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얘들아, 네 멋대로 해라… 꿈이 보일 때까지

대안학교 양업고 초대교장 윤병훈 신부 강요 대신 기다리는 학교 처음 세운 교칙은 ‘자유’… 담배 피우는 아이들에게 아예 흡연터 만들어주니 잘못 깨닫고 스스로 없애 교과서 밖으로 세상 공부 학생들이 직접 기획해 자신만의 여행 떠나… 선택할 기회 주어지자 하나둘씩 인성 나아져 인간쓰레기 학교가 들어선다고 소문이 났다. ‘우리 지역 결사 반대’ 플래카드가 곳곳에 내걸렸다. 퇴짜 맞기도 여러 번. 터를 찾아 학교를 짓고 첫 신입생을 받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1998년, 충북 청원군 옥산면 시골 산자락에 들어선 정규 인증 대안학교 ‘양업고등학교’ 이야기다. 올해로 양업고가 만들어진 지도 17년, 학교 밖 아이들만을 위한 ‘꼴통 학교’로 소문났던 학교에, 이제는 들어가려는 학생들이 줄을 섰다. 한 학년에 40명, 전교생 120명 남짓 되는 작은 학교의 지난해 경쟁률은 6대 1. 전국 각지에서 교사 연수 문의도 쏟아진다. 국내 인기를 넘어, 세계적으로 훌륭한 ‘교육 롤모델’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 전 세계에서 22번째로 WGI(William Glasser International)의 ‘좋은 학교(Quality School)’ 인증을 받은 것이다. 세계적 교육심리학자 윌리엄 글라서(William Glasser)의 이론에 따라 만들어진 WGI 평가는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관계’, ‘교사·학생·학부모 등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학교’ 등 다섯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만 주어진다. 입시 위주의 교육열이 뜨겁기로 유명한 아시아 국가 중에 ‘좋은 학교’ 인증은 양업고가 유일하다. 지난 세월의 굴곡엔 윤병훈 양업고 초대 교장신부(현 청주교구 산남동 성당 주임신부)가 있었다. 2013년 정년퇴임하기까지 양업고와 함께 호흡해온 그는 포스코 청암교육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학교 밖

[숨은 영웅을 찾아서] ② “아이들, 탈북민 잇는 다리 되길”

[더나은미래·더퍼스트 공동기획] [숨은 영웅을 찾아서] (2) 셋넷학교 박상영 교장 10년전 탈북청소년 10명과 함께 시작… 자격증 취득·문화교육·현장학습 수업 대학 진학보다 친구 찾기 중심 시간표·행사 등 전 과정 지역과 소통… 늘 “떳떳하게 출신 밝혀라” 강조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스쳐간 사람을 3년 뒤 다시 만나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탈북 청소년 박상영(52) 셋넷학교 교장 이야기다. 1999년 중국 용정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던 박 교장은 난생처음 북한 아이들을 만났다. 가진 돈을 다 털어주고 “잘 살아야 한다”며 작별인사를 건넸는데, 3년 만에 자신이 다니는 교회 앞마당에서 그들과 재회했다. 고생 끝에 남한에 온 만큼 잘 지낼 줄 알았던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좀체 행복을 읽을 수 없었다. 그는 10여 명의 탈북 청소년을 데리고 주말마다 온 동네를 쏘다녔다.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예술도 배우게 했다. 그렇게 시작된 대안교육이 장소를 갖추고 커리큘럼을 만들면서 ‘셋넷학교’가 됐다. 올해로 딱 10년이다. ◇탈북 청소년 생존 위한 ‘선택 교육’ 여의도의 유명 증권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박 교장은 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곳을 떠났다. ‘한 번뿐인 인생을 돈보다 가치 있는 일에 쓰자’는 결심 때문이었다. 6개월간 가족을 설득한 끝에 대화문화아카데미에서 문화교육운동을 시작했고, 1995년에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 배움터 ‘따또학교’를 세웠다. 그리고 2004년, 중국 용정에서 만난 탈북 청소년들과의 인연으로 셋넷학교를 시작했다. “우리는 선택의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결혼이나 학업, 직장에 대한 고민을 하죠. 그러나 북한에서는 당이 모든 걸 결정합니다. 탈북 청소년들은 언어가 통하니

한국엔 없어서…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배우러 해외 갑니다

국내 10大 대학 CSR 교육 현실 기업의 사회적책임 교육 인색한 한국… ‘기업윤리’ 필수 과목으로 지정한 학교 카이스트·서강대 등 MBA 다섯곳뿐… 영국·미국 경영대는 CSR 강의 필수 “대학 차원 대비와 노력 필요한 시점” “배울 곳이 없어 답답합니다.” 대기업 지속가능경영팀에서 10년 넘게 일한 A씨는 최근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공부를 하기 위해 석사 과정을 알아보다 한숨을 쉬었다. 국내 유명 대학원 사이트를 아무리 뒤져봐도 CSR 교육 과정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 일부 경영대학원에 개설된 ‘기업 윤리’ ‘기업의 사회적책임’ 과목명이 눈에 띄었지만, 선택 과목인 데다 강의 내용도 CSR 개념을 가볍게 다루는 정도에 불과했다. 해당 과목을 듣고 있는 지인 역시 “경영 전략과 마케팅이 핵심이라 CSR을 제대로 배우려면 해외 대학원을 가라”고 조언했다. 고민 끝에 A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비용, 경력 단절이 염려됐지만, 해외 CSR 전문대학원에서 제대로 공부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CSR을 공부하고 싶지만, 정작 배울 곳이 없어 방황하는 인재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생·지속가능 경영이 이슈가 된 지 오래지만, 학계가 현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CSR 외치는 대한민국, 정작 배울 곳은 없다 국내 대학들은 CSR을 경영의 필수 요소로 가르치는 데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국내 상위 대학 10곳(2014 세계대학평가 기준)을 조사한 결과, 지배구조·인권·노동·공정거래·환경·소비자·공동체(커뮤니티) 등 CSR 전반을 가르치는 석·박사 과정은 한 곳도 없었다. 특히 일반 경영대학원 내에 CSR 관련 내용을 필수과목으로 개설한 곳은 경희대(‘윤리경영’, 석·박사 통합 필수과목)가

중학생·대학생·직장인이 함께… 모두의 꿈이 소중해지는 1년

첫돌 맞은 현대자동차 ‘H―점프스쿨’ 지역아동센터·복지관 등 공부방 활용 기초와 공부 습관 다지는 데 주력 직장인 멘토·대학생 봉사자 간 교류도 2018년까지 학생 2000명에게 배움 제공 아이들은 냉랭했다.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않았다. 수업은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지난해 9월, ‘H-점프스쿨(H-JUMP SCHOOL)’ 활동을 위해 서울시 번동의 한 종합사회복지관을 찾은 이경택(23·서울과기대 전자IT미디어 공학과3년)씨가 본 공부방 풍경이다. “많은 자원봉사 선생님이 다녀갔지만, 금방 사라져버리니 아이들 반감이 큰 것 같았어요. ‘언제 관둬요?’라며 대놓고 묻는 아이들도 있었죠.” 한 달짜리 공부방 봉사 경험이 있었던 이씨는 애써 정 주지 않으려는 아이들을 이해했다고 한다. 제대로 말 트는 데만 한 달 넘게 걸렸다. 저녁부터 같이 먹고 밤 10시를 넘겨가며 공부도 하고, 중학생 5명과 매주 3번씩, 한 번 가면 족히 서너 시간을 함께 보냈다. 자연스레 편한 형·동생이 되어 갔다. 3개월 정도가 지나자 공부에도 흥미를 보였다. 평소에는 수학·과학을, 시험 때가 되면 암기과목부터 제2외국어까지 도왔다. 기초가 부족했던 아이들은 쑥쑥 성장했다. “1학기 중간고사에서 수학 20점을 맞은 아이가, 2학기 기말고사에선 90점을 받아왔더라고요. 4개월 만의 변화죠.” 그렇게 1년이 지속됐다. 이씨가 1년 동안 받은 ‘과외비’는 연 250만원으로 시세에 비해 낮았지만, 그는 돈보다 더 좋은 걸 얻을 수 있었다. 바로 H-점프스쿨의 ‘전문직 멘토단’을 통해서다. 현대자동차 연구소의 연구원들과 서너 차례 만나며, 대학 생활과 진로 설정에 대한 고민을 쏟아냈다. 이씨는 H-점프스쿨을 “모두의 꿈이 소중해지는 곳”이라고 했다. “제가 만난 중학생들은 대부분

[Cover Story] 선착순 달리기에 내몰린 아이들… 지금 필요한 건 성찰과 쉼

덴마크 국제시민대학 쇠렌 교장에게 덴마크식 교육을 묻다 나이도 국적도 다른 학생 62명이 모여 공동체 생활하기·다른 문화 이해하기 등 정해진 커리큘럼 없이 배우고 싶은 것 공부 한국선 아이들이 꿈꿀 수 있는 ‘여백’ 너무 적어 경쟁보다 관계 맺기… 성적보다 ‘나’를 배워 다양한 삶의 기회 마련해줘야 퀴즈 하나. 2년 연속 UN 발행 ‘세계행복보고서’ 국가별 행복지수 1위, 나치 독일 치하 유럽에서 유일하게 유대인을 내치지 않은 나라, 평균 투표율 80%에 달하는 나라는? 정답은 ‘덴마크’다. 이 나라를 이끄는 가장 큰 힘은 바로 교육이다. 덴마크에는 170년 역사를 지닌, 생각하는 시민을 길러내는 시민학교가 65곳이나 된다. 93년의 역사를 지닌 ‘국제시민대학'(IPC·International People’s College)은 가장 대표적인 시민학교 중 하나다. 1921년, 제1차 세계대전으로 망가진 세계에 다른 나라와 문화를 가진 사람이 모여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탄생한 곳이다. 지난달 26일,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 ‘하자센터’에서 기획한 ‘제6회 서울청소년창의서밋’ 참가를 위해 방한한 쇠렌 라우비에르(Soren Launbjerg) 교장을 만났다. 편집자 주 “한마디로 자유로운 배움의 공간입니다.” ‘학교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달라’는 질문에 쇠렌 교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는 현재 30개국, 62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열아홉 청춘도, 영국에서 날아온 76세 노부인도 여기선 모두가 학생이다. 무용과 사진, 드라마, 음악, 세계 정치와 종교, 지역별 문화와 철학 등 30여 개의 커리큘럼이 있는데,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시간표를 짜서 들으면 된다.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커리큘럼도 없고, 시험을 치거나 성적을 매기는 일도 없다. 모든 것이 ‘자율’이다.

[희망 허브] “학원은 꿈도 못 꿨는데… 형·누나들 덕분에 자신감 생겼어요”

삼성 드림클래스 3년을 돌아보다 농어촌·소외 계층 학생에 배움 기회 제공···2012년 시작, 작년까지 중학생 3만여명 참여 지역 특성 고려해 주말교실, 방학캠프 형태로 진행 과학고·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등 190여명 진학 고교 진학 후에도 학업 전념하도록 장학금 지원 “섬마을에 고립돼 살다 보니, 꿈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했어요.” 하수영(14·추자중 2년)양은 제주도 북쪽에 위치한 작은 섬 ‘추자도’에 산다. 부모님은 조그만 통통배 한 척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부지만, 하양은 동물에 관심이 더 많다. 동물사육사가 되고 싶은 하양에겐 정보도 없고, 공부도 부족하기만 하다. 간호사가 되고 싶은 고지수(14·파주 법원여중 2년)양도 학원은 언감생심 엄두도 내지 못한다. 아버지가 파주 전방부대에서 직업군인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 해남에 사는 김용준(14·황산중 2년)군은 “외진 시골 마을이라 젊은 사람들보단, 외롭고 힘든 노인들을 자주 접한다”며 “나중에 의사가 돼서 그런 어르신들을 돕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지난달 14일, 고려대·연세대(송도)·충남대·전남대·부산대 등 10개 대학에서 열린 ‘2014 삼성 드림클래스 여름캠프’ 수료식에 모인 중학생들 이야기다. 이 3000명은 섬마을이나 읍·면·산간 지역에 사는 중학생들로, 지난 7월 25일부터 3주 동안 아주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바로 ‘공부 멘토링’이다. 중학생들은 3주간 대학에서 합숙하면서 영어와 수학을 공부했다. 다만, 이번엔 혼자가 아니었다. 8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쟁쟁한 대학생 언니·오빠 1000명으로부터 개별 과외에 가까운 도움을 받았다. 중학생 10명당 대학생 강사 3명이 한 반을 이뤘고, 여름캠프가 끝나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자기 주도 학습법 특강도 받았다. 공부만 한 건 아니었다. 드림클래스를 위한 열정樂서,

아이들에겐 ‘나’를 들여다보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사회적기업 ‘사람에게 배우는 학교’ ‘꿈 키우는 공간’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 15명 첫 제자, 전단 등 발로 뛰어 모집해 자기 일에 철학 있는 선배의 강연 듣고 토론하고 직접 직업 현장 찾아가기도 겁 없는 두 청춘 남녀가 거대 공교육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4년 전, 1인 시위로 임용고시 정책을 바꿔낸 ‘노량진녀’ 차영란(31)씨와 ’80만원으로 세계여행’의 저자 정상근(29)씨 이야기다. 이들이 만든 사회적기업 이름은 ‘사람에게 배우는 학교’다. 차영란씨는 원래 교사가 꿈이었다. 1인 시위까지 할 정도로 간절했던 교단이었지만, 현실과 이상 간의 괴리는 컸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교사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수업에 들어가니, 아이들은 너무 무기력하고 학교는 학원이랑 다를 바가 없더라고요. 하고 싶은 걸 적어보라고 하면, 백지로 내는 애들이 대부분이에요. 제가 학교 다닐 때랑 바뀐 게 하나도 없었죠.”(차영란)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낸 차씨와 달리, 정상근씨를 키운 건 팔할이 길 위였다. “중학교 1학년 때, 부모님 응원에 힘입어 처음으로 전국 일주를 했거든요. ‘아들이 가출한 게 아니라 여행 중이니 만나면 가르침을 주시라’는 부모님 편지 한 통이랑 4만원이 전부였어요. 그게 제 인생을 바꿨죠. 그 뒤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녔어요. 지적장애인 분들이 계시는 양계장에서도 생활해보고, 대학 들어오고 군대 제대하고 나선 있는 돈 전부 털어 세계여행 가고요. 이곳저곳 걸으면서, 여러 사람 만나면서 많이 배웠어요. 그러다 보니, ‘우리 부모님이 참 현명하셨구나’ 싶고 학생들이 안타깝더라고요. 20년 가까이 학교 다니는 동안, 오로지 ‘대학’만 보잖아요. 그게

[Cover Story] 신부가 미사나 보지 사회 활동 왜 하냐고? 지역 사회의 환풍기 역할 때론 성당 짓기보다 더 중요

Cover Story 20년간 환경·교육공동체 운동한 정홍규 신부 환경·생태 운동이란 말만 들어도‘빨갱이’란 말을 듣던 1990년. 정홍규(60) 신부는 성당 밖으로 나왔다. 지구의 날(4월 22일), 천주교 월배교회 신자 500여명과 환경을 살리겠다며‘푸른 평화 운동’에 나선 것이다.‘ 평화 운동’이라 하자니 너무 종교적이었고, 녹색보단‘푸른’지구가 좋았다. 그가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은 독특했다. 91년 낙동강 페놀유출사건이터졌을땐,‘ 폐식용유로만든비누’를 히트시켰다. 합성세제를 쓰지 말자는 뜻이었다. 처음엔 공짜로 가져가라고 했지만,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돈 내고 가져가시라”그랬다. 미용실에서도 비누로 머리를 감길 정도였다. 지금은 수제 비누 만들기가 일상적인 취미로 자리 잡았지만, 그땐 신기한 풍경이었다. “신부가 성당 미사나 지낼 것이지, 사회문제에 관심은 왜?”라는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도 많았다. 신자들도 어리둥절했다. 정 신부는“종교란 성당을 더 짓기보단 지역사회의 ‘환풍기’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인이 사회에서 해야 할 몫이‘소통’의 역할이라고도 생각했다. 환경 다음 단계는‘먹거리’였다.‘ 우리밀 살리기’‘유기농산물 직거래’를 외쳤다. 20년 전 얘기다. 환경 운동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수입밀·제초제 문제를 좌시할 수 없었다. 정 신부는 93년 대구시 달서구 상인성당 옆에 10평짜리 작은 매장을 열었다. 신자들 중심으로 100명이 알음알음 조합원 역할을 했다. 출자금 개념도 없었다. 우유팩 모아서 재생 휴지도 만들고, 기금을 내면 폐식용유로 만든 비누를 주는 등 물물교환 수준이었다. 성당 마당이 직거래 장터가 됐다. 배추도, 쌀도, 감자도 팔았다. 아이들 먹거리에 관심이 있던 주부 신자들이 주축이었다. 핵심은 지역 농산물을 지역 사람이 살린다는 것. 로컬푸드(local food) 거래를 원칙으로, 대구·경북 지역 생산자를 대상으로

하버드대 나와 탈북 청소년 가르치는 이유요? “배웠으니 남 주는 거죠”

교육봉사단 ‘티치포올 코리아’ 최은희씨 어린 시절 피난처였던 학교… 하버드 졸업 후 ‘교육’ 돌려줘야겠다 생각 “한 사람이라도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곳이 결국 내가 일하고 싶은 곳이죠” “난 모든 것을 할 순 없지만, ‘어떤 것’은 할 수 있다(I can’t do everything, but I can do something).” 패기만 넘치는 청년의 말이 아니었다. 하버드대 우등 졸업생이자, 게이츠 밀레니엄 100만달러(약 10억원) 장학금의 주인공인 최은희(24·Joy Choi)씨가 선택한 ‘어떤 것’은 한국의 교육문제였다.(게이츠 밀레니엄은 1999년부터 빌앤드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아시아·히스패닉계 등 미국 소수민족 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매년 지원하는 장학금이다) 미국의 피치트리 리지 고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최씨는 100여개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고, 세계과학경시대회 미국 대표로도 출전했던 수재(秀才)다. 1년 전, 그녀는 ‘개천에서 용이 비상하는 것’을 꿈꾸며 서울에 왔다. 현재 한국의 교육봉사단 ‘티치포올 코리아(Teach For All KOREA)’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부팀장인 최씨는 일주일에 3번,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서 아이 7명을 가르친다. ◇하버드대 우등 졸업생, 탈북 청소년 영어 선생님이 된 이유는? 압구정역-충무로역-명동역. 이제 서울 생활 1년 차인 최씨에겐 출근길 다음으로 익숙한 동선이다. 적어도 300번 이상은 왕복했다. 지난 19일 오후에도, 최씨는 여명학교 등굣길에 올랐다. 가파른 경사길을 오르느라 하얀색 단화를 신은 최씨는 “하이힐은 힘들다”며 고개를 저었다. 오밀조밀 붙어있는 게스트하우스 고개를 넘은 지 10여 분, 목적지에 다다른 그녀는 숨을 한두 번 크게 쉴 뿐 거뜬했다. “Hi, everyone(안녕, 여러분).” 순백의 재킷을 차려입은 최씨가 등장하자, 한 여자아이가 자연스럽게 입을 뗐다. “You

정보 사각지대 아이들 맘껏 공부할 수 있도록

SK텔레콤의 교육 사회공헌 지난달 26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3년도 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 소외 계층의 모바일 기반 정보화 수준은 전체 국민의 4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어려운 형편의 가정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맘껏 공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지난해부터 교육부가 주관하는 ‘교육정보화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교육부의 초·중·고생 교육비 지원 사업 중 하나로, 통신서비스 발달에 따른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저소득층 가정에 개인용 PC와 인터넷 통신비를 지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SK텔레콤은 최근 PC를 제외한 통신기기의 교육 서비스 및 콘텐츠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 올해부터 각 가정에 ‘와이파이(Wi-Fi)’를 무료로 설치해 학생들이 데이터 요금 부담 없이 각종 교육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학년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된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추천도서 5권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학생에게는 내신 전 과목 인터넷 강의를 시청할 수 있는 ‘스쿨온’ 사이트(www.school-on.net) 6개월 이용권이 제공된다. 고등학생에게는 ‘멜론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 6개월 이용권을 무상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영어듣기, 문법·어휘, 회화, 토익·토플, 제2외국어 등 각종 어학 교육용 콘텐츠를 서비스받을 수 있다. 김선중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학생들 교육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혜택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모든 가정의 학생들이 균등한 교육 기회를 바탕으로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법정자격자(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보호대상자, 법정 차상위 대상자)나 시·도 교육감이 기준에 해당한다고 정한 학생이며, 지원을 원하는 가정은 오는 14일까지 주소지의 주민센터 혹은

방황할 때 날 잡아준 학교… 선생님 되어 사랑 돌려줘야죠

경기도 안산 푸른꿈동산학교 대학생 교사가 4~5명 맡아 저녁에 수학·영어 교육 진로·연애 문제도 상담 고교 입학 꼴찌가 반 2등까지 “아이들이 배움에 감동하고 그 감동 다시 베푸는 선순환” “처음엔 학원같이 지루한 곳이려니 했죠. 다 귀찮고, 놀고픈 마음뿐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애착이 생기더라고요. 이제 푸른꿈동산학교는 제 집 같아요. 가족들과 헤어지기 싫어서 전 이제 선생님이 됩니다.” 졸업생 대표 김성인(19·서강대 게임교육원 게임그래픽과 입학)군의 연설에, 환호성이 쏟아졌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김종영 푸른꿈동산학교 교감은 “고1 때 성인이를 처음 봤을 땐 ‘사람 구실 할까’ 싶었는데, 꿈이 생기고 이렇게 달라졌다”고 했다. 지난 15일 오전, 경기도 안산의 동산교회 9층에 70여명의 학생이 모였다. ‘푸른꿈동산학교’의 세 번째 졸업식을 위해서다. 이곳은 지역의 대학생 형·누나들이 평일과 주말 저녁에 모여 중·고등학교 후배들에게 무료로 수학과 영어를 가르쳐주는, 일종의 ‘야학’이다. 2010년 만들어진 후 지금까지 38명의 대학생을 배출했다. 반전드라마의 주인공 윤소영(21·한양대 ERICA캠퍼스 영미언어문화학과3년)씨가 대표적이다. 윤씨의 고교 입학 성적은 전교 꼴찌였다. “공부 욕심은 있었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에 학원은 엄두도 못 냈다”고 한다. 수능을 앞둔 4월 무렵, 윤씨는 친구 소개로 이곳을 찾았다. “툭하면 전화해 모르는 걸 물어봤어요. 시험 기간엔 새벽에도 연락했죠.” 이후 윤씨의 학업성적은 180도 바뀌었다. 윤씨는 “고등학교에서 처음 본 수학시험에서 5개를 맞았는데 마지막 시험에선 반에서 2등을 했다”고 말했다. 비결을 묻자, 윤씨가 주섬주섬 가방을 뒤지더니 두꺼운 종이뭉치를 꺼냈다. “대학생 선생님이 손수 만들어준 ‘공부계획표’에요. 과목별로 공부할 교재, 페이지, 시간 등을 매일 세세하게 적었어요.”

유네스코는 문화재 담당? 한국 이만큼 키운 교육기구죠

민동석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유네스코, 6·25전쟁 때 한국 교과서 공장 인쇄 도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30일이면 창립한 지 60년 올해 모금액 50억원 목표 저개발국 위한 교육사업과 글로벌 리더 육성할 수 있는 키즈 프로그램 확대 계획 “이 교과서요? 6·25전쟁으로 폐허가 됐을 때, 유네스코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영등포 인쇄공장에서 제작됐어요. 반기문 사무총장도 이 교과서로 공부했어요.” 지난 11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접견실에 꽂힌 낡은 교과서를 가리키며 민동석(62) 사무총장이 말했다. 오는 30일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창립된 지 꼭 60년이 된다.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로 태어나겠다”며 “올해 50억원을 목표로 본격적인 외부 모금활동도 벌일 계획”이라는 민 사무총장을 만났다. ―직업외교관 생활 33년을 끝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맡은 지 1년이 지났다. ‘조직을 탈바꿈시키겠다’고 공언한 이유가 뭔가. “국민의 눈에 비친 유네스코의 위상과 존재감을 찾아보기 힘들다. 유네스코와 유니세프를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유네스코는 교육과 과학, 문화를 다루는 유엔 전문기구다. 200개가 넘는 회원국을 가진 초대형 유엔 기구다. 우리는 빵이나 약이 아닌, 교육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 1층에 초등학교 자연 교과서를 기증하며 ‘유네스코 지원으로 만든 이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이 오늘날 유엔 사무총장이 됐다’고 했다. 유네스코가 거둔 가장 대표적 성공 사례가 대한민국이다. 이는 교육으로 이뤄진 것임을 적극 알려야 한다.” ―연 50억원을 목표로 본격적인 모금활동을 벌인다는데, ‘명동에 건물도 있고, 정부의 지원금도 받는 유네스코가 왜 모금을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가장 취약한 점은 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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