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은선택] 당신은 어떤 치킨을 뜯으시겠습니까

어떤 치킨을 시킬지 고민되는 밤, ‘맛’만으로 치킨을 고르기 조금 아쉽다면 더나은미래가 들려주는 몇 가지 참고 사항을 확인해보자. 까칠한 기자들의 ‘공공(公公)’연한 수다, 더 나은 선택 4편의 주인공은 ‘맥주’〈2016년 6월 14일 더나은미래 D7면〉의 단짝 ‘치킨’이다.    강미애 기자= 사회공헌에서는 교촌에프앤비가 제너시스비비큐보다 한발 앞서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원자재 출고량 1㎏당 20원씩 적립해 지속적으로 사회공헌 기금을 마련한다. 반면 제너시스비비큐는 연간 사회공헌 예산이 별도로 정해진 바가 없다. 좀 더 안정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이 이뤄질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향후 사회공헌활동 계획을 묻는 말에 교촌에프앤비는 “해외 진출 국가의 빈민 가정과 현지 매장 근로자들을 위한 장학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힌 반면, 제너시스비비큐는 “기존 활동과 동일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제너시스비비큐가 여러모로 1등 치킨에 오르긴 아직 멀어 보인다.        정유진 부편집장= 지난 3월 소비자원에서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국내 상위 10대(매장수 기준) 치킨 기업의 배달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했는데, 매출액 기준 1위인 교촌치킨이 종합만족도 3.28점(평균 3.42점)으로 꼴찌를 했다. BBQ도 평균 이하 점수(3.41점)를 받았다. 배달 서비스의 정확성, 직원 서비스, 음식, 접근성, 가격, 서비스 체험 등 6가지 항목 중에서 교촌치킨은 배달접근성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매출액 약 2600억원, 기부금 약 10억원에 달하는 기업이라면 그에 상응한 사회적책임이 요구되지 않을까. 소비자들은 이왕이면 더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의 치킨을 선택하고 싶어한다. 해외 기업들은 CEO가 홍보 영상에 등장해서 여성 임원 비율, 친환경 정책, 직원

[비영리활동가의 일과 삶의 균형] 호모심파티쿠스의 비애, 활동가의 감정노동③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맘껏 감정표현을 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색만 내는 기부자, 단체에 아무런 기여 없이 이름만 달고 있는 이사진들, 시간 채우고 사진 찍으러 오는 자원봉사자들, 하청업체 취급하는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 그리고 고집을 신념인 줄 알고 밀어 붙이는 리더와 자기 실속 딱딱 챙기는 얄미운 후배들에게 마구마구 질러 줄 수 있다면…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5가지 감정들은 주인공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불철주야 열심히 일한다. 싫어하는 음식이 나오면 까칠이가 나서고, 긴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에는 기쁨이가 나선다. 하키 연습시간에는 상대팀에게 밀리지 않아야 하기에 버럭이의 활약이 중요하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시간에는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기에 다섯 감정은 모두 긴장한다. 그렇게 분주한 하루를 마치고 야간 당직을 제외한 나머지 네 감정들은 숙면을 취한다. 머릿속 감정들은 아무거나 잘못 만졌다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열띤 회의를 거쳐 기분을 컨트롤 하며 각별하게 관리한다. 영화는 “모든 감정에는 존재이유가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집단 내에서 다섯 가지 감정들은 활성화되기보다 억제되는 경우가 많아 현대인의 감정 컨트롤 타워는 늘 빨간불이다.   최근 감정노동이 한국 사회 주요한 노동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ur)이란 미국의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Arlie Russell Hochschild)가 그의 저서 「관리된 마음(1983)」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자신의 진짜 감정을 숨긴 채 직업적 필요에 따라 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세계 시민으로서 눈높이를 갖는 법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지난달 30일부터 2박3일 동안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제66차 유엔 NGO 콘퍼런스’ 의미를 퇴색시킨 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일까, 한국 언론일까. 100여개국에서 온 4000여명이 참석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비영리 포럼이 열린 첫째날 오전, 기자회견장에는 한국 언론사 기자 100여명이 진을 쳤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스콧 칼린 공동위원장, 크리스티나 갈라크 유엔 DPI(공보부) 사무처장이 자리에 앉았다. 한국 언론의 첫 질문은 반기문 총장에게 향했다. “왜 UN 관련 일정이 적냐, 개인의 정치적 행보를 위한 방문이라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어진 다음 질문은 이랬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이 질문 이후 3명 모두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고, 거기서 기자회견은 끝났다. 행사장을 떠난 반 총장을 따라 기자들이 모조리 그곳을 떴다. 100명까지 이용 가능한 대형 기자실엔 오후 내내 적막감만 감돌았다. 3일 내내 현장을 취재한 매체는 ‘더나은미래’가 유일하다시피했고, 스콧 칼린 위원장을 정식 인터뷰한 매체도 우리뿐이었다. 스콧 칼린 위원장은 “왜 한국 기자들은 콘퍼런스에는 관심이 없느냐. 반기문 사무총장에만 관심이 있어 아쉬웠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후에 들려온 소식 또한 가관이었다. 콘퍼런스 마지막날, ‘경주 액션플랜’을 채택할 때 우리 정부에서 ‘새마을운동’을 넣으려고 엄청 노력했으나, 유엔 측에 의해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특정 나라의 개념을 글로벌 액션플랜 안에 넣을 수 없다”는 게 유엔 측의 입장이었다. 많이 부끄러웠다. 세계 GDP 순위 11위이지만, 우리 사회의 주요 시스템은 아직도 초고속 성장시대에 머물러있다는 자괴감은 지나친 걸까. 100명의 기자가 똑같이

[더나은선택] 당신은 어떤 맥주를 마시겠습니까

1년에 148.7병.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2013)한 20세 이상 한국인의 맥주 소비량이다. 가구당 한 달 평균 술값은 1만2000원 선(통계청, 2015)으로 200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여름, 우리는 어떤 맥주를 마시며 무더위를 식힐 수 있을까. 윤리적 소비를 위한 비교분석 시리즈,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까칠한 기자들의 ‘공공(公公)연한 수다’ 3편의 주인공은 맥주다. 분석 대상은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2위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다. 편집자  정유진 부편집장: 오비맥주는 글로벌 주류회사 AB인베브가 주식의 100%를 가진 비상장회사라 재무제표 외에는 어떤 정보도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인 데다가 이천·청원·광주에 제조 공장도 있는데 기본적인 환경 및 지배구조 정보를 하나도 볼 수 없으니…. 소비자들이 오비맥주 제품을 얼마만큼 신뢰할 수 있을까?         김경하 수석기자: 오비맥주가 주주인 AB인베브에 3700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2014년 배당금을 받지 않은 걸 감안해도, 너무 많지 않나. 지난해 당기순이익(2536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바깥 사람’이 배당금 가져가는 건 좋다 치자. 세금은 꼬박꼬박 잘 냈으면 좋겠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당시 대주주였던 외국계 사모펀드가 7100억원 배당을 받고, 유령법인을 이용해 세금을 한 푼도 안 내 1500억원을 추징당한 전력이 있어서일까. 괜히 유심히 보게 된다. 하이트진로는 주총 시즌마다 사외이사를 ‘내부 사람’으로 채워 논란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조판제 일렉코어 대표이사 역시 하이트진로 전무 출신이다. 투명 경영을 위한 사외이사 제도의 가치가 흐려지는 대목이다. 바깥 사람이든, 안 사람이든 앉은 자리에서 할 역할은 제대로 하길.  

[비영리활동가의 일과 삶의 균형] 진정으로 행복한 삶은 하루하루 균형 잡힌 삶을 사는 것②

기업의 한 이사님께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세요?” 이사님은 말씀하셨다. “저는 워크(work)밸런스만 맞춥니다.” 그렇다. 수많은 자기계발 서적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해 성공한 케이스들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나 현실은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조직에서 일과 삶의 균형 찾으려거든 승진할 생각 하지 말라고. 해외 유명 만화 사이트 ‘도그하우스 다이어리’가 나라별 특징을 담은 세계지도(What Each Country Leads the World in)에서 한국은 일 중독자를 의미하는 ‘워커홀릭’이라고 표기하였다. 워커홀릭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거의 워커홀릭이다. 명망 있는 공익활동가들 중에 기업임원 못지않은 워커홀릭들도 많이 봤다.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6개 회원국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연평균 근무시간은 2,090시간으로 OECD 평균 1,776시간을 크게 웃돌았으며, ‘일과 삶의 균형’ 부문에서는 조사 대상 36개국 가운데 34위를 차지했다(Business Watch, 2014.07.25.). 열심히 일하는데 근무시간은 길고 수면시간은 짧아 노동생산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인간은 누구나 다 잘 먹고 잘 살고 싶어 한다. 고진감래(苦盡甘來). 힘든 걸 참으며 하루 종일 공부하고 일하는 이유도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다. 한국사회에서 유독 먹방이 먹히는 이유는 삼시세끼 먹고 살려고 일하는데, 정작 일하느라 한 끼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보상심리라고 할 수 있다. 유발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기원전 9000년경 채집이 아닌 정착을 통한 농경사회가 인간의 삶의 방식을 크게 개선시켰으나 더 나은 삶을 위한 일련의 개선은 농부들에게 더 많은 노동과 불안을 안겨 주었다고 말한다. 수확량이 증가하자 출생률이 증가하고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해지자 더

[비영리활동가의 일과 삶의 균형] 행복한 활동가가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①

“세계를 움직이려고 하는 사람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움직여야 한다.” – 소크라테스(Socrates) NGO/NPO에서 일하는 활동가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머리에 빨간띠를 두르고 정경들과 몸싸움을 하는 과격한 투사(?), 사회의 부조리함을 고발하고 바로잡는 정의의 사도(?), 소외된 이웃들을 따뜻한 관심과 정성으로 돌보는 천사(?). 최근에는 깔끔한 오피스룩을 한 비즈니스맨 같은 활동가들도 많이 보인다. 활동가가 투사, 사도, 천사, 비즈니스맨 무엇으로 보이든 그들의 공통점은 너무 “고단하다”는 것이다. 자신과 조직의 사명에 매료되어 기운이 펄펄 넘쳐나는 활동가를 좀처럼 만나볼 수 없다.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좋은 일, 가치 있는 일을 하는 활동가들이 왜 행복하지 못한가. 가장 큰 이유는 너도 알고 나도 알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직무 과부하”의 문제일 것이다. 조직의 규모와 상관없이 인력, 시간, 자원이 충분한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조직은 인적, 물적자원이 더욱 제한적이어서 활동가의 업무량은 늘어나고 이로 인한 직무소진(Job Burnout)은 높아져만 간다. 직무소진은 ‘대인관계 접촉이 잦은 직무들에서 직무수행자가 장시간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됨으로 인해 겪게 되는 부정적인 심리적 경험’을 의미한다. 직무소진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직무 과부하가 가장 심각한 원인으로 나타난다. 대한민국은 유치원생부터 수험생, 군인,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장시간 근로가 일상화되어 있는 나라다. 심지어 월화수목금금금, 월월월월월월월이라는 단어가 위키에서 검색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인 맥킨지가 국내 기업 100개사 및 임직원 4만 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기업의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종합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기업의 조직 건강도는 글로벌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진짜’가 대접받는 공익 생태계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지난해였나. 한 사회복지기관 팀장과 저녁을 먹다가 좀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이 사회복지법인의 대표직을 4대째 세습하려고 해서, 내부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고 했다. 초대 회장은 희생과 열정으로 사업을 키웠지만, 이후 규모가 방대해지면서 가족이나 친인척이 운영을 독차지하는 ‘복지사업’이 된 경우도 많다. ‘공익(公益)’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사익(私益)’을 취하는 사례도 있다. 기부금으로 사업을 하면서, 일명 ‘돌려막기’를 하는 것이다. 친인척 명의 빌딩에서 대관료, 임대료, 식음료비 등을 받아 잇속을 챙기기도 하고, 외부 거래처와 짜고 물품 비용을 부풀린 후 차익을 되돌려받는다. 조직 구성원의 내부 고발이 있지 않는 한, 쉽게 드러나기 힘들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우리 사회의 ‘비영리 영역’이 하나의 산업 생태계, 혹은 직업 영역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좋은 일 하는 사람이니까 행복하겠다’ 혹은 ‘남의 돈 기부받아, 아무렇게나 쓰는 거 아냐’ 하는 이분법적 인식만 존재한다. 단적인 사례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비영리법인을 만드는 데 정부 부처의 허가를 받는 나라다. 선진국에선 비영리법인을 만드는 데 규제를 하는 게 아니라, 법인 설립 이후에 기부금을 투명하게 잘 썼는지를 규제한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국세청으로부터 면세 혜택이 박탈된 비영리법인이 30만개에 달한다. 자정 작용 없고, 외부 감시도 없는 이 비영리 생태계에선, 진짜 선의(善義)를 갖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들이 피해를 입는다. ‘가짜’는 가고, ‘진짜’가 대접받는 공익 생태계를 오늘도 꿈꾼다.

[더나은선택] 당신은 어떤 여행을 떠나겠습니까

더나은 선택… ②여행 해외 여행자 1600만명 시대. 여름휴가를 앞둔 당신은 어떤 여행을 준비하고 있나. 가격·서비스·일정 외에도 여행사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은 매우 다양하다. 더나은미래가 여행을 떠나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위해 국내 1, 2위 여행사를 비교했다.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까칠한 기자들의 ‘공공(公公)연한 수다-2편’을 소개한다.  편집자     남녀 차별 없는 ‘공정’한 여행사 되길” 강미애 기자=남녀 임금 격차가 연평균 1000만원이라니, 너무 큰 것 아닌가. 하나투어의 정규직 인원은 남성(1014명)보다 여성(1110명)이 많은데, 상근 여성 임원은 한 명도 없다(2015년 사업보고서 기준). 남녀 임금 격차도 1394만3000원으로, 모두투어(951만7000원)에 비해 크다. 두 기업 모두 계약직 여성이 남성의 3배에 달한다. 불안정한 고용, 남녀 차별 속에 있는 이들이 과연 고객에게 최고의 여행을 만들 수 있을지 의심이 간다. 여행사가 만들어갈 공정여행의 ‘공정’은 안에서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회사 가치 담은 좋은 상품 고민해야” 권보람 기자=여행업계 1, 2위라곤 해도 매출 규모(연결기준)에서 하나투어가 모두투어를 2배 이상 앞선다. 그래서인지 하나투어가 상품 기획(1달러의 기적; 캄보디아 봉사 및 1달러 매칭기부를 연결한 여행)면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보였다. 반면, 모두투어 관계자는 “대리점을 통해 패키지 상품을 파는 여행사의 특성상, 공정여행이나 기부여행 같은 특화 상품이 효율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1999년 세계관광기구를 통해 채택된 ‘세계관광윤리강령’에는 현지 사회와 주민들을 배려하는 지속가능하고 보편적인 관광을 지향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두 여행사의 상품 기획은 이 같은 원칙과는 아직 거리가 멀어 보인다. 두 회사 모두 공정여행사(수익의 최대

[공익, 직업의 세계] 韓 전자정부 체계를 개도국에… “UN의 일원으로서 자부심 느껴”②

공익, 직업의 세계 ② 유엔거버넌스센터 한국 직원 3인 “세계 각국의 장차관들과 이메일을 주고받고, 그들의 고민을 함께 나눕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국제기구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죠.” 우리나라에 처음 세워진 유엔(UN) 산하기관은 어디일까? ‘유엔거버넌스센터(UN Project Office on Governance·UNPOG)’는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전 세계 유엔 회원국에 전파하기 위해 2006년 처음 설립됐다. UNPOG의 한국인 직원 김진아(32) 홍보팀장, 서예진(29) 운영지원팀장, 윤창록(38) 역량개발팀장을 만났다.     이미지 크게보기지난해 11월 피지에서 개최된 ‘남태평양 SIDS(군소도서개발도상국) 전자정부 역량강화 워크숍’에 참여한 윤창록 팀장과 서예진 팀장(가운데). / UNPOG 제공―각자 맡은 업무에 대해 소개해 달라. 윤창록 역량개발팀장(이하 윤): UNP OG의 주 업무는 전자정부 정책 및 전략을 교육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것이다. 각 국가의 행정 시스템은 공무원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서로 필요한 사람을 연결시켜주기도한다. 일명 ‘브리지 빌더(Bridge Builder)’다. 김진아 홍보팀장(이하 김): 홍보팀 업무는 민간 기업 홍보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프로젝트 결과물을 출판해 홍보하기도 한다. 외부 조직과의 소통도 홍보팀에서 담당한다. 서예진 운영지원팀장(이하 서): 유엔 산하 기구는 대부분의 의사 결정을 뉴욕 본부와 함께 진행해야 한다. 이때 UNP OG와 뉴욕본부 간 사업 이행에 필요한 각종 협의를 담당한다. ―업무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나. 윤: ‘유엔에 들어가려면 5개 국어는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스페인어 실력을 열심히 쌓았다. 하지만 막상 입사해보니 영어가 가장 중요했다. 미국 대학원에서 공공행정학까지 공부했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의 난이도다. 우리끼리는 ‘유엔 영어’라고 하는데, 어휘가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① ‘빈곤 포르노’의 마케팅 심리학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마케팅은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초점이 있다. 경쟁사에서 구매하던 고객의 행동을 변화시켜 우리 브랜드에서 구매하게 하고, 한 가지만 구매하는 고객의 행동을 변화시켜 두 개, 세 개 구매하도록 변화시킨다. 똑같은 원리로 손을 씻지 않는 아이들의 행동을 변화시켜 감염병으로부터 아이들의 생명을 지킬 수도 있다. ‘오승훈의 공익마케팅’은 마케팅이 어떻게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지 원리를 이해하고, 그것으로 우리는 어떻게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이 아이를 위해 1달러만 기부하세요.  가냘픈 팔, 유난히 동그랗고 큰 눈, 흑백의 무표정은 모금 광고의 전형이다. 오랫동안 모금 광고를 해오면서 쌓인 일종의 노하우일 것이다.  최근 이런 사진을 찍기 위해 연출까지 하면서 빈곤을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이것을 ‘빈곤의 포르노(Poverty Porn)’라고 일컫는다. 외국의 한 방송사는 에티오피아의 식수난을 촬영하러 갔는데 생각보다 물이 깨끗하자 어린 소녀에게 썩은 물을 마시게 하고, 어느 NGO는 아동 노동 현장을 고발하기 위해 수심이 깊은 강물에 베트남 아이들을 수차례 빠뜨렸다 건지며 촬영을 했다고 한다.  일부의 사례지만, 비난만 할 수도 없다. 구호단체들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모금액이 줄어들고, 짧은 시간에 촬영하지 않으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이들을 비난하기 전에 우리는 왜 저런 사진에 더 안타까워하고, 기부를 더 많이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마케팅의 근간에는 ‘경제학’과 ‘행동경제학’이 있다. 둘의 차이는 인간이 선택과 판단을 하는데 얼마나 합리적인가에 있다. 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선택하고 판단한다고 가정한다. 행동경제학은

흙수저에서 수십억 매출 내는 대표로… “회사 규모 커질수록 나눔도 커지네요”

장백관 ㈜유로자전거나라 대표 유럽 전문 가이드로 1인 창업… 15년 만에 유럽 8개국 법인 설립매년 수녀회에 수천만원 기부…보육원 퇴소 청년들 정규직 채용   보육원에서 자라 혈혈단신으로 이탈리아 로마로 떠난 35세 청년은 어릴적 동경하던 여행을 직업으로 삼았다. 유럽 각국에서 주요 유적지·박물관·미술관을 돌며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깊이있게 들려주는 ‘유럽 전문 지식가이드’ 1인 여행사를 창업했다. 15년만에 유럽 8개국에 법인을 설립, 직원 110명과 연매출 수십억원의 글로벌 강소기업 대표로 우뚝 섰다. 한 편의 영화같은 이야기. 그 주인공은 바로 장백관(51) ㈜유로자전거나라투어 대표다. 지난 3일, 서울 마포의 사무실에서 마주앉은 그는 성공신화만큼 ‘맛깔나는’ 나눔 스토리를 쉼없이 풀어냈다. ◇20만 누적 고객 돌파···비결은 열정이 빚은 입소문 “첫 기부요? 이탈리아 로마 ‘거지’에게 건넨 50센트요. 저도 어릴때 거리에서 동냥하며 살았거든요. 껌 팔고, 신문 팔고, 시장바닥에서 노숙하고, 안해본 일이 없었죠. 그러던 제게 가이드를 해달라는 예약 전화가 쏟아졌고, 통장에 조금씩 돈이 쌓여갔어요. 그때부터 매일같이 신께 약속했습니다. 열심히 노력한만큼 정직한 대가를 주신다면, 저도 당신이 좋아하는 일(나눔)을 평생하겠다고요.” 어머니의 가출, 아버지의 재혼으로 방임되던 장 대표는 7살때부터 길거리를 전전했다. 초등학교를 제대로 다니기 시작한 것도 11살 무렵. 미국 알로이시오 슈워츠 신부가 개원한 ‘서울 소년의집(현 서울시 꿈나무마을)’에 들어가면서부터다. 고등학교 졸업 후 꿈나무마을을 나온 그의 삶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부산 동아대에 입학해 농구선수로 활약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이내 포기했다. 이후 이태원 클럽 DJ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서른 셋엔 금융회사에 입사해 카드영업을

[공익, 직업의 세계] “‘과학 선생님’ 대신 선택한 길… 매일 생명 구하는 보람 느끼며 바이러스와 싸워”①

국제백신연구소(IVI) 연구원  ‘더나은미래’는 공익 분야 직업의 세계를 취재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첫회는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 연구원입니다. 편집자 “우리는 하나의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10년을 바칩니다.” 지난달 14일, 서울대학교 내에 위치한 ‘국제백신연구소(이하 IVI)’에서 만난 최정아(35·사진) 연구원의 말이다. 1997년 설립된 IVI는 대한민국에 본부를 둔 최초의 국제기구로, 개발도상국을 위해 백신을 개발 및 보급하는 일을 한다. IVI에는 현재 15개국에서 온 130여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최정아 연구원도 성균관대에서 유전공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후 2011년 IVI에 입사했다. 당시 3곳의 대기업 연구소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지만, 연봉이 절반가량인 ‘IVI행’을 택했다. 그녀만뿐이 아니다. IVI에는 1명 모집에 평균 80여명이 지원할 정도로, 청년들의 관심은 뜨겁다. -왜 절반 연봉을 받는 IVI를 택했나. “‘과학 선생님’이 되라는 주위 권유 대신 ‘연구자’의 길을 택한 건, ‘인류가 살아가는 데 도움 되는 일을 할 기회가 더 많지 않을까’라는 큰 꿈에서였다. 하지만 여러 사기업 연구소 면접에 가보니, 기업 이윤과 공익의 절충조차 찾기 어렵다는 게 분명해지더라. 콜레라, 장티푸스 등 개발도상국에서 발병해 ‘돈이 안 된다’는 경제 논리에 밀려난 개발의 사각지대를 위해 일하는 IVI의 보람이 정말 커보였다. 지금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부터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를 막는 백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IVI 지원 당시 어떤 준비를 했나. “IVI는 ‘전문성을 가진 인재’ 선발에 초점을 둔다. 특히 프로젝트팀별로 인원을 채용해, 비교적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일을 할지 분명하다. 당시 팀 리더였던 박사님의 논문부터 최신 학회 발표까지 살피며 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