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활용한 변기·전기車 무료 충전소… 자원 이용해 가구 만든 만큼 되돌려 놔야죠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 지속가능성 매니저 나탈리아 한 20년 전부터 친환경 경영해온 이케아 올해 말, 한국 시장 본격 진출하기로 “당장은 투자 비용 많이 들지만 친환경적일수록 비용 절감 효과 커” 42개국 매장 전구 LED로 교체 나서 “세계를 호령하는 가구 공룡이 대한민국에 상륙한다.” 올해 말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스웨덴 기업 이케아(IKEA)는 전 세계 42개국 345개 매장에서 292억유로(약 44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세계 최대의 가구업체다. “이케아의 한국 진출은 국내 가구 시장의 궤멸로 이어질 것”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내 가구 업계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등 갑론을박이 오가는 가운데 이케아코리아는 이색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친환경 매장 조성’ 프로젝트다. 현재 이케아코리아는 광명 매장에 6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태양전지, LED 조명, 빗물을 사용하는 변기, 전기자동차 무료 충전소 등을 설치하고 있다. 사실 이케아의 친환경 경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 매장에 30만대 이상의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했으며, ‘2020년까지 회사의 재생에너지 이용률을 100%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대외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국제 컨설팅 업체인 ‘평판연구소(Reputation Institute)’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CSR 렙트랙(Global CSR RepTrak) 100’ 순위에서 2012년부터 2년 연속 CSR 우수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케아가 성공적으로 친환경 지속 가능 경영에 ‘올인’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2일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의 ‘윤리적 공급망 관리: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나탈리아 한(Natalia Hahn·35·사진) 이케아그룹 리테일 및

[희망 허브] 80여개 국제영화제 초청 애니메이션 ‘피부색깔=꿀색’ 만든 감독 융 에낭

꼭 입양돼야 하는 아이라면 외국보다 한국 가정 먼저 고려해줬으면 진짜 문제는 미혼모에 대한 한국 사회의 부정적 시선 정체성 문제로부터만 자유로울 수 있어도 아이들은 훨씬 덜 고통스러운 삶을 살 수 있어 다섯 살 때 한국을 등졌던 아이는 마흔네 살이 되어 돌아왔다. 원망하기도, 그리워하기도 했던 조국이다. 1971년 벨기에로 입양돼, 지금은 세계적인 만화가이자 애니메이션 감독이 된 ‘융 에낭’(Jung Henin·한국명 전정식·1965년생 추정)씨 얘기다. 자라는 내내 ‘날 벨기에인으로 볼까’라며 맘 졸였던 융 감독. 한국에 와선 ‘날 한국인으로 볼까’라는 걱정을 한다. 지난 8일 국내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피부색깔=꿀색’은 그런 그의 삶을 꾹꾹 눌러 담은 이야기다. ‘피부색깔=꿀색’이란 제목은 입양 당시 서류에서 융 감독의 인상착의를 설명한 기록에서 따왔다. 영화의 울림은 컸다. 80여개 국제영화제에 초청됐으며 상을 23개 받았다. 지난 16일에는 뉴욕에서 ‘UN특별상영’이 진행되기도 했다. 영화 홍보차 생애 세 번째 모국을 찾은 융 감독을 직접 만나 영화가 된 삶을 들어봤다(융 감독은 2010년 8월 이번 영화의 촬영을 위해 처음 한국 땅을 밟았고, 2013년 11월 부천애니메이션영화제 개막작 초청을 받아 방문했다). ―영화를 보니, 입양돼 살았던 벨기에 마을에 아시아계 아이들이 많던데, 어떤 환경이었나. “우리 마을은 수도 ‘브뤼셀’에서 25㎞ 정도 떨어진 지역이었는데, 비교적 부유한 마을이었다. 가난한 한국의 아이를 입양하는 걸 행복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영화에서는 ‘새 차를 사는 것과 같았다’고 표현됐다). 내가 입양될 때 나와 함께 이 마을로 온 한국 아이들이 10명 정도였다. 한국전쟁 이후 아이 약

[몬드라곤大 경영대학장 벨로키 인터뷰] “110개 협동조합 모여 30兆 8만 조합원의 힘입니다”

연매출 30조원의 스페인 7위 기업 ‘몬드라곤’은 협동조합의 신화처럼 여겨지고 있다. 산업·금융·유통·교육·연구R&D·서비스 부문에서 8만 조합원이 일하는 이 거대 협동조합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는 곳은 바로 1997년 설립된 ‘몬드라곤대학’이다. 지난 19일,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사회적경제정책협의회 위원장과 새누리당 유승민 사회적경제정책특별위원장 초청으로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초청 강연에서 랜더 벨로키(Lander Beloki) 몬드라곤대학 경영대학장은 “1억6000만유로(약 2300억원)를 연구개발에 투자해 1년에 특허를 564개 내고, 15개에 달하는 R&D센터에 2096명에 달하는 전문 인력이 일하면서 매년 제품의 19%가 신제품으로 선보인다”며 협동조합 또한 ‘혁신’이 우선 과제임을 밝혔다(몬드라곤대학 또한 협동조합이다). ―지난해 10월 몬드라곤의 ‘파고르 전자’ 파산은 충격이었다. 왜 파고르 전자가 파산했나. “1956년 설립된 파고르 전자는 ‘몬드라곤의 뿌리’라고 할 정도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었고, 전체 협동조합 매출의 약 8%를 차지할 만큼 경제적 비중도 컸다. 하지만 2007년 경제 위기가 닥치기 전 유럽을 강타하면서 5년간 가전제품 부문 수요가 70%가량 떨어졌고, 수익성도 크게 나빠졌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20년간 가전제품 시장이 포화에 이르러, 이미 1990년대 초 스페인의 모든 가전제품 회사가 문을 닫았다. 파고르 전자는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다 보니 15년이나 더 오래 버틴 것이다. 다른 협동조합에까지 계속 손실을 부담케 하는 것보다 파고르 전자를 문 닫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조합원들은 다른 협동조합으로 이동해 일하고 있다. 파고르 전자의 파산은 협동조합 문제라기보다는 시장의 문제다. 파고르 전자가 상징적인 의미를 갖기에 슬프기는 했지만, 이 또한 시장 경제의 현실이다. 협동조합은 일반 기업에 비해 강하고 오래 버티지만, 협동조합이라고

시들어가는 농촌… 청년들이 다시 살린다

도시 청년 3인의 농촌 재발견 ‘쌀 멤버십’ ‘농촌 체험’ 등 기획해 농가 경제성과 활력 높여 130명 농민과 계약 맺어 농산물 재배… 숨겨진 이야기 담아 도시에 전달 마늘농가·귤 농부 등 소농에겐 판로를 청년에겐 농촌에 대한 관심 높여 농촌이 시들어간다. 지난 10년간 제주도만 한 논(17만㏊)이 사라졌으며, 인구는 20% 이상 줄었다. 농촌 고령화율(35.6%)은 국가 평균(11.8%)의 3배가 넘는다. 식량자급률은 반 토막 났고, 그 틈에 잠식한 외국 농산품은 유전자변형 농산물 논란 등을 만들며 먹거리 안전을 위협한다. 이 와중에 “도시에서 농민들을 지켜줘야, 농민들이 도시를 지켜준다”며 농촌 혁신을 위해 달리는 청년 3인방이 있다. 김가영(28) 생생농업유통 대표, 박종범(34) 우리가총각네 팀장, 천재박(35) 쌈지농부 실장이 그들이다. 편집자 주   “한산하던 토마토축제에 토마토 따기 체험 행사를 보태니, 농촌도 도시도 웃었다” -국내 1호 농촌기획자 박종범씨 “민통선 안에서 농사짓는 분이 있었어요. 농약도, 비료도 안 하니 밥맛이 기가 막히더라고요. 근데 이 쌀이 수매(收買)되는 과정에서 그 지역 쌀과 다 섞였어요. 다른 농부는 농약을 쓰거든요. 너무 억울해서 소비자를 모아 1년치(40만~50만원) 쌀값을 선불로 받고 따로 도정·관리·배달했어요. 농부는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고, 소비자는 양질의 쌀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어요.” ‘쌀 멤버십’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설명하던 박종범(34)씨는 “이런 게 ‘농촌기획자’가 하는 일”이라고 했다. 농촌기획자는 박씨가 만든 일종의 ‘창직(創職)’이다. 농촌의 가치를 도시로 전달하는 중간자 역할이라고 한다. 당연히 박씨가 국내 1호다. 대학에서 멀티미디어를 전공했지만, 박씨는 친구의 경영학 수업을 몰래 수강할 정도로 ‘기획’에

사회 구석에 관심 돌리니 길이 열렸다

청년, 사회적기업에 뛰어들다 국제 구호서 소외된 남미의 빈곤에 관심 이면지 재활용 노트 선물·수공예품 판매 예술가와 대중을 서로 잇는 다리 역할 페스티벌·소액 예술품 마켓 개최 비빔밥 홍보 위해 세계 돌며 시식행사 장차 서구 식습관 문제 해결이 목표 “청년들아, ‘재미없게’ 돈 벌지 말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재밌는 일’에 나서라.” 사회적기업가의 대부(大父)인 무하마드 유누스의 일침이다(무하마드 유누스는 그라민 은행을 세워, 방글라데시 빈민들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 운동을 펼친 공로로 2006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인물이다). 청년 실업자 100만명 시대에 이렇게 ‘재밌게 돈 버는’ 일에 뛰어든 청년 사회적기업가 3인방을 만났다. 이들은 카이스트 경영대학 사회적기업 MBA 과정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이기도 하다. ☞ “수공예품 판매로 남미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겠다” ―’어도네이션’ 고귀현 대표 고귀현(28)씨는 2012년 초, 남미로 홀연 배낭여행을 떠났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법학’을 전공하며 진로 고민은 커져갔고, 오랫동안 사귀었던 여자친구와도 이별한 직후였다. “인생의 답을 얻겠다”며 떠난 여행지에서 고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구걸하는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먹을 것을 사기 위해 엄마가 만든 수공예 제품을 팔기도 했다. 고씨는 “여행자로서 관광지를 즐겼지만, 그 땅의 주인인 현지인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아 죄의식이 느껴졌다”고 했다. 3개월의 힐링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우연히 참석한 행사에서 사회적기업가(시지온 김미균 대표,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 프리메드 강지원 대표)의 강연을 들었다. 사회를 바꾸는 전혀 다른 방식을 알게 됐다. 게다가 발표자들은 고씨와 거의 동갑내기였다. 도전이 됐다. 이틀 후 바로 실행에 옮겼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최하는 소셜벤처 대회가 단기

하버드대 나와 탈북 청소년 가르치는 이유요? “배웠으니 남 주는 거죠”

교육봉사단 ‘티치포올 코리아’ 최은희씨 어린 시절 피난처였던 학교… 하버드 졸업 후 ‘교육’ 돌려줘야겠다 생각 “한 사람이라도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곳이 결국 내가 일하고 싶은 곳이죠” “난 모든 것을 할 순 없지만, ‘어떤 것’은 할 수 있다(I can’t do everything, but I can do something).” 패기만 넘치는 청년의 말이 아니었다. 하버드대 우등 졸업생이자, 게이츠 밀레니엄 100만달러(약 10억원) 장학금의 주인공인 최은희(24·Joy Choi)씨가 선택한 ‘어떤 것’은 한국의 교육문제였다.(게이츠 밀레니엄은 1999년부터 빌앤드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아시아·히스패닉계 등 미국 소수민족 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매년 지원하는 장학금이다) 미국의 피치트리 리지 고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최씨는 100여개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고, 세계과학경시대회 미국 대표로도 출전했던 수재(秀才)다. 1년 전, 그녀는 ‘개천에서 용이 비상하는 것’을 꿈꾸며 서울에 왔다. 현재 한국의 교육봉사단 ‘티치포올 코리아(Teach For All KOREA)’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부팀장인 최씨는 일주일에 3번,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서 아이 7명을 가르친다. ◇하버드대 우등 졸업생, 탈북 청소년 영어 선생님이 된 이유는? 압구정역-충무로역-명동역. 이제 서울 생활 1년 차인 최씨에겐 출근길 다음으로 익숙한 동선이다. 적어도 300번 이상은 왕복했다. 지난 19일 오후에도, 최씨는 여명학교 등굣길에 올랐다. 가파른 경사길을 오르느라 하얀색 단화를 신은 최씨는 “하이힐은 힘들다”며 고개를 저었다. 오밀조밀 붙어있는 게스트하우스 고개를 넘은 지 10여 분, 목적지에 다다른 그녀는 숨을 한두 번 크게 쉴 뿐 거뜬했다. “Hi, everyone(안녕, 여러분).” 순백의 재킷을 차려입은 최씨가 등장하자, 한 여자아이가 자연스럽게 입을 뗐다. “You

사회적경제 기업 판로 지원해 자생력 키워야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 인터뷰 국회에 불어닥친 ‘사회적경제’ 바람이 거세다. 지난 1일, 새누리당은 당내에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를 꾸린 지 100일 만에 ‘사회적경제기본법안’을 발의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말 ‘사회적경제 기업을 위한 구매 촉진 및 판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사회적경제 기업 판로지원법)’을 발의한 데 이어, 지난 2월 ‘사회적경제정책협의회’를 출범했다. 사회적경제정책협의회 위원장을 맡은 신계륜(사진·4선) 의원은 3월 말, 6박7일의 일정으로 이탈리아 볼로냐, 스페인 몬드라곤 등 사회적기업·협동조합 선진국을 다녀왔다. 지난달 28일,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만났다. ―새누리당의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어떻게 평가하나. “사회적경제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하지만 6월 지방선거 공약으로 여야가 경쟁적으로 법안을 만드는 것은 부적절하다. 프랑스의 ‘사회연대경제 법안’에는 지방 상공회의소에서 사회적기업·협동조합에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다른 협동조합과의 ‘연대’, 협동조합 간의 인수·합병 등에 대한 규정도 마련했더라. 상위 직종 5명의 월급이 최하위 직급의 7배를 넘어서는 안 되는 등 도덕적 기준까지 정해져 있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법안 마련을 위해, 사회적경제 주체들과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사회적경제 기업 판로지원법’도 발의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입법 방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2013년 5월, 국회에서 ‘사회적경제포럼’을 발족했다. 새정치민주연합 20여명의 의원과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사회적기업육성법, 협동조합기본법, 지자체 조례 등 기존 법안들이 있는 상황에서, 현장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판로 지원’이더라. ‘판로지원법’에는 공동매장을 개설하고, 공공구매 우선권을 주는 등 사회적경제 기업의 ‘자생력’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췄다. 판로지원법이 통과되는 것이 중요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이 만드는 ‘사회적경제기본법’에도 관련 법과의 관계

어차피 가루가 될 몸, 성한 곳은 나누고 가야죠

화상 환자 모임 ‘해바라기’ 오찬일 회장 “전신 화상 환자가 이식받으려면 수입된 이식재료 값만 5000만원 정도 듭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수십 차례 계속 수술해야 해요. 중환자실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는 돈이 없어서 가족들이 치료를 포기해 돌아가셨어요. 충남 태안의 어떤 분은 가족들이 적금 깨고, 퇴직금 가불받고, 동네에서 모금해서 겨우 5000만원을 만들어왔는데, 수술 시기를 3일 놓쳐 돌아가셨고요. 피부 기증이 훨씬 더 많아져야 합니다.” 화상 환자 자조 모임인 ‘해바라기’의 회장 오찬일(51·사진)씨가 바지 밑단과 양 소매를 걷어붙이자, 검붉은 화상 자국이 선연했다. 2007년 여름, 가게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몸통을 제외한 전신 59%에, 3도 중화상을 입은 탓이다. 화상으로 눌어붙은 피부 때문에 관절 마디나 인대를 굽힐 수가 없었다. 손목부터 팔꿈치, 무릎, 목관절까지 마디마디 피부가 이식돼야 했다. 그는 “5000만원이 없어 여태껏 내 살을 떼내 수술해야 했는데, 자가수술이 가능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며 “이제 더는 몸에서 이식할 피부가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씨는 지난 7년간 24차례에 걸쳐 피부이식 재건수술을 받았다. “피부 이식 수술보다도 더 고통스러운 건 생살을 떼어내는 겁니다. 피부 이식재 가격이 낮아진다면, 이런 고통을 당할 필요가 없겠죠.” 이 때문에 오씨는 자칭 걸어다니는 ‘인체조직 기증’ 홍보대사다. 그의 주변에 기증을 서약한 사람이 100여명에 이른다. “기회 될 때마다 사람들한테 화상 자국을 보여주면서 ‘나 같은 사람들 위해서 인체조직을 기증해달라’고 합니다. 국내엔 기증이 전무(全無)하다 보니 피부 이식재가 거의 전량 수입되는데, 가격이 엄청나거든요. 화상 입는 환자들이 대체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공을 위한 길인가, 사적인 욕심인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선거운동 참여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은 무보수 비상근 명예직이라, 개인적인 차원에서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다.” VS. “협회장의 정치 활동은 곧 협회 전체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외부에 비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치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 류시문(66)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이 지난달 10일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된 이후 불거진 논란이다. 류 회장은 지난 3월 28일 제19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류 회장은 지난 2월 후보 유세 당시 ‘임기 내 15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사 회관 건립’ ‘사회복지사와 가족의 복리 증진을 위한 지원재단 설립’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그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사회복지사협회를 정치세력화하되, 자신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 류 회장은 사회복지사협회 창립 47년 만에 최초로 실시된 직선제 투표에서 총 4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런데 지난달 10일, 류 회장이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협회 홈페이지 ‘현장의 소리’ 게시판에는 “류 회장이 공약을 파기했다” “협회를 개인적인 목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 글이 잇따랐다. 한 사회복지사는 “지방 협회와 긴밀히 협조해 다양한 복지 의제를 개발해도 모자랄 판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회장의 역할이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경상도 지역의 사회복지기관 원장 A씨는 “정치적 활동을 결정할 경우 내부 의견 수렴 등의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그 점을 무시한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급기야 사태 발생 1주일 뒤 대구와 서울, 부산시사회복지사협회가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③ 경찰서 50곳(경기도 5개시 관할) vs 아동보호전문기관 1곳… 함께 출동 불가능해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3)아동학대 예방정책 전문가 좌담회 세월호 침몰 참사로 온 나라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추모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사실, 아이들을 속수무책으로 떠나보내야 했던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세월호 사고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울산 서현이 사건’이나 ‘경북 칠곡 계모 사건’ 모두 ‘막을 수 있었던’ 참사다. 하루 18건의 아동 학대가 발생하고, 매달 학대로 인해 아동이 한 명꼴로 사망하는 나라. 더나은미래는 정부, 학계, 현장을 대표하는 전문가들과 함께 ‘실효성 있는 아동학대 예방 및 보호 체계 구축’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사회로 이뤄진 이날 좌담회에는 김정미 경기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장화정 중앙아동보호기관 관장,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한선희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홍종희 법무부 여성아동인권과 과장(가나다 순) 등이 참석했다. 이봉주(사회)=지난해 12월 ‘아동학대 범죄 및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 특례법)과 아동복지법이 제·개정됐다. 오는 9월 특례법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장에서 느끼는 우리나라 ‘아동학대 보호 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김정미=아동학대 특례법으로 경찰이 동행하게 되면서, 그간 누수(漏水)됐던 아동학대 사건들이 더 많이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내에 총 10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있는데, 작년 3~4월 192건에서 올해는 219건으로 14%나 증가했다. 경기도 5개 시를 관할하는 경찰서·파출소가 50곳인데,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딱 1곳이다.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 인프라로는 쏟아지는 사례를 감당하는 게 불가능하다. 한선희=지금처럼 아동학대 방지 사업이 지자체 예산으로 이뤄지는 한 인프라 확충은 불가능하다. 전라남도는 재정

[특집 인터뷰] “투명해야 신뢰 얻어… 민간 기부 시장 계속 증가할 것”

美 모금단체 1위… 유나이티드 웨이 회장 브라이언 갤러거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는 127년 된 미국 최대의 모금단체다. 연간 모금 규모가 52억달러(약5조3300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액(5667억원)의 10배 규모다. 2010년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미국의 50대 브랜드 중 비영리단체로는 유일하게 포함(26위)된 곳이기도 하다. 브라이언 갤러거(Brian A. Gallagher·56·사진) 회장은 2002년 이후 12년째 유나이티드 웨이를 이끌고 온 수장이다. 지난달 21일, 전경련 초청강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그를 만나 국내 기부·모금시장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유나이티드 웨이가 보는 세계의 기부·모금 시장 전망은 어떤가. “41개 회원국이 있는데, 직접 가보면 모두 정부의 한계를 얘기한다. 민간의 기부시장이 계속 증가할 것이다. 중국은 경제 성장을 견인하듯, 비영리 분야의 인센티브를 굉장히 강화하고 있다. 정부나 NGO의 역할이 어디까지일지 아직도 논쟁이 있지만, 사회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한국 비영리 분야의 성장은 매우 인상적이다. 마치 기업이 하는 혁신처럼 느껴진다.” ―한국의 공동모금회는 기업기부 비중이 60%에 이르지만, 유나이티드 웨이는 대부분 개인기부금이다. 개인기부를 늘리는 비결은 무엇인가. “85% 정도가 개인기부인데, 대부분 ‘직장인 캠페인’으로부터 나온다. 직장인들이 급여의 일부를 내는 모델이다. 우리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소통’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기부나 봉사를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해하고, 이를 친구들과 공유하는 걸 즐긴다. 미국 전역에 있는 1000만명의 기부자와 200만명의 자원봉사자는 모두 그런 노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우리 활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조직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한다. 매주 금요일 바(Bar)에서 만나 봉사활동하는 ‘해피아워(Happy Hour)’ 같은

더나은미래 그후… “세상은 아직 우리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호펜 프로젝트’ 임주원씨·4년 전 해외봉사 다녀온 청년 5인방 ‘커뮤니티매핑센터’ 임완수 박사 중고 학용품 기부 프로젝트의 여고생 리더… 대학서 경영학 배워 관리 시스템 개선 해외 자원봉사 다녀왔던 대학생들… NGO·회사 내 공익 분야에서 활약 뉴욕 공공 화장실 위치 알리던 박사… 동네 위험지역 지도 만드는 활동 이끌어 2012년 중고 학용품을 기부받아 개발도상국에 전달하는 ‘호펜 프로젝트’ 리더로 소개〈본지 2012년 10월 9일자〉된 여고생 임주원(20)씨는 이제 대학생이 됐다. 고려대 경영학부 2학년생인 이씨는 “경영정보시스템·물류 관리 등의 과목을 수강하면서 조직을 경영하는 방법은 물론, 호펜의 실질적인 재고·수량 관리 시스템 개선 방법을 배우고 있다”면서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닌,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공부라 굉장히 즐겁다”고 말했다. 동료도 늘었다. 지금은 같은 과 동기·선배 5명(구현우, 티파니 장〈Tiffany Zhang〉, 팔라비 카우쉭〈Pallavi Kaushik〉, 박준호, 손승하)과 함께 호펜의 ‘물류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호호호’ 프로그램도 신규 개설했다. 전국 24개 분점뿐 아니라 일반 단체나 개인도 참여할 수 있고, 1~2년 단기 참여도 가능하도록 했다(참여는 blog.naver.com/hopenproject). 카타르 항공사와 글로벌 종합 물류 기업 DHL 등과 협업까지 이뤄지고 있다. TED 강연에서 임씨의 이야기를 들은 한 관객의 지인이 카타르 항공사 직원을 소개하면서, 휴가 때 봉사를 나가는 승무원의 수화물칸(100㎏) 중 일부를 빌려 학용품을 전송한 것이다. DHL도 CSR 마케팅의 일환으로 호펜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임씨는 “논산의 연무고에선 전교생의 3분의 1이 호펜 동아리에 지원했는데 면접 때 ‘호펜은 봉사활동 시간 인증서가 발급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