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가지 핵심과제] ⑫여성 “가족 공동체 살아나면 사회문제 저절로 해결되죠”

경제·정치적 성장 불구, 여성격차지수는 하위권 가족 역할 붕괴가 원인… 남성의 육아휴직 늘리기, 이웃 아이들 돌봐주기 등 확대된 가족 정서 필요 고정관념 정착하지 않게 여성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전후 60년만에 폐허였던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됐다. 삼성전자·현대차 등 세계적인 기업이 배출됐고, 반기문 UN사무총장·김용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수장도 탄생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꼴찌수준인 분야도 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여성격차지수는 135개국 중 107위였다. 최근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아시아 10대 국가의 상장기업 744개를 조사한 결과, 한국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이 아시아에서 가장 낮았다. 1%였다. 유럽(17%)과 미국(15%)은 물론, 같은 아시아권임에도 중국(8%)이나 말레이시아(6%), 일본(2%)보다 낮았다. 성평등 사회를 위한 대안은 뭘까. ‘딸들에게 희망을’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1999년 출범한, 여성을 위한 유일한 민간공익재단인 한국여성재단 조형(69) 이사장을 만났다.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으로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조 이사장은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 ‘또하나의 문화’를 결성해 여성문화운동을 전개했고, 한국여성학회장, 이화여대 ‘이화리더십개발원’ 초대원장 등을 역임했다. ―향후 10년 우리 사회 업그레이드를 위한 12가지 핵심과제를 취재해보니, 결국 문제의 핵심은 ‘가족’이었다. 가족해체, 공동체 붕괴로 인한 비용이 너무 크다. “모든 사회문제를 가족해체나 공동체 붕괴의 문제로 볼 수는 없겠지만, 공동체적 정서의 회복은 우리 사회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다문화가족, 재혼가족,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 모인 가족, 한부모 가족이나 단독가구가 많아지는 등 가족의 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에 반해, 전통적인 확대가족이 했던 역할을 대체할 가치나 규범이 없다. 핵가족 중심의

[12가지 핵심과제] ⑪ ODA<국제개발원조> 우리 입맛 맞춘 지원보다 그들 상황 먼저 배려해야

12가지 핵심과제 11ODA 국제여성가족교류재단 공기오염·화상 위험에 노출된 아둘랄라 마을 연기 안나는 화덕 설치해 열효율·위생수준 높여 열매나눔재단 눈병 많던 구물리라 마을 부뚜막 보급해 환경 개선 원조에만 의지하지 않게 자립심·참여도 유도 “한국의 해외 봉사 단원이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청소년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쳤는데, 정해진 날짜 안에 과제를 해온 아이가 거의 없자 아이들을 다그쳤어요. 게으르다는 생각에 화가 났던 거죠. 그 나라는 수도조차 전기가 잘 안들어와요. 기증받은 컴퓨터 5대를 3시간 작동하기 위해 매일 1갤런(약 3.8리터)의 기름을 사서 자가 발전기를 돌려야 했고, 이 컴퓨터는 센터를 찾는 30명이 돌아가면서 썼어요. 일주일 동안 매일 센터에 와도 컴퓨터에 손도 못 대는 아이가 많았던 이유죠.”(박미석 국제여성가족교류재단 이사장) 우리의 선의와 열정에만 집중한 나머지, 상대가 처한 환경을 배려하지 못한 해외 ODA(공적 개발원조) 사업의 잘못된 사례다. 윤현봉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사무총장은 “경험이 없다 보니, 상대국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부족했다”고 평가한다. 압축 성장 경험을 그대로 이식하는 과정에서 ‘너무 저돌적’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더나은미래’는 해당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ODA 사업의 두 사례를 취재했다. 사례① 국제여성가족교류재단 에티오피아 주거 환경 개선 사업 “우리 집에 화덕을 설치하고 싶다.” 지난 5월, 에티오피아 아둘랄라 마을 주민들이 해외 봉사 단원 최은미(26)씨를 찾았다. 최씨는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자재를 공급해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자재는 우리가 구입할게. 다만 화덕을 만들 수 있는 그 철제 틀만 빌려줬으면 좋겠어. 시멘트도 우리가 돈을 조금씩 모으면 살

[12가지 핵심과제] ⑪ ODA<국제개발원조>

도움 주는 나라 20년… 해외 지원하는 한국의 현주소 국내 단체 해외 원조 규모 빠른 속도로 성장 중 시민 참여도 늘면서 정부보다 개인 후원 많아 사업비 규모 늘어났지만 전담 인력 여전히 부족 지난 20년간 우리나라가 ‘도움받던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로 탈바꿈하는 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CSO·Civil Society Organizaion)들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한국 국제개발협력 NGO들의 협의체인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는 최근 전 세계 91개국에서 지구촌 이웃을 돕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이하 CSO)의 현황을 담은 ‘한국 국제개발협력 CSO 편람’을 발간했다. 이번 편람은 지난 3월 22일부터 한 달 동안 조사대상 168개 기관 중 설문에 응한 87개 단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해외사업 규모 5년 새 4배 증가 지난해 한국 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들의 총 사업실적은 약 1조1649억원이다. 이 중 절반가량이 국내사업에 쓰이고, 28% 정도가 해외사업(현금+물자)에 쓰였다. 해외사업 규모는 2006년 703억원에서 2009년 1425억원, 2011년에는 2835억원으로, 5년 사이 무려 4배가량 늘었다. 이는 2011년 정부의 무상원조액(약 4518억원)의 60%에 해당하는 액수로, 정부 못지않게 시민사회단체들의 국제개발협력 활동 규모가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해외사업비 규모가 100억원 이상인 단체는 4곳이었다. 반면 3억~5억원 규모의 단체는 20곳(25%)으로 가장 많았고, 1억~3억원 규모도 16곳(20%)으로 다수였다. 1억원 미만의 사업비로 운영되는 소규모 단체도 9곳이나 됐다. 규모가 커진 만큼 사업의 영역도 전문화·세분화되고 있다. 사업비가 가장 많이 투자된 분야는 보건·의료사업으로, 전체 규모의 26%(약 240억원)였다. 교육(21.3%)과 지역사회개발(15.4%)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애드보커시 사업은 2009년 4건이었는데 반해 지난해엔 25건으로 대폭

[12가지 핵심과제] ⑩ 의료… ‘협력’으로 건강해지는 마을

하나로 뭉친 보건의료진… 지역사회 튼튼해진다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 보건소와 1차 병원 손잡아 예방·교육·진료 통합… 3차병원 이용 줄어들어 각계 의료진 정기모임해 정보 네트워크 구성하고 음악회 등 지역축제 마련 의료기관·주민이 소통해 신뢰 관계 형성해야… 일본 미야기현에 위치한 작은 마을 와쿠야쵸(通谷町)에는 주민 1만7000명이 모여 산다. 센다이시로부터 50㎞ 떨어진 시골이지만, 이곳은 일본에서 가장 건강한 마을로 꼽힌다. 1년 동안 와쿠야쵸 주민 한 명이 사용하는 평균 의료비는 25만엔(357만원)으로 일본 지자체 35곳 중 셋째로 의료비 지출이 적다. 1인당 사용하는 국민보험료도 넷째로 낮다. 병원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와쿠야쵸 마을 중앙에는 일본 대도시 주민도 부러워할 만한 400병상 규모의 주민의료복지센터가 있다. 진료뿐만 아니라 건강관리, 영양 교육, 수술, 재활, 간병 등이 모두 한곳에서 이뤄진다. 방문간호·재활 서비스도 활발해, 인근 지자체 10곳이 도움을 받을 정도다. 충분한 진료 시간이 확보되고, ‘마을 주치의’로서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이 부여되기 때문에 이곳에 근무하는 보건의료인력·사회복지사들은 물론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던 1972년, 와쿠야쵸 마을엔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다스리지 못해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노인들이 많았다. 젊은 층은 계속 마을을 빠져나갔다. 그 해 1월, 마을회관에 주민들이 빙 둘러앉았다. 몇 주에 걸친 토론 끝에 “보건의료와 복지가 결합된 지역 공동체 모델을 만들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1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센터 건립을 위해 자신의 땅을 선뜻 내놓았다. 이렇게 모인 땅이 3만평에 달했다. 건강추진위원회를 결성한 이들은 주민 1만명의 서명을 받아 와쿠야쵸 군수를 찾아갔고, 군수는

[Cover Story] 12가지 핵심과제 ⑧ 시민사회… 비영리단체 성공 노하우

미국 사회 이끈 비영리단체 12곳… ‘협력’이 성공 비결 지도자·현장전문가 대상, 4년에 걸쳐 심층분석 미국에는 현재 180만개 이상의 비영리단체가 활동하고 있고, 해마다 3만개의 비영리단체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이들의 예산 규모는 1000조원이 넘는다(한국 비영리단체 예산 총액은 1조41억원, 2010년 한국개발복지 NPO총람). 최근 15년 동안 비영리단체의 성장 속도는 미국 전체 경제 발전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들이 이렇게 짧은 기간 내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아쇼카 책임경영자이자 시드재단 이사인 레슬리 크러치필드(Leslie R. Crutchfield)는 듀크 대학의 사회적기업진흥센터와 함께 2008년부터 4년에 걸쳐 비영리단체 지도자 2790명과 현장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인터뷰를 통해 미국 내 성공한 비영리단체 12곳의 6가지 공통된 습관을 밝혀냈다. 이 내용을 담은 책 ‘선을 위한 힘'(소동)을 발간한 레슬리 크러치필드는 ‘더나은미래’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들이 성공한 비결은 큰 규모의 예산도, 현란한 마케팅 능력도, 완벽한 경영 노하우 때문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성공한 비영리단체 12곳을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비영리단체마다 각각의 비전과 사업방법 등이 다르기 때문에 비영리단체의 성과나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측정하긴 어렵다. 예산 규모나 재무 정보로는 비영리단체가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는지를 검증할 수 있을 뿐 그 단체의 영향력이나 성과 자체를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차적으로 단체를 통해 혜택을 받은 사람 수, 미국 또는 전 세계의 시스템을 변화시킨 성과, 정부 정책에 미친 영향력 등 구체적인 결과물을 산출한 뒤, 다른 비영리단체들이 롤 모델로 채택한 곳을 선정했다. 전국의

고액 자산가 겨냥, 기부 금융상품 잇따라

국내 기부 트렌드 원금에 이자까지 기부… 운용 수수료 지정기부 상품도 NGO 투명성 높이고 세제 개혁 뒷받침 돼야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의 ‘세계 부자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부자는 2007년 43만3000명이다. 2017년에는 105만3000명으로 증가하여 세계 12위의 부자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주거용 부동산을 제외한 모든 자산의 순가치가 미화 100만달러 이상인 개인을 ‘부자’라고 정의). 이와 함께 개인기부 참여율도 높아지고 있다. 2009년 세계기부지수가 81위에 머물렀던 한국은 1년 만에 57위로 뛰어올라, OECD 국가들 중 가장 빠른 기부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 기부가 늘어나는 지금, 기부 문화의 확산을 위해 보다 전략적인 ‘계획기부’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국내에도 기부와 금융상품이 결합된 새로운 계획기부 움직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2010년 8월부터 금융권 최초로 사내에 기부 컨설턴트를 도입, 기부컨설팅을 시작했다. 기부를 원하는 고객이 담당 PB(Private Banker)에게 신청하면 기부 컨설턴트가 1대1 상담을 통해 재단 설립이나 비영리 공익단체 기부를 자문해준다. 차선주 신문화팀 과장은 “증권사의 자산관리시스템 안에 기부컨설팅 서비스를 앉혀놓아 고객과 1차 면담을 하는 PB들이 내용을 소개한다”며 “월 2~3회씩 컨설팅 의뢰가 들어오는데, 아직까지 국내 고액자산가들은 대부분 재단 설립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컨설팅을 받는 중간에 재단 설립을 포기하는 고액기부자도 많다. 차선주 과장은 “재단법인을 만들려면 주무관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서류작업과 허가받는 과정이 까다롭다”며 “설립한 후에도 1년에 두 번 주무관청에 사업계획과 결과를 보고해야 하고, 세무 확인과 국세청 공시를 해야 하는 등 운영절차도 복잡해 자산가들

전 재산 50% 기부 약속… 빌 게이츠·워런 버핏 이후 저커버그도 동참 물결

미국 부자들의 기부 히스토리 미국의 기부문화 역사는 100년에 달한다. 2010년 미국의 전체 기부금액은 약 3000억달러다. 345조원 규모로, 우리나라 1년 전체 예산을 웃도는 금액이다. 애이미 잭슨 미상공회의소 대표는 “미국인은 매년 평균 1200달러(133만원)를 기부하고, 영국인은 372파운드(67만원)를 기부하고, 한국인은 평균 200달러(19만원)도 안 된다”며 “한국이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 강국임에도, 기부금액은 미국 대비 10분의 1″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일반인들의 기부 참여가 이렇게 높은 이유는, 수퍼부자들의 뿌리깊은 기부 역사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자선재단의 수는 총 7만5595개(2008년 기준)에 달한다. 자산총액은 5650억달러(650조)요, 이 재단이 매년 기부하는 액수만 해도 420억달러(48조)나 된다. 에이미 잭슨 대표는 “미국의 기부 역사는 1세대, 2세대, 3세대로 나눠진다”고 설명했다. ◇록펠러·카네기·포드재단…창립 100년을 바라보는 1세대 재단 1세대는 록펠러재단, 카네기재단, 포드재단 등 20세기 초반의 석유나 철강, 자동차 독점기업들이 세운 재단이다. 석유재벌 존 D.록펠러가 창립한 록펠러재단은 2013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지금도 자산 30억달러(3조4000억) 규모다. 미국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말년에 기업을 매각한 뒤 세운 카네기재단은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 2500개 이상의 도서관을 보급했고, 현 자산이 26억달러(2조9000억)에 달한다. 자동차회사 포드사의 창업주가 만든 포드재단은 자산규모가 110억달러(12조)로, 빌앤멜린다 게이츠재단에 이어 자산규모가 2위다. 에이미 잭슨 대표는 “1세대 재단은 초창기 독점 기업활동에 대한 비난이 많았지만, 지금까지도 탄탄하고 규모가 큰 자선활동을 하고 있다”며 “록펠러재단은 UN과 WHO(세계보건기구)가 만들어지기 전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전염병 퇴치에 앞장서는 등 세계보건기구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2세대 기부왕 대표주자…빌 게이츠 & 워런 버핏 미국에선 1990년대 인터넷

12가지 핵심과제 ⑦ 기부·나눔 문화_미국자선기부협회 린지 라폴 회장 인터뷰 “이젠 기부도 계획성 있게 지속적 나눔 문화 이어나가야”

미국 고액 기부자들… 3代 모여 유산 기부 논의, 소비습관 나쁜 자녀보다 자선단체 기부 선호해… 법·제도 정비하고, 투명성·전문성 갖춘 자선단체 늘어나야 40년 전, 미국 기부문화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충동적으로, 일회적으로 기부하는 게 아니라, 기부자들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방법으로 기부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기부 성과를 측정할 수도 있다. 기부한 자선단체로부터 죽기 전까지 연금을 타서 생활비에 보태기도 한다. 은행에서는 나만의 맞춤형 기부 설계가 이뤄지고, 실시간으로 기부액에 따른 세금 혜택을 공지 받는다. ‘계획 기부(Planned Giving)’의 도입은 미국의 개인 기부를 95%까지 끌어올렸고(기업 기부는 5%), 이는 대공황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감소하지 않은 채 성장을 계속했다. 1994년 설립 때부터 미국자선기부협회(ACGA)에서 미국의 계획 기부 모델을 전파하고 있는 린지 라폴(Lindsay L. Lapole) 회장을 지난 6월 13일 인터뷰 했다. -한국에서는 아직 계획 기부란 단어가 낯설다. 계획 기부란 무엇인가. “지금 주머니에 있는 돈을 꺼내어 눈앞의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할 경우, 이는 계획 기부가 아니다. 계획 기부를 하려면 자신의 재산 상태를 살펴본 뒤, 평소 관심을 가지던 자선단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세제 혜택을 꼼꼼하게 따지는 등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자선단체는 기부자의 소득 수준을 고려해 정기적으로, 효율적으로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계획 기부란 기부자와 수혜자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전략적이고 신중한 나눔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미국의 고액 기부자들은 어떤 식으로 계획 기부를 하는가. “미국인들은 기부하기 전, 자신의 수입과 재정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미래세대를 위한 안전한 에너지 고민해야

“독일 남부지방에선 아직도 버섯 재취를 하지 못합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가 독일인들에게 잊혀가던 25년 전 체르노빌 사고 기억을 되살렸습니다.” 지난해 6월 말 독일에서 만난 미란다 슈로이어 베를린 자유대학 환경정책연구소장이 한 말입니다. 당시 저는 일주일 동안 독일의 에너지 관련 인사들을 만났습니다. 메르켈 총리가 “2022년까지 17기의 원전을 모두 폐쇄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배경이 주된 궁금증이었습니다. ‘도대체 독일 전력의 23%나 담당하는 원전을 폐쇄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걸까’ 싶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정재계·종교계·시민단체 등이 주축이 된 ’17인 윤리위원회’에 원전 찬반 결정을 맡겼고, 공영방송에서는 11시간 동안 토론을 벌였으며, 이 같은 여론수렴 결과 ‘완전 폐쇄’ 결정이 났다고 합니다. 그 배경에는 재생에너지로 충분히 원전의 전기를 대신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독일의 재생에너지 비율은 1998년 4.8%였으나 10년 만에 3배에 가까운 17%까지 늘어났고, 2050년에는 80%까지 높이겠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약 6만원가량의 전기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독일인 다수는 ‘전기료 인상’을 선택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세대 간 형평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 세대가 편하게 전기를 쓰기 위해 안전성도 보장되지 않은 방사성폐기물을 후세대에 전해야 하느냐”는 것이죠. 2주 전 찾은 일본 도쿄에선 한여름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로 54기의 원전 중 17기가 폐쇄됐고, 나머지도 안전점검을 위해 가동을 멈췄습니다. 일본에선 전력부족으로 공장의 해외 이전 등 국가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방사선 공포 때문에 원전 재개를 결사반대하는 목소리가 부딪치고 있다고 합니다. 눈을 돌려

“사회공헌 트렌드는 친환경”… ‘NGO 짝꿍’ 찾아나선 기업들

국제 환경보호 목소리에 해외진출 한국 기업 NGO 파트너 찾기 ‘러시’ “전문성 있는 NGO 없다” “아이템만 뺏고 연락 두절” 기업·NGO 간 마찰도 “최근 기업들로부터 태양광 등 친환경 프로그램을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는 문의를 많이 받는다. 기업 사회공헌 트렌드가 친환경으로 바뀐 느낌이다.” 최근 만난 국내 복지전문 NGO 관계자의 이야기다.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근 “개발도상국에서 천연자원개발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환경파괴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해당 지역을 고려한 비즈니스 모델과 친환경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모델이 필요해진 상황. 이 때문에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지역개발사업을 하고 있는 환경 관련 NGO의 노하우가 필요해진 기업들이 앞다퉈 파트너 NGO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기업과 환경NGO는 물과 기름처럼 멀기만 한 관계다. 최근 재생에너지, 물관리 등 친환경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는 한 기업 담당자는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할 파트너 NGO를 구하는 중인데, 전문성 있는 NGO를 정말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NGO의 입장은 정반대다. “친환경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보자”며 만남을 요청한 기업들이 기획 아이템만 가져가고 연락을 두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충분한 소통 없이 홍보만 신경 쓰는 기업도 많다. 국내 F사는 지난 2009년 환경 후원 프로그램으로 풀뿌리 환경단체 지원 계획을 밝히고, 관련 NGO에 후원사 참여를 요청했다. F사는 해당 NGO가 후원사 참여의사를 밝히자마자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에 나선 반면, 이후 1년 동안 심사기준과 후보자 선정조차 하지

[12가지 핵심과제] ⑥ 환경… 환경 NGO 30년_회원 10만명 시대 만들자

전문화되고 다양해진 환경 NGO… 국민 공감 하는 대안 제시를 공해문제연구소 시초 낙동강 페놀사건 계기로 환경 NGO 대거 등장 건강한 먹을거리 지향 생협운동 등에 비해 환경 NGO 회원수는 정체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 발굴 앞으로 경쟁력 키워야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환경 NGO가 탄생한 지 30년이 되는 해다. 1982년 ‘한국공해문제연구소’가 설립된 것이 그 시초다. 지난 5월 30~3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한국 환경운동 3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열렸다. 다가올 30년을 고민하는 환경 NGO 리더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해라도 좋으니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 1982년 5월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서울 혜화동로터리에 민간환경단체 ‘한국공해문제연구소’를 열 당시, 많은 이가 그에게 한 말이다. 환경에 대한 개념은커녕 ‘공해’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시기였다. 초창기 중랑천·안양천 등 도시와 공단지역의 공해실태를 조사했던 최 대표는 “당시 중랑천에 가보면 물이 단팥죽 끓듯이 부글부글 끓었다”며 “오염된 하천물로 밥을 하면 화공약품 냄새가 나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이 연구소는 1985년 ‘온산병 사태’를 국내외에 대대적으로 알렸다. 중금속 배출공장들이 들어선 울산 온산읍 일대 주민들이 집단괴질에 걸리고, 뼈마디가 쑤시는 병을 앓는 것을 조사했고, 이것이 일간지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정부는 결국 집단이주 계획을 세워 주민 3만명을 이주시켜야 했다. ◇’공해’에서 ‘환경’으로, 이젠 ‘에너지·기후변화’ 문제로 국내에 환경 NGO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90년대다. 환경에 대한 일반 국민의 관심을 촉발한 사건은 ‘낙동강 페놀유출 사건’이다. 1991년 낙동강 유역에 위치한 두산전자 구미공장에서 페놀이 흘러나왔다. ‘페놀 수돗물’을 마신 시민들이 구토·설사를 하고, 임신부들은 인공유산을 할 정도로 공포분위가

“아직은 일할 때”… 다양한 전문 재취업 교육이 해법

노인 일자리 대안은 우후죽순 시스템 허다… 맞춤형 일자리 프로그램 ‘시니어직능클럽’ 호응… 취업·봉사 병행도 고려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은퇴한 후 현재 대전교원 시니어직능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무전(70)씨는 현재 검정고시가 필요한 아이들을 가르친다. 최씨는 “교사 출신들은 가르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검정고시에 응시하려는 학생들 외에도 학교에 강사 파견을 나가는 등의 활동을 하는데, 주5일제 수업이 확산되면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 생산적 복지, 세계적인 흐름 노인 복지의 패러다임이 ‘돌봄’ 중심에서 ‘일자리’ 중심의 생산적 복지로 변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04년부터 정부는 바둑을 두는 노년(老年)의 모습보다 ‘서빙’하는 노년의 모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정책적 차원에서 ‘노인 일자리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 이는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능동적 노화(Active Ageing)’의 개념을 전파하며 중고령자들의 취업 활성화 정책을 강조하고 있으며, 미국도 사회보장제도만으로는 노후를 맞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 속에 고령층의 취업 욕구가 커져가고 있다.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노인이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현재 노인 복지의 이슈 중에서 가장 급한 어젠다”라며 “최근 정부 부처와 지자체들이 노인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사업을 양산해 내지만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노인 일자리 시스템이 공급자 중심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 부처는 많지만 모두 색깔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제한적 일자리, 확대가 관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작년부터 ‘시니어인턴십’ ‘시니어직능클럽’ 등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시니어인턴십’은 기업이 노인 인턴을 고용하면 1인당 3개월씩 임금의 절반(최대 45만원)을 정부에서 보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