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예방디자인 ‘셉테드’ 현장, 직접 가보니 서울시, 2015년까지 120억 들여 우범지역에 적용 유지·보수 관련 예산과 전담팀 없어 관리 부실 주민 “범죄 예방 효과 미미… 밤길은 무섭다” 전국이 범죄예방디자인(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이하 셉테드) 열풍이다. 서울시는 2015년까지 120억8200만원을 들여 우범지역·공원·학교 등 서울 곳곳에 셉테드 지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부산시는 부산지방경찰청 주도하에 16곳 지역을 ‘셉테드 행복마을’로 조성했고, 현재 경기·대구·울산·광주 등에서도 지역별로 셉테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더나은미래 특별취재팀은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서울·부산 주요 셉테드 지역 6곳을 찾아가봤다. “혼자 가시게요? 위험해요. 다음에 낮에 가보시는 게 어떨까요?” 서울시가 마포구 염리동에 셉테드를 적용한 지 2년, 지난달 30일 저녁 6시쯤 소금길 골목 앞에서 만난 동네 주민은 뜻밖의 말을 건넸다. “소금길 범죄가 많이 줄지 않았느냐”고 묻자 “사람들이 많이 들락날락하니깐 줄어든 듯해도 여전히 불안한 길이다”고 답했다. 이곳은 지하철 2호선 이대역 5번 출구를 나와 조금만 걸으면 나오는 좁은 골목길이다. 서울시는 2012년 방범용 발광다이오드(LED)로 1번부터 69번까지 번호가 표시된 샛노란 전봇대와 안전벨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날 찾은 소금길엔 환한 불빛은 없었다. 소금길 B코스(0.6㎞) 초입을 밝혀야 할 69번 가로등마저 고장나 있었다. 골목에는 할머니의 수레 끄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블로그에 포스팅된 아기자기한 벽화는 흐릿한 조명 탓인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10여분가량 64번 가로등이 위치한 소금길 쉼터까지 걸어가서야 지킴이집 노란색 대문 위 밝은 조명이 시야를 밝혔다. 한 살 아래 동생과 집으로 향하던 이진수(가명·8)군은 “밤 9시에 학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