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그 후] 아기의 고장난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합니다

“아이를 낳자마자 품에 안아보지도 못했어요. 심장, 폐 등 모든 기능에 이상이 있다고요.하염없이 눈물만 나왔습니다. “ 엄마의 심장은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폐동맥판 폐쇄증’. 처음 들어보는 희귀병이었습니다. 심장에서 폐로 피가 전달되는 통로가 막혀있다고 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숨을 쉬지 못하던 다온이는 엄마 품에 안기지도 못한채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링거, 바늘, 온갖 기계를 몸에 달고 있는 다온이를 바라보던 엄마는 무너져내렸습니다. 엎친데 덮친격, 정밀검사 이후 ‘밀러디커신드롬(염색체 돌연변이로 인한 선천성 기형)’이란 생소한 질환까지 진단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희귀병이었습니다. 어쩌면 듣지도, 보지도, 걷지도, 말하지도 못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현재로선 완쾌 방법도 찾기 어렵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당장 심장 수술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 눈앞이 캄캄해진 다온이의 엄마는 해피빈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태어난지 얼마 안된 다온이는 아직 말도 못하고, 앞을 보지도 못해요. 사연을 쓰면서도 모금이 잘 될까 걱정이 앞섰어요. 함께 이겨내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냈습니다.” ‘폐동맥판 폐쇄’, ‘밀러디커신드롬’ 등 생소한 희귀질환들을 앓고 있는 다온이는 태어나자마자 심장 수술을 받아야하는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엄청난 비용의 수술비와 치료비를 감당하려니 엄마의 눈앞은 캄캄해졌습니다. 지난해 11월 11일, 다온이의 엄마는 용기를 내어 모금함을 만들었습니다. 출산 직후 긴급 수술을 간신히 끝냈지만, 앞으로도 수차례 큰 수술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다온이는 면역력이 없는 상태라 무균실에서 치료를 받아야했습니다. 합병증으로 인한 추가 수술, 보장구 등 수천만원의 병원비가 필요한 상황이었죠. 다온이네 가정이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었습니다. 이에 다온이 엄마는 희귀난치성 질환 아동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작지만 강한, 强小 NPO]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여울돌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 NPO⑦]⋅⋅⋅희망을 만들어가는 여울돌  2014년 11월, 한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가 향한 곳은 엄마의 품이 아니었다. 링거와 바늘, 온갖 기계를 몸에 단 채 아이는 중환자실로 향했다. ‘심실중격손을 동반한 폐동맥 폐쇄증’. 아이의 병명이었다. 심장에서 폐로 전달되는 통로가 막혀있다고 했다. 엄마의 뱃속에서 심장이 고장 난 아이, ‘다온이’. 엎친 데 덮친 격, 출생 직후 이뤄진 정밀 검사에서 다온이는 ‘밀리디커신드롬(염색체 돌연변이로 인한 선천성 기형)’이란 생소한 진단까지 받았다. 당장 수술이 필요한 위급한 상황이었다.  그로부터 약 1년 뒤. 다온이에게 희망이 찾아왔다. 다온이를 향한 수많은 이들이⋅도움이 손길을 내민 것. 11일만에 990만원이 모금됐다. 무려 1654명의 기부자들이 참여한 것. 다온이는 호흡과 음식의 섭취는 돕는 수술을 받았고, 꾸준한 재활치료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 똑바로 눕는 것조차 어려웠던 다온이에겐 장애인용 특수 유모차와 보장구도 생겼다. 희망조차 없어 보였던 다온군에게 찾아온 작은 변화, 그 뒤에는 사단법인 ‘여울돌’이 있었다.  ◇ 14년 간 30여 명 후원⋅⋅⋅희귀질환 아동 후원단체 여울돌 여울돌은 희귀난치성 질환 아동을 후원하는 단체다. 2002년12월 5일 설립 이후 총 30여명의 아동들이 여울돌과 인연을 맺었고, 2016년 현재 20명(해외 환아 1명 포함)의 아동들이 여울돌의 후원을 받고 있다. 박봉진 여울돌 대표는 단체명 ‘여울돌’의 뜻을 “여울을 건널 수 있게 도와주는 돌”이라며 “도움이 필요한 희귀질환 어린이들과 후원자를 연결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울돌의 시작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7살때 우연히 보게 된 다큐멘터리 장면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선천성 면역

공익을 모바일과 만나게 한 남자

[네이버 해피빈재단 최인혁 대표] 공익단체·이웃 이야기 전하는 주제판 ‘함께N’ 오픈 후 2개월만에 설정자 140만명 넘어네이버 페이 통한 펀딩 결제 등 모바일 서비스에 콘텐츠 결합 국내 최초의 온라인 공익 플랫폼 ‘해피빈’의 대표 얼굴이 바뀌었다. 최인혁(45) 네이버 해피빈재단 대표다. 삼성SDS 출신으로 1999년부터 NHN에 몸담아온 그는 현재 네이버 크레이티브 비즈니스 조직장과 해피빈 재단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최 대표의 등장 이후 지난 4월 말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다양한 공익단체와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주제판 ‘함께N’을 오픈했고, 2개월 만에 설정자 140만명을 넘겼다. 공익 콘텐츠와 크라우드 펀딩을 다양화하는 시도, 네이버 모바일의 다른 ‘장터(서비스)’ 곳곳에 공익 콘텐츠를 전략 배치하는 등 변화가 빠르고 과감하다. 그동안 언론 인터뷰를 거의 한 적 없는 최 대표를 ‘함께N 설정자 140만 돌파’를 기념해 경기 성남 분당의 네이버 본사(그린팩토리)에서 만났다.     ―지난달 유엔 NGO 콘퍼런스의 워크숍에서 발표를 했는데, 사실상 해피빈 대표로서 데뷔 무대나 다름없었습니다.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해피빈은 세계 시민교육의 실습실’이라고 했어요. 제가 IT 개발자 출신인데, 1년 동안 책을 통해 코딩을 공부할 때보다 프로그램 실습 한 달 동안 더 많이 배워요. ‘저는 실행하는 사람입니다’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실행이 잘되면, 그걸로 이론도 정립할 수 있어요. 나눔교육도 중요하지만 해피빈 통해 직접 기부해보면 그 의미를 깨닫게 되죠.”   ―네이버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데, 왜 해피빈 대표를 맡았습니까. 직접 자원했다고 들었는데.  “2005년 해피빈 플랫폼 개발할 때 저도

아이 잃고 시들었던 삶, 나눔으로 다시 피었죠

배우 이광기 인터뷰“2010년 아이티 구호 현장서 지진으로 부모 잃은 아이 만나…’나눔 전도사’ 된 계기였죠”자선경매·콘서트 열어 기부하고 아이티에 아들 이름 딴 학교 설립“나눔이 쉬워지는 세상 됐으면”  배우 이광기(47). 그의 삶은 2009년을 기점으로 나뉜다. 아들 석규군이 신종플루 합병증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기 전(前)과 후(後) 다. 7년의 세월은 그를 ‘나눔 전도사’로 탈바꿈시켰다. 지난달 24일, 우간다 내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굴루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광기와 마주앉았다. “우리 가족은 시들어가는 꽃이었습니다. 하나가 시들면 주변의 꽃도 함께 지듯이, 석규를 잃고 하루하루 메말라가고 있었죠.” 일곱 살 남자아이만 보면 심장이 벌렁벌렁 뛰고, 곱슬머리 뒤통수만 봐도 달려가 얼굴을 확인할 만큼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다. 장례를 치르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아이티에 강도 7.0의 강진이 발생했다. 아비규환의 현장에 있을 아이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차마 쓸 수 없었던 아들의 보험금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매체들은 그의 기부를 연일 보도했고, 한 방송사가 아이티 구호 현장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해왔다. “처음엔 가지 않을 생각이었어요. 석규 또래 아이들이 다친 모습을 보면 그대로 쓰러져버릴 것 같았거든요. 가족들도 여진(餘震) 위험이 있으니 가지 말라며 말렸죠. 그런데 마음이 절 자꾸 그리로 이끌더라고요. 아내에게 ‘다녀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더니, ‘정 가야겠으면 그냥 가지 말고 옷이라도 주고 오라’며 석규가 입던 옷을 싸줬습니다. 이민 가방 두 개에 꽉 찬 아이 옷을 끌어안고 펑펑 울었어요.” 아들의 옷을 준비한 것도 모자라 그는 200벌의 티셔츠를 더 제작했다. 석규가 마지막으로

구매로 바로 이어지는 기부… 오래가는 비결은?

국내 코즈마케팅 진단CJ제일제당 ‘미네워터 바코드롭’ 편의점 결별 후 지지부진아모레퍼시픽·삼성물산 구호10년 넘게 코즈마케팅 이어와모닝글로리 ‘독도 시리즈’ 수익금 절반 기부 기업만의 장기 전략 필요해 물방울(DROP·드롭) 모양의 기부용 바코드를 찍기만 하면 소비자 가격에 100원이 덧붙어 기부할 수 있었던 CJ제일제당의 ‘미네워터’. 여기에 CJ제일제당과 유통사 BGF리테일이 100원씩을 더해 생수 한 병당 총 300원을 기부하는 방식은 2012년 출시 후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혁신적인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 사례로도 각광받았다. 코즈마케팅은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일환으로, 제품 판매와 기부를 연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4년 뒤인 지금은 지지부진한 상황. 기부액도 2013년 1억3200여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제자리걸음이다. 가장 큰 원인은 기부 형태가 간편한 바코드 인식에서 소비자가 직접 찍어야 하는 QR코드로 번거로워졌기 때문. CJ제일제당 관계자는 “BGF리테일과 협약한 캠페인 기간이 2013년 만료하면서 더 이상 바코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 최대 규모인 BGF리테일의 전국 편의점(CU)에서 판매되던 생수가 하나 둘 진열이 철수되며 소비자와 접점도 줄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애초부터 BGF리테일과 논의한 기간이 1~2년 정도에 불과했다”며 “미네워터를 통한 기부는 계속되겠지만, 처음만큼 원동력을 잃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장기적 체계 없어 흔들리는 ‘코즈마케팅’ 2010년 이후 국내에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에 대한 논의가 커지면서, 더불어 ‘착한 소비’로 화제를 모았던 코즈마케팅의 최근 흐름은 어떨까. ‘더나은미래’ 조사 결과, 2000년대부터 올해 5월까지 코즈마케팅 시행을 언론에 크게 보도한 31개 기업 중 13개 기업(42%)이 1~2년간 반짝

‘기부’라면 밤새워 이야기해도 모자라… 두 남자의 ‘나눔’ 스토리

더나은미래 창간 6주년 기념 ‘다시 만나고 싶은 나눔人’ 인터뷰일반 부문 1위 김종기 청예단 명예이사장셀러브리티 부문 1위가수 션 독일 소설가 한스 카로사(Hans Caro ssa·1878~1956)는 인생을 ‘만남의 연속’이라고 했습니다. 비록 지면을 통해서지만 더나은미래 독자들에게도 잊지 못할 만남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더나은미래는 창간 6주년을 기념해 독자 932명이 직접 뽑은 ‘다시 만나고 싶은 나눔人’을 인터뷰했습니다. 김종기 청예단 명예이사장(37.16%·346표, 일반 부문), 가수 션(32.22%·300표, 셀러브리티 부문)이 그 주인공입니다. 페이스북과 설문조사를 통해 접수된 독자들의 질문을 들고 이들을 찾아갔습니다. 편집자   ◇김종기 청예단 명예이사장 ―더나은미래 독자가 뽑은 ‘다시 만나고 싶은 나눔人’에 선정됐다.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아들의 자살이라는 고통을 겪고 만든 것이 청예단이다. 죄책감에 모든 것을 놓아버릴 수도 있었지만, 그 대신 학교 폭력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내 십자가였기 때문이다. 처음 서너 명이 책상 한 개 두고 시작했던 청예단이지만 지금은 330명의 직원이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 함께 뛰고 있다. 정부에서도 담당자가 수시로 바뀌는 일인데, 20년 넘게 학교 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왔다는 것을 좋게 봐주신 듯하다.” ―더나은미래와 만나고 1년의 시간이 흘렀다.<2015년 2월 10일 더나은미래 D8면> 그간 청예단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오랜 기간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뛰다 보니 아이들의 인성에 주목하게 됐다. 청예단은 국방부와 협약을 맺고, 미래의 아버지인 군인에게 이해와 배려를 가르치는 인성 교육 프로젝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대대별로 2박3일간 청예단의 인성 교육 전문가를 투입한다. 하반기에는 강북 삼성병원을 시작으로 ‘FC(Family Centered) LIFE’를 실시한다. 가정 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버릴까? 기부할까? 한 번 더 생각해 주세요

“아니 이게 무슨 냄새야?” 매장을 관리하던 매니저 A씨는 냄새의 출처를 확인하던 중 ‘헉’ 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냄새의 원인은 작은 도시락통. 뚜껑을 열자 파랗게 곰팡이가 핀 썩은 밥이 모습을 드러냈다. 2013년, 한 시민이 ‘아름다운가게’에 전달한 ‘기증품’이었다. 과연 기증 문화는 3년 전과 비교해 얼마나 발전했을까. 물건을 기증받는 대표 주자 아름다운가게와 굿윌스토어에 따르면, 나눔에 참여한 시민은 늘었다. 아름다운가게의 물품 기증량은 2013년 395만건에서 지난해 452만9000건(서울 32개 아름다운가게 매장에서 수거된 기증품과 전국에서 배달된 기증품 기준). 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 역시 지난해 1분기 누적 기증량과 올해 같은 기간을 비교했을 때 27%가 뛰었다. ‘단추가 떨어졌습니다’ ‘해당 부품 하나가 빠졌습니다’ 등 특징을 작성하거나, 물건을 정성껏 포장해서 보내오는 기증자도 늘었다. 하지만 단체들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기증품 폐기율 또한 대폭 늘어났기 때문. 아름다운가게 안국점을 관리하는 지정자 간사는 “지인이나 가족을 위해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물건을 기증해달라고 이야기하는데, 제품의 품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기증받은 물건을 되살림센터로 옮겨 판매 준비를 거치는데, 폐기할 물건을 골라내는 데 더 많은 인력이 소모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실제 아름다운가게의 기증품 폐기율은 2013년 39.6%에서 2015년 56%로 크게 늘었다. 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박경호 굿윌스토어 총괄국장은 “가정에 방문해서 기증품을 수거할 때, 1차로 ‘제품 상태에 따라 수거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알리지만, 어쩔 수 없이 수거해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나마 의류는 2차 판매업자에게 판매가 가능하지만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비의류 제품은 자체 비용을

‘찰떡궁합’으로 나눔 한 길…권용석·노지향 부부

연극으로 치유 돕다… 노지향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 공간-해(解)’ 대표 “도울 때 가장 즐겁다는 남편 권용석 변호사… 모금·이메일까지 직접 챙겨” 1997년부터 소년원 아이들·탈북자 등과 함께 ‘치유 연극’ 활동 참가자들, 자신의 이야기 대본 삼아 연기… 자존감 회복 도와 2009년엔 변호사 남편과 ㈔행복공장 설립해 소외계층 후원 “우리나라에 ‘치유 연극’을 도입, 10대 청소년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삶에 용기를 준 사람이 있다.” 지난달 비영리 전문가 100명이 아시아의 ‘숨은 영웅’을 발굴하기 위해 직접 기금을 조성해 만든,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APA·Asia Philanthropy Awards)’ 사무국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7장의 추천서가 도착했다. 김영욱 인천 숭의동본당 주임신부가 보낸 것이었다. 추천서엔 김영욱 신부가 20년 전에 본 일화가 담겨 있었다. “한 소년원생이 호송버스에서 내리는데 수갑에 묶인 채 교도관 여럿에 이끌려 내려왔어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아이의 수갑을 풀라고 한 건 바로 노지향 대표였죠. 한두 번 하고 말겠지 했는데, 퇴소 후에도 아이를 만나 챙기더라고요.” 주인공은 바로 노지향(55·사진)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 공간-해(解)’ 대표다. 1997년부터 20년 가까이 소년원, 탈북자, 이주노동자, 기지촌 할머니 등 수천 명의 소외계층을 만나 연극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온 인물이다. 그녀는 ‘2016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에서 ‘올해의 여성 필란트로피스트’로 최종 선정됐다. 노 대표의 가장 열성팬이자 최대 스폰서는 바로 남편, 권용석(53)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다. 권 변호사 열아홉살 때 처음 만났다는 두 사람은 30년 넘게 ‘환상의 짝꿍’을 자랑한다. 부부는 2009년 함께 ‘㈔행복공장’이라는 비영리단체까지 설립, 나눔의 한

기부자 1만명이 만든 기적… 국내 최초 어린이 재활병원 문열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설립 예산만 440억원 가수 션, ‘1만원의 기적’ 등 캠페인 통해 시민 참여 물꼬 터… 게임회사 넥슨은 200억원 기부 어린이 재활, 인력 많이 들고 건강보험 수가는 낮아 연간 40억원 적자 예상… 이젠 정부가 나서야  ‘기적(奇跡)’.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병원이 이달 28일 마포구 상암동에 문을 연다.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 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하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 이야기다. 2010년 본격적으로 개원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무려 7년 만에 거두는 성과다. 고난 뒤에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을 시도했던 백경학(53·사진) 푸르메재단 상임이사가 있었다. ‘장애 어린이를 위한 재활병원을 만들겠다’는 한 사람의 일념이 어떻게 지하 3층~지상 7층, 91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열매 맺게 됐을까. 지난 14일 시범 운영 중인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을 방문해 그간의 우여곡절을 들었다. ◇1만 개인 기부자, 500개 기업·단체 후원으로 만든 ‘기적의 병원’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는 1998년 여름 백경학 이사의 가족이 영국 여행 중 겪었던 교통사고에서 시작된다. 사고로 다리를 잃은 아내의 옆을 지키면서 재활병원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백 이사는 재직 중이던 신문사를 뛰쳐나와 2004년 아내의 사고 보상금으로 푸르메재단을 설립했다. “당시 어린이 재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은 보바스어린이병원(이후 29병상 이하 의원으로 축소)과 대학병원 재활센터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인력은 많이 들고, 건강보험 수가는 낮아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영역이니까요. 실제로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은 연간 200억원의 적자가 나고 있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2010년,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의 시작입니다.”

대학은 지금 기부 문화 변신 중

대학 모금 쟁탈전 인재 영입하고 맞춤형 서비스 늘어 총장 직속 기금기획본부 신설‘모금 전문가’ 영입하고 기금팀 규모 확대릴레이 모금과 기부자 이름 딴 장학금 제도 지난해 6월 고려대는 염재호 총장 직속 기금기획본부를 확대 신설했다. 직원 수도 12명으로 기존보다 2배가량 늘렸다. 서울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외부 ‘모금 전문가(fundraiser·펀드레이저)’도 스카우트해왔다. 그 외에 별도로 영입한 외부 전문가는 기업인 등 잠재적인 고액 기부자를 많이 접할 수 있는 경영대학에 배치했다. 창립 111주년을 맞이한 올해의 모금 목표액은 1200억원으로, 지난해(530억원)보다 2배 넘게 커졌다. 고려대 기금기획본부 관계자는 “고려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전 국민이 함께 모금한 약 6000억원으로 설립된 역사성이 있다”면서 “최근 모금 전략을 새롭게 세팅하는 대학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고려대를 많이 다녀갔다”고 설명했다. ◇모금 전문가 영입하고, 부서 키워… 대학은 지금 변신 중 최근 국내 대학의 기금운용팀(대외협력팀·발전기금 등)은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등록금 동결이 지속되면서 각 대학 재정 상황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 게다가 기부금 또한 줄어드는 추세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사립대 153곳 기부금 총액은 4037억원으로 2010년(4557억원)보다 4년 만에 약 500억원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게 바로 ‘개인 기부’다. 2013년 1089억원이었던 개인 기부금은 2014년 1212억원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사립대 전체 수입 총액의 1.7%에 불과한 기부금 비율을 끌어올리는 게 매우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하버드대는 모금 인력만 500명에 이르고, 해외 유명 대학은 재정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10~30%나 된다. 성균관대는 올해 1월 유지범 부총장

다시 만나고 싶은 ‘나눔人’을 뽑아주세요

선거철입니다. 일자리 창출, 가계 부채 대책 등 수많은 공약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좋은 정책과 제도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장을 바꿔나가는 ‘사람’이 아닐까요. ‘더나은미래’는 그동안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애써온 수많은 영웅을 만났습니다. 창간 6주년을 맞아 더나은미래가 독자 여러분과 함께 ‘다시 만나고 싶은 나눔人’을 선정합니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나눔人 30명 중 가장 만나고 싶은 분(일반 부문 1표, 셀레브리티 부문 1표)을 뽑아주시면 5월 10일 창간호 지면에서 나눔人을 만날 수 있습니다. 투표는 4월 12일부터 26일까지 이뤄집니다.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든 나눔人에게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던져보는 건 어떨까요. 나눔人 투표 참여하기 일반 부문(가나다 순) 1 강동신·강석준 父子강동신 ㈜와이에스썸텍 회장은 서울대병원에 1억5000만원, 서울대 공대 장학금으로 약 1억원을 기부했다. 사재를 털어 매년 5000만원을 임직원 자녀 교육비로 지원한다. 강석준 ㈜와이에스썸텍 대표는 국내 1호 기부 신탁 주인공이다. 그는 “환자들의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금뿐만 아니라 운용 수익금까지 기부하는 ‘하나-SNUH 기부 트러스트’에 1억원을 내놓았다. 〈2015년 8월 18일 더나은미래 D3면, 관련 기사보기> 2 권혁일 해피빈재단 이사장네이버 창업 멤버인 권혁일 해피빈재단 이사장은 2007년 국내 최초 온라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을 설립했다. 해피빈은 100원 가치를 지닌 가상 화폐 ‘콩’을 통해 온라인 기부를 경험하도록 했다. 지난 10년간 해피빈을 통해 참여한 기부자는 1200만명. 이렇게 모인 510억여원은 공익 단체 5500여 곳에 기부됐다(2015년 7월 기준). 〈2015년 7월 27일 더나은미래 D1면, 관련 기사보기〉 3 김성수 우리마을 촌장(대한성공회 주교)대한성공회

딱딱한 자선파티? 공연 즐기는 이색 자선파티!

청년 펀드레이저 마이크 김 “왜 부자들만 자선 파티에 참여할 수 있는 걸까.” 한인 2세인 마이크 김(32·작은 사진)씨가 의문을 가진 건 8년 전. 당시 미국의 유명한 자선 파티는 돈 많은 자산가의 전유물이었다.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펀드레이징(모금) 파티는 없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김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형식의 자선 파티를 기획했다. 이름하여 ‘레거시 커미티(legacy committee)’. 젊은이들이 지속적으로 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유산’을 물려주자는 뜻이다. 의미는 좋았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처음 행사는 완전 망했어요(웃음). 57명을 초대했는데 10명만 왔으니까요. 혼자서는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나도 힘들더라고요. 다음해에는 팀을 꾸렸어요.” 금융 전문가, 마케팅 전문가, 사회적기업가 등 청년 6명이 모였다.’젊은이들에게 최고의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 “파티에서 중요한 건 흐름(flow)입니다. 음악이 나오다가, 마이크 들고 말을 하면 분위기가 다운되잖아요. 바다에서 물고기 잡을 땐 그물을 던져서 최대한 많이 건져야죠. 우선 물고기를 모아야 회를 뜰 수 있지 않겠어요? 먼저 우리의 뜻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을 많이, 많이 모아야 해요.” 턱시도나 드레스를 입고 참여하는 여느 자선 파티와 비슷해 보이지만, 딱딱한 순서는 없앴다. DJ와 공연, 댄스까지 참가자들이 즐기도록 했다. 입장료(85~150달러 가량)를 내는 것만으로 기부자가 되도록 프로그램을 짠 것이다.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250명, 400명, 500명.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자는 늘었고, 이제는 매년 1000명이 참여하는 젊은이들의 축제가 됐다. 술, 음식 등 물품 협찬을 하고 싶다는 기업들의 요청도 늘었다. 개인 입장료, 기업 기부금 등으로 모인 수익금은 샌프란시스코의 글라이드 재단(gl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