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공을 위한 길인가, 사적인 욕심인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선거운동 참여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은 무보수 비상근 명예직이라, 개인적인 차원에서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다.” VS. “협회장의 정치 활동은 곧 협회 전체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외부에 비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치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 류시문(66)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이 지난달 10일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된 이후 불거진 논란이다. 류 회장은 지난 3월 28일 제19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류 회장은 지난 2월 후보 유세 당시 ‘임기 내 15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사 회관 건립’ ‘사회복지사와 가족의 복리 증진을 위한 지원재단 설립’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그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사회복지사협회를 정치세력화하되, 자신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 류 회장은 사회복지사협회 창립 47년 만에 최초로 실시된 직선제 투표에서 총 4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런데 지난달 10일, 류 회장이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협회 홈페이지 ‘현장의 소리’ 게시판에는 “류 회장이 공약을 파기했다” “협회를 개인적인 목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 글이 잇따랐다. 한 사회복지사는 “지방 협회와 긴밀히 협조해 다양한 복지 의제를 개발해도 모자랄 판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회장의 역할이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경상도 지역의 사회복지기관 원장 A씨는 “정치적 활동을 결정할 경우 내부 의견 수렴 등의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그 점을 무시한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급기야 사태 발생 1주일 뒤 대구와 서울, 부산시사회복지사협회가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③ 경찰서 50곳(경기도 5개시 관할) vs 아동보호전문기관 1곳… 함께 출동 불가능해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3)아동학대 예방정책 전문가 좌담회 세월호 침몰 참사로 온 나라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추모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사실, 아이들을 속수무책으로 떠나보내야 했던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세월호 사고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울산 서현이 사건’이나 ‘경북 칠곡 계모 사건’ 모두 ‘막을 수 있었던’ 참사다. 하루 18건의 아동 학대가 발생하고, 매달 학대로 인해 아동이 한 명꼴로 사망하는 나라. 더나은미래는 정부, 학계, 현장을 대표하는 전문가들과 함께 ‘실효성 있는 아동학대 예방 및 보호 체계 구축’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사회로 이뤄진 이날 좌담회에는 김정미 경기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장화정 중앙아동보호기관 관장,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한선희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홍종희 법무부 여성아동인권과 과장(가나다 순) 등이 참석했다. 이봉주(사회)=지난해 12월 ‘아동학대 범죄 및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 특례법)과 아동복지법이 제·개정됐다. 오는 9월 특례법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장에서 느끼는 우리나라 ‘아동학대 보호 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김정미=아동학대 특례법으로 경찰이 동행하게 되면서, 그간 누수(漏水)됐던 아동학대 사건들이 더 많이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내에 총 10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있는데, 작년 3~4월 192건에서 올해는 219건으로 14%나 증가했다. 경기도 5개 시를 관할하는 경찰서·파출소가 50곳인데,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딱 1곳이다.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 인프라로는 쏟아지는 사례를 감당하는 게 불가능하다. 한선희=지금처럼 아동학대 방지 사업이 지자체 예산으로 이뤄지는 한 인프라 확충은 불가능하다. 전라남도는 재정

[특집 인터뷰] “투명해야 신뢰 얻어… 민간 기부 시장 계속 증가할 것”

美 모금단체 1위… 유나이티드 웨이 회장 브라이언 갤러거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는 127년 된 미국 최대의 모금단체다. 연간 모금 규모가 52억달러(약5조3300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액(5667억원)의 10배 규모다. 2010년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미국의 50대 브랜드 중 비영리단체로는 유일하게 포함(26위)된 곳이기도 하다. 브라이언 갤러거(Brian A. Gallagher·56·사진) 회장은 2002년 이후 12년째 유나이티드 웨이를 이끌고 온 수장이다. 지난달 21일, 전경련 초청강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그를 만나 국내 기부·모금시장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유나이티드 웨이가 보는 세계의 기부·모금 시장 전망은 어떤가. “41개 회원국이 있는데, 직접 가보면 모두 정부의 한계를 얘기한다. 민간의 기부시장이 계속 증가할 것이다. 중국은 경제 성장을 견인하듯, 비영리 분야의 인센티브를 굉장히 강화하고 있다. 정부나 NGO의 역할이 어디까지일지 아직도 논쟁이 있지만, 사회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한국 비영리 분야의 성장은 매우 인상적이다. 마치 기업이 하는 혁신처럼 느껴진다.” ―한국의 공동모금회는 기업기부 비중이 60%에 이르지만, 유나이티드 웨이는 대부분 개인기부금이다. 개인기부를 늘리는 비결은 무엇인가. “85% 정도가 개인기부인데, 대부분 ‘직장인 캠페인’으로부터 나온다. 직장인들이 급여의 일부를 내는 모델이다. 우리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소통’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기부나 봉사를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해하고, 이를 친구들과 공유하는 걸 즐긴다. 미국 전역에 있는 1000만명의 기부자와 200만명의 자원봉사자는 모두 그런 노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우리 활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조직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한다. 매주 금요일 바(Bar)에서 만나 봉사활동하는 ‘해피아워(Happy Hour)’ 같은

더나은미래 그후… “세상은 아직 우리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호펜 프로젝트’ 임주원씨·4년 전 해외봉사 다녀온 청년 5인방 ‘커뮤니티매핑센터’ 임완수 박사 중고 학용품 기부 프로젝트의 여고생 리더… 대학서 경영학 배워 관리 시스템 개선 해외 자원봉사 다녀왔던 대학생들… NGO·회사 내 공익 분야에서 활약 뉴욕 공공 화장실 위치 알리던 박사… 동네 위험지역 지도 만드는 활동 이끌어 2012년 중고 학용품을 기부받아 개발도상국에 전달하는 ‘호펜 프로젝트’ 리더로 소개〈본지 2012년 10월 9일자〉된 여고생 임주원(20)씨는 이제 대학생이 됐다. 고려대 경영학부 2학년생인 이씨는 “경영정보시스템·물류 관리 등의 과목을 수강하면서 조직을 경영하는 방법은 물론, 호펜의 실질적인 재고·수량 관리 시스템 개선 방법을 배우고 있다”면서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닌,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공부라 굉장히 즐겁다”고 말했다. 동료도 늘었다. 지금은 같은 과 동기·선배 5명(구현우, 티파니 장〈Tiffany Zhang〉, 팔라비 카우쉭〈Pallavi Kaushik〉, 박준호, 손승하)과 함께 호펜의 ‘물류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호호호’ 프로그램도 신규 개설했다. 전국 24개 분점뿐 아니라 일반 단체나 개인도 참여할 수 있고, 1~2년 단기 참여도 가능하도록 했다(참여는 blog.naver.com/hopenproject). 카타르 항공사와 글로벌 종합 물류 기업 DHL 등과 협업까지 이뤄지고 있다. TED 강연에서 임씨의 이야기를 들은 한 관객의 지인이 카타르 항공사 직원을 소개하면서, 휴가 때 봉사를 나가는 승무원의 수화물칸(100㎏) 중 일부를 빌려 학용품을 전송한 것이다. DHL도 CSR 마케팅의 일환으로 호펜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임씨는 “논산의 연무고에선 전교생의 3분의 1이 호펜 동아리에 지원했는데 면접 때 ‘호펜은 봉사활동 시간 인증서가 발급되지

장창엽 경기과기대 교수 “문화예술 분야도 연계고용으로 풀 수 있다면 장애인 직업연주자들에게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장창엽(사진·60) 경기과학기술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연구실장으로 20년간 근무하며 ‘장애인 고용’의 제도 전반을 연구해온 전문가다. ‘직접 고용’이 잘 이뤄지지 않는 중증·발달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장애인이 일하는 회사와 거래하면 장애인 고용을 인정해주는 ‘연계고용부담금 감면제도(이하 연계고용제도)’를 연구·도입하기도 했다. 발달장애인이 단순 물품 생산직에 종사하는 것 외에, 문화예술에 종사하며 안정적인 ‘일자리’를 유지하도록 지원할 길은 없을까. 지난 10일, 장 교수를 만나 인터뷰했다. ―장애인의 문화예술을 통한 직업 재활이 늘어나고 있는데, 문화예술 해서는 ‘먹고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의 발달장애인 시설 ‘셀프모리’라는 곳에서는 장애인 50명을 고용, 매년 1억엔의 매출을 올린다. 당사자들은 ‘세금’을 내는 것에 큰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국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다. 고용할 일자리가 없다면, 이는 결국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복지 비용이다.” ―연계고용제도를 통해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물품이나 화장실 청소 등의 단순 용역을 도급 줄 때에만 연계 고용으로 인정하는 게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도 연계 고용으로 풀 수 있다면 장애인 직업연주자들에게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가령 기업이 직원들의 인식 개선 차원에서 사내에 장애인 연주자들이 정기적으로 공연할 기회를 마련한다면, 그걸 ‘장애인 일자리 창출’로 인정해 부담금을 감면해주는 것이다. 직원 인식이 개선되고, 사내 장애인 친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이 역시 긍정적인 일이 아니겠는가.”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나 고용노동부에서는 ‘직접 고용’을 더 강조하고 있다. “‘장애인 차별금지법’에 의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사업주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없어질 수 있도록

좋은 사회공헌 모델 제시해 국가와 사회에 긍정적인 확산에 기여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유석쟁 전무 “예전 장례식장은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였죠. 그런데 모 병원에서 장례식장을 밝고 경건한 분위기로 만든 이후 모든 장례식장이 밝고 경건한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복지 사각을 지원하는 우리의 활동도 그렇게 확산되길 바랍니다.” 올해 초 부임한 유석쟁(사진·59)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전무의 말이다. 유 전무는 교보생명 계열사인 교보보험심사㈜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27년간 보험업계에서 활동했고, 작년까지는 한양대 문화예술 CEO과정 주임교수를 지냈다. ―생보재단의 지원 사업이 갖는 강점과 약점이 있다면. “순수 공익재단이기 때문에 홍보·마케팅에 대한 고려 없이 복지 사각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자금이 안정적이라 영속적인 지원이 가능하다(생보업계는 2026년까지 총 1조5000억원 출연할 예정이다). 어린이집을 건립한 후 위탁운영까지 하는 게 좋은 예다. 반면 의사결정이 더딘 것은 약점이다. 개별 기업이 CEO의 판단으로 결정이 내려지는 반면, 우린 이사회의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상대적으로 긴급한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복지 사각 지원을 위해 적절한 대상과 현장을 찾는 게 중요하다. “희귀·난치 질환자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곳은 병원이고, 치매나 보육 관련해선 지자체가 가장 잘 안다. 우리는 66개 병원과 협약을 맺고, 각 지자체와 활발히 연계한다. 얼마 전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농약보관함 사업’ 협약을 맺었는데, 강원도는 자살률이 굉장히 높은 지역이다. YWCA나 생명의전화, 미술·연극치료협회 등 전문기관도 주요 파트너다. 이런 파트너십에 근거해 현장 수요에 대응한다.” ―재단의 지원 활동만으론 근본적인 변화가 쉽지 않다. 무엇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나. “우리가 경증 치매를 보살피면서, 국가에서도 이들을 지원할 필요를 느꼈다. 좋은 어린이집을

“6년간 받은 선물… 제 삶은 다시 일어섰습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6년이 만든 변화 지난 2008년 69조원이었던 복지 예산이 5년 만에 100조를 넘어섰다. 전체 정부 예산의 28.5%에 해당한다. 하지만 정부가 미처 돌보지 못하는 곳은 여전히 존재한다. OECD 회원국 중에서 10년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출산율 문제나, 연평균 200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청소년 자살 문제, 복지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희귀·난치성질환, 경증 치매 노인 분야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7년 12월 설립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주목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18개 생명보험사가 사회공헌의 뜻을 한데 모은 만큼,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분과 사회적 약자를 우선으로 지원해왔다. 지난 6년간 재단의 도움을 받아 삶이 바뀐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업 사회공헌이 미치는 영향력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01. 학습용 보조기기로 근이양증 딛고 건국대 합격한 조연우 군 “다리 힘이 풀려 주저앉은 후 다시는 일어날 수 없었어요.” 조연우(23·건국대 정치외교학과)씨가 ‘근이양증’ 진단을 받은 건 초등학교 1학년 때. 근이양증은 몸의 근육이 점점 없어지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조씨는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만 틀어박혔다. 가까스로 움직일 수 있는 팔로 온종일 컴퓨터 게임을 했다. 이후 7년 동안 근육은 더 굳고, 호흡은 힘들어졌다. 척추도 휘었다. 허송세월의 마침표를 찍은 건 지난 2008년.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기면서부터다. “재활 치료 중 같은 병을 가진 사람이 공부하는 걸 봤어요.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앉아 있기조차 힘들어 누워서 책을 봤고, 늘 누군가가 옆에 붙어 있어야 했다. 힘든 상황이 이어질 무렵 ‘한벗재단’을 만났다. 한벗재단은

사회적기업은 디자인 중요성 느끼고 디자이너는 또 다른 길 경험해 “모두 윈윈”

‘스프링’ 프로그램 도입한 디자인 회사 슬로워크 임의균 대표 1년 2번, 디자인 전공 대학생 선발해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활동 참여 ‘비영리단체와 디자이너, 모두 윈윈(win-win)할 순 없을까.’ 디자인 회사 ‘슬로워크’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스프링’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다. 스프링은 슬로워크가 1년에 두 번, 디자인 전공 대학생을 선발하는 ‘예비 디자이너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다. 선발된 학생들은 두 달 동안 슬로워크 인턴으로 활동하며 디자인 실무를 경험하고, 이후 두 달은 파견단체(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4개월간 급여는 슬로워크가 부담한다. 조성도(사진 오른쪽·31) 슬로워크 디렉터는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엔 조직 내부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이고, 디자인 전공생들은 친환경·사회적 디자인이라는 ‘제3의 길’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기 스프링 프로그램에 선발돼 ‘열린옷장'(잘 입지 않는 정장을 가진 사회 선배들과 면접용 정장이 필요한 청년 구직자들을 연결하는 공유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던 이혜인(25)씨는 “사업 초기라 명함부터 소책자까지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고, 김소령 열린옷장 공동대표는 “디자인적 사고를 바탕으로 사업을 기획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6개 단체에 6명의 디자이너를 파견했고, 3기 ‘스프링’ 프로그램은 오는 6월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의 탄생은 10년이 넘는 비영리단체와의 파트너십에서 비롯됐다. 임의균(사진 왼쪽·38) 대표가 회사를 창업한 2002년, 첫 고객이 비영리단체였다. “아름다운재단에서 공익광고 CF를 만든다고 1500만원 정도 예산을 책정했어요. 사실 그 돈이면 40초짜리 영상물에 음원, 더빙작업만 하면 끝이에요. 거기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니, 다른 스튜디오에서 퇴짜를 맞았나봐요. 제가 시민단체에서 디자인 작업도 했으니, 해줄 수 없겠냐고 찾아왔습니다.”(순수 회화를 전공했던

비영리단체의 아이디어와 도전정신 교육·복지·문화 ‘구멍’ 찾아 메운다

  기 소르망 파리정치학교 교수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 기부 문화 분석 책 펴내“한국 비영리 단체 다음 단계 도약하려면 투명성·책무성 높여야 비영리 영역의 기부금 어디 쓰이는지 대중에게 알리는 것은 언론의 역할” “복지국가와 시장 만능주의. 그 사이 사각지대에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여전히 많다. 비영리 단체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정신’이야말로 해답을 제공할 수 있다.” 문화비평가이자 세계적 석학인 기 소르망(Guy Sorman) 파리정치학교 교수의 말이다. 그는 최근 미국의 기부 문화를 분석한 책 ‘세상을 바꾸는 착한 돈(원제: Le coeur americain)’을 출간했다. 2012년 6월부터 1년간 미국의 기부 문화를 직접 취재하여 집필한 책이다. 출판기념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지난 4일 저녁 프랑스 대사 관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지금까지 철학, 정치, 경제 부문에 관련 책들을 집필해왔는데, 돌연 미국 기부 문화에 관한 책을 쓴 것이 생소하다. “책이 전 세계에서 출판됐는데, 하나같이 ‘놀랐다’는 반응이다(웃음). 과거에는 한 사회를 지탱하는 두 개의 큰 축이 국가와 시장이었다. 그런데 ‘국가냐, 시장이냐’ 하는 이분법적 논쟁은 더 이상 현실에 맞지 않다. 유럽식 복지국가 모델의 한계도, 자본주의 시장의 한계도 명확해졌다. 국가와 시장 사이의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는데, ‘제3섹터’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리라고 봤다. 미국은 ‘제3섹터’의 현주소와 가능성을 면밀히 볼 수 있는 곳이다.” -미국에선 ‘나눔 문화’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뉴욕 현대미술관 모마(MoMA)나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은 기부에 의해 운영되고,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관리된다. 맨해튼 센트럴파크공원을 비롯해 미국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것도 자원봉사자들이다. 미국인의 90%가

“10일 공청회… 사회적경제원 만들어 통합적인 정책 펼치도록 지원할 예정”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위 유승민 위원장 인터뷰 올해 1월 새누리당은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는 유승민(3선) 위원장을 포함해 의원 18명 , 자문위원 19명, 4개 분과로 구성됐다. 지난달에는 여야 정당과 시민사회, 사회적경제 전문가 등이 모여 ‘전국사회적경제매니페스토실천협의회’를 출범, 새누리당에서는 유승민 의원,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신계륜 의원이 상임대표를 맡았다. 3일 오전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대표 김현대) 초청으로 유승민(사진) 새누리당 의원을 만났다.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한다고 밝혔다. 현재 진척 상황은 어떤가. “오는 10일 공청회를 연다. 정부 부처가 참여하지 않고, 특위에서 초안을 만들었다. 기재부는 협동조합, 안행부는 마을 기업,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 등 부처 간 칸막이 문제가 지적되고 있어서다. 사회적경제기본법에서는 ‘사회적경제원’을 만들어 통합적인 정책을 펼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총리실이 주도할 것인지 기재부가 주도할 것인지, 아니면 독립 청을 만들지는 고민 중이다. 우선 ‘사회적경제’ 개념을 법에 명시했고, 공공 구매, 사회적금융 등 주요 내용도 포함했다. 설립 목적과는 달리 영리만 추구하고 있는 농·수·축협과 신협, 새마을금고도 기본법 적용 대상으로 고려 중이다.”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움직임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새누리당이 생각하는 ‘사회적경제’의 개념이 궁금하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경제활동을 말한다. 사회적경제 조직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지만, ‘경제’를 무시해서는 도저히 성공할 수 없다. A라는 가게가 아무리 좋은 사회적 가치를 말하더라도 매출이 ‘0’이면 무슨 의미가 있나. 이는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시장경제’와 맞닿아 있고, 더 강력하게 ‘사회적경제’를 추구할 이유도 된다. 경제활동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지 특정 당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회적경제 가능성을 무엇으로 보나. “우리나라는 급격한 경제성장도

NGO 활동가부터 기업 CFO까지… 지금은 “주주 자본주의 뛰어넘는 대안 모델 꿈꿉니다”

[인터뷰] 임팩트 투자회사 D3쥬빌리 이덕준 대표 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까지 따지는 투자 방식美 사회적자본시장 Socap 콘퍼런스 돈과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 놀라 이덕준(49·오른쪽 사진)씨는 80년대엔 빈민운동 활동가로, 90년대엔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2000년대엔 G마켓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재무이사(CFO)로 활약한 인물이다. 이씨는 2011년 임팩트 투자기관 ‘D3쥬빌리’를 설립, 국내외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까지 따지는 투자방식이다). 다채로운 이력의 그가 ‘임팩트 투자’의 선봉장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이씨의 본격적인 사회생활은 NGO에서 시작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간사로 일하며 활동가의 꿈을 꿨지만 이내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것. 그는 한국신용평가정보에 취업, 기업을 분석하는 업무를 4년간 맡았다. 이후 영국 런던정경대학(LSE)으로 1년간 유학길을 떠났고, 영국계 자산운용사 슈로드, 시티은행, 크레딧스위스(CSFB) 등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7년 반가량 일하며 자본주의의 첨단을 맛보았다. 이씨는 “투자은행에서 상무까지 올랐지만 평생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인생의 전환점은 2005년 당시 중소 규모 벤처였던 G마켓과의 만남을 통해 시작됐다. G마켓은 성장세였지만 아직 손실이 나고 있었다. 그는 “중소 상인이 비즈니스를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사업 모델이 좋았다”면서 “특히 이익이 나기 전부터 ‘후원쇼핑’이란 서비스를 론칭, 고객이 해당 상품을 구입하면 일정 금액이 기부금으로 적립되는 모델을 만들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후원쇼핑은 판매자가 상품 등록 시 후원상품으로 설정하면 G마켓은 상품 전시 점수에 인센티브를 적용해 노출 우선권을

어릴적 받은 문화예술 교육 삶 어딘가서 나를 지탱해줘

특별 기고 김중만 사진작가 놀라운 일이다. 전시회에 한 번도 가본 적 없고, 사진을 해본 적도 없다던 열일곱 살 예솔이(가명)의 사진에서 작가들의 그것과 다름없는 집중과 공감이 보였다. 돛 줄을 단단히 잡고 있는 밧줄 묶음 사진. “내가 흔들릴 때마다 잡아주시던 어머니 모습이 떠올랐다”고 했다. 예솔이는 국가에서 학비를 보조받으며, 어머니와 단둘이 어렵게 사는 아이다. 사진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두려움과 정면으로 마주 서고 스스로 상처를 털어낸 아이도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민석이(가명)는 “친구가 어두운 골목길에서 불량배에게 폭행당해 심하게 다친 걸 본 후 절대 골목길로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그 일 이후 말수가 줄었고 같은 반 친구들의 부당한 요구도 거절하지 못하게 됐다”고 했다. 민석이는 어두운 골목길을 달리는 트럭을 정면에서 찍었다. ‘조심해’라는 표제를 붙인 사진 작품이 탄생했다. 그리고 민석이는 자신을 잘 표현하는 밝고 평범한 아이로 다시 돌아왔다. 예솔이와 민석이 같은 아이들을 만나고 그 변화들을 접할 수 있었던 건,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두산그룹에서 지원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시간여행자’에서였다. 지난 2년 동안 ‘시간여행자’ 자문위원 역할을 하면서, 작은 기적을 많이 목격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극을 받을 기회가 없던 아이들이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자신을 재발견하고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나 또한 ‘시간여행자’에 참여한 아이들과 비슷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학교 3학년 때 나는 우리나라를 떠나 아프리카로 이주했다. 의사인 아버지는 빈민국 의료지원을 위해 아프리카행을 택했던 것이다. 정글이 우거지고 야생동물이 뛰어다니는 아프리카는 없었다. 나무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