외되고 있다. ESG는 소비자의 접근성(Accessibility)을 중요한 문제로 다루고 있다. 물과 전기, 가스, 통신과 같은 영역은 물론이고, 기업이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누구든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이, 장애, 성, 국적과 인종,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 EU의 소셜 택소노미에서도 재화 및 서비스에의 접근권을 중요한 기준으로 다루고 있다. 양질의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조선DB
ESG 불붙인 래리 핑크 “ESG 용어 사용 전면 중단”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Larry Fink)가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비재무적 요소를 다루는 ESG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20년 연례 서한에서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에 따라 투자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ESG에 불을 붙였다. 26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래리 핑크는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아스펜 아이디어 페스티벌(Aspen Ideas Festival)에서 “앞으로 정치화된 ESG 용어 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핑크는 블룸버그TV를 통해 “ESG 담론이 기업이 아닌 개인의 정치에 이용되면서 사회가 양극화되는데 일조했다며 ESG개념이 추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공화당은 지난해 6월 블랙록이 ‘오크 자본주의(Woke Capitalism)’를 부추긴다며 비판했고, 민주당이 이를 옹호하면서 정치적 논쟁으로 번졌다. 오크 자본주의는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과 인종, 젠더 등 ESG 관련 이슈와 정치 현안에 관여해 진보적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정치적 압박 속에서 반(反) ESG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이달 2일 넷제로 보험 연합(NZIA)의 회원사 중 악사, 알리안츠, 뮌헨 등 15곳이 탈퇴하면서 보험사들이 ESG를 철회한 바 있다. 특히 블랙록은 공화당의 지지세가 강한 텍사스 지역에서 투자 보이콧을 당하기도 했다. 래리 핑크는 “ESG에 대한 블랙록의 입장은 바꾸지 않을 계획”이라며 “탈탄소화, 기업의 지배구조,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이해관계가 있는 회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다니엘 클라이어 ESG북(ESG Book) 최고경영자(CEO)는 "기존에 선진국 위주로 석유화학, 화석연료 사용을 지양하던 ‘ESG 1.0’ 시대에서 ‘ESG 2.0’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ESG 2.0 시대에는 대규모 공급망을 둔 아시아 지역의 지속가능한 활동이 중요해지며, 국가뿐 아니라 기업들은 전사적 규모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영 활동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DO성현회계법인
“스코프3 의무공시 임박… 공급망 全과정 탄소데이터 측정하려면”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측정하는 ‘스코프3(Scope3) 시대’가 왔습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서 기업의 탄소 직접배출량인 ‘스코프1’, 에너지 사용에 따른 ‘스코프2’를 넘어 기업 활동 전체의 탄소발생량(스코프3) 측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물류나 제품 사용·폐기에 이르는 공급망 곳곳의 탄소배출량 데이터 확보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2021년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한 국내 상장기업 200여 곳 중 38%만 스코프3를 공시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더 미룰 수는 없습니다.” 정준희 대구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23일 ‘제1회 ESG 글로벌 스탠다드 컨퍼런스’에서 국내 스코프3 공시 현황을 발표했다.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국내 기업의 ESG 공시·평가 현황을 살피고, 스코프3 측정과 공급망 관리 솔루션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CDP한국위원회가 주최하고, BDO 성현회계법인과 한국회계학회가 공동주관했다. 행사에는 금융기관을 비롯해 기업 ESG 관계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정준희 교수는 ‘공급망 관리와 스코프3 평가’를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 “국내 수출기업의 52.2%는 미흡한 공급망 관리로 해외 국가들과의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급망 관리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국제사회에서 매우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스위스 기후 컨설팅 회사 ‘사우스폴(South Pole)’의 아지트 파드비드리 기후전략팀 부책임자는 ‘공급망 관리와 스코프3 회계·보고의 극복방안’을 주제로 무대에 섰다. “고품질의 공급망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 기업은 기존 사업을 탄소배출량에 따라 재분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각 카테고리에 맞는 자원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탄소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집계해야 합니다. 또 하청업체와 파트너사에 자사의 친환경 정책·기조를 사전에 알려줘야 합니다. 협력사들이 동일한 기준으로 탄소배출량을 측정할

[논문 읽어주는 김교수] 의외로 잘 모르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OO기업은 ESG 지향점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OO기업은 사업 분야의 글로벌 리더를 넘어 어떠한 위기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톱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ESG 경영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위 두 문장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어느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ESG(환경적, 사회적, 거버넌스) 경영의 방향성을 설명하고 있는 표현이다. 지속가능경영을 설명하는 문장에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라는 설명이, ESG 경영의 목표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이라는 문장이 포함돼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다는 것과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인가? 최근 ESG가 유행하면서 이처럼 지속가능성, 지속가능경영이라는 단어도 자주 접할 수 있게 됐다. 기업들은 ESG 경영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는 홍보를 하고 있고, 시민사회에서도 지속가능한 생활을 위해 다양한 ESG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면 지속가능성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이야기하는 지속가능성은 도대체 무엇의 지속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는 매우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이지만 대부분 큰 고민 없이, 구분 없이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까지 기업의 산업활동 및 인간의 생활활동을 통해 발생시킨 물질은 대기, 물, 토양 등을 오염시켜 왔다. 공장 등 제조시설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과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폐기물의 불법적인 처리 등은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켰고, 무분별한 인류의 소비 패턴은 물, 식량, 자연자원 등 여러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자원이용에 대한 제한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기후변화는 지구상의 자연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인류의 생존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또한 양극화, 차별, 안전문제, 사회적 불평등은 공정한 경제와 정치적 시스템을 방해하고 지속가능한

현대차정몽구재단, ESG 미래인재 육성… ‘온소ESG컬리지’ 2기 모집

현대차정몽구재단이 대학생을 ESG 분야 인재로 키우는 ‘온소 ESG 컬리지’ 2기를 모집한다고 10일 밝혔다. 온소 ESG 컬리지는 대학생들의 환경·사회문제 해결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교육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시작됐다. 이번 2기 교육은 6월말부터 두 달가량 서울 명동에 있는 공간플랫폼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매주 진행된다. 커리큘럼은 이상협 국가녹색기술연구소장을 비롯해 ▲ESG ▲경제·비즈니스 ▲사회적 책임·인권 ▲과학기술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강연으로 채워졌다. 이밖에 재단 실무자와 멘토링, H-온드림 펠로 기업 대표와 간담회, 펠로 기업 현장학습 등도 마련됐다. 재단은 2기 교육생과 졸업생이 소통할 수 있는 홈커밍데이를 개최해 네트워킹 기회도 마련할 계획이다. 모집 인원은 32명이며, 온소 ESG 컬리지 홈페이지를 통해 23일까지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 백승훈 인턴기자 pojack@chosun.com

[스코프3가 온다] 애플의 공급망 탄소 추적 5년, 온실가스 15% 줄였다

애플 스코프3 배출량, 스코프1 대비 420배국내 기업은 4배차… “제대로 측정 못한 탓” 애플은 스코프3 공시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기업이다. 2016년부터 스코프3 측정을 시작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배출량을 공시하고 있다. 공시 첫해만 하더라도 관계사들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제품 배송·판매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항목이 빠져있었다. 애플은 이듬해부터 밸류체인 내 관계사에 사물인터넷(IoT) 기반 탄소측정기와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덕분에 2017년부터 현재까지 관계사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를 모두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해 측정·관리하는 유일한 기업이 됐다. 지난해 애플이 발표한 글로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애플이 사업장 내에서 직접 배출한 ‘스코프1’ 규모는 5만5200tCO2e, 에너지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량은 ‘스코프2’ 규모는 2780tCO2e로 측정됐다. 애플은 2018년에 자사 건물과 데이터센터를 재생에너지로 운영하면서 스코프2 발생량을 대폭 줄였다. 이에 비해 기업의 공급망 전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량인 ‘스코프3’의 경우 2313만tCO2e에 달했다. 스코프1 대비 약 420배 규모다. 측정을 하니 줄일 수 있는 항목이 보였다. 애플은 매년 제품의 전과정평가(LCA)를 위한 수명 주기 평가와 자사 제품의 국가별 탄소배출량을 추적해 감축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2017년 2733만tCO2e이던 스코프3 배출량은 2021년 2313만tCO2e으로 5년 새 15%나 감소했다. 이옥수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파트너는 “애플의 경우 협력사에 사물인터넷 측정기를 보급한 후 직접 스코프3 배출량을 산정하는 바텀업(Bottom-Up)방식을 통해 측정을 진행하고 있어 현재 가장 완결성있는 스코프3 공시가 이뤄지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기업은 기업경쟁력을 떨어트린다는 우려로 스코프3 공시를 꺼리지만, 탄소배출을 추적하고 공개해온 애플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애플의 연매출은 2017년 2293억달러(약 300조원)에서 2021년 3658억달러(약 479조원)로 5년간 약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기업과 사회] 우리도 ‘소셜 택소노미’ 논의를 시작하자

지난해 한국에서 30조원이 넘는 사회적채권이 발행됐다. 녹색채권은 전년보다 절반이나 줄었는데 사회적채권은 오히려 늘었다. 사회적채권은 사회문제 해결 또는 완화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어떤 경우에 사회적채권에 해당할 수 있을까? 카드회사가 중소가맹점 지급주기 단축을 위해 채권을 발행한다면,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위해 채권을 발행한다면, 통신회사가 통신품질 제고를 위해 채권을 발행한다면, 제약회사가 신약 개발을 위해 채권을 발행한다면, 사회적채권으로 볼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답을 찾는 것이 바로 ‘택소노미’다. 소셜 택소노미(Social Taxonomy)는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분류하는 기준이다. 유럽연합(EU)은 그린 택소노미에 이어 2022년 2월 소셜 택소노미를 발표했다. 한국은 2021년 12월 녹색 분류체계를 만들었다. 이른바 ‘K-택소노미(Taxonomy)’다. 그러나 소셜 택소노미에 대해서는 아무런 논의도 없다. 사회적채권을 포함해 ‘지속가능금융’이 늘고 있으나 무엇이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인지는 모호하다. 논쟁적이기도 하다. 택소노미는 기업 입장에서 환경적으로 유용한 활동, 사회적으로 유익한 활동의 기준이 된다. 외형적으로는 환경적·사회적 지향을 가지는 경제활동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워싱(washing)을 방지하고 식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ESG 워싱은 세계적으로 정책당국뿐 아니라 소비자, 시민사회의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소셜 택소노미는 환경에 집중돼 있는 분류체계를 인권을 포함한 사회적 영역으로 확장한 것이다. EU가 가장 앞서 있다. EU 소셜 택소노미는 아래와 같은 사회적 목표 및 판단기준을 제시한다. 택소노미에 포함되려면 우선 사회적 목표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사회적 목표는 이해관계자에 따라 설정된다. 예를 들어 근로자와 관련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다. 그냥 일자리가 아니라 ‘좋은’ 일자리에 방점이 찍혀 있다.  소비자와 관련해서는 적절한 생활수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