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휠비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선홍 행복나눔재단 세상파일팀 매니저. /성가현 청년기자(청세담14기)
갈수 있는 건물은 초록색 표시… 휠체어 내비게이션 ‘휠비’를 아시나요?

[인터뷰] ‘휠비’ 프로젝트 이끈 김선홍 행복나눔재단 매니저 앱(app)을 실행하고 목적지를 입력하자 초록색과 빨간색 아이콘들이 지도에 빼곡하게 나타난다.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건물에는 초록색, 그렇지 않은 곳에는 빨간색 아이콘이 표시되는 식이다. 이용자가 미리 ‘수동 휠체어’ ‘전동 휠체어’ ‘보조자’ 중에 유형을 골라 설정해 놓으면 각 유형에 맞는 안전한 길을 자동으로 안내해주는 휠체어 내비게이션 앱 ‘휠비(WheelVi)’ 이야기다. 휠비는 행복나눔재단 ‘휠체어 이동정보 제공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 5월 출시됐다. 휠체어 이용자에게 적합한 경로를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기능에, 서울 시내 건물 출입 가능 여부와 장애인 화장실 위치 등을 알려주는 접근성 정보를 더한 형태다. 행복나눔재단이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하고, 협동조합 ‘무의’가 접근성 데이터 수집을, 내비게이션 개발사 엘비에스테크(LBS Tech)가 앱 개발을 각각 맡았다. ‘무의’의 리서처들이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도로와 건물 내부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 엘비에스테크의 AI가 장애물·경사도·출입문 등 접근성 정보를 판별해 휠비 앱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2020년 프로젝트 초기에는 서울 시내 주요 번화가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모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는 서울시 20개 자치구의 휠체어 이동 경로와 건물 접근성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지난달 15일, 휠비 프로젝트를 기획한 행복나눔재단 세상파일팀 김선홍 매니저를 만났다. 그는 “접근성 정보가 있는 장애인의 목적지 도착 성공률은 정보가 없는 장애인의 두 배에 달한다”면서 “이는 비장애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휠비 프로젝트’의 기획 배경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휠체어를 쓰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이동성 향상 및 신체 발달 프로젝트’를 기획했어요. 장애가

4일 서울 강남구 라이트브라더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희수 대표는 "탄소 포집 저장 활용(CCUS) 기술 등 큰 단위로 진행되는 사업만큼 개개인이 모여 만드는 탄소 감축도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N분도시로 탄소중립 실현하려면 자전거 생활권부터 만들어야”

[인터뷰] 김희수 라이트브라더스 대표 “건축물 에너지 효율화, 도시 숲 조성 등 도시의 탄소중립 전략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핵심은 시민들이 이동할 때 발생하는 탄소를 줄여야 합니다. 당장 서울만 해도 자동차가 대단히 많아 도로가 막히고 그러잖아요. 도시 탄소중립 해법이 자전거에 있다고 믿습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라이트브라더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희수(53) 대표는 “탄소 중립을 위한 한국의 N분 도시가 실현되려면 자전거 생활권 조성이 필수”라고 말했다. N분 도시란 시민이 생활 반경 안에서 일자리·여가문화·상업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15~30분 내로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도시 환경을 의미한다. 창업 7년차인 라이트브라더스는 2017년 설립된 자전거 문화 조성 기업이다. 중고자전거와 도시 내 소유권을 확인할 수 없는 자전거를 수거해 지역 자활센터에서 수리한 뒤 판매하고, 시민들이 쉽게 자전거를 접할 수 있도록 자전거 출퇴근 캠페인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서울시와 ‘자전거 재생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지난 5월엔 고객들에게 저감한 탄소량에 비례해 포인트를 지급하는 ‘스윗 스웻 포인트(Sweet Sweat Point)’를 새롭게 진행했다. -자전거를 탄소중립 해법으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N분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동 수단이다. 한국은 대부분 자동차 생활권으로 구성돼 있다. 자동차, 대중교통, 개인형 이동수단, 자전거, 도보 등 여러 이동 방법 중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다.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문화로 자전거가 적합하다 생각했다.” -세계 다른 국가와 한국의 차이점이 있나? “N분 도시를 선도적으로 정착시키고 있는 프랑스 파리나 호주

지난달 21일 만난 이호철 포이엔 대표는 “기후변화 대응 연구실에서 근무하던 경험을 기반으로 시작한 사업을 벌써 13년째 이어가고 있다”라며 “온실가스를 줄이는 대체제를 보급해 아시아 최대의 온실가스 감축 이니셔티브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김지효 청년기자
커피찌꺼기의 변신… 플라스틱 대체제로 활용한다

[인터뷰] 이호철 포이엔 대표 우리나라 성인 한 사람은 매일 한 잔꼴로 커피를 마신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성인 한 사람의 커피 소비량은 연간 353잔이다. 하루 평균 0.9잔으로 세계 평균 소비량(연간 132잔)과 비교하면 2.7배 수준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들 때 사용되는 원두는 15g. 이 중 99.8%가 커피박, 즉 커피 찌꺼기가 된다. 생활폐기물로 분류되는 커피박 발생 규모는 2019년 기준 15만t에 달한다. 이를 처리하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 매립·소각되는 커피박을 태우면 1t당 이산화탄소가 338kg 발생하고, 매립하면 메탄가스가 발생한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5배의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포이엔은 커피와 땅콩 등에서 발생하는 농업 부산물을 수거해 바이오 소재로 가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지난달 21일 서울 성동구 포이엔 본사에서 만난 이호철(47) 대표는 “커피박을 플라스틱 대체제나 고형연료 형태로 재활용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특히 커피찌꺼기는 도시에서 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바이오매스 자원”이라고 말했다. -커피박을 어떤 방식으로 재활용할 수 있나?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데 있다. 그 솔루션이 바로 바이오매스 열분해로 플라스틱 대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이른바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커피박을 수거해 건조시켜 화분이나 테이블을 만들 수 있고, 고형연료나 비료로 쓸 수도 있다. 국내에서 커피를 워낙 많이 마시니까 커피박을 수급하는 건 어렵지 않고, 특히 커피박은 유기화학물이 풍부해 자원으로 쓸 여지도 많다.” -커피 매장마다 발생하는 커피박을 수거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텐데. “지난 2021년 행정안전부의 지역균형 뉴딜사업으로 성동구, 화성시, 안성시

16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동부여성발전센터 회의실에서 만난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는 “여성들이 운동을 꼭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며 “운동뿐만 아니라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다 도전해보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민아 청년기자
은퇴 여성 선수들이 만든 ‘모두를 위한 운동장’

[인터뷰]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 “코로나 엔데믹 이후 국민 10명 중 6명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운동할 정도로 생활체육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어요. 10년 전과 비교해도 20%나 늘었죠. 생활체육은 ‘모두를 위한 체육(Sport for All)’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 여성이나 장애인은 ‘모두’에서 빠져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서울 광진구 동부서울여성발전센터에서 만난 신혜미(46) 위밋업스포츠 대표는 “생활체육 종목 중 구기종목인 축구나 풋살의 경우 여성의 참여율은 0.8% 정도로 매우 낮다”며 “장애인 참여율은 26.6%로 국민 전체 참여율 61.2%보다 34.5%p나 낮아 이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밋업스포츠는 2018년 출범한 5년차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여성과 장애인의 스포츠 경험 확대를 위해 여러 종목의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신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축구선수 동료였던 양수안나 대표와 함께 은퇴 여성 선수가 강사로 참여하는 축구, 농구, 배구 등 생활체육 수업을 만들었다. 지난해엔 여성으로만 구성된 축구 대회 ‘언니들 축구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여성만을 위한 체육 플랫폼을 만든 이유가 있나? “생활체육 수업을 운영하는 여러 단체가 있지만, 대부분 수강생 확보 등을 이유로 혼성으로 진행되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생활체육을 주저하는 여성들이 많다. 2019년 여성 주짓수 강사와 여성을 위한 수업을 열었는데 30명이나 모였다. 이때를 계기로 여성이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신했다.” -강사들도 전부 여성이다. “여성 강사야말로 여성 회원들의 운동 능력 등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인재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몸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강사도 여성으로 구성돼야 진정한 여성을 위한 체육 플랫폼이라는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 시니어 배송원을 채용해 정기배송 서비스 ‘옹고잉’을 운영하고 있다. /전유정 청년기자
“정기배송 업무는 시니어에게 맡기세요”

[인터뷰]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 “시니어를 돌봄대상으로 보지 말고 경제주체로 인식하면 많이 게 달리보여요. 과거와 달리 시니어는 여전히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럴 능력이 있다는 걸 증명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정현강(28) 내이루리 대표는 시니어 배송원을 채용해 정기배송 서비스 ‘옹고잉’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락이나 샐러드, 세탁물 등 정기배송이 필요한 고객사에 저렴한 비용으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프로’라고 불리는 시니어 배송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든다. 창업 3년차인 올해 기준으로 직원은 총 71명이다. 이 가운데 시니어 직원만 60명에 이른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돼 5억원을 지원받았고, 11억8000만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내이루리 사무실에서 만난 정 대표는 “시니어 일자리 분야는 구직을 원하는 수에 비해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는 플레이어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시니어 일자리 부족은 오랜 숙제인데요. “심각성에 비해서 제시된 솔루션들이 많지 않습니다. 시니어 일자리의 시장 규모도 크지 않고요.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대학마다 노인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거의 없어요. 최근에 이걸 체감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지난 5월 어버이날에 강남구청 시니어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으로 표창장을 받았어요. 지난해 강남구에서 시니어를 가장 많이 고용한 기업이 내이루리라는 거예요. 시니어 직원이 30명 정도였어요. 수상 자체는 기뻤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일할 곳이 많지 않으니까 대부분의 시니어들이 자영업으로 빠지는 것 같아요.”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나요?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는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 인한 건강 문제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불편함을 감내해왔다"며 "출산이라는 행위로 인한 여성의 건강 저하는 '사회적' 이슈"라고 말했다. /이주희 청년기자(청세담 14기)
“출산한 여성을 위한 ‘특별한 운동법’을 알려드립니다”

[인터뷰]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 “출산을 하고 나면 여성의 몸은 크게 변해요. 갈비뼈, 골반, 엉덩이…. 출산은 여성의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출산 후 여성의 신체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습니다. 심지어 여성 스스로도요. 출산 흔적은 여성의 몸에 평생 남는데도요. 더패밀리랩에서는 출산한 여성을 위한 특화된 운동법을 개발해 제공합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패밀리랩은 출산한 여성이 겪는 문제를 다룬다. ‘헤이마마’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출산 후 체형 회복에 도움이 되는 전문 운동 프로그램과 더불어 호르몬 변화를 고려한 셀프 케어 루틴을 제공한다. 지난달 12일 서울 성수동 헤이마마 사무실에서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를 만났다. 하 대표는 “출산한 모든 여성이 겪지만, 정보가 부족해 해결방법을 알 수 없었던 문제들을 풀어가고 싶다”고 했다. 여성이 건강해야 온 가족이 건강 -여성의 출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아이를 낳고 크게 아팠어요. 몸무게 3kg밖에 나가지 않는 아이도 들기 어려울 정도로 몸이 망가졌거든요. 몸이 아프니 자신감도 사라지더라고요. 육아라는 노동을 하기에 제가 무능하다는 생각도 많이 했죠. 어떻게든 건강을 되찾으려고 운동을 시작했더니 몸과 마음의 문제가 다 걷혔어요. 덕분에 일도 다시 할 수 있게 됐어요. 이 경험을 바탕으로 HG 이니셔티브(HG Initiative)에서 육아 문제 해결을 위한 사내벤처를 꾸리게 됐어요. 지금은 분사에서 독립적으로 더패밀리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의 몸’을 조명한다는 게 새로운데요. “아기를 위한 상품은 수도 없이 많지만 출산 후 여성은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해요.

누비랩은 지난 1월 미국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 참석했다. /누비랩
‘AI 스캐너’로 식사량 분석… 음식 폐기물 연간 30% 줄였다

[인터뷰] 김대훈 누비랩 대표 AI 음식 데이터 600만개 보유스캐너로 소비량 측정해 수요예측불필요한 음식 생산 줄여 탄소저감 “손도 안 댄 멀쩡한 음식이 통째로 버려지는 걸 본 적 있습니까? 구내식당에서 마감 때마다 벌어지는 일이에요. 그동안 급식 업계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잘 처리하는 법에 집중해왔어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매일 들쭉날쭉한 식사 인원 수에 맞게끔 음식을 만들 순 없을까? 인공지능(AI) 기술로 데이터를 분석하면 정확한 패턴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푸드테크 스타트업 ‘누비랩’의 김대훈 대표는 “음식 폐기물을 줄이려면 생산 단계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비랩은 ‘AI 푸드 스캐너’로 식사 제공 전후의 음식량을 측정해 폐기물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음식 제공업체에는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고객 수요 데이터를 제공하고, 개별 대상자에게는 음식 섭취량 분석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창업 6년차인 올해는 세계경제포럼(WEF)의 ‘테크 파이오니어(Technology Pioneer Cohort)’에 선발됐다. WEF는 산업 분야별 유망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100곳을 매년 선정해 발표한다. 한국 스타트업은 누비랩을 포함해 시각장애인 보조기기 개발사 닷(dot), 블록체인 보안기업 S2W 등 세 곳이었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누비랩 본사에서 만난 김대훈 대표는 “푸드테크 시장의 과제 중 하나는 음식물 쓰레기 감축”이라며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앞단인 재료 준비부터 마지막인 음식물 폐기까지 전 영역을 관리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음식 폐기물 데이터를 어떻게 측정하나. “급식 시설의 퇴식구에 AI 기술을 탑재한 스캐너를 설치해 음식물 종류와 양을 분석한다. 데이터가 쌓이면 음식 폐기물 정보와

남상은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 옹호실 실장. /월드비전
“해외긴급구호법, ‘인도적 지원법’으로 개정 추진한다”

[인터뷰] 남상은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옹호실 실장 전쟁, 지진, 기근, 가뭄…. 재난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중, 삼중으로 재난이 겹치는 경우도 흔하다.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인구는 2023년 5월 기준 3억 6000만명. 지난 1년동안에만하루 평균 17만명씩 급증했다. 글로벌 위기 대응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한국도 인도적 지원 예산을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다. 2019년 1432억원이었던 예산이 올해 4036억원으로 약 3배 증가했다. 현 정부도 ODA(공적개발원조)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정책적 의지를 담아낼 ‘법적 기반’이 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인도적 지원의 근거법은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이하 해외긴급구호법)’입니다. 그런데 이 법은 인도적 지원의 일부인 ‘긴급구호’만 다루고 있어요. 인도적 지원의 목적이나 정의도 규정하고 있지 않죠.” 지난 13일 만난 남상은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옹호실장은 “정부가 원칙과 기준을 가진 인도적 지원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도적 지원’의 개념부터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인도적 지원이란 해외에서 발생한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는 활동입니다. 생명을 구조하고 고통을 경감해주고 존엄성을 유지해주는 게목적이죠. ‘대응’ ‘복구’ ‘예방’ 활동을 아우르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해외긴급구호법은 ‘대응’,즉 긴급구호에만 집중하고 있어 보완이 필요합니다.” ―‘복구’와 ‘예방’이 빠져있군요. “재난을 입은 이들이 일상을 회복하고 삶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예방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6월 13일자로 이재정 국회의원이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주요 내용이 무엇인가요. “우선 법률의 제명(이름)을 ‘해외재난의 인도적 지원에 관한 법률’로

농사 지으면서 태양광 발전 동시에… 개도국 식량안보·기후위기 대응한다

[인터뷰] 윤성 엔벨롭스 대표 “2016년 초대형 사이클론이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를 덮친 적이 있습니다. 기후 관련 국제협력사업의 타당성 분석 연구원으로 지내던 시절이었어요. 당시 도심 지역은 일주일에 걸쳐 복구가 됐지만, 농촌 지역이나 낙후 지역 같은 곳은 1년이 지나도록 전력 공급도 안 되고, 물자도 조달이 안됐어요. 건조기후도 장기화되면서 농작물 재배도 되지 않았습니다. 개발도상국이 직면한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농형태양광’ 기법을 개발도상국이 직면한 기후위기, 식량안보 문제 해결에 도입한 스타트업이 있다. 영농형태양광은 농지 위로 4m 높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농작물 재배와 전력생산을 동시에 하는 시스템이다.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인 엔벨롭스는 영농형태양광 기술 보급으로 개도국 주민에게 태양광 설치에 따른 임대 수익을 준다. 창업 3년차인 2020년에는 피지에 진출했다. 영농형태양광 사업으로 녹색기후기금(GCF)의 승인을 받은 첫 사례다.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윤성(41) 대표는 “선진국이 성장하면서 만들어낸 이산화탄소로 기후위기를 초래했지만 그 피해는 오롯이 개도국이 떠안고 있다”며 “개도국이 이런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지를 첫 사업 지역으로 선택했다. 이유가 있나? “피지가 속한 남태평양 지역은 건조기후가 심화되고 있고, 태양열이 강해 농작물 피해가 심한 곳이다. 제가 있던 오발라우(OVALAU) 지역은 인구가 1만명 정도 되는 피지의 여러 섬 가운데 하나였다. 농작물 생산을 못 해 대부분 본 섬이나 뉴질랜드에서 비싸게 작물을 수입하고, 전기도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주민들의 소득은 우리 돈으로 월

지난 24일 만난 정택수 넷스파 대표는 “폐어망에 사용된 나일론은 너무 얇아서 흐느적거리기 때문에 따로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넷스파는 이런 나일론을 자동으로 분리하는 기술을 상업화 단계까지 개발했다”고 말했다. /한준호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해양폐기물도 귀한 자원”… 폐어망서 순도 98% 나일론 추출

[인터뷰] 정택수 넷스파 대표 “최근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생 플라스틱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린워싱’이 의심될 때도 많아졌습니다. 재생 플라스틱이라고 홍보했는데, 알고 보면 다른 소재를 섞었거나 아예 새 플라스틱인 거죠.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진짜’ 재생 플라스틱인지 확인하는 인증 절차가 중요해질 겁니다.” 최근 섬유, 자동차, 화학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재생 플라스틱에 주목하고 있다. 쓰임을 다한 나일론 등 플라스틱은 가공을 거쳐 다시 의류, 자동차 부품 등의 소재가 다시 쓰인다. 자원순환 스타트업 ‘넷스파’는 폐어망에서 순도 높은 나일론을 추출해 재생 플라스틱을 만든다. 지난 2020년 창업 이후 유치한 투자금은 45억원. 지난달에는 국제 인증기관인 UL솔루션으로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해양 플라스틱 재활용 인증(UL ECV-2809 OP)을 받았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서울소셜벤처허브에서 만난 정택수(31) 대표는 “재생 플라스틱을 제품에 활용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많아 해양폐기물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라며 “수요보다 매년 나오는 폐어망 양이 더 적을 정도”라고 말했다. 바다 죽이는 폐어망의 변신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연간 약 4만4000t의 폐어망이 발생한다(2018년 기준). 이 중 일부는 바닷속에 버려져 ‘유령어업’의 주범이 된다. 물고기들이 물속에 방치된 폐어망에 걸려 죽거나 다치는 것이다. 유령어업으로 인한 수산자원 피해 규모는 연간 9만5000t 규모로 추정된다. 폐어망의 자원화는 폐기물의 체계적인 수거를 유도하고, 유령어업을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 다음은 정 대표와의 일문일답. -폐어망에서 나일론을 추출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그렇다. 폐어망에는 나일론과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섬유가 얽혀 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직접 칼이나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 연구위원은 17일 “장애인이 ‘동료시민’으로서 비장애인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선 고용의 주체인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본인 제공
“장애인고용부담금, 직원 ‘평균임금’ 수준으로 올려야”

[인터뷰]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기업 규모, 고용 형태별고용부담금 차등해야 ‘부담금이 더 경제적’잘못된 인식 바뀔 것 “현재 월 최저임금의 60%(약 120만원)로 설정된 장애인고용부담금 부담기초액을 회사 평균 임금 수준으로 올린다고 가정해볼게요. 장애인 더 뽑으시겠어요?” “그렇게 되면 고용하지 않을 수 없죠. 어떻게든 방법을 찾겠죠.”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 연구위원은 17일 더나은미래 전화 인터뷰에서 민간기업 A사의 인사 관리자와 나눈 대화를 공유했다. A사는 장애인 의무고용률(3.1%)을 지키지 못해 2021년에 고용부담금으로 약 2억6500만원을 냈다. 연매출 1조원에 상시 근로자는 1100여 명.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장애인 33명을 고용해야 하지만 16명에 그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사의 상시 근로자 1인 평균 연봉은 8000만원이 넘는다. 조혁진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수준의 부담기초액을 직원의 월평균 임금으로 올리면 A사의 고용부담금 규모가 3배 가까이 커진다”며 “이른바 ‘부담금으로 때우는 게 더 저렴하다’는 세간의 인식도 바뀔 것”이라고 했다. ―장애인고용부담금 기준을 월평균 임금 수준으로 개편하자는 주장인가? “현행법상 부담기초액은 각 기업의 고용 규모·매출액 등과 관계없이 일괄 적용된다. 기업마다 사업장 크기, 경제적 상황이 같지 않은데 같은 기준을 적용해버리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자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대기업은 최저임금 수준의 고용부담금을 내는 데 큰 무리가 없다. 기업 규모별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차등해야 하는 이유다.”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조금은 섣부른 우려다. 기업에 막대한 벌금을 물리는 게 고용부담금의 목적이 아니다. 고용 주체인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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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옷 버리지 말고, 문 앞에 두세요”… 방문수거·재판매로 의류폐기물 줄인다

[인터뷰] 양수빈 리클 대표 경기 남양주에 있는 의류 매장 ‘리클스토어’. 가게 안에는 셔츠, 바지, 가방, 신발 등 다양한 아이템이 진열돼 있었다. 폴로 셔츠 2만원, 프라다 블라우스 12만원. 시세의 5분의 1 수준이다. 새 제품 같아 보이지만 모두 중고 의류다. 헌옷을 판매하는 여타 매장과 다른 건 이른바 ‘모셔온 물건’으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20일 매장에서 만난 양수빈 리클 대표는 “멀쩡한 옷이라도 의류수거함에 들어가면 대부분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폐기된다”라며 “헌옷을 한 번 더 유통시키고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바로 방문 수거”라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헌옷 수거를 신청하고 문 앞에 내놓으면 직원들이 직접 찾아갑니다. 보상금도 지급해요. 그렇게 매주35t(약 10만벌)이 리클 물류창고에 입고됩니다. 이 중 소비자에게 판매할 최상급 중고의류는 3%, 3000벌 정도죠. 계절에 따라 절반 정도 매장에 걸고, 나머지는 창고에 보관해요. 매대에 걸리지 못하는 옷들은 국내 도소매업체에 판매해요.” 지난 2021년 설립된 스타트업 ‘리클’은 3년 만에 직원 수 40명으로 규모를 키웠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15억원 수준이다. 양 대표는 “고객의 약 85%가 20·30 여성”이라며 “버리려고 했던 옷을 문 앞에 두기만 해도 커피값 벌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질수록 자연스럽게 의류폐기물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헌옷 수거 업체는 기존에도 많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나요? “대부분의 헌옷 수거 업체들은 무게 20kg 이상 돼야 수거해요. 매입 단가도 의류 상태에 관계없이 1kg당 200원 수준이죠. 20kg를 한꺼번에 버리는 건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수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