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환경 무임승차 시대 끝.. 지구 기후변화 대응 ‘금융’ 솔루션 더할 때①

이제 숫자의 반격이 시작됐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세계 곳곳의 정부는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비즈니스는 위기를 맞았고, 기회는 친환경 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유럽의회는 2009년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권장하는 등 환경 규제를 단계적으로 강화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럽의 알루미늄 생산 비용은 2002년부터 10년간 약 8% 증가했다. 알루미늄은 섭씨 960℃의 고열에서 제련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료가 총 생산비용의 30%를 차지한다. 2007년 이후 유럽연합(EU) 내 24개 알루미늄 제련소 중 세계 1·2위를 다투던 EU 최대의 알루미늄 제련소를 포함해 11곳이 폐업했다. 2017년 전 세계 환경보호 기술 규제는 322건으로 역대 둘째를 기록했고, 특히 중국의 기술 규제가 57건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환경 무임승차의 시대는 끝났다. 한국 기업은 어떻게 비즈니스를 해야 할까. 더나은미래는 ‘기후금융’이라는 솔루션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풀어나가는 전문가 3명을 한자리에 모았다. 지난 16일 서울 서소문동에 위치한 ‘월드컬쳐오픈 코리아’의 오렌지컨테이너에서 만난 김성우(48)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겸임교수, 김주진(37) ㈔기후솔루션 대표, 박형건(38) 녹색기후기금(GCF) 금융기관 선임스페셜리스트는 “기업들도 환경 리스크에 따른 비용의 부담을 체감하고 있다”면서 “이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우 교수는 포스코 환경에너지실, KPMG에서 환경 및 에너지 전략을 총괄했으며, 김주진 대표는 대형 로펌에서 환경·에너지 전문 변호사로 일하다가 현재 경제학자, 금융전문가 등 에너지·환경 분야 실무 경력자들이 관련 정책을 연구 및 제시하는 비영리단체 ㈔기후솔루션의 대표다. 박형건 선임은 산은경제연구소 전임연구원을 거쳐 2015년엔 기후 관련 기금 최대 국제기구인 GCF에 한국인 최초 국제직원으로 입사해

[Cover Story] 환경 무임승차 시대 끝.. 지구 기후변화 대응 ‘금융’ 솔루션 더할 때②

기후금융과 비즈니스 ‘물길’ 터주는 정부 역할 중요 ―기후금융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김성우=“서구권 국가에 부러운 게 있다. 금융기관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독립적 기후금융 기관이 존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기후변화 비즈니스를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덕분에 이 국가들은 제2의 산업화를 이뤄내는 듯 보인다. 영국의 GIB는 2013년부터 2016년 초까지 10억파운드(약 1조5047억원)를 투자했다. GIB 운용자금의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상풍력이 돈이 안 되는 시기에 일찌감치 투자를 했고, 현재 영국은 해상풍력의 선두주자가 됐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의 금융기관들은 준비가 안 됐다. 기후 선진국들이 대학원생 수준이라면 우리는 고등학생이다. 기업에 왜 친환경에너지 사업과 기후금융을 하지 않는지 다그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정부가 장기적 관점에서 길을 터줘야 한다. 기업들이 기후금융을 자발적으로 실행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박형건=“지난 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을 국가 어젠다로 삼은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현 정부는 이와 비슷한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제 계획에서 나아가 행동해야 한다. 그린뱅크처럼 기후금융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생겨 기후변화 비즈니스를 독려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김주진=“이명박 정부에서는 모순적인 일들이 많았다. 석탄화력발전소를 20기 이상 허가해준 동시에 탄소 배출권 거래제도 도입했다. 탄소 배출권 거래제는 현재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매우 유용한 제도다.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탈석탄을 비롯, 에너지 전환의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이를 뒷받침하는 전문가들이 실행 단계에서 움직여줘야 한다고 본다.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는 우리나라의 전력 시장 시스템이다. 현재 우리나라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은

투자 생태계, 상당히 기울어져 있어… ‘젠더’라는 안경 써야 바로 볼 수 있죠

[Cover Story] 2030 여성 심사역 3人이 말하는 젠더 관점의 투자   ‘임팩트(Impact)’ 전성시대다. 사회적 가치와 수익,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임팩트 금융(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달 22일엔 임팩트금융국가자문위원회(NAB)가 출범했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 300억원 규모의 사회투자펀드를 신설, 이후 5년간 최대 1000억원 규모까지 확충한다. 100억원 규모의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모태 펀드, 소셜벤처 대상 1000억원 규모 ‘임팩트 투자 펀드’도 조성할 예정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 임팩트 투자금이 많아지면 비즈니스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기회도 늘어날까. 6.5%. 지난 2016년 국내 스타트업 중 투자를 유치한 여성 창업가의 비율이다(244곳 중 16곳). 이 기업들이 유치한 투자 금액은 총 450억원. 전체 스타트업에 흘러간 투자금(1조724억원)의 4%에 그치는 액수다. 여성 창업가가 여성 심사역을 만날 기회도 희소하다. 2015년 기준, 여성 심사역은 전체의 7%에 불과했다. 드러난 수치만 놓고 봐도, 여성 창업자에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 국내에서 임팩트 투자를 이야기하는 대다수 역시 남성이다보니 “특정 성별로 돈이 흐르지 않도록 하려면, ‘젠더 관점의 투자(Gender Lens Investing)’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국내 최초로 ‘젠더 관점의 투자‘ 보고서를 만들고 투자 심사에 적용한 2030 여성 심사역 3명을 한자리에 모았다. 3명 모두 우리나라 최초의 ‘소셜벤처’ 전문 임팩트 투자사인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이하 소풍)’의 전·현직 심사역으로, 지난 3월 8일 발간된 젠더 관점의 투자 보고서 ‘젠더 안경을 쓰고 본 기울어진 투자 운동장’을 직접 작성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성수동 카우앤독에서 유보미(소풍 심사역)·박혜민(현재 타 스타트업

[Cover Story] [비영리 지형도 분석] 기부금 규모 5조원 시대, 착한 돈은 어디로 몰렸나 ②부처별 지정기부금단체 TOP10

주무관청에 따라 공익 법인의 기부금 규모의 편차는 상당했다. 각 부처별 상위 법인 10곳의 기부금 평균값을 비교한 결과, 보건복지부 산하 지정기부금 단체 10곳의 기부금은 평균 717억9235만원으로, 전 부처를 통틀어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 산하 법인 10곳의 기부금은 평균 326억9706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국방부 산하 지정기부금 단체의 기부금 평균값은 2억214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기획재정부 산하에선 KB금융공익재단이 기부금 10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KB금융그룹에서 2011년 200억원 규모로 설립한 KB금융공익재단의 총자산은 767억9000만원 상당으로, 경제금융 교육 사업, 장학 사업, 취업 학교 운영 등에 26억원을 지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선 삼성이 출연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500억원), 네이버가 설립한 커넥트재단(90억원), KT그룹의 KT희망나눔재단(85억1097만원) 등 IT 기업이 출연한 기업 재단이 강세를 보였다. 통일부 산하의 한국글로벌피스재단은 고(故)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전 총재의 3남인 문현진 의장이 2008년 설립한 것으로 29억1861만원의 기부금 수익을 올렸다. 교육부 산하에는 서울대학교병원 및 ‘사립학교법’에 해당하는 사립학원이 기부금 상위권을 차치했다. 통일부(통일과나눔, 2960억6515만원), 보건복지부(월드비전, 2023억4508만원), 외교부(유니세프 한국위원회, 1337억6263만원)에서 1000억원 이상 기부금 수익을 올렸다. 그 밖에도 법무부(한국소년보호협회 14억6329만원), 국방부(대한민국육군발전협회 8억4105만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편 문체부 산하 기부금 규모 1위인 케이스포츠재단은 지난해 3월 설립 허가가 취소됐으며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김경하·주선영·박민영 더나은미래 기자 ☞’비형리 지형도 분석③기획재정부편’에서 계속됩니다

[Cover Story] [비영리 지형도 분석] 기부금 규모 5조원 시대, 착한 돈은 어디로 몰렸나 ①지정기부금단체 TOP20

기부금 5조원 시대다. 매년 현대차의 영업이익에 육박하는 예산이 개인과 기업들의 기부금으로 모이고 있다. 공익 법인에 지원하는 정부보조금도 20조가 넘는다. 정부가 세금을 걷어서 해야 할 역할을 민간이 일부 대신한다는 점에서 세액·소득공제도 해준다. 2017년 기준 기업들이 법정·지정기부금 단체에 기부해 절감한 법인세만 약 6215억원이며, 개인이 기부를 통해 돌려받은 소득세는 7347억원에 이른다. 국가가 세금으로 대신 낸 기부금이 연간 1조를 넘는 셈이다. 하지만 미르·케이스포츠재단(2016년), 새희망씨앗(2017년), 아르콘(2018년) 등 지정기부금 단체로 인정받은 공익 법인의 투명성 문제가 연이어 보도되면서 기부 단체에 대한 불신은 커져가고 있다. 지정기부금 단체는 주무 관청이나 지자체가 추천하고 기획재정부가 승인하며, 세제 혜택을 받는다. 미르·케이스포츠재단과 아르콘은 문화체육관광부, 새희망씨앗은 서울시의 추천을 받았다. ☞새희망씨앗 막을 기회 5번 있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부처별로 관리·감독되는 지정기부금 단체 시스템이 구멍이다”고 지적한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2016년 국세청 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지정기부금 단체 상위 20곳, 정부 부처 17곳(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는 제외) 중 상위 10곳을 전수조사하며 비영리 지형도를 분석해봤다. ◇개인 기부금 1000억 넘는 공익법인 TOP3… 월드비전, 유니세프, 굿네이버스   대중 모금(기부금품법에 의한 모금+개인 기부금)의 최강자는 2023억4508만원(기부금 총액)을 모은 월드비전이었다. 월드비전이 모금한 대중모금액(1739억6035만원)은 전체 모금액의 86%이며, 절반에 가까운 47.6%가 해외 아동 정기 후원금이었다. 월드비전은 1950년 미국에서 설립된 구호 단체로, 한국전쟁 당시 미국인 선교사 밥 피어스 목사가 한국 교회 지도자들과 협력해 시설지원·무료의료지원 등 본격적인 구호 활동을 펼쳤다. 한국에는 1964년부터 ‘한국선명회’란 이름으로 활동했으며, 1991년 10월부터 월드비전 국제본부를 통해 받아온 해외

[2018 신년기획] 주목할만한 2018 공익트렌드10<下>

#6. 전국으로 퍼지는 사회혁신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사회 혁신’도 전국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행안부는 오는 2월,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역 거점별 소통 협력 공간(가칭 사회혁신파크) 공모 사업을 진행한다. 지자체에서 토지와 건물을 제공해 사회 혁신의 거점 공간을 조성해야 하며, 국비와 지자체 예산이 5대5로 매칭된다. 노홍석 행안부 사회혁신추진단 기반조성팀 과장은 “시민사회 주체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며 사회변화를 이끌어내도록 정부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이 주요 방향”이라면서 “각 지역의 사회 혁신 성공 사례를 모아 확산하는 것은 물론, ‘실패 박람회’를 열어 실패 사례에서 사회 혁신의 가치를 재발견해보는 혁신의 장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디지털 사회 혁신’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정부에서는 올해 ‘디지털 사회 혁신 공모 사업(가칭 공상e몽)’을 추진한다. 주민 주도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지역 현안을 발굴·해결하도록 돕는 것이 골자다. 지역 주민들이 ICT 활동가와 사업자, 지자체와 함께 ‘스스로해결단’을 구성해 지역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아 실행하면, 정부에서 사업비를 지원한다. #7. 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압박 거세진다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 수준에 대한 전 세계 정부, 투자자, 소비자들의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중국은 1월 1일부터 환경오염 유발 기업에 환경보호세를 부과하고, 아랍에미리트연합 정부는 2017년 6월부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비즈니스 어젠다에 포함시키는 것을 의무화했다. 인도는 3년 평균 순이익의 2%를 CSR 활동에 사용하지 않은 187개 기업에 형사처벌을 내렸다. 투자자들도 기업의 ESG 수준에 따라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HSBC는 저탄소 프로젝트에

[2018 신년기획] 주목할만한 2018 공익트렌드10 <上>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더불어 제3섹터 역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더나은미래’는 현장 전문가들과 함께 신년을 맞아 기부·모금, 비영리, 사회적경제, CSR 등 제3섹터가 주목해야 하는 2018년 공익 트렌드를 전망해봤다.   #1. 공익법인 투명성 강화, 내외부에서 탄력받는다   지난해 화두가 됐던 ‘비영리 공익법인 투명성’ 문제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월에만 비영리 공익법인 비리를 둘러싼 사건 두 건이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는 “새희망씨앗이나 이영학 사건 같은 이전의 사건들이 비영리 콘셉트를 이용한 일반인의 ‘사기 행각’이었다면, 올해 보도된 두 사건은 비영리의 기본 가치인 책무성을 훼손했다는 데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공익법인의 관리 감독 부실 지적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문재인 정부는 100대 과제 중 하나로 ‘시민공익위원회 설치’를 내세웠다. 현재 윤호중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이은권 의원(자유한국당)이 시민공익위원회 설치를 포함한 ‘공익 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나란히 발의한 상태다. 공익법인 논란이 계속되며 올해 법안 통과에도 탄력이 더해질 전망이다. ☞시민공익위원회 설치, 어떤 의미일까? 연이은 투명성 이슈로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비영리 공익법인의 자체적인 자정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나눔국민운동본부, 한국가이드스타, 한국비영리학회 등 15곳 비영리단체 및 협회가 모여 믿을 수 있는 기부를 위한 공익 캠페인 ‘쇼미더 트러스트(Show Me the Trust)’를 출범했다. ☞쇼미더 트러스트 캠페인이 궁금하시다면?   #2. 신뢰할 수 있는 비영리단체가 살아남는다   전국으로 퍼진 ‘기부 포비아’에도 불구하고 대형 모금 단체의 기업 및 개인 기부금 규모는 크게

[이철영 아크임팩트자산운용 회장] 사회 혁신도 비즈니스로… 임팩트 투자는 현대판 ‘보이지 않는 손’

  ‘한국 자본시장 최초의 100% 임팩트 투자 자산운용사’. 이철영(73) ‘아크임팩트자산운용’ 회장은 올해 큰 도전에 나섰다.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글로벌 임팩트 투자의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바슈롬코리아 대표직을 물러난 후 2003년 사회책임 투자(SRI)를 표방한 아크(ARK) 투자자문사를 세운 지 14년 만이다. 진(GIIN), 토닉(Toniic) 등 전 세계의 임팩트투자 네트워크에도 회원으로 가입했다. 도시 재생과 마을 공동체, 환경과 에너지, 빈곤층(BOP) 의료와 금융, 혁신 벤처 창업지원 등 4가지 테마를 주제로 한 펀드도 구성했다. “임팩트 투자야말로 ‘보이지 않는 손’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이 회장을 지난 19일 여의도의 사무실에서 직접 만났다. ―아직 국내에선 임팩트 투자가 생소한데, 회사 이름까지 바꾸고 본격 나섰다.(이 회장은 ‘아크투자자문’이라는 운용사 이름을 ‘아크임팩트자산운용’으로 바꿨다) “지난 14년간 사회책임 투자를 표방하면서도 열심히 하진 못했다. 사회책임 투자와 임팩트 투자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사회책임 투자는 최악의 주식을 스크리닝해서 투자하지 않거나 ESG(환경·사회·거버넌스)를 고려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임팩트 투자는 환경이나 도시 재생, 글로벌 빈곤(BOP) 등 테마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 목적 투자다. 소셜벤처 같은 비상장 주식, 실물 자산, 비상장 채권 등에 투자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해온 사회책임 투자에 더해, 앞으로 사회적 목적 투자를 융합할 것이다. 한국에선 자본시장 밖에서 임팩트 투자에 관한 얘기가 많이 오가고 있는데, 우리는 자본시장 내에서 100% 임팩트 투자를 표방하고 있다.”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 이야기를 좀 하겠다. 1983년부터 98년까지 바슈롬코리아 대표이사를 지냈고, 그 후 공동회장으로 있다가 2003년 지분을

[Cover Story] 세상을 바꾸는 투자… 청년의 도전·가치에 ‘베팅’ ②

[대담] 손주은 ‘윤민창의투자재단’ 창립자 &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 사회=그간 어떤 곳들에 투자하셨는지 궁금하다. 김철환=노보믹스라는 곳은 암 수술을 받은 후 항암치료를 받아야 할지 말지를 미리 예측하는 칩을 만드는 회사다. 창업자 5명 중 3명이 연세대 의대 교수다. 그중 한 명은 전 세계에서 위암 수술을 가장 많이 한 걸로 기네스북에도 올라간 분이다. 이분들 이야기가 암에 걸리면 가장 고통스러운 게 항암치료다. 통계치를 보면 처음 암에 걸린 환자는 거의 대부분 항암치료를 받는데, 재발하면 50%가 항암치료를 거부한다. 세 번째로 재발하면 20%만 치료를 받고 나머지는 항암치료를 받지 않는다. 항암치료 받는 날 아침에 자살하는 분이 있을 정도다. 이걸 미리 판단해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무조건 투자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팀은 고려대 병원 의사로 이뤄진 팀인데, 뇌졸중이 걸린 뒤에 혈관이 어떻게 잘못되는지 메커니즘을 연구해 골든 타임을 연장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농업을 ICT 기반으로 바꾸는 만나CEA라는 회사에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20대 카이스트 졸업생 6명이 창업한 회사인데, 수경재배 기술 등이 세계적인 수준이다. 사회의 근본 자체를 혁신하는 기술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기술을 발굴해 투자한다. 손주은=김철환 이사장님은 본인부터가 기술 기반 창업가였고, 엑시트(Exit)와 M&A도 경험하셨다 보니 노하우가 많으시다. 저희는 이제 막 시작했다. 어떤 기업에 투자해 키워낸다는 생각보다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자기 삶을 성숙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1기 때 투자한 회사 중에 놀담이라는 스타트업이 있는데,

[Cover Story] 세상을 바꾸는 투자… 청년의 도전·가치에 ‘베팅’ ①

[대담] 손주은 ‘윤민창의투자재단’ 창립자 &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 투자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환경적인 가치를 고려해 투자를 결정한다. 이름하여 ‘임팩트 투자자(impact investor)’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제주에서 개최된 글로벌 임팩트 투자 포럼 ‘2017 D3 임팩트 나이츠(D3 Impact Nights)’에서는 전 세계 100여 명의 투자가와 기업가가 모여 ‘임팩트 투자’ 생태계에 관한 깊은 논의를 이어갔다. D3쥬빌리가 개최하고, ㈔루트임팩트가 운영 파트너로, 더나은미래가 미디어 파트너로 참석한 이번 행사에는 임팩트 투자자와 기업가·비영리단체·금융기관 등 ‘임팩트 투자’ 생태계에 속하거나 관심 있는 각양각색의 이들이 현장을 메웠다. 더나은미래는 현장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던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윤민창의투자재단 창립자·오른쪽 사진)과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의 대담을 전한다. 손주은 회장은 수능세대에 가장 유명한 학원강사이자 메가스터디그룹을 창업한 사업가로, 지난해 사재 300억원을 출연해 윤민창의투자재단을 설립했다. 김철환 이사장은 카이스트 출신의 공학도로서, 2000년부터 바이오제닉스, 이미지앤머티리얼스 등 기술벤처를 잇따라 창업했다. 국내 대기업에 성공적으로 매각하면서 번 100억원대 재산을 출자, 2012년부터 카이트창업가재단을 세웠다. ‘Pay Forward(먼저 지불하기)’라는 주제의 대담은 박란희 더나은미래 편집장의 사회로 이뤄졌으며, 이들의 성공과 투자 철학에 관한 담백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사회=두 분은 성공적인 기업가로서 창업에 투자하는 재단을 설립한 공통점이 있다. 왜 재단을 설립했는지 궁금하다. 손주은=2년 전쯤 되돌아보니, 살아온 인생이 부끄럽더라. 우리나라 30대 친구들은 제 인터넷강의를 많이 들었던 세대다. 그때 학생들에게 ‘공부가 너희를 구원할거다’라고 했는데, 이제 보니 공부가 전혀 구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저는 그 친구들 덕분에

[Cover Story] 사회문제 해결의 새로운 아이디어, 사회 혁신을 말하다

[Cover Story]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 수석 / 제프 멀건 네스타 CEO 특별 대담   “시민들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도록 돕는 게 사회혁신수석실의 임무다.”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청와대 비서실에 사회혁신수석을 신설했다. 한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사회혁신’ 정책을 이끌 수장으로는 하승창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낙점했다. 하 수석은 경실련,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풀뿌리 시민사회 운동을 오랫동안 이끌어온 경험이 있다. 사회혁신의 역할과 방향이 궁금해지던 즈음, 행정안전부에 사회혁신추진단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지난달 들려왔다. 사회혁신 정책의 밑그림이 그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과 제프 멀건(Geoff Mulgan) 네스타 CEO와의 특별 대담을 진행했다. 영국 네스타(NESTA·National Endowment for Science, Technology and Arts)는 사회혁신 분야의 세계적인 싱크탱크로, 사회혁신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이끌고 있다. 1998년 450억원 규모의 복권기금으로 설립됐지만 2010년 말부터 독립적 민간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2011년부터 네스타를 이끌고 있는 제프 멀건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전략기획관으로 오래 활동해 왔으며, 영국 사회적기업의 싱크탱크인 ‘영 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영국과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혁신 리더들이 만나, 사회혁신을 둘러싼 전 세계의 흐름과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국 사회 혁신 리더, 제프 멀건 그는 누구?  ◇사회혁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아이디어’ 사회=제프 멀건 대표님은 지난 7월 네스타 기고문에서 한국의 사회혁신수석실 신설과 관련해 긍정적 평가를 했다. 아직 한국에선 사회혁신이라는 개념이 낯설다 보니, 무슨 일을 하게 될지 궁금해하는 이가 많다. 어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4년간 풀린 128억 기부금 ‘새희망씨앗’ 사각지대 막을 기회 5번 있었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분석 …<기부문화 활성화②> 기부단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128억원 기부금 횡령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기부 사기 집단 ‘새희망씨앗’ 때문. 사건이 보도된 이후, 신규 기부자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비영리단체도 있다. 국내 기부 문화는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됐는데, 제도와 시스템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4년간 4만9000여명으로부터 128억원을 모금한 ‘새희망씨앗’. 만약 새희망씨앗의 사기 행각을 막을 기회가 5번 있었다면? 더나은미래는 새희망씨앗 사건을 중심으로 국내 기부문화 사각지대를 집중 조명해봤다. 지난달(8월 29일 더나은미래 지면)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심층 분석 ‘시민사회와 공익 단체’ 이슈에 이어 2편은 기부 문화 활성화 과제다. #1단계 :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인가’의 요지경 비영리 사단법인 새희망씨앗이 설립된 시기는 2014년 10월 17일. 당시 주무 관청은 서울시다. 비영리 사단법인은 학술, 종교, 자선, 사교 등 영리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할 수 있다. 2인 이상의 설립발기인을 모집하고, 비영리 사단법인의 정관을 작성하고, 창립총회 절차를 거친 후 주무 관청의 설립 허가를 받아야한다. 사실 사단법인 새희망씨앗이 설립되기 두 달 전인 2014년 8월 6일. ‘새희망씨앗’이라는 동일한 이름의 주식회사가 설립됐다. 인터넷신문 발행 및 판매업, 교육사업, 인쇄·출판업 등을 목적으로 자본금 1억500만원으로 회사가 만들어졌다. 주식회사 새희망씨앗의 사내이사진 3명은 비영리 사단법인 이사로도 등재돼 있다. “사단법인 설립 과정에서 현재 만들어진 검증 절차는 실효성이 전무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주무 관청마다 사단법인 인가 기준도 제각각이다. 의료복지 관련 비영리단체 A관계자는 “단체 산하 독립연구소 전문구성원들이 의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