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만난 이호철 포이엔 대표는 “기후변화 대응 연구실에서 근무하던 경험을 기반으로 시작한 사업을 벌써 13년째 이어가고 있다”라며 “온실가스를 줄이는 대체제를 보급해 아시아 최대의 온실가스 감축 이니셔티브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김지효 청년기자
커피찌꺼기의 변신… 플라스틱 대체제로 활용한다

[인터뷰] 이호철 포이엔 대표 우리나라 성인 한 사람은 매일 한 잔꼴로 커피를 마신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성인 한 사람의 커피 소비량은 연간 353잔이다. 하루 평균 0.9잔으로 세계 평균 소비량(연간 132잔)과 비교하면 2.7배 수준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들 때 사용되는 원두는 15g. 이 중 99.8%가 커피박, 즉 커피 찌꺼기가 된다. 생활폐기물로 분류되는 커피박 발생 규모는 2019년 기준 15만t에 달한다. 이를 처리하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 매립·소각되는 커피박을 태우면 1t당 이산화탄소가 338kg 발생하고, 매립하면 메탄가스가 발생한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5배의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포이엔은 커피와 땅콩 등에서 발생하는 농업 부산물을 수거해 바이오 소재로 가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지난달 21일 서울 성동구 포이엔 본사에서 만난 이호철(47) 대표는 “커피박을 플라스틱 대체제나 고형연료 형태로 재활용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특히 커피찌꺼기는 도시에서 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바이오매스 자원”이라고 말했다. -커피박을 어떤 방식으로 재활용할 수 있나?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데 있다. 그 솔루션이 바로 바이오매스 열분해로 플라스틱 대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이른바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커피박을 수거해 건조시켜 화분이나 테이블을 만들 수 있고, 고형연료나 비료로 쓸 수도 있다. 국내에서 커피를 워낙 많이 마시니까 커피박을 수급하는 건 어렵지 않고, 특히 커피박은 유기화학물이 풍부해 자원으로 쓸 여지도 많다.” -커피 매장마다 발생하는 커피박을 수거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텐데. “지난 2021년 행정안전부의 지역균형 뉴딜사업으로 성동구, 화성시, 안성시

16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동부여성발전센터 회의실에서 만난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는 “여성들이 운동을 꼭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며 “운동뿐만 아니라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다 도전해보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민아 청년기자
은퇴 여성 선수들이 만든 ‘모두를 위한 운동장’

[인터뷰]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 “코로나 엔데믹 이후 국민 10명 중 6명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운동할 정도로 생활체육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어요. 10년 전과 비교해도 20%나 늘었죠. 생활체육은 ‘모두를 위한 체육(Sport for All)’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 여성이나 장애인은 ‘모두’에서 빠져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서울 광진구 동부서울여성발전센터에서 만난 신혜미(46) 위밋업스포츠 대표는 “생활체육 종목 중 구기종목인 축구나 풋살의 경우 여성의 참여율은 0.8% 정도로 매우 낮다”며 “장애인 참여율은 26.6%로 국민 전체 참여율 61.2%보다 34.5%p나 낮아 이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밋업스포츠는 2018년 출범한 5년차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여성과 장애인의 스포츠 경험 확대를 위해 여러 종목의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신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축구선수 동료였던 양수안나 대표와 함께 은퇴 여성 선수가 강사로 참여하는 축구, 농구, 배구 등 생활체육 수업을 만들었다. 지난해엔 여성으로만 구성된 축구 대회 ‘언니들 축구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여성만을 위한 체육 플랫폼을 만든 이유가 있나? “생활체육 수업을 운영하는 여러 단체가 있지만, 대부분 수강생 확보 등을 이유로 혼성으로 진행되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생활체육을 주저하는 여성들이 많다. 2019년 여성 주짓수 강사와 여성을 위한 수업을 열었는데 30명이나 모였다. 이때를 계기로 여성이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신했다.” -강사들도 전부 여성이다. “여성 강사야말로 여성 회원들의 운동 능력 등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인재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몸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강사도 여성으로 구성돼야 진정한 여성을 위한 체육 플랫폼이라는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 시니어 배송원을 채용해 정기배송 서비스 ‘옹고잉’을 운영하고 있다. /전유정 청년기자
“정기배송 업무는 시니어에게 맡기세요”

[인터뷰]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 “시니어를 돌봄대상으로 보지 말고 경제주체로 인식하면 많이 게 달리보여요. 과거와 달리 시니어는 여전히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럴 능력이 있다는 걸 증명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정현강(28) 내이루리 대표는 시니어 배송원을 채용해 정기배송 서비스 ‘옹고잉’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락이나 샐러드, 세탁물 등 정기배송이 필요한 고객사에 저렴한 비용으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프로’라고 불리는 시니어 배송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든다. 창업 3년차인 올해 기준으로 직원은 총 71명이다. 이 가운데 시니어 직원만 60명에 이른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돼 5억원을 지원받았고, 11억8000만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내이루리 사무실에서 만난 정 대표는 “시니어 일자리 분야는 구직을 원하는 수에 비해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는 플레이어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시니어 일자리 부족은 오랜 숙제인데요. “심각성에 비해서 제시된 솔루션들이 많지 않습니다. 시니어 일자리의 시장 규모도 크지 않고요.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대학마다 노인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거의 없어요. 최근에 이걸 체감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지난 5월 어버이날에 강남구청 시니어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으로 표창장을 받았어요. 지난해 강남구에서 시니어를 가장 많이 고용한 기업이 내이루리라는 거예요. 시니어 직원이 30명 정도였어요. 수상 자체는 기뻤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일할 곳이 많지 않으니까 대부분의 시니어들이 자영업으로 빠지는 것 같아요.”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나요?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는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 인한 건강 문제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불편함을 감내해왔다"며 "출산이라는 행위로 인한 여성의 건강 저하는 '사회적' 이슈"라고 말했다. /이주희 청년기자(청세담 14기)
“출산한 여성을 위한 ‘특별한 운동법’을 알려드립니다”

[인터뷰]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 “출산을 하고 나면 여성의 몸은 크게 변해요. 갈비뼈, 골반, 엉덩이…. 출산은 여성의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출산 후 여성의 신체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습니다. 심지어 여성 스스로도요. 출산 흔적은 여성의 몸에 평생 남는데도요. 더패밀리랩에서는 출산한 여성을 위한 특화된 운동법을 개발해 제공합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패밀리랩은 출산한 여성이 겪는 문제를 다룬다. ‘헤이마마’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출산 후 체형 회복에 도움이 되는 전문 운동 프로그램과 더불어 호르몬 변화를 고려한 셀프 케어 루틴을 제공한다. 지난달 12일 서울 성수동 헤이마마 사무실에서 하이수 더패밀리랩 대표를 만났다. 하 대표는 “출산한 모든 여성이 겪지만, 정보가 부족해 해결방법을 알 수 없었던 문제들을 풀어가고 싶다”고 했다. 여성이 건강해야 온 가족이 건강 -여성의 출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아이를 낳고 크게 아팠어요. 몸무게 3kg밖에 나가지 않는 아이도 들기 어려울 정도로 몸이 망가졌거든요. 몸이 아프니 자신감도 사라지더라고요. 육아라는 노동을 하기에 제가 무능하다는 생각도 많이 했죠. 어떻게든 건강을 되찾으려고 운동을 시작했더니 몸과 마음의 문제가 다 걷혔어요. 덕분에 일도 다시 할 수 있게 됐어요. 이 경험을 바탕으로 HG 이니셔티브(HG Initiative)에서 육아 문제 해결을 위한 사내벤처를 꾸리게 됐어요. 지금은 분사에서 독립적으로 더패밀리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의 몸’을 조명한다는 게 새로운데요. “아기를 위한 상품은 수도 없이 많지만 출산 후 여성은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해요.

누비랩은 지난 1월 미국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 참석했다. /누비랩
‘AI 스캐너’로 식사량 분석… 음식 폐기물 연간 30% 줄였다

[인터뷰] 김대훈 누비랩 대표 AI 음식 데이터 600만개 보유스캐너로 소비량 측정해 수요예측불필요한 음식 생산 줄여 탄소저감 “손도 안 댄 멀쩡한 음식이 통째로 버려지는 걸 본 적 있습니까? 구내식당에서 마감 때마다 벌어지는 일이에요. 그동안 급식 업계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잘 처리하는 법에 집중해왔어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매일 들쭉날쭉한 식사 인원 수에 맞게끔 음식을 만들 순 없을까? 인공지능(AI) 기술로 데이터를 분석하면 정확한 패턴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푸드테크 스타트업 ‘누비랩’의 김대훈 대표는 “음식 폐기물을 줄이려면 생산 단계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비랩은 ‘AI 푸드 스캐너’로 식사 제공 전후의 음식량을 측정해 폐기물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음식 제공업체에는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고객 수요 데이터를 제공하고, 개별 대상자에게는 음식 섭취량 분석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창업 6년차인 올해는 세계경제포럼(WEF)의 ‘테크 파이오니어(Technology Pioneer Cohort)’에 선발됐다. WEF는 산업 분야별 유망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100곳을 매년 선정해 발표한다. 한국 스타트업은 누비랩을 포함해 시각장애인 보조기기 개발사 닷(dot), 블록체인 보안기업 S2W 등 세 곳이었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누비랩 본사에서 만난 김대훈 대표는 “푸드테크 시장의 과제 중 하나는 음식물 쓰레기 감축”이라며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앞단인 재료 준비부터 마지막인 음식물 폐기까지 전 영역을 관리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음식 폐기물 데이터를 어떻게 측정하나. “급식 시설의 퇴식구에 AI 기술을 탑재한 스캐너를 설치해 음식물 종류와 양을 분석한다. 데이터가 쌓이면 음식 폐기물 정보와

남상은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 옹호실 실장. /월드비전
“해외긴급구호법, ‘인도적 지원법’으로 개정 추진한다”

[인터뷰] 남상은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옹호실 실장 전쟁, 지진, 기근, 가뭄…. 재난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중, 삼중으로 재난이 겹치는 경우도 흔하다.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인구는 2023년 5월 기준 3억 6000만명. 지난 1년동안에만하루 평균 17만명씩 급증했다. 글로벌 위기 대응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한국도 인도적 지원 예산을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다. 2019년 1432억원이었던 예산이 올해 4036억원으로 약 3배 증가했다. 현 정부도 ODA(공적개발원조)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정책적 의지를 담아낼 ‘법적 기반’이 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인도적 지원의 근거법은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이하 해외긴급구호법)’입니다. 그런데 이 법은 인도적 지원의 일부인 ‘긴급구호’만 다루고 있어요. 인도적 지원의 목적이나 정의도 규정하고 있지 않죠.” 지난 13일 만난 남상은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옹호실장은 “정부가 원칙과 기준을 가진 인도적 지원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도적 지원’의 개념부터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인도적 지원이란 해외에서 발생한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는 활동입니다. 생명을 구조하고 고통을 경감해주고 존엄성을 유지해주는 게목적이죠. ‘대응’ ‘복구’ ‘예방’ 활동을 아우르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해외긴급구호법은 ‘대응’,즉 긴급구호에만 집중하고 있어 보완이 필요합니다.” ―‘복구’와 ‘예방’이 빠져있군요. “재난을 입은 이들이 일상을 회복하고 삶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예방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6월 13일자로 이재정 국회의원이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주요 내용이 무엇인가요. “우선 법률의 제명(이름)을 ‘해외재난의 인도적 지원에 관한 법률’로

농사 지으면서 태양광 발전 동시에… 개도국 식량안보·기후위기 대응한다

[인터뷰] 윤성 엔벨롭스 대표 “2016년 초대형 사이클론이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를 덮친 적이 있습니다. 기후 관련 국제협력사업의 타당성 분석 연구원으로 지내던 시절이었어요. 당시 도심 지역은 일주일에 걸쳐 복구가 됐지만, 농촌 지역이나 낙후 지역 같은 곳은 1년이 지나도록 전력 공급도 안 되고, 물자도 조달이 안됐어요. 건조기후도 장기화되면서 농작물 재배도 되지 않았습니다. 개발도상국이 직면한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농형태양광’ 기법을 개발도상국이 직면한 기후위기, 식량안보 문제 해결에 도입한 스타트업이 있다. 영농형태양광은 농지 위로 4m 높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농작물 재배와 전력생산을 동시에 하는 시스템이다.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인 엔벨롭스는 영농형태양광 기술 보급으로 개도국 주민에게 태양광 설치에 따른 임대 수익을 준다. 창업 3년차인 2020년에는 피지에 진출했다. 영농형태양광 사업으로 녹색기후기금(GCF)의 승인을 받은 첫 사례다.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윤성(41) 대표는 “선진국이 성장하면서 만들어낸 이산화탄소로 기후위기를 초래했지만 그 피해는 오롯이 개도국이 떠안고 있다”며 “개도국이 이런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지를 첫 사업 지역으로 선택했다. 이유가 있나? “피지가 속한 남태평양 지역은 건조기후가 심화되고 있고, 태양열이 강해 농작물 피해가 심한 곳이다. 제가 있던 오발라우(OVALAU) 지역은 인구가 1만명 정도 되는 피지의 여러 섬 가운데 하나였다. 농작물 생산을 못 해 대부분 본 섬이나 뉴질랜드에서 비싸게 작물을 수입하고, 전기도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주민들의 소득은 우리 돈으로 월

지난 24일 만난 정택수 넷스파 대표는 “폐어망에 사용된 나일론은 너무 얇아서 흐느적거리기 때문에 따로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넷스파는 이런 나일론을 자동으로 분리하는 기술을 상업화 단계까지 개발했다”고 말했다. /한준호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해양폐기물도 귀한 자원”… 폐어망서 순도 98% 나일론 추출

[인터뷰] 정택수 넷스파 대표 “최근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생 플라스틱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린워싱’이 의심될 때도 많아졌습니다. 재생 플라스틱이라고 홍보했는데, 알고 보면 다른 소재를 섞었거나 아예 새 플라스틱인 거죠.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진짜’ 재생 플라스틱인지 확인하는 인증 절차가 중요해질 겁니다.” 최근 섬유, 자동차, 화학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재생 플라스틱에 주목하고 있다. 쓰임을 다한 나일론 등 플라스틱은 가공을 거쳐 다시 의류, 자동차 부품 등의 소재가 다시 쓰인다. 자원순환 스타트업 ‘넷스파’는 폐어망에서 순도 높은 나일론을 추출해 재생 플라스틱을 만든다. 지난 2020년 창업 이후 유치한 투자금은 45억원. 지난달에는 국제 인증기관인 UL솔루션으로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해양 플라스틱 재활용 인증(UL ECV-2809 OP)을 받았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서울소셜벤처허브에서 만난 정택수(31) 대표는 “재생 플라스틱을 제품에 활용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많아 해양폐기물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라며 “수요보다 매년 나오는 폐어망 양이 더 적을 정도”라고 말했다. 바다 죽이는 폐어망의 변신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연간 약 4만4000t의 폐어망이 발생한다(2018년 기준). 이 중 일부는 바닷속에 버려져 ‘유령어업’의 주범이 된다. 물고기들이 물속에 방치된 폐어망에 걸려 죽거나 다치는 것이다. 유령어업으로 인한 수산자원 피해 규모는 연간 9만5000t 규모로 추정된다. 폐어망의 자원화는 폐기물의 체계적인 수거를 유도하고, 유령어업을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 다음은 정 대표와의 일문일답. -폐어망에서 나일론을 추출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그렇다. 폐어망에는 나일론과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섬유가 얽혀 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직접 칼이나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 연구위원은 17일 “장애인이 ‘동료시민’으로서 비장애인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선 고용의 주체인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본인 제공
“장애인고용부담금, 직원 ‘평균임금’ 수준으로 올려야”

[인터뷰]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기업 규모, 고용 형태별고용부담금 차등해야 ‘부담금이 더 경제적’잘못된 인식 바뀔 것 “현재 월 최저임금의 60%(약 120만원)로 설정된 장애인고용부담금 부담기초액을 회사 평균 임금 수준으로 올린다고 가정해볼게요. 장애인 더 뽑으시겠어요?” “그렇게 되면 고용하지 않을 수 없죠. 어떻게든 방법을 찾겠죠.”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 연구위원은 17일 더나은미래 전화 인터뷰에서 민간기업 A사의 인사 관리자와 나눈 대화를 공유했다. A사는 장애인 의무고용률(3.1%)을 지키지 못해 2021년에 고용부담금으로 약 2억6500만원을 냈다. 연매출 1조원에 상시 근로자는 1100여 명.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장애인 33명을 고용해야 하지만 16명에 그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사의 상시 근로자 1인 평균 연봉은 8000만원이 넘는다. 조혁진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수준의 부담기초액을 직원의 월평균 임금으로 올리면 A사의 고용부담금 규모가 3배 가까이 커진다”며 “이른바 ‘부담금으로 때우는 게 더 저렴하다’는 세간의 인식도 바뀔 것”이라고 했다. ―장애인고용부담금 기준을 월평균 임금 수준으로 개편하자는 주장인가? “현행법상 부담기초액은 각 기업의 고용 규모·매출액 등과 관계없이 일괄 적용된다. 기업마다 사업장 크기, 경제적 상황이 같지 않은데 같은 기준을 적용해버리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자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대기업은 최저임금 수준의 고용부담금을 내는 데 큰 무리가 없다. 기업 규모별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차등해야 하는 이유다.”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조금은 섣부른 우려다. 기업에 막대한 벌금을 물리는 게 고용부담금의 목적이 아니다. 고용 주체인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썸네일
“헌옷 버리지 말고, 문 앞에 두세요”… 방문수거·재판매로 의류폐기물 줄인다

[인터뷰] 양수빈 리클 대표 경기 남양주에 있는 의류 매장 ‘리클스토어’. 가게 안에는 셔츠, 바지, 가방, 신발 등 다양한 아이템이 진열돼 있었다. 폴로 셔츠 2만원, 프라다 블라우스 12만원. 시세의 5분의 1 수준이다. 새 제품 같아 보이지만 모두 중고 의류다. 헌옷을 판매하는 여타 매장과 다른 건 이른바 ‘모셔온 물건’으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20일 매장에서 만난 양수빈 리클 대표는 “멀쩡한 옷이라도 의류수거함에 들어가면 대부분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폐기된다”라며 “헌옷을 한 번 더 유통시키고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바로 방문 수거”라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헌옷 수거를 신청하고 문 앞에 내놓으면 직원들이 직접 찾아갑니다. 보상금도 지급해요. 그렇게 매주35t(약 10만벌)이 리클 물류창고에 입고됩니다. 이 중 소비자에게 판매할 최상급 중고의류는 3%, 3000벌 정도죠. 계절에 따라 절반 정도 매장에 걸고, 나머지는 창고에 보관해요. 매대에 걸리지 못하는 옷들은 국내 도소매업체에 판매해요.” 지난 2021년 설립된 스타트업 ‘리클’은 3년 만에 직원 수 40명으로 규모를 키웠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15억원 수준이다. 양 대표는 “고객의 약 85%가 20·30 여성”이라며 “버리려고 했던 옷을 문 앞에 두기만 해도 커피값 벌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질수록 자연스럽게 의류폐기물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헌옷 수거 업체는 기존에도 많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나요? “대부분의 헌옷 수거 업체들은 무게 20kg 이상 돼야 수거해요. 매입 단가도 의류 상태에 관계없이 1kg당 200원 수준이죠. 20kg를 한꺼번에 버리는 건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수거

박형건(왼쪽) 캡쳐6(Capture6) 부대표와 에단 코헨-콜 대표. /캡쳐6
“기후테크로 공기 중 탄소 잡고, 깨끗한 물도 만든다”

[인터뷰] ‘캡쳐6’ 에단 코헨-콜 대표, 박형건 부대표 한국산업은행 과장을 거쳐 녹색기후기금(GCF) 부국장,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까지. 독특한 이력을 가진 한국인이 최근 미국의 기후테크 스타트업 ‘캡쳐6(Capture6)’에 합류했다. 박형건 캡쳐6 부대표는 “한국산업은행과 GCF에서 기후 부문에 투자하는 역할을 했는데 마음 한편에는 직접 운전대에 앉아 사업을 진행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고 했다. 올해로 설립 3년차를 맞은 캡쳐6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와 뉴질랜드 로토루아에 사무실을 둔 기후테크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탄소직접공기포집(DA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DAC는 대기에 누적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로, 흔히 대형 팬에 공기를 통과시켜 이산화탄소를 분리해낸다. 캡쳐6의 DAC 기술은 조금 독특하다. 대형 팬 대신 해수담수화장치나 수처리시설에서 나온 농축수를 활용한다. 지난달 18일 더나은미래는 캡쳐6의 비즈니스 모델을 자세히 듣기 위해 에단 코헨-콜 대표와 박형건 부대표를 화상회의로 만났다. 인터뷰 시작 전, 두 사람은 할 이야기가 많았는지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공기 중 탄소, 연간 최대 20억t 제거 가능 -재밌는 대화 중이었던 것 같다. 코헨-콜=요즘 사업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나고 다니느라 사무실에 있을 시간이 없었다. 레오(박형건 부사장의 영어이름)도 굉장히 오랜만에 만났다. 근황을 얘기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캡쳐6의 DAC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코헨-콜=탄소 포집 공정은 크게 ▲수처리 ▲전기분해 ▲탄소직접공기포집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해수담수화·수처리 시설에서 나오는 농축수를 정제한다. 그 과정에서 물과 염화나트륨(소금)이 분리된다. 분리된 소금을 전기분해하면 염소, 수소가 추출되면서 수산화나트륨 용액이 만들어진다. 수산화나트륨은 이산화탄소를 끌어들이는 성질이 있어 대기 중 탄소를

정태랑 대표는 "똑똑한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해선 전통적인 방식들을 벗어나 소프트웨어 도입 등 새로운 기술들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건설업 탄소 감축, 낭비되는 에너지에 주목하라

[인터뷰] 정태랑 레디로버스트머신 대표 건설기계 연비 높여 탄소배출량 30% 감축창업 1년 만에 30억원 규모 투자 유치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전기모터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습니다. 연료 사용으로 인한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죠. 그런데 건설기계로 분류되는 굴착기나 불도저, 지게차 등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자동차처럼 경유를 사용하는 굴착기의 경우 낮은 연비로 에너지 낭비가 심한데도 에너지 전환 움직임이 거의 없어요. 버려지는 에너지를 잡으면 탄소배출량이 크게 줄텐데요. 저희가 주목한 지점도 바로 에너지 효율입니다.” 정태랑(36) 레디로버스트머신 대표는 “건설업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건설기계의 에너지 효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레디로버스트머신은 굴착기 등 건설기계의 연료사용량을 최대 30% 줄일 수 있는 연료 절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버려지는 유압·위치에너지를 저장하고, 이를 다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건설업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에 속한다. 2020년 유엔환경계획(UNEP)의 ‘글로벌 현황 보고서(Global Status Report)’에 따르면, 건설·건축 분야의 연간 탄소배출량은 9.95GtCO2e로 전체 배출량의 약 38%에 달한다. 변화에 보수적인 건설·토목 분야에서 새로운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을 적용하기 위해 정태랑 대표는 지난 20일 경남 김해 본사에서 만났다. 지난 2021년 레디로버스트머신을 설립한 정 대표는 “전체 산업군 중에서 가장 탄소배출량이 큰 건설·토목 분야에서의 탄소저감 노력은 그만큼 더 큰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배출량 줄이려면 낭비되는 에너지에 주목해야 -건설기계가 배출하는 탄소량은 어느 정도인가? “무게 30t짜리 굴착기가 하루에 쓰는 경유량은 200~300L에 달한다. 연간 탄소배출량으로 환산하면 196t 정도되는데, 1만5000km를 주행하는 승용차 100대가 내뿜는 탄소배출량과 맞먹는다.” -탄소감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