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대책, ‘희망의 첫 삽’…잠비아에 교육센터·우물 건설 추진

잠비아 구호개발 위한 ‘다음세대 기금’ 출범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회장 최창남)이 아프리카 잠비아 구호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기아대책은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다음세대 기금(Next Generation 기금)’ 발대식을 열고, 필란트로피클럽 후원자들과 함께 잠비아 지원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발대식에는 최창남 희망친구 기아대책 회장을 비롯해 임동선 잠비아 지부장, 이지영 Major Gift 전략팀장, 필란트로피클럽 멤버 7인이 참석했다. 잠비아는 남아프리카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으로, 낙후된 사회기반 시설과 심각한 빈부 격차로 인해 많은 아동이 양질의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을 겪으면서 정부는 국가재난사태까지 선포한 상태다. 이에 기아대책과 필란트로피클럽 후원자들은 올해 고액후원자 해외 봉사 프로그램 ‘필드트립’을 통해 잠비아를 방문, 현지의 열악한 환경을 직접 확인했다. 그리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잠비아를 2024년 첫 공동 지원 대상국으로 선정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강규석, 김기혁, 김미연, 김혜인, 송예지, 최은광, 한수진 등 필란트로피클럽 멤버 7명이 기금 출연에 동참했다. 이번 기금을 통해 기아대책은 잠비아 지역 내 ▲아동 중심 공동체 변화(Child Focused Community Transformation, CFCT) 센터 건축 ▲담장 건설 ▲깨끗한 식수 공급을 위한 우물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금 출연에 동참한 Kim’s 나눔 대표 김민섭 후원자는 “잠비아 현장에서 결연 아동을 만나고 봉사하며 마음이 벅찼다”며 “현지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최창남 희망친구 기아대책 회장은 “국내뿐 아니라 국제사회 곳곳에서 선한

말라위 릴롱궤의 '희망중고등학교'는 고액 후원자들의 꾸준한 지원으로 지역의 명문 사학으로 성장했다. 사진은 지난달 1일(현지 시각) 학교를 방문한 기아 대책 고액 후원자 모임 '필란트로피 클럽' 회원들의 모습. /기아대책
작년엔 대강당, 올해는 도서관… 고액기부자들이 말라위 명문사학 만들다

필란트로피 클럽이 만든 기적 건물 3동으로 문 연 학교10년 만에 12동으로 확장 기부자들 꾸준한 후원에유치원·초등학교 건립 말라위 수도 릴롱궤. 도심에서 벗어나 남쪽으로 비포장도로를 20분쯤 달려 24구역(Area 24)에 진입했다. 흙먼지 일으키며 도착한 곳에 커다란 흰 철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외벽에 페인트로 쓰여 있는 ‘릴롱궤 희망학교’. 철문이 열리자 다른 세상이 나왔다. 학교 안은 깔끔하게 정돈된 길과 서구식 조경, 반듯한 건물들이 줄지어 있었다. 흙벽돌로 지은 집이 즐비한 담장 밖 풍경과 사뭇 달랐다. 말라위에서 보기 드문 잔디 운동장도 갖췄다. 릴롱궤 희망학교는 한 울타리 안에서 유치원부터 초등, 중고등학교까지 학제를 밟을 수 있는 유일한 교육기관이다. 교육의 질은 높지만 학비는 일반 사립학교의 절반 수준. 그렇다 보니 인근 10여 마을에서 학생들을 보내려고 줄을 선다. 개교 10년도 채 안 된 기간에 말라위의 명문 사학으로 거듭난 희망학교를 지난달 1일(현지 시각) 희망친구 기아대책 고액 후원자 모임인 ‘필란트로피 클럽’ 회원들과 함께 방문했다. 후원자들이 만든 명문 사학 시작은 단출했다. 10년 전인 2013년 당시 국제구호개발 NGO 기아대책은 기아자동차와 해외 사회공헌사업 ‘그린라이트프로젝트(GLP)’로 도심 외곽에 부지를 얻고 중고등학교(secondary school) 공사에 들어갔다. 이듬해 교실 1동, 행정실 1동, 화장실 1동이 완공되면서 학생을 받기 시작했다. NGO에서 운영하는 학교가 생기자 금방 소문이 났다. 교실은 좁은데 학생들이 몰렸다. 개교 첫해 40명 남짓 되던 학생은 3년 만에 500명으로 늘었고, 지금은 정원 900명에 야간 학교 600명을 더해 총 1500명이 됐다. 학교를 키운 건 고액

[Cover Story] 기부 한파에도… 늘어나는 ‘통 큰 기부’

지난해 12월 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가 11년 만에 2000번째 회원을 맞았다(2019년 1월 기준 2025명). 누적 가입자 수가 1000명을 넘겼던 2015년 이후 불과 3년 만에 두 배로 규모가 커졌다. 10억원 이상 기부하면 별도의 기금을 만들어 운용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초고액 기부 모델 ‘한국형 기부자 조언 기금’도 지난해 2명이나 배출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기부 참여율은 2011년 36%를 기록한 이후 매년 하락세를 거듭해 2017년 26.8%로 내려앉았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 기부 참여가 줄어들고 있지만, 개인 고액 기부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고액 기부는 통상 개인이 내는 연간 기부금의 10~25배 되는 규모 또는 전체 모금 규모 상위에 있는 기부를 말한다. 국내 1인당 기부 금액이 120만원임을 감안할 때, 1000만원대부터는 고액 기부로 볼 수 있다. 더나은미래가 주요 비영리단체 1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고액 기부자 모임을 운영 중인 8곳의 누적 가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단체 고액 기부자 모임, 최근 5년 사이에 늘어 국내에서 고액 기부자 모임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2007년 12월 시작됐다. 홀트아동복지회가 2010년 1월 ‘탑리더스’를 선보이며 두 번째로 테이프를 끊었다. 이후 최근 5년간 비영리단체들이 앞다퉈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정기 후원 1세대인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시기를 앞두게 되면서, 단체들이 한발 앞서 이들의 사회 환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2014년 기아대책과 푸르메재단이 각각 필란트로피클럽과 더미라클스를 론칭했고, 유니세프(아너스클럽), 굿네이버스(더네이버스클럽) 등이 뒤를

[Cover Story] 50대인 나도 유산 기부… 이제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 않을까요? ②

우연한 계기로 NGO 활동 시작 “나이 마흔셋에 천사 만났죠”   CEO 네트워크 활용해 기아대책·기업 연결 역할 ‘최경주 자선 골프대회’도 열어   학교 후원 ‘마중물 전략’ 적용 “동료 교수들 먼저 설득하고 200계좌 단숨에 달성”     ◇14년째 이어진 재능 기부… 한 NGO에 헌신한 ‘나눔’ 정신   ―30대에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 부임해 CEO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던, 소위 ‘잘나가던’ 교수님이 어떻게 비영리단체에 재능 나눔을 하게 됐나. “하하. 인연이 안 생길 뻔했다. 2004년, 다니던 교회 목사님 부탁으로 기아대책 신옥철 간사란 분을 만났다. 그분이 찾아와, 수천 명이 참여하는 ‘한톨자선달리기’라는 행사를 하는데, 후원해주기로 한 기업이 갑자기 펑크를 냈다고 했다. 행사가 2주 후인데, 5000만원을 당장 후원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도 기부하려면 절차가 있는데, 갑자기 어떻게 5000만원을 후원받나. ‘기업 프로세스를 모르는구나’ 생각했다. 그래도 면피는 해야겠으니, 아는 기업 CEO들에게 대충 이메일을 써서 보냈다. 당연히 후원이 안 됐다. 그러곤 깜빡 잊고 있었는데, 이 간사님이 또 전화를 해왔다. ‘우리 간사들에게 경영 특강을 좀 해주세요’ 하더라. 미안한 맘이 좀 있었는데, 그건 쉬우니까 오케이했다.” ―그 특강에서 마음이 움직인 것인가. “강의실이 완벽하게 꾸며진 대기업만 보다가, 그곳 지하실에 갔더니 엉망진창이더라. 먼지가 가득하고, 프로젝터도 너무 낡았고, 벽에 스크린도 없었다. 이전까지 가본 곳 중 가장 열악했다. 그런데 그곳에 간사들이 빼곡히 들어앉아서 집중하는데…. 눈을 보면 영혼을 알 수 있지 않나. 이렇게 맑고 선한 눈을 한꺼번에 많이 본 적이 없었다. 가슴에 뭔가가

[Cover Story] 50대인 나도 유산 기부… 이제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 않을까요? ①

[Cover Story] 1억원 유산 기부… ‘헤리티지클럽’ 4호 회원 김영걸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잘나가던 교수님’에서 NGO 재능 나눔가로   100세 시대에 아직 6부 능선도 오르지 않았는데,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김영걸(58·사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다. 그는 최근 1억원을 유산 기부, 기아대책 ‘헤리티지클럽(유산 기부자들의 모임)’ 4호가 됐다. ’50대에 웬 유산 기부?’라고 의아해하는 이들을 위해 직접 인터뷰에 나섰다.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CRM(고객 관계 관리) 전문가인 그가 언론에 고액 기부자로 나서는 건 처음이다. 14년째 NGO에 재능 기부를 해오며, 기부 전도사가 된 그를 지난 11일 서울 홍릉동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서 만났다.(그는 최근 보직이 바뀌었다며 ‘카이스트 발전재단 상임이사 김영걸’이라는 명함을 내밀었다.)     ―이미 1억원 이상 기부한 고액 기부자 모임인 ‘필란트로피 클럽’ 회원인데, 왜 ‘헤리티지 클럽’에도 가입했나. “클럽 중독은 아니다.(웃음) 필란트로피 클럽은 1년 반 만에 회원수 50명을 넘기며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있다. 근데 헤리티지 클럽은 1년 넘도록 3명밖에 안 되더라. 아직 우리나라 문화에서 확산이 어려운 기부 방식인 것 같았다. 형제들한테도 권했더니 ‘아직 창창한데, 왜 벌써 죽는 이야기를 하느냐’고 꺼려하더라. 유산 기부에 대한 인식이 둘 중 하나다. ‘젊은 나이에 괜히 나중 일로 폼 잡는 거 아니냐’는 인식, ‘괜히 기부했다가 사고라도 나는 것 아닌가’ 하는 징크스에 대한 두려움이다. 활성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헤리티지 클럽 1호’가 돌아가신 어머니(故 설순희 여사)였는데, 어머니 1주기에 맞춰 유산 기부를 결심했다.” ―유산 기부 하면

얼어붙은 ‘모금 시장’ 비영리단체 조직 개편 속내는?

비영리단체는 조직 개편 중    최근 밀알복지재단은 조직 개편과 함께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공중파 PD 출신 홍보 전문가가 미디어홍보부를, CJ오쇼핑에서 스카우트된 마케팅 전문가가 온라인마케팅부를 이끌게 된다. TV, 신문, 라디오 등 매체별 홍보 전략을 모금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다. 온라인 모금을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마케팅부로 기존 팀을 격상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모금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모금 전략을 고민하는 비영리단체들의 조직 개편이 줄을 잇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1월부터 두 달에 걸쳐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이다. 모금과 홍보 기능을 결합한 것이 큰 특징. 기존 홍보실이 나눔마케팅본부와 회원실로 쪼개져 각 기능을 보강했다. 후원자를 위한 소식지, 연간 보고서를 발간하던 콘텐츠기획팀은 회원실로, 미디어·PR 등 커뮤니케이션팀이 모금과 마케팅을 결합한 전략을 위해 나눔마케팅본부로 흡수 통합된 것. 대신 온라인 홍보는 강화됐다. 마케팅팀 온라인 전략 담당 파트가 온라인팀으로 격상돼, SNS 등 온라인 홍보를 단독으로 실행하게 된다. 대중 모금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고액 모금에서 해답을 찾는 단체도 많다. 기아대책은 고액 모금을 전담하는 ‘메이저 기프트(Major gift)’팀을 본부(메이저 기프트 본부)로 격상시켰다. 2014년 기아대책은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필란트로피 클럽(Philanthropy Club)’을 발족, 2년 반 만에 42명이 가입했다.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임수진 기아대책 홍보팀장은 “고액 모금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모금 전략을 연계·통합하고, 교회 모금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 최초 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한 푸르메재단 역시 고액 후원자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014년 12월 1억원

줄어드는 도움의 손길, ‘큰 손’이 나섰다

고액 기부 트렌드 4월 초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이하 유니세프)에 2억원이 입금됐다. ‘개도국 아동들을 위해 써 달라’는 한 자산가의 기부금이었다. 2014년 12억원, 2015년 10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올해 동티모르의 식수 위생 및 아동 교육을 위해 3년간 5억원 기부를 추가로 약정한 것. 김쟈넷 유니세프 후원5팀장은 “지난 2월 동티모르 필드트립(Field Trip·해외 사업장 방문)에 참여하신 직후 기부 의사를 밝히셨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는 지난해 5월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스클럽(Honors club)’을 발족하고, 회원들의 희망국가 및 유니세프 사업 현장을 방문하는 ‘필드트립’을 예우 서비스로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김연아 선수, 패션그룹 형지 최병오 회장, 배우 안성기·원빈·장근석·이민호·송중기 등 30여명이 아너스클럽에 가입했다. 게다가 필드트립을 통해 개도국의 열악한 환경을 접한 아너스클럽 멤버 중 상당수가 후속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김 팀장은 “최근엔 30~40대의 유산 기부 문의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생명보험 등 보험 수익금이 유니세프 앞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기부 보험 가입자 수가 30명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지인 초청 행사, 기관별 협력···고액 모금 확산 비결 비영리단체들의 고액 모금 쟁탈전이 한창이다. 고액 기부자 맞춤형 상품을 만들거나 전담팀을 신설하는 곳이 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국내 최초의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클럽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수가 지난해 12월 1000명을 돌파한 만큼 “점차 줄어드는 소액 후원을 보완할 강력한 수단으로 고액 모금이 떠오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기아대책은 2014년 10월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필란트로피클럽(Philanthropy Club)’을 발족하고, 고액 모금을 전담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