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의 손길보단 힘을 실어주세요”

굿네이버스 해외 지부장 4人 좌담회 마을주민이 직접 이끄는 협동조합·사회적 기업에티오피아 ‘밀 조합’·과테말라 ‘직물조합’ 설립태양광·축열기 판매해 캄보디아·몽골 사회문제 해결‘돈’ 아닌 ‘사람’ 키우며 지역 주민의 자존감 높여 ‘가난한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개발도상국 현장을 오랜 시간 경험한 전문가들은 늘 이런 고민을 한다. 염소·돼지 등을 분양하는 가축은행, 특용작물 재배 등은 모두 농가 소득을 늘리기 위한 아이디어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간 게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이다. 주민들이 조합원으로 십시일반 생산품이나 돈을 모아 마을 살림을 꾸리고 시장경제를 만들어간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을 팔고 번 돈으로 가난한 마을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 모델은 응용 버전이다. 모든 주민들이 기업의 경영자이자 수혜자가 된다. 이 불가능해 보이는 프로젝트를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서 실행하는 비영리단체가 있으니, 24년간 해외 구호 활동을 해온 국내 토종 NGO ‘굿네이버스’다. 굿네이버스는 2010년 국내 NGO 최초로 개도국에서 사회적기업을 시작한 이래, 과테말라·르완다·몽골·캄보디아·네팔 등 5개국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냈다. 해외 21개국에선 1147개 조합도 운영 중이다. 한국 기업마저도 저성장 위기 속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어려운 상황, 개도국에서 협동조합·사회적기업을 통해 마을의 자립을 돕는 비즈니스가 정말 가능할까. 지난 13일, ‘2016 굿네이버스 연례회의’차 한국에 모인 굿네이버스 해외지부장 4인에게서 그 해답을 들어봤다. ◇지역 특색 살린 조합 활동… 주민들에게 자립과 상생 알게 해 “예전엔 ‘주민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이젠 ‘마을의 자립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토론합니다. 국제구호개발 활동가들의 화두가 확 바뀐 셈이죠.”

2박3일간 심리치료·댄스 테라피… “이제 조금 숨통 트인 느낌”

굿네이버스 상담원 소진예방 프로그램상담원 71%가 2년 미만 근무… 트라우마 치료 지원 필요 “가끔 동네를 걷다가 두려울 때가 있어요. ‘너 죽이겠다’ ‘퇴근길 조심하라’는 말은 수없이 들어요. 학대하는 아이 떼놓았다고 사무실로 쫓아와서 행패 부리는 분도 한둘이 아니고요. 괜찮다가도 문득 불안하죠. 그만두는 직원들이 많은데, 안타까워도 막지를 못해요. 저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고요.”(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A) “업무량도, 정신적 스트레스도 갈수록 너무 심해요. 10시, 11시쯤 퇴근하면 ‘오늘 좀 빨리 퇴근했네’ 해요. 보통 새벽 2~3시까지 아동학대 신고 현장 출동하고, 학대아동 상황 보고서 기술하다 보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어요.”(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B) 학대아동 보호의 최전선,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의 호소다. 2016년 6월 발간된 ‘지역 아동보호 전문기관 업무량 분석’에 따르면, 2년 미만 근무한 상담원이 전체 상담원의 71%에 달한다. 상담원들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금세 지쳐 떠나는 것이다. 김선희 서울여대 특수치료전문대학원 교수는 “아동학대 사건을 계속 접하는 사회복지사나 전문가가 적시에 심리정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학대 피해자와 비슷한 괴로움에 시달리는 등 심리적인 외상을 입는다”며 “미국 등 해외에서는 사회복지사의 소진을 예방하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 상담을 중시하는데,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지난해 굿네이버스에서는 상담원 소진예방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김지연 굿네이버스 복지사업부장은 “상담원들은 줄줄이 현장을 떠나는데 법인 차원에서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작년부터 기획해 두 차례 소진예방 프로그램을 시행했다”며 “아동보호 전문기관 총 근무 경력 5년 이상 된 이들 중에서 2년

공채 1기 출신 40대 여성… 국내 10대 NPO 수장되다

양진옥 굿네이버스 신임 회장 모금에서부터 사업·기획팀까지 두루 거친 베테랑 ‘사랑의 동전모으기’ 기획하고 온라인 기부 확대 이끌어 “모금 설득하기 위해선 진정성 있는 현장 사업 필수” “저성장 시대라 위기라고 하잖아요? 저희는 여전히 ‘블루오션’이 있다고 봅니다. 얼마나 사회변화를 잘 읽고 한발 더 일찍 준비되어 있느냐가 관건일 겁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본부에서 만난 양진옥(45·사진) 신임회장의 말에는 힘이 느껴졌다. ’40대 여성 NPO 회장’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시작한 그녀답게, 두 시간 남짓 인터뷰 내내 ‘혁신’, ‘도전’, ‘변화’ 같은 단어를 반복했다. 지난달 1일, 양 회장은 이일하 전 회장의 뒤를 잇는 회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1995년, ‘공채 1기’로 굿네이버스에 몸담은 지 21년 만의 일이다. 토종 NPO인 굿네이버스가 설립된 지 올해로 25년. 양 회장이 쌓아 온 시간은 곧 굿네이버스의 역사가 됐다. 이일하 전 회장을 비롯, 직원 8명에 1억 남짓한 초기 기금으로 시작한 단체가, 이제는 연간 예산 1743억원(2016년 기준), 41만 명이 넘는 회원을 둔 단체로 성장했다. 국내외 지부 87곳에 사업장은 319곳에 달한다. ―맨땅에서 시작한 단체가 지난 25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변화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이런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회 흐름을 잘 예측했고, 변화에 준비되어 있었다. 최근에 길거리 모금이 다시 화젯거리가 되고 있는데, 우리는 2001년 길거리 모금을 전면 중단했다. 머지않아 ‘온라인 시대’가 올 것으로 봤고, 온라인 모금으로 방향을 잡았다. 온라인 팀을 꾸려 웹진과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온라인 전용 콘텐츠도 제작했다. 5년간

학대 신고만큼 상담·치료도 중요… 통합 매뉴얼 확산돼야

굿네이버스 ‘아동보호 통합 지원’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갈 때는 ‘아동학대 유형 중 어디에 속할까’ ‘학대 강도는 어느 정도일까’ ‘목격자는 없을까’ 이런 마음으로 가야 해요. 그런데 현장 조치가 끝난 후 학대 아동과 그 가정을 대할 때는 전혀 달라요. ‘이 가정의 강점은 무엇일까’ ‘이 가정을 되살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를 생각해야 하죠. 마치 ‘두 얼굴’을 가지고 일하는 느낌이에요.”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A씨가 복잡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혼란스러운 것은 상담원뿐만이 아니다. A씨는 “아동학대는 신고 접수 후 현장조사를 하기 때문에 부모 등 학대행위자들의 거부감이 심하다”며 “재학대 방지와 궁극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학대행위자와 상담원 간에 친밀한 관계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관계를 형성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쉽지 않다”고 했다. ◇인력난 시달리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는 우선순위에서 밀려 아동학대보호체계 최전선인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총 55개. 지역별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지 않고,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아동학대 특례법’ 시행 이후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크게 늘었다. ‘2015 아동학대현황(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1만9209건. 전년도(1만7791건)에 비해 1000건 이상 증가했다. 접수 경로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55.7%로, 절반 이상을 웃돌았다. 한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현장출동 업무가 관련 법령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사례관리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되지 못했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지침을 내렸다. 팀 운영체제를 현장조사팀과 사례관리팀으로 분리해 운영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10명 내외로 구성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팀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말라위’… 소녀들의 권리도 하나 둘씩 찾아갑니다

굿네이버스 ‘굿시스터즈’ 사업 효과 “아프리카에서 이처럼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발전시킨 게 놀랍다. 우리가 찾던 지속 가능한 모델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유엔 NGO 콘퍼런스’에서 진행된 굿네이버스 말라위지부의 ‘굿시스터즈’ 소개 현장, 인도에서 빈민가 소녀들의 교육과 자립을 돕고 있다는 아포리나 카라(Apolina Cakra) ‘메리워드센터(Mary Ward Social Centre)’ 대표는 활동 내용을 듣고 연신 감탄했다. 그녀 외에도 80여명의 NGO 관계자들이 선진 사례를 듣기 위해 자리했다. 굿시스터즈 사업은 2012년부터 말라위 소녀들에게 아동 권리, 성과 에이즈 보건 교육 등을 제공해왔다. 조혼 풍습과 열악한 경제 상황으로 소녀들이 몸을 팔면서 10~14세 때 90% 가까이 되던 여학생 비율이 15세 가임기 때부터 11%로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건 면 생리대 제작 수업. 기존에 사용하던 나뭇잎이나 천조각과 달리 흡수가 잘 돼 불편함도 줄고 창피함도 없어지면서 생리 기간 집 밖에도 나가지 않던 학생들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등교 등 정상 생활을 이어갔다고 한다. 또 테스트를 통과해 2~3단계 심화 과정에 참여하면 다른 학생들의 멘토 역할은 물론 간호대학, 국회 방문 등 스스로 진로 교육을 설계해 실천하기도 한다. 지난 4년간 이 과정을 거친 말라위 여학생들은 총 430여명의 변화는 놀랍다. 사업을 직접 소개한 모세 제레(Moses Jere) 굿네이버스 말라위지부 프로젝트 매니저는 “수동적이던 아이들이 커뮤니티 리더를 만나 소녀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주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뿌듯하다”고 했다. 덕분에 지난해 말라위에서는 조혼 금지 연령이 15세에서 18세로

마지막 주 목요일은 굿네이버스 후원자 모이는 ‘굿멤버스데이’

“지난해 가장 주력했던 사업은 뭔가요.” “아동학대 예방 사업을 통한 변화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어떤 것이었나요.”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 굿네이버스 회관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굿멤버스데이’ 현장.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 1년간 굿네이버스에서 수행한 사업 보고가 이뤄졌다. 행사에 참석한 23명의 후원자는 두 시간가량 진행된 행사가 끝나고도 연신 궁금증을 쏟아냈다. 굿멤버스데이는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정기적으로 열리는 굿네이버스 후원자들의 모임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매해 실시하는 후원자 설문 조사 가운데 다수의 회원이 궁금해한 사항들을 월마다 주제로 선정, 관련된 내용을 굿네이버스 직원들이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덕분에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올해 들어 매월 참석하고 있다는 이효겸(33)씨는 “모임을 통해 회원들에게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사업을 알려줘 굿네이버스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높아졌다”고 했다. 회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정기 행사 시작 이후로 이달까지 800여명의 회원이 다녀갔다. 굿멤버스데이는 회원들 간 만나 긴밀한 유대를 쌓는 장(場)이 되기도 한다. 이선미(35)씨는 작년 11월 굿멤버스데이에 참석했다 2014년 함께 타지키스탄으로 해외 봉사를 갔던 후원자를 만난 일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때 동고동락하며 참 즐거웠는데 그 이후로 연락이 닿지 않아 아쉬웠죠. 그 친구 외에도 행사를 통해 마음 맞는 ‘나눔 절친들’도 생겼죠(웃음).” 김미주 굿네이버스 회원서비스팀장은 “회원들과 함께 온 일반 비회원들이 단체를 직접 눈으로 본 후 후원을 신청하기도 한다”고 했다.

“기부·봉사는 매일 해도 질리지 않아”… 10년 넘게 장기 후원 3인

‘더네이버스클럽’ 멤버들의 나눔 스토리굿네이버스에 연간 1000만원 이상 후원… 해외 아동·청소년 100여 명에 기부·봉사 “가진 걸 조금 나눠준 것뿐인데, 기부를 통해 삶 전체의 활력을 얻는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 연간 1000만원 이상 후원하는 고액 기부자, 일명 ‘더네이버스클럽(the neighbors club)’의 일원인 김숙자(62·주부), 김진숙(55·경북대 교수), 방인옥(50·개인 사업자)씨가 한목소리로 말했다. 부자여서가 아니라, 10년 넘게 장기 후원하며 쌓아 올린 보람이었다. 지금까지 세 사람이 도운 해외 아동 및 청소년만 100여명, 국내에선 아동·북한 지원 등 전 분야에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기부와 봉사를 병행했더니, 어느새 돈과는 바꿀 수 없는 개인만의 ‘나눔 스토리’가 생겼다는 세 사람. 지난달 28일, 29일에 걸쳐 굿네이버스 ‘더네이버스클럽’ 후원자들의 기부 이야기를 들어봤다. ◇딸이 남긴 위대한 유산 ‘나눔’ 세상에 전하는 모정(母情) “민정이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이 ‘나눔’이죠.” 김숙자씨는 지난 2007년, 큰딸 고(故) 심민정씨의 이름으로 아프가니스탄 여대생들을 돕는 장학금을 만들었다. 결혼 자금으로 모아둔 3600여만원에 조의금 등을 보태 4000만원을 채워 내놓은 것. 계기를 묻자 자연스레 딸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눈물부터 흘렸다. “워낙 ‘애어른’ 같았죠. 맏이라 그런가 어릴 때부터 남을 먼저 챙기면서 자랐어요. 언제나 야간 자율학습 마치고 혼자 뒷정리하느라 30분 늦게 나오던 애였죠. 대학에 가서는 청바지 하나 입고 다니면서도, 주말엔 아르바이트 대신 탈북자 아이들을 가르쳐주러 다니고.” 강원도 시골에서 학원 한 번 안 다니고 1등을 놓친 법이 없었고, 단번에 서울대에도 합격한 딸에게 부모는 족히 판검사는 되리라 기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민정씨는 2006년, 대학

줄어드는 도움의 손길, ‘큰 손’이 나섰다

고액 기부 트렌드 4월 초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이하 유니세프)에 2억원이 입금됐다. ‘개도국 아동들을 위해 써 달라’는 한 자산가의 기부금이었다. 2014년 12억원, 2015년 10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올해 동티모르의 식수 위생 및 아동 교육을 위해 3년간 5억원 기부를 추가로 약정한 것. 김쟈넷 유니세프 후원5팀장은 “지난 2월 동티모르 필드트립(Field Trip·해외 사업장 방문)에 참여하신 직후 기부 의사를 밝히셨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는 지난해 5월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스클럽(Honors club)’을 발족하고, 회원들의 희망국가 및 유니세프 사업 현장을 방문하는 ‘필드트립’을 예우 서비스로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김연아 선수, 패션그룹 형지 최병오 회장, 배우 안성기·원빈·장근석·이민호·송중기 등 30여명이 아너스클럽에 가입했다. 게다가 필드트립을 통해 개도국의 열악한 환경을 접한 아너스클럽 멤버 중 상당수가 후속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김 팀장은 “최근엔 30~40대의 유산 기부 문의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생명보험 등 보험 수익금이 유니세프 앞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기부 보험 가입자 수가 30명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지인 초청 행사, 기관별 협력···고액 모금 확산 비결 비영리단체들의 고액 모금 쟁탈전이 한창이다. 고액 기부자 맞춤형 상품을 만들거나 전담팀을 신설하는 곳이 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국내 최초의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클럽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수가 지난해 12월 1000명을 돌파한 만큼 “점차 줄어드는 소액 후원을 보완할 강력한 수단으로 고액 모금이 떠오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기아대책은 2014년 10월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필란트로피클럽(Philanthropy Club)’을 발족하고, 고액 모금을 전담하는

[Cover Story] “아동학대, 정부가 나서라”

아동학대 현장 20년, 굿네이버스 김정미 아동권리사업본부장 “아동 학대 최근 이슈됐지만 언론에 보도 안된 사건도 많아… 아동 학대의 가장 큰 이유는 부모의 자녀 양육기술 부족, 최소 産前 부모교육 의무화해야… 우리나라 아동보호전문기관 민간 NPO 위탁 운영 시스템, 상담사 트라우마 치료까지 민간이 부담… 과연 맞는 일일까”“행방불명 19명 외에도… 호적 없이 고시원 전전하는 아이들 많아” 엄마들에겐 조금씩 죄책감이 있다. 울거나 떼쓰는 아이에게 가끔 화도 내고, 신경질도 부린다. 아이를 너무 사랑함에도 그렇다. 아동 학대 사건이 터지면, 엄마들은 분노로 치를 떨지만 또 그만큼 안타까워한다. ‘그 부모와 아이들은 어쩌다 그렇게 됐을까’ 하고. 아동 학대가 핫 이슈로 떠오르다가 식은 게 벌써 몇 차례다. 극악무도한 사건 중심의 뉴스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동 학대 이슈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간다. 이런 밀물과 썰물을 무려 20년째 경험한 사람이 있다. ‘아동 학대’라는 말이 법에 명시되기도 전인 1996년부터 매 맞고 죽어나가는 아이들 곁을 지켜온 ‘엄마’, 김정미(46)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장이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범정부 아동 학대 예방·근절 대책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말한 22일, “아동 학대라면 며칠 밤이 새도록 얘기할 수 있다”는 그녀와 마주앉았다. -예전에 아동 학대 취재를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을 만나고 온 취재기자가 “현장에 너무 충격적인 사례가 많아, 그걸 보고 나니 도저히 아기를 못 낳을 것 같다”고 트라우마를 호소하더라. 어떻게 20년씩이나 있었나. “뭘 몰랐으니까. 1996년 굿네이버스 아동 학대 상담센터가 문을 열었는데, 발령받고 나서야 실감이 나더라. 한번은 다섯 살짜리

“국제 개발에 눈뜨고 빈곤국 돕는 일로 진로 바꿨어요”

글로벌리더십 캠프 1·2회 참가자 홍지선·라정은씨 “‘우물 안 개구리’였죠. 캠프 덕분에 처음으로 꿈꾸는 시야가 세계로 넓어졌습니다.” 지난 6일 만난 홍지선(24·굿네이버스 전북본부 간사)씨와 라정은(23·연세대 사회복지학과 4년)씨가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굿네이버스 청소년 글로벌리더십 캠프’ 1·2회 참가자라는 것이다. 또 있다. 캠프의 영향을 받아 국제 개발에 눈을 뜬 후, 대학 전공도, 미래 진로도 모두 빈곤국을 돕는 데 전력하기로 결정한 것. 이들은 캠프에서 무엇을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일까. 2박 3일간의 경험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캠프서 국제사회 심각성과 해결 의지 ‘첫 경험’올해 굿네이버스에 입사한 홍씨는 캠프 참가 전만 해도 ‘NGO’ ‘국제 개발’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고 한다. 캠프에서 빈곤국 상황과 굿네이버스의 역할을 듣고 국제 개발이 단순 봉사가 아닌 전문 영역인 걸 처음 알았다. 가장 큰 변화는 ‘하고 싶은 것’을 찾은 것이다. “캠프 주제가 ‘2050년 UN박물관을 가다’였죠. 학생들이 100여 평 규모의 강당에 ‘폭력이 사라진 평화관’ ‘차별이 해소된 평등관’ ‘빈곤 없는 나눔관’ 등 미래 UN박물관 모습을 채우는데, 작은 힘을 모아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같아 정말 즐거웠어요(웃음).” 그 이후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따랐던 피아노 전공을 접고, 사회복지사라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라씨 역시 2011년, 캠프를 통해 ‘세상에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라씨는 이미 학교와 지역에 소문난 ‘봉사 대장’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노인 무료 급식 봉사, 연탄 배달 등을 정기적으로 다녔다. 고등학교 학생회장을 맡고서는 한 학급당

후원자 ‘취향 저격’ 이벤트 봇물… NGO가 달라진 이유는?

달라진 ‘후원자의 밤’ 트렌드 연말 후원자 행사 줄고, 상시 맞춤형 모임 늘어 몸짱 소방관 달력 등 후원자가 직접 모금 이벤트 기획까지 신규 후원자 발굴·모금 위한 대규모 후원의 밤 지속하기도 “1994년 르완다에선 100일 동안 80만명이 목숨을 잃는 대학살이 발생했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르완다 아이들이 행복한 성인으로 성장했습니다.” 지난 19일 저녁 7시, 조지 지타우 르완다 월드비전 회장의 이야기를 들은 후원자 100여명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서울 여의도 월드비전 사무국에 모인 후원자들은 자신이 돕고 있는 르완다 아이들과 마을의 변화에 대해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졌다. 월드비전은 2008년부터 진행해온 연말 후원의 밤 행사를 2012년을 기점으로 전격 중단했다. 대신 월드비전 직원들과 후원자들이 만나 궁금증을 해소하는 ‘오픈하우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사업 성과보고회를 토크 콘서트 형태로 바꾼 ‘스토리 콘서트’ 등의 프로그램을 수시로 열고 있다. 참여 대상도 후원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까지 확대하고 있다. 김수희 월드비전 홍보팀 과장은 “후원자가 아니어도 관련 이슈에 관심 있는 분들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참여의 장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비단 월드비전뿐만 아니다. NGO들의 후원의 밤 트렌드가 달라졌다. 연말에 후원자들을 대규모로 초청하는 일회성 행사 대신, 후원자들의 니즈에 맞춘 소규모 행사를 수시로 여는 곳이 늘고 있다. 컴패션은 2009년까지 진행했던 후원의 밤을 중단하고 2011년부터 1000여명이 참여하는 후원자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김윤아 컴패션 홍보팀 대리는 “컴패션을 후원하는 크리스천이 한곳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단체의 정체성과 비전을 다지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었다”면서 “후원자로 구성된

내 아이의 人性…’학교·사회·가정’ 함께 가야 한다

굿네이버스 인성교육 콘퍼런스 “이론만 가르치면 효과성 떨어져…실천할 수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 있어야” 지난 7월 21일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면서, ‘인성’을 제목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 강사 자격증은 물론, 일각에서는 ‘인성교육 평가’를 대비한 사교육까지 등장했다. ‘효과적인 인성교육이란 무엇인가’ ‘인성교육은 누가,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가야 하는가’. 4개월간 켜켜이 쌓여왔던 인성교육에 대한 고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0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굿네이버스 인성교육 콘퍼런스’ 현장에서다. 이날 행사에는 교육부, 교사, NGO 등 240여명의 인성교육 관계자가 참석했다. ◇프로그램 검증 필요… 학교, 시민사회, 가정이 함께하는 교육돼야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위해 ‘거름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창우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단순히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만족도에만 의존해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실제 생활에서 어떤 도움이 됐는지를 검증하는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미 외부에서 들어오려는 교육 프로그램은 넘쳐납니다. 중요한 것은 질 높은 프로그램의 개발과 검증입니다. 학교와 외부 교육단체의 교류가 활발한 미국의 경우 프로그램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해 최소 3차례 이상의 효과성 연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일부 주에서는 효과성이 검증된 교육프로그램에만 예산을 지원하고 있죠.” 정금현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 교육연구관은 “앞으로의 인성교육은 대상자를 명확히 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한 상향식 프로그램으로 가야 한다”면서 “향후 발표할 ‘인성교육종합계획’ 차원에서도 학생·학교의 욕구와 지역·환경 등 상황적 특성이 고려된 인성교육프로그램 개발을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편일률적인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와 가정, 학교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