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활동가부터 기업 CFO까지… 지금은 “주주 자본주의 뛰어넘는 대안 모델 꿈꿉니다”

[인터뷰] 임팩트 투자회사 D3쥬빌리 이덕준 대표 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까지 따지는 투자 방식美 사회적자본시장 Socap 콘퍼런스 돈과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 놀라 이덕준(49·오른쪽 사진)씨는 80년대엔 빈민운동 활동가로, 90년대엔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2000년대엔 G마켓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재무이사(CFO)로 활약한 인물이다. 이씨는 2011년 임팩트 투자기관 ‘D3쥬빌리’를 설립, 국내외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까지 따지는 투자방식이다). 다채로운 이력의 그가 ‘임팩트 투자’의 선봉장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이씨의 본격적인 사회생활은 NGO에서 시작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간사로 일하며 활동가의 꿈을 꿨지만 이내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것. 그는 한국신용평가정보에 취업, 기업을 분석하는 업무를 4년간 맡았다. 이후 영국 런던정경대학(LSE)으로 1년간 유학길을 떠났고, 영국계 자산운용사 슈로드, 시티은행, 크레딧스위스(CSFB) 등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7년 반가량 일하며 자본주의의 첨단을 맛보았다. 이씨는 “투자은행에서 상무까지 올랐지만 평생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인생의 전환점은 2005년 당시 중소 규모 벤처였던 G마켓과의 만남을 통해 시작됐다. G마켓은 성장세였지만 아직 손실이 나고 있었다. 그는 “중소 상인이 비즈니스를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사업 모델이 좋았다”면서 “특히 이익이 나기 전부터 ‘후원쇼핑’이란 서비스를 론칭, 고객이 해당 상품을 구입하면 일정 금액이 기부금으로 적립되는 모델을 만들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후원쇼핑은 판매자가 상품 등록 시 후원상품으로 설정하면 G마켓은 상품 전시 점수에 인센티브를 적용해 노출 우선권을

어릴적 받은 문화예술 교육 삶 어딘가서 나를 지탱해줘

특별 기고 김중만 사진작가 놀라운 일이다. 전시회에 한 번도 가본 적 없고, 사진을 해본 적도 없다던 열일곱 살 예솔이(가명)의 사진에서 작가들의 그것과 다름없는 집중과 공감이 보였다. 돛 줄을 단단히 잡고 있는 밧줄 묶음 사진. “내가 흔들릴 때마다 잡아주시던 어머니 모습이 떠올랐다”고 했다. 예솔이는 국가에서 학비를 보조받으며, 어머니와 단둘이 어렵게 사는 아이다. 사진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두려움과 정면으로 마주 서고 스스로 상처를 털어낸 아이도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민석이(가명)는 “친구가 어두운 골목길에서 불량배에게 폭행당해 심하게 다친 걸 본 후 절대 골목길로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그 일 이후 말수가 줄었고 같은 반 친구들의 부당한 요구도 거절하지 못하게 됐다”고 했다. 민석이는 어두운 골목길을 달리는 트럭을 정면에서 찍었다. ‘조심해’라는 표제를 붙인 사진 작품이 탄생했다. 그리고 민석이는 자신을 잘 표현하는 밝고 평범한 아이로 다시 돌아왔다. 예솔이와 민석이 같은 아이들을 만나고 그 변화들을 접할 수 있었던 건,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두산그룹에서 지원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시간여행자’에서였다. 지난 2년 동안 ‘시간여행자’ 자문위원 역할을 하면서, 작은 기적을 많이 목격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극을 받을 기회가 없던 아이들이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자신을 재발견하고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나 또한 ‘시간여행자’에 참여한 아이들과 비슷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학교 3학년 때 나는 우리나라를 떠나 아프리카로 이주했다. 의사인 아버지는 빈민국 의료지원을 위해 아프리카행을 택했던 것이다. 정글이 우거지고 야생동물이 뛰어다니는 아프리카는 없었다. 나무 한

[희망 허브] [기업, 철학이 바뀐다] ③ 환경·지역과 상생… 세계 100개국 뻗어나간 힘

기업, 철학이 바뀐다 티라윗 리따본 태국 더블에이 부회장 산에서 나무 베지 않도록 논 옆 자투리땅에 나무 심어 연간 670만t 이산화탄소 감축 가공하고 남은 폐기물들 최대한 재활용해 원료 활용 지역 농가도 살려 일석이조 친환경적 상생 가능한 모델 한국에도 널리 알리고 싶어 최근 탄소세 도입을 두고 환경부와 자동차 업계의 날 선 공방이 있었다. 탄소세 제도는 탄소배출량이 많은 차에 부담금을 부과하고 배출량이 적으면 보조금을 주는 제도인데, 재계에선 “우리 실정에 안 맞는 지나친 규제”라는 반응이다. 이런 상황에서 친환경을 규제가 아닌, 기회로 여긴 철학을 가진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복사용지로 유명한 태국의 ‘더블에이(DoubleA)’ 이야기다. 티라윗 리따본(57·Thirawit Leetavorn) 부회장에게 그 특별한 철학을 들어봤다. 티라윗 리따본 부회장은 유니레버, 시그램 등 다국적 기업에서 근무하며 신시장 개척을 담당했던 마케팅 전문가로, 지난 2005년 더블에이에 합류했다. ―복사용지를 만들려면 당연히 산림목을 벨 것으로 예상하는데, 산에 있는 나무를 베지 않는다는 게 사실인가. “제지회사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종이의 원재료인 나무다. 우리는 태국의 특수한 환경에 주목했다. 태국은 세계 최대의 쌀 생산국으로, 전체 인구의 40%가 농업에 종사한다. 대부분 영세하다. 전통적으로 태국 농가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농지를 물려주는데, 이 과정에서 유실이 생기며 토지 규모가 점점 작아진다. 세대가 거듭될수록 가난해지는 거다. 우리는 산이 아니라, 논과 논 사이 자투리땅에서 키우는 나무 ‘칸나(KHAN-NA)'(유칼립투스 수종) 모델을 도입했다. 산의 나무를 베지 않으면서, 지역 농가도 살릴 수도 있는 방법이다. 농촌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작은

친환경 장난감에서 빈곤층 생계업으로… 커피 점토 부엉이의 꿈

커피점토 회사 ‘커피큐브’ 대표 임병걸 커피 만들고 남은 찌꺼기 식품첨가물 등 넣어 점토로 부엉이 공예품 ‘씨울’ 제작 화학제품·방부제 없는 점토 아토피 아이도 만질 수 있어 유치원·초등학교에 납품 지역자활센터와 연계해 재활용 전문가도 배출 예정 ‘수많은 카페에서 매일 배출되는 커피 찌꺼기는 어디로 갈까?’ 2008년 여름, 강남의 한 카페 앞을 지나던 임병걸(36·사진)씨. 그는 20㎏ 포대에 가득 담긴 ‘커피 찌꺼기’를 보고 궁금증이 생겼다. 한 해 생활 쓰레기로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는 27만t,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9만2000t이 넘는 수준이다. 임씨는 이날부터 커피 찌꺼기와 동거를 시작했다. 퇴근 후엔 인근 카페에서 커피 찌꺼기를 수거해 방 안에서 말렸고, 주말엔 제약회사 연구실 한쪽을 빌려 말린 찌꺼기 재활용 실험을 했다. 밤 10시만 되면,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온다고 가족에게 핀잔을 듣는 것도 일쑤였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임씨는 3년간의 연구 끝에 커피 찌꺼기에 식품첨가물 13종과 물을 넣고 말려 뭉친 커피 점토를 만드는 데 성공, 2011년엔 커피 점토 분말 국내외 특허도 취득했다. 2012년엔 서울시 사회적경제 아이디어 대회에서 최우수 수상작으로 뽑히면서 사회적 가치까지 인정받았다. 지난해 6월에는 8년간 근무했던 대기업 영업직을 그만두고 ‘커피큐브’를 창업, 커피 찌꺼기에 인생을 걸었다. “커피 큐브(커피 찌꺼기로 만든 네모 조각)는 찰흙이나 지점토, 비누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학교 미술 시간에 조각용으로 쓰고 버리는 비누가 1년에 10만 개 이상이라고 해요. 칼로 깎다 보면 위험하기도 하고, 잘못해서 먹을 수도 있잖아요. 커피 큐브는 사포나 줄로 모양을 간단히 만들

복지정책 많아도… 이웃 관심 없이는 사회문제 안 풀리죠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불우가정 어머니 만나보니 너도나도 쌀만 보내줘서 쥐가 꼬이니 쥐덫 달라 말해 수혜자에… 사회복지 업무도 건수보다 얼마나 많은 변화 생겼는지 가장 먼저 평가대상 삼아야 “사건만 터지면 반복하는 복지 사각지대 일제조사 대신, 평상시에 지역사회 복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그물망을 촘촘히 엮어야 한다.” 많은 전문가는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우리아이 희망네트워크’를 꼽는다. 삼성·사회복지공동모금회·㈔함께만드는세상이 공동으로 시행한 이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아동 사례 관리사업이 특징이다. 공급자 입장에서 단기간에 양적인 통계를 보여주는 지원이 아니라, 사회복지 이용자를 중심으로 민간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방임 아동을 위해 저녁 식탁에 밥숟가락 하나를 더 얹은 화상 장애 아주머니, 나 홀로 아동을 위해 이웃들이 발벗고 나선 구룡포 마을의 어른들…. 이들이 민간 네트워크의 주축을 이뤘다. 안타깝게도 2005년부터 6년간 이어지던 이 프로그램은 삼성 지정기탁사업이 끝나면서, 2011년 종료됐다. 당시 운영위원장을 맡았던 노혜련(57·사진)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조사 결과 사업이 종료되고 나서 시간이 지날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그들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노 교수를 만나 최근 송파 세 모녀 사건 해결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최근 ‘세 모녀 자살’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을 발굴하겠다’는 민·관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2011년 공원 삼남매 사건 당시, 3주 만에 2만3000명을 찾아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게 해결이라고 할 수 있나. 정책, 제도, 사업이 아무리 많아도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지역사회 자체가 건강하게

[기고] 슈퍼 영웅될 첫걸음… 29일 저녁 8시 30분, 불을 꺼주세요

2013년 전 세계 154개국 70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이뤄진 지구촌 전등 끄기(Earth Hour) 캠페인이 올해도 시행된다. 늦게까지 손님을 맞이하는 곳도 많고 새벽에도 불야성을 이루는 한국에서 이 캠페인을 시도하는 것이란 어찌 보면 도전에 가깝다. 보통 일찍 어둠에 잠기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밤에 소등을 시도하는 게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많은 도시가 밤늦게 살아 있는 것만큼이나 역동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환경부·교육과학기술부·문화체육관광부·안전행정부·농림수산식품부·법무부·통일부·기획재정부·외교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기상청·대검찰청·관세청·중소기업청·문화재청·해양경찰청·식품의약안전청·수도권대기환경청·방위산업청·농촌진흥청·경찰청 등 정부기관과 전국의 초·중·고·대학교를 포함하여 16개 시·도의 7만5063개 공공기관 건물과 270여만 가구 주택, 그리고 네이버 해피빈·교보생명·삼성화재·삼성엔지니어링·스타벅스커피 코리아·한국코카콜라·필립스전자·매일유업 상하목장 등 6500여 개 국내외 기업 및 민간 건물이 1시간 동안 전등 스위치를 내리는 데 동참해 주었다.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유엔아동기금(UNICEF) 한국위원회·유엔과국제활동정보센터(ICUNIA)·그린피스(GREENPEACE) 서울사무소·그린크로스(Green Cross) 코리아·에코피스리더십센터(EPLC)·그린스타트·더나은세상 등 여러 유엔기관 및 국제단체와 비정부기구(NGO)도 좋은 뜻에 기꺼이 함께해 주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이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전국에서 2000여 명의 초·중·고 학생이 서울로 모였다. 올해 지구를 위한 1시간 어스아워(Earth Hour)는 3월 29일이다. 전 세계가 그날 저녁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1시간은 전등을 끄자고 약속한 날이다. 2시간, 3시간을 더 끄고 있어도 좋다. 작업, 안전 등의 이유로 부분만 소등하거나 5분 만이라도 소등에 참여하는 기관들도 있다.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개인이든 기업이든 단체든 각각 자기가 생각하는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참여하면 된다. 개인이 행동할 때 사회가 생각하고 그런 움직임들이 모여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의 주도로

돈보다 귀한 ‘가치’가 한자리에 아시아도 혁신의 광장 되겠죠

‘가치 중심 경제’ 운동하는 에런 허스트 미국서 ‘PE USA 100인’ 선정 – 전기차 개발 테슬라 CEO 등 홈페이지에서 추천받아 가치 중심 실행한 100人 발표… 현재 아시아·유럽도 진행 중 세계 곳곳의 혁신 사례 엮어 큰 흐름 만들고 시너지 기대 2001년 설립된 탭루트 재단(Taproot Foundation)은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프로보노(probono·재능 기부)’ 바람을 일으킨 주역이다. 경영, 회계, 법 자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비영리 단체들을 연결해왔다. 탭루트 재단이 지난 13년간 연결한 프로보노 서비스 시장은 1억2700만달러(약 1355억원)에 이른다. 에런 허스트(Aaron Hurst·사진)는 탭루트 재단을 만들고 이끌어 온 주인공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영리 50인'(아쇼카 선정)으로 꼽히기도 한 그는 올 1월, 탭루트 재단의 CEO 자리를 떠났다. 지난해 7월 설립한 소셜벤처 ‘임페러티브(Imperative)’에서 ‘가치 중심 경제(Purpose Economy·이하 PE)’ 철학을 퍼뜨리는 운동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지난 1월에는 미국 내 ‘PE 100인’을 선정, 발표하기도 했다. 오는 6~7월쯤 아시아 지역의 PE 100인을 선정, 발표할 예정인 그를 지난 14일, 스카이프를 통해 인터뷰했다.   ―’가치 중심 경제(Purpose Economy)’란 무엇인가. “테슬라(Tesla)의 CEO인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전기 자동차를 통해 전통적인 자동차 시장을 혁신한 인물이다. 전기차를 개발하고 디자인 혁신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기차가 ‘멋진 것’으로 인식되게 했다. 또한 핵심 부품들을 경쟁자들에게 판매해서 전기차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만들어, 경쟁을 통해 전기차의 가격을 낮추고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 단순히 차를 생산하고 판매해 돈을 버는 것 이상으로, 환경 친화적인 전기차

[기업, 철학이 바뀐다] ② 황제 경영? 이 회사는 직원이 황제랍니다

기업, 철학이 바뀐다 ② 주성진 여행박사 대표 정년·비정규직 없는 회사 간부는 선거 통해 뽑아 3년 차부터 승진하려면 70% 넘는 지지율 필요 직원들 주인의식 생기니 파산선고 받았던 위기도 십시일반 23억 모아 탈출 전 직원이 볼 수 있도록 법인카드 내역 공개 “이익 10%는 사회 환원” 복지기관에 여행 지원도 매년 가을이 되면, 팀장급 이상 간부를 직원 투표로 뽑는 회사가 있다. 2013년 총매출액 2000억원에 달하는 중견 여행업체 ‘여행박사’ 이야기다. 사장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말, 여행박사 신창연(51) 창업주는 79.2% 지지를 받아 대표직을 물러났다(그는 선거 공약으로 80%의 지지율을 내걸었다). 대신 당시 주성진(30·사진) 일본팀 패키지팀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사장이 직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사장을 뽑는 것이다. ‘오너의 황제 경영’에 대한 부작용이 세간의 이슈가 되는 지금, ‘기업, 철학이 바뀐다’ 시리즈 2번째 주인공은 ‘여행박사’다. 지난달 27일, 서울시 용산구 갈월동에 있는 여행박사 사옥에서 대표 취임 2개월 차에 접어든 주성진 대표를 만났다. 그는 19세라는 젊은 나이에 입사, 12년 동안 여행박사의 생사고락을 함께했다. 회사 경영 상황이 나빠져 연봉 1원 계약을 한 적도 있고, 1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은 적도 있다. 주 대표가 말하는 여행박사의 경영 철학은 ‘직원의 만족을 우선시한다’이다. 투표제도 여기서 출발했다. “설립된 지 3년쯤 됐을 때 사원 한 명이 팀장으로 승진했는데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있었습니다. 창업주가 ‘너희랑 일할 사람은 너희가 뽑아라’고 시작한 것이 간부 직선제의 계기죠.” 여행박사에서는 간부(팀장, 본부장, 이사,

[주선영 기자의 해외 비영리 트렌드] 美 거대 재단 이끌 새 얼굴들

재단들, 전문 역량 강조하며 비영리에 뿌리 둔 CEO 임명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 세 번째이자 첫 외부 CEO로 암 연구자 수전 박사 초빙 포드 재단의 대런 워커 CEO… 흑인 혼혈이자 동성애자 켈로그재단도 처음으로 흑인 여성 몽고메리 임명 미국 거대 재단들에 ‘새로운 리더십’ 바람이 불고 있다. 재단들이 앞다퉈 영입한 새로운 CEO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수십 년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이다. ‘백인 남성’들로만 이뤄졌던 기존 재단 CEO 구성도 한층 다양해졌다. 자산규모 400억달러(약 42조9000억원)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은 작년 12월, 수전 데스먼드 헬먼(Susan Desmond-Hellmann·56) 박사를 재단의 세 번째 CEO로 초빙했다. 수전 박사는 한평생 소아마비, 암 치료 등을 연구해온 세계적 암 연구자다. 항암치료약을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 기업 제넨테크(Genentech)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그녀는 2009년부터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대학(UCSF) 총장으로 재직했다. 전문성을 강조해, 마이크로소프트 기업 외부에서 CEO를 영입한 것은 재단 설립 이래 최초다. 110억달러(약 11조8000억원)의 자산 규모로 미국 내 2위를 달리는 포드재단 역시 지난해 9월 새로운 CEO를 맞이했다. 대런 워커(Darren Walker·54)는 2002년 록펠러재단에서 시작, 2010년부터 포드재단에서 일해온 내부 전문가다. 비영리 영역에 종사하기 이전엔 세계적 컨설팅 기업 매킨지에서 6년간 몸담기도 했다. 흑인 혼혈이자 게이(동성애자)인 그는 “차별을 해결하는 데 재단의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80억달러(약 8조6000억원) 자산 규모의 W.K. 켈로그재단은 지난해 10월, 몽고메리 타브론(La June Montgomery Tabron·51) 여사를 재단 대표로 임명했다. 재단 최초의 흑인 여성 대표인 몽고메리 여사는 24세에 켈로그재단에 입사해 26년

이 언니들 떴다 하면 가난도 차별도 끝

글로벌 공익분야5명의 여성 리더 멜린다 게이츠, 여성 보건 사업 등에 14년간 289조원 투자 재클린 노보그라츠, 비영리 투자기관 세워 사회적기업가들 지원 로샤네 자파르, 파키스탄 여성에게 소액금융 서비스 제공 웬디 콥, 교육봉사단체 설립 교육 불평등 해답 제시 제인 첸, 침낭형 임브레이스로 신생아 저체온증 예방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이 있다. 빈곤, 여성 차별, 교육, 보건 등 세계의 다양한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여성이 바로 그들이다. ‘더나은미래’는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공익 분야의 글로벌 여성 리더를 소개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의 아내로도 유명한 멜린다 게이츠(Melinda Gates)는 2000년, 남편과 1억달러의 자산을 출연해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했다. 2013년 기준 자산 규모 400억달러(약 42조9000억원)로 명실상부 세계 최대 규모다. 이 재단은 50년 안에 빈곤·기아·보건 등 해결하고자 하는 분야에 ‘모든 돈을 다 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14년간 목표 사업에 현 자산 규모의 8배 남짓 되는 2700억달러(약 289조원)를 투자했다. 멜린다 게이츠는 2012년부터 ‘모자 보건 및 가족계획’ 지원에 재단의 우선순위를 뒀다. 여성이 계획을 통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여성의 권리 신장, 산모와 아동의 건강 등의 문제들과 맞물려 있다고 보기 때문. 2020년까지 여성 1억2000만명에게 피임약 및 기구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새로운 피임법 및 보건 의료를 위한 연구비도 아끼지 않는다. 멜린다 게이츠는 2013년 포브스지에서 ‘세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3위로 선정됐다. ◇금융·투자로 세상을 움직이다 전통적 자선 방식 대신 ‘투자’를 통해 문제 해결에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

올해 6회째를 맞는 굿네이버스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가 3월 3일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3개월간 진행된다. 참여 방법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우선 학교를 통해 단체로 참여할 수 있다. 학교에서 나눔 교육 영상이 담긴 CD와 편지지가 들어 있는 ‘희망편지쓰기대회 키트(KIT)’를 받으면, 가정에서 가족이 다 함께 이 CD를 시청한 후 편지를 작성해 학교로 제출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은 가족과 함께 홈페이지(hope.gni.kr)에서 영상을 시청한 후 온라인 편지를 써서 보내면, 자동으로 희망편지쓰기대회에 응모된다. 이번 희망편지쓰기의 주인공은 방글라데시의 집 짓는 12세 소년 ‘아리프'<사진>다. 올해에는 아리프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쌍둥이 동생, 할머니, 담임선생님의 생생한 인터뷰까지 확인할 수 있다. 전국대회 수상자는 오는 여름, 아리프를 만나러 방글라데시로 자원봉사활동을 떠나게 된다. 특히 이번 대회는 재밌는 방식의 참여 캠페인이 많다. 먼저, 홈페이지에서 ‘희망학교 만들기’를 클릭하면 자신이 꿈꾸는 희망학교를 직접 꾸밀 수 있다. 선정된 우수작은 실제 방글라데시에 건립될 ‘희망학교’의 외벽 타일로 제작돼 부착될 예정이다. 좀 더 손쉽게 희망편지쓰기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희망편지’도 개발됐다(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희망편지’를 검색하면 내려받을 수 있다). 이 앱을 휴대폰에 설치하면 간단하게 ‘희망비행기 날리기’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아리프에게 편지를 써 희망비행기를 완성한 후 방글라데시 방향으로 드래그하여 날리면, 날아간 거리만큼 기부 포인트로 전환된다. 적립된 포인트는 신한생명이 그 포인트만큼 기부하는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기금이 조성돼 전달된다. 참여 문의는 굿네이버스 희망편지쓰기대회 운영본부(02-3278-2284, hope.gni.kr)로 하면 된다.

망치 들고 돌 깨던 소년… “이젠 책 들고 학교 가요”

희망편지쓰기 대회 5년간의 이야기 매년 꾸준히 증가한 참여율 2009년, 171만명 시작으로 작년엔 238만명으로 늘어 연예인의 참여도 활발 성장하는 프로그램 아이의 변화 스토리와 해당국의 자세한 설명 더해 2013년 공식홈페이지 오픈 올해는 서울시 초등학생의 학교폭력예방교육 등 나눔교육 함께 진행할 계획 의사를 꿈꾸던 아프리카 르완다 소년 자말(12)은 매일 아침 6시면, 어깨에 10㎏짜리 물동이가 아닌 책가방을 멘다. 이젠 돈을 벌러 물을 팔지 않아도 된다. 그토록 꿈꾸던 등굣길이다. 똑똑하고 적극적인 성격 덕분에 학교에선 그룹 리더도 맡았다. 아프던 엄마도 이젠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을 정도까지 좋아졌다. 집도 없어 월세로 버티던 자말의 가족에겐 식료품 가게를 겸한 새집까지 생겼다. 이 모든 변화는 제4회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 212만통의 편지 덕분에 가능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니 정말 힘이 나요. 시각 장애인 친구의 편지엔 깜짝 놀랐어요.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생활하고 있더라고요. 저도 더 분발해야겠어요.”(자말의 편지 중) ◇”이젠 쓰레기·망치 대신 책을 들게 됐어요” 희망편지쓰기대회 주인공 5인방은 이제 어엿한 학생이다. 더 이상 하루 벌어 하루 살 것을 고민하는 소년소녀 가장이 아니다. 방글라데시의 수존(2회 주인공)은 쓰레기를 줍지 않아도 되고, 캄보디아의 락스미(3회 주인공)는 오리농장에서 일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네팔의 돌 깨는 소년으로 주목받았던 비샬(5회 주인공)은 ‘매일 아침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가고 싶다’는 소원을 이뤘다. 소아마비 때문에 발 대신 두 손으로 땅을 짚고 다녔던 아프리카 차드의 이삭(1회 주인공)은 초록색 휠체어를 선물받았다. 올해 희망편지쓰기대회 참가자는 1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