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꿈으로 여는 메달 ② 수영선수 이인국군

[더나은미래-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공동캠페인] 마음의 문 닫았던 소년, 이젠 매일 세상을 향해 헤엄칩니다 자폐 치료하려 시작한 수영비장애인 대회 출전은 물론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은메달 사회성·생활습관도 좋아져 “심리 불안한 자폐 선수… 맞춤형 교육과 감독 필요” 커다란 현수막이 발길을 붙들었다. ‘2013 몬트리올 장애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배영 100m 2위 이인국’. 이인국(17·안산 단원고2·사진)군은 이미 이곳의 자랑이었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올림픽 수영장’. 10여 개의 레인을 뒤져 찾아낸 이군은 이마에 빈 캔을 올려놓고 배영 연습 중이었다. 머리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초·중·고교 수영선수들이 훈련받는 이곳에서 이군은 유일한 장애인(자폐성장애 2급) 선수다. 김정임(37·안산시 수영연맹) 코치는 “체격이 좋고 승부욕, 유연성, 부력이 뛰어나다”며 “비장애인 선수들과 비교해도 좋은 기록을 가지고 있는 기대주”라고 했다. 이군은 세상과 단절된 아이였다. 돌 무렵에도 입을 떼지 못했다. 원인을 처음 안 건 일곱 살 때였다. 병원에선 “자폐성 장애가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이군은 소풍을 가도, 운동회를 해도 혼자만 있었다. 다른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어머니 배숙희(49)씨는 “행여 아이의 사회성 회복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언어치료, 인지치료를 비롯해서 악기, 운동을 닥치는 대로 배우게 했다”며 “수영도 그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무렵, 배씨는 아이 손을 이끌고 수영장을 찾았다. “물을 무서워하는 증상이 특히 심했어요. 세수도 제대로 못했고, 머리도 못 감았죠. 목욕이라도 시킬라치면 온 집안을 휘젓고 다녔어요. 씻길 때마다 집은 전쟁터가 됐죠.” 처음 한 달은 수영 선생님 품에 안겨 물에 동동 떠다니기만 했다.

[아산미래포럼 기획 시리즈] ① 아이 키우려면 일해야 하는데… 생활도 취업도 힘들기만 하네요

아산미래포럼 기획 시리즈 ①미혼모 청소년2005년부터 5년 새 미혼모 수 26.6% 증가月 15만원 양육비마저도 만 24세 이하만 지원받아상처받은 청소년 미혼모 정서적 자립부터 돕고 제대로 된 진료 받도록 의료 제도도 개선해야 지난 8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아산나눔재단은 복합 장벽을 지닌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자립, 기여를 목표로 공동 기획 포럼인 ‘아산미래포럼’을 출범했다. 아산미래포럼은 오는 12월까지 탈북·장애·미혼모·비행·가정 외 보호 청소년 등 5개 분과별로 시급한 해결 과제 및 정책 제언, 민간 재원을 통한 사업 발굴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더나은미래는 5회에 걸쳐 분과별 핵심 과제에 대한 기획 시리즈를 보도한다. 그 첫 회는 ‘미혼모 청소년’ 문제다. 편집자 주 한국의 혼외 출생자가 약 1만명을 넘어섰다. 그중 미혼모 청소년(25세 이하)은 약 5500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2012년 통계청). 그러나 이들 중 취업 경험이 있는 미혼모 청소년은 25%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미혼모 청소년의 자립을 막는 사회의 장벽 때문이다. ◇ 양육·생계·취업…삼중고에 시달려 아이를 입양 보내지 않고 자신이 직접 키우는 ‘양육 미혼모’의 숫자는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2005년 1968명이였던 양육 미혼모의 숫자는 2009년 2491명으로 5년 새 26.6% 증가했다. 미혼모 청소년들은 학업 중단, 자녀 양육 때문에 직업을 가지기 어렵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직업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미혼모 청소년의 숫자는 34.5%에 불과했고, 이 중 42%가 아이를 돌보느라 직업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혼모의 자녀를 돌봐주고 직업 훈련을 병행하는 지원책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한국 사회 멍들게 하는 3가지 ‘구멍’

더나은미래와 아산나눔재단이 함께 연 공동 기획 포럼 ‘아산미래포럼’의 분과별 회의에 참석해보니 놀라울 정도로 문제의 현상과 본질이 비슷했습니다. 각 분과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이라서 겪는 어려움 외에도 장애, 탈북, 미혼모, 비행, 가정 외 보호 등 또 다른 장벽을 하나씩 지니고 있는 이들의 문제를 다룹니다. 분과별 문제의 공통점을 세 가지 정도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제도나 정책 자체만을 보면 사각지대가 없을 정도로 ‘해외의 좋은 사례’를 잘 벤치마킹해놓았습니다. 마치 정책 쇼핑이라도 한 듯 말입니다. 하지만 그 모델만 베꼈을 뿐 이를 국내에 적용시키는 전달 체계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은 부족합니다.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법무부, 통일부 등 부처별로 각각 좋은 모델을 들여온 후 각 부처 산하에 ‘○○센터’나 ‘○○재단’을 두고 사업이나 지원을 쪼개주는 형태가 많습니다. 좋은 제도라도 결국 이를 적용할 곳은 지역사회(Community)이지만 개별 부처별로 쪼개지는 톱 투 다운(Top to Down) 방식의 정책으로 인해 재원이 많이 낭비되는 건 아닐까 우려스러웠습니다. 복지 서비스든 정책 시행이든 이를 뒷받침할 지역사회의 촘촘한 전달 체계에 대한 고민이 매우 시급합니다. 둘째, 학교의 문제입니다. 장애, 탈북, 미혼모, 비행, 가정 외 보호 청소년들은 결국 사회에서 함께 섞여 살 구성원입니다. 하지만 학교 안에서는 이들을 위한 통합이나 배려가 없습니다. 이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상처받고 대안학교를 택하거나 거리로 나옵니다. ‘학교’라는 마지막 소속 집단이 없어지고 나면 이들을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다시 진입시키는 데는 두세 배, 아니 몇십 배의 사회적 비용이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⑥ “우리끼리 말고 기업끼리 뭉쳤더니, 나눔의 힘 더 커졌죠”

더나은미래·위즈돔 공동 캠페인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⑥ KT CSV 기획팀 이정우 팀장 4000개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 교육 위해 25개 기업 손 맞잡아 임직원 ‘IT 서포터즈’ 은퇴자·시장 상인에 스마트 기기 사용법 교육 “공신, 임팩트스퀘어 등 소셜벤처들과 파트너로 일하는 이유는 이들의 ‘경쟁력’때문입니다. 글로벌 사회공헌을 고민하는데, 공신이 인도네시아로 진출해 멘토링 사업을 시작하고 있더라고요. ‘교육격차 해소’는 kt가 관심을 가지는 사회문제라 협업을 하게 된 것이죠.” 대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회적기업=도와줘야 하는 기업’ 공식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달 28일 저녁, 더나은미래와 위즈돔이 주최한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의 여섯 번째 행사 현장에서 이정우 팀장을 만나 kt의 사회공헌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kt 사회공헌의 철학은 무엇인가. “진정성과 지속 가능성이다. 먼저 어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단, 같은 뜻을 가진 다른 기업들과도 협업할 수 있는 ‘개방성’을 담보해야 한다. kt만 돋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지속 가능성은 kt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과 관련 있다. 기업의 핵심 역량이 발현되어야 오래갈 수 있다.” ―’협업’이 중요 키워드인 것 같은데, 구체적인 예를 들어본다면. “전국 지역아동센터가 무려 4000개다. kt가 주력하는 사회공헌 대상이 ‘아동·청소년’이라 하더라도 이걸 어떻게 혼자 하겠나. 협력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았다. 하나투어, 세브란스병원 등 25개 기업이 연합해 ‘드림투게더’란 기업 사회공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매일유업이 우유를 제공하면, 캐논코리아는 사진 교육을 진행하는 식이다. 지난해 5월에는 경기도 양평의 한 폐교를 리모델링해 ‘새싹꿈터’를 열고 매주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교육캠프가 이어지고 있다.”

[책임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⑤ “이건음악회 23년째… 사회공헌 오래 하려면 좋아하는 분야 선택하길”

책임 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5>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문화소외지역 주민 위해 매년 여는 클래식 음악회 솔로몬 군도서 벌채할 땐 허가받기 전 재단 세우고 주민 교육 사업부터 벌여 ‘돈 벌면 나누겠다’ 말고 분명한 목표 정한 뒤 직접 관심갖고 공헌해야 목재회사와 문화예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다. 이건산업 박영주(72) 회장을 말하려면 이 두 가지를 빼놓을 수 없다. 이건산업은 1990년부터 인천에 위치한 회사 공장에서 ‘이건음악회’를 시작,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예술 사회공헌을 23년째 해오고 있다. 오랜 역사 앞에서 ‘그 돈으로 어려운 아이를 돕지 웬 클래식 무대냐’는 비아냥은 사라지고, 이건산업엔 ‘문화예술 사회공헌의 선구자’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1972년 회사를 창업한 지 벌써 41년째인데, 당시 어떤 비전을 품었나. “창업 때부터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심은 없었다. 나는 놀기 좋아하고 취미도 많다. 다만 남들이 안 하는 전문 분야를 개척하고 싶었다. 그 일을 통해 사람들의 삶이 좀 더 나아진다는 보람도 있지 않은가.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고생스러운 기업 운영을 계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1960년에 군 제대 이후 몇 달 동안 일급 노동자들과 함께 합판공장에서 나무를 깎았다. 그 경험을 통해 ‘기업이 돈만 벌어서는 안 되고, 사람들을 위해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평생 머릿속에 갖게 됐다. 우리 회사가 그동안 노사 분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경영에도 진정성이 중요한 것 같다. 단기적인 봉합만으로는 안 된다. 기업을 한다는 건 몇 십 년 직원들과 같이 사는 것이다. 거짓말을 할

[Cover Story] 꿈으로 여는 메달 ①휠체어테니스 선수 임호원군

[더나은미래-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공동캠페인] 여덟살, 장애로 축구선수의 꿈은 꺾였지만… 열다섯, 지금 나는 국가대표 꿈꾸는 테니스 선수 사고로 휠체어 타게 된 뒤 운동은 못 할 줄 알았어요 많이 우울하고 힘들었는데 휠체어 테니스 배우면서 장애인 된 후 처음으로 하고 싶은 게 생겼었죠 유지곤 감독님 도움으로 국가대표랑 같이 받는 훈련… 올림픽 금메달도 꼭 따야죠 “운동할 때 만큼은 전혀 힘들지 않아… 늘 더 잘하고 싶죠”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아시아 42개국, 6000여명의 장애인 선수가 참가하는 축제의 장이다. 2002년 부산장애인아시안게임을 개최한 이후 10여년 만이다. 하지만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무관심은 그대로다. 지난해 열린 ‘런던패럴림픽’에서 영국 장애인 육상의 인기스타 조니 피콕(20) 선수가 치른 100m 결승전 경기는 630만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영국 단일 스포츠 경기 사상 최고기록이다. ‘더나은미래’는 내년에 치러지는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앞서, 향후 10년간 국내 장애인 스포츠를 이끌어 갈 미래의 ‘수퍼스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침대가 서서히 의자 모양으로 접히자, 상체 아랫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3개월 만에 시선이 닿은 곳. 하지만 소년의 엉덩이 끝에는 다리 대신 철제 보조기구가 달려 있었다. 엄마는 펑펑 울었고, 아빠는 질끈 눈을 감았다. ‘축구선수’를 꿈꾸던 여덟 살 소년의 꿈도 그날 함께 날아가 버렸다. 2006년 여름,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던 임호원(15·수원 칠보중3)군은 여름방학을 맞아 경남 함양의 외갓집을 찾았다. 저녁식사를 마친 임군은 여느 때처럼 밖에서 축구공을 갖고 놀았다. 사고는 순식간이었다. 빠뜨린 공을 주우러 뛰던 임군에게 승용차 한 대가 벼락같이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⑤윤원규 삼성사회봉사단 과장

“장학금 받은 학생이 후배 돕는 나눔의 순환 이뤄” 더나은미래·위즈돔 공동 캠페인 “얼마 전 부산에서 2013년 하반기 드림클래스 강사에 지원한 대학생들과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그 중 5명이 삼성에서 제공하는 열린장학금을 받은 학생이었어요. 자기가 도움받은 만큼 어려운 후배들을 돕고 싶다는 그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곧 삼성의 교육지원 사업을 통해 성장한 학생이 삼성에 입사하는 순간이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 7일, 서울 성수동의 카페 그랜드마고에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위즈돔이 주최하는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다섯 번째 강연이 열렸다. 이번 강연의 주인공은 삼성사회봉사단의 윤원규 과장. 삼성그룹의 사회공헌 이야기를 듣기 위해 대학생, 소셜벤처 및 비영리단체 종사자 등 27명의 청년이 행사장을 방문했다. 윤원규 과장은 “삼성의 5대 핵심가치에는 상생경영이 있다”면서 “올해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이해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1994년 국내 기업 최초로 사회공헌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인 삼성사회봉사단을 설립했다. 2012년부터는 저소득층 중학생에게 방과 후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는 ‘드림클래스’를 운영하는 등 교육에 중점을 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희망의 사다리’는 삼성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저소득층 학생은 희망네트워크와 드림클래스, 열린장학금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교육 지원을 받을 수 있다. 2013년 고교 입시에서 드림클래스에 참여한 중학생 40명이 과학고, 외국어고, 자립형사립고, 마이스터고 등에 진학하기도 했다. 임직원들의 재능 나눔도 사회공헌의 한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현재 29개 계열사에서 109개 자원봉사센터와 4090개 자원봉사 팀을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의 참여율도 87.6%에 달한다. 윤원규 과장은 “최근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④이경은 해피빈재단 기획운영팀 과장

“온라인 네티즌이 오프라인 변화 꽃피운 희망” 더나은미래·위즈돔 공동 캠페인 “토크 콘서트를 기획하기 위해 청년들을 모집하는 단체가 있었어요. 워낙 규모가 작은 단체라 홍보가 필요한 것 같아 네이버 메인 주제형 캐스트 ‘공익나눔’ 섹션에 내놓았지만, 그것만 보고 참여할지 확신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하루 만에 마감되었어요. 행사 당일엔 신청자들이 모두 참여해서 토크 콘서트를 치러내고, 각자 블로그에 블로깅(Blogging·블로그 활동)하면서 행사를 알리더라고요. 온라인의 네티즌이 오프라인에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봤던 첫 순간이었습니다. 해피빈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요.” 이경은 해피빈재단 기획운영팀 과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뿌듯했던 경험을 전했다. 지난달 24일 저녁, 서울 성수동의 카페 그랜드마고에서 열린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의 네 번째 행사 현장. 이경은 과장은 해피빈이 추구하는 방향성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네티즌과 단체들을 손쉽게 이어주는 ‘온라인 기부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 현재 해피빈에 등록된 단체는 약 6000여개. 단체들이 ‘해피로그’라는 단체용 블로그 공간에 모금함을 만들고 사업 내용을 홍보하면, 네티즌들은 온라인 콩 ‘해피빈’을 모아 원하는 단체에 쉽게 기부할 수 있다. ‘해피빈’ 콩 하나는 100원. 메일이나 블로그 등 네이버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동으로 ‘해피빈’을 받을 수 있고, 직접 살 수도 있다. 매일 1만여명의 네티즌으로부터 1550만원 상당의 기부가 이루어진다. 지금까지 해피빈을 통해 한 번이라도 기부를 해 본 사람은 800만, 지금까지 누적된 기부금액만 해도 300억원에 이른다. 둘째는 기부 플랫폼을 넘어서서, 세상의 변화를 만드는 ‘나눔 커뮤니티’를 만드는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훌륭한 제도라도 ‘사람’이 빠지면 허점투성이

미국에서 둘째 딸을 출산하던 날, 그날은 공교롭게도 첫째 딸의 새 학기 첫 등교일이었습니다. 갑작스레 진통을 느껴 남편과 함께 허겁지겁 병원에 갔습니다. 같은 아파트에 살던 한국인 이웃에게 “우리 딸아이 좀 유치원에서 데려와 달라”고 급히 부탁을 했습니다.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은 채 말입니다. 하지만 그 이웃은 1시간 넘게 유치원에서 딸을 데리고 올 수 없었습니다. 딸의 등하교를 책임지는 사람으로 등록된 부모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급한 사정을 아무리 설명해봐도 요지부동이었다고 합니다. 결국 부모인 우리가 그 유치원의 유일한 한국인 교사에게 전화로 사정을 설명하고, 그 한국인 교사가 안전에 대한 책임과 보증을 서는 조건으로, 딸아이는 무사히(?) 이웃에게 인계되었습니다. 우리 시각에서 보면 이렇게 불편하고 어이없는 제도가 없습니다. 원칙만 고집하는 불친절한 곳이라고 욕하고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올리는 학부모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선 편리함이나 불가피한 상황 논리보다 ‘아이들의 안전’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이런 디테일을 볼 때마다, ‘선진국의 저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 적이 많았습니다. 토요일 오전, 신문을 읽다 펑펑 울었습니다. 사설 해병대캠프를 찾았다 사망한 공주사대부고 학생들 사연 때문입니다. ‘사람’을 최우선에 두는 사회. 선진국이 되기 위해 우리는 이렇게 변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해외 성공모델이나 제도를 벤치마킹해와도 소용없습니다. 스피릿(spirit·정신)이 없는 껍데기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얼마 전 만난 한 사회복지학과 교수님은 “지자체장들이 자신들의 치적 사업으로 몇 억원을 들여 사회복지관을 세워놓고, 그걸 운용할 사람과 프로그램에 쓸 돈이 없어 텅 빈 곳이 많다. 하드웨어만 생각하고, 소프트웨어는 뒷전이다”라고

[책임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④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사회공헌팀 따로 없어요, 당연히 해야될 일이니까” 매달 월급의 1% 기부한다는 내용 고용계약에 넣어 봉사 시작하게 해 억지로 했다가 베푸는 즐거움 느껴 사회공헌 활동, 돈 들어도 얻는 것 많아 매달 한번씩 40여곳에서 같이 봉사하니 동료애 생기고 그만큼 조직력 강해져 “요즘 고민이 무엇입니까.” 한미글로벌 김종훈(64) 회장에게 이렇게 물었다. 희끗희끗한 머리를 한 김 회장은 양미간을 약간 찌푸리더니, 이렇게 말했다. “앞이 잘 안 보여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때문에 착시효과가 많아요. 둘을 제외하면 다른 기업들은 성적표가 빤합니다. 우리 경제가 그만큼 힘들어요.” 이럴 때일수록 구조조정, 고통분담, 비용절감 등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1996년 국내 최초로 건설업계에 CM(Construction Management·건축주를 대신해 설계와 시공 등 건설사업 전 단계를 챙기는 것) 사업을 도입한 한미글로벌은 창업 1년 만에 IMF 외환위기를 맞았지만, 한 사람의 인원감축 없이 버텨낸 기업이다. 17년 동안 ‘꿈의 직장 만들기’ ‘구성원 중심의 회사’에 도전, 8년 연속 ‘대한민국 훌륭한 일터상’을 받은 한미글로벌의 사회공헌은 여러모로 독특했다. 사회공헌팀도 없는 이 기업의 사회공헌은 직원들에게 삶의 일부였다. 무슨 비결이 있는 걸까. ―한미글로벌은 ‘구성원 중심의 회사’라고 하는데, 모든 기업 CEO는 “종업원을 중시한다”고 한다. 구성원 중심 회사 경영, 핵심은 뭔가. “진정성이다. 말로만 하고 회사 상황이 안 좋을 때 달라지면, 직원들이 대번에 알아차린다. 방금 자체 구성원 만족도 결과보고를 받고 왔는데, 100점 만점 기준으로 85~87점이다. 특히 회사에 대한 자긍심은 90점이 넘는다. 핵심은 간단하다. 규정이나 해석이 애매할 때, 회사 편에 서지

모금방법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 누적액 6277만원 넘어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참사 그 후 아름다운가게·더나은미래 공동기획시리즈 <4·끝>당신의 옷은 떳떳합니까 5월 20일부터 시작된 아름다운가게의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붕괴지원 긴급지원 모금’이 초기 모금 목표액인 5000만원을 넘었다. 7월 4일까지의 총 누적 모금액은 6277만원에 달한다. 온·오프라인 창구를 포함하여 일반 개인들이 낸 기부금은 2150만원 정도. 총 모금액의 3분의 1이나 됐다. 한 유치원에서는 원생과 학부모 120여명이 자발적으로 아나바다 행사를 진행해 모은 60여만원을 기부했다.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패밀리세일(www.famsale.com)은 5월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개최한 1차 벼룩시장을 통해 100여만원을 기부한 데 이어, 6월 29일 2차 벼룩시장을 열고 200만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이 기부한 2032만원을 비롯해 총 3300만원가량의 기업 모금이 이뤄졌다. 아름다운가게에서는 오는 10일부터 아름다운가게 안국매장에서 선착순 100명을 대상으로 잘 입지 않는 ‘메이드 인 방글라데시(Made in Bangladesh)’의류를 기증하거나 1만원을 기부하면 ‘메이드 포 방글라데시(Made for Bangladesh)’라고 적힌 모금 캠페인용 홍보 티셔츠를 선물로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한편, 아름다운가게는 이달 말일까지 모금을 통해 조성된 2차 지원금을 현지에 전달할 예정이다. 2차 지원금은 취업이 힘든 피해자를 대상으로 일자리 및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데 지원된다. 주선영 더나은미래 기자

[더나은미래·위즈돔 공동 캠페인] ③ 최재호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문화팀 차장

“2017년까지 청년창업 500개, 일자리 2500개 만들 것” 사회공헌의 주요 방향은 파트너십과 지속성 청년사회적기업가 위한 H-온드림 오디션으로 사업 자금도 지원해 글로벌 리더 양성 위해 17개국에 5000명 청년 봉사단 해외파견 “많은 기업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하잖아요. 혜택을 못 받는 틈새시장이 없을까 고민하다 68만명의 군인이 생각났습니다. 강연기획 전문 (예비) 사회적기업인 마이크임팩트와 함께 ‘군인의 품격’이라는 토크콘서트를 기획했습니다. 혜민 스님, 김난도 교수 등을 모셨고 행사 9번을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처음엔 사회적기업과 함께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았는데, 이젠 회사 내부적으로 마이크임팩트의 역량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문화팀 최재호 차장은 “청년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을 맡고 있는데, 이들이 사업 파트너로서 성장하는 걸 볼 때 개인적으로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 3일 저녁, 서울 성수동의 카페 그랜드마고에서 열린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의 세 번째 행사 현장. 이날에는 대학생, 비영리단체·소셜벤처 종사자 등 청년 30명이 공간을 가득 메우면서 열기를 더했다. 조주형(21·건국대 경영학과)씨는 “첫 번째 참여한 행사에서는 일병이었지만 이번엔 상병으로 진급하면서 휴가를 받아 또 참석하게 되었다”며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현대차그룹에서 사회공헌을 진행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두 가지는 ‘탄탄한 파트너십’과 ‘지속적인 사업’이다. 최재호 차장은 현대차그룹이 풀고자 하는 향후 5년의 과제를 창업·일자리 지원, 청년 리더 양성, 양극화 해소라고 꼽았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까지 창업을 500개 지원하고, 일자리를 2500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주로 청년 사회적기업가 양성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현대차그룹은 ‘H-온드림 오디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