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회적기업, 성공이나 수익보다 ‘소셜 미션’에 집중하라

英 ‘프롬 베이비스 위드 러브’ 세실리아 크로슬리 대표 “예쁘고 멋진 새 제품을 자선 목적으로 살 순 없을까요? 더구나 아이가 쓰는 물건이라면요.” 영국의 사회적기업가 세실리아 크로슬리(Cecilia Crossley·37·사진) 대표가 유기농 아동복 브랜드 ‘프롬 베이비스 위드 러브’를 창업한 이유다. 영유아복, 아동용품을 판매하는 이곳의 수익금 전액은 국제 아동복지기관인 ‘SOS 어린이마을’에 기부된다. 지난 4년간 지원한 아이들은 1000여명. 오로지 ‘아이들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다. 2013년에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톱(TOP) 25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달 주한 영국문화원 초청으로 방한한 세실리아 대표는 사회적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스토리’라는 한 마디로 정리했다. “사회적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다른 경쟁사들과 싸울 수 있을까요. 아주 간단해요. 기업의 사회적인 가치(social mission)가 고객의 감정을 자극해 제품 판매로 이어지는 거죠. 결국은 ‘스토리’입니다.” 윤리적 소비 제품은 대개 고가 상품이 많지만, 프롬 베이비스 위드 러브 제품은 다르다. 평균 가격대가 20파운드(한화 약 3만~4만원) 정도로, 타 유기농 아동복 브랜드와 비슷하다. 어떻게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을까. 비밀은 ‘고정비 절감’에 있다. 이 회사는 오프라인 브랜드 매장이 없다. 전자상거래로 제품을 판매하며, 유통 마진을 줄였다. 직원 고용도 프로젝트 단위 계약이다. 창업한 지 5년째지만, 1인 기업을 고수한다. 대표가 기본적인 회계, 영업, 마케팅 등 기업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담당한다. 디자인은 새로운 제품 라인을 출시할 때,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진행한다. 리스크를 최소화하자는 전략이다. 세실리아 대표는 “영국의 소기업이나 사회적기업의 경우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계약을 통해 공급하는 사업)’을

“대한민국은 아동학대 방임국가”… 보다 못한 엄마들이 나섰다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前 하늘소풍)’ 엄마 3인 인터뷰 “세 분은 자주 만나시나봐요.” 명함을 꺼내며 건넨 기자의 첫마디에 박은영(47)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는 자주 안 만나는 게 좋죠. 사건 있을 때 만나니깐. 웬만하면 수다나 떠는 카페로 만들자 그랬는데.” 박씨는 자리에 앉자마자 아동 학대 사건 이야기를 꺼냈다. “천안에서 중학생 여아를 친부가 목검으로 때려서 죽인 사건이 있어요. 집에서 도망쳤다가 경찰이 잡았는데. 경찰은 문제아가 단순 가출한 것으로 생각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대요. 근데 여자애를 목검으로 6시간 동안 팬 거예요. 남동생이 둘 있는데, 누나가 저렇게 맞다가 죽을 거라고 생각했대요. 아빠는 딸이 자기를 남자로 생각해서 훈육한 것이라고 말했대요. 자기 잘못 덮으려고 이상한 애로 만들어버린 거죠. 공판 결과가 나왔는데, 일반적인 아동 학대가 아니래요. 15세는 아동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6년 형량 받았어요. 알고 보니 이 아빠가 두 번 이혼을 하고 세 번째 동거녀랑 같이 살고 있었대요. 애는 계모한테 구박받기 싫어서 집을 나간 건데, 아빠는 딸을 문제아로, 이상한 아이로 만들어버렸어요. 가슴에 콕 박힌 사건이에요.” 박씨는 입을 열 때마다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은 아동 학대 사건까지 줄줄 꿰고 있었다. 이어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의 고문인 공혜정(47)씨, 김희주(38)씨가 인터뷰에 합류했다. “공 선생님은 이 인터뷰 때문에 창원에서 올라오셨어요.” 공씨는 경남 창원, 박씨는 수원, 김씨는 인천에 거주하는 엄마들이다. ―아동 학대 이슈가 터질 때마다 관심은 뜨겁습니다. 하지만 2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개선된 것은 보이질 않습니다. 공혜정=14일에 ‘너는 착한 아이’라는 아동 학대 관련

[Cover Story] “남 돕기 위해 創業 내가 손해 보니 회사는 더 잘되더라”

美 종합건축회사 ‘팀하스’ 하형록 회장“직원들에게 비영리단체 ‘이사’ 되라고 권해… 봉사활동 원하면 유급 휴가도 줘” 서른 살의 한 남자는 뉴욕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의식을 잃었다. 병명은 심실빈맥. 심장이 불시에 빨리 뛰어 죽을 수 있는 병이다. 의사는 살아날 확률이 25%라고 말했다. 심장병 환자의 절반은 병원에서 심장이식을 기다리다 죽고, 남은 절반은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후 1년 내 감염 후유증으로 죽는다. 성공적으로 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도 평균 수명이 10년 남짓. 그는 5개월을 기다린 후 얻은 심장이식수술 기회를 옆 병실 환자에게 양보했다. 한 달 뒤, 알코올중독 병력이 있는 40대의 심장을 이식받았다. 그리고 6년 뒤 또 한 번의 심장이식 수술을 받아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기적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은 미국의 종합건축회사 ‘팀하스(Timhaahs)’의 하형록(58·사진) 회장. 건축가 최고의 명예직이자, 미국의 건축정책을 사실상 결정하는 국립건축과학원(National Institute Of Building Science, NIBS)의 이사로 활동하는 인물이다. 심장이식 수술 후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We exist to help those in need)’는 기업 철학을 가진 회사를 창업, 20년간 키워낸 삶을 담은 책 ‘P31(두란노)’을 지난해 펴내 종교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4일, ‘정직’과 ‘희생’을 기업의 핵심 가치라고 말하는 하 회장을 만났다.   ◇”내 것을 희생할 때, 비즈니스도 잘됩니다” ―대개 죽음 문턱에 갔다온 사람들은 ‘내려놓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회장님은 심장이식 수술 후 아예 회사를 새롭게 창업하셨는데, 어떤 마음이었습니까.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목회자인 부모님을 따라 부산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위한 ‘쉬운 책’… 글 읽는 즐거움 선물합니다

피치마켓 함의영 대표 “딱 봐도 재미없어 보이죠?” 샛노란 표지에 선명한 검은색 글씨로 쓰인 ‘O. 헨리 이야기’. 책을 훑어보는 기자에게 한마디가 날아왔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책이라고 표지에 크게 쓰면 누가 볼까요? 독자의 자존감을 위해 표지에 ‘장애인’ 용어 빼고 무조건 ‘재미없게 간다’가 원칙입니다.(웃음)” 올해 초 조금 특별한 책이 세상에 나왔다. 발달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춘 ‘쉬운 책’이 주인공. 표지는 일반 책과 다를 바 없지만, 읽는 이를 고려해 완전히 새롭게 쓰였다. 지난해 1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달 23일, 국내 최초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책을 펴낸 함의영(35) 피치마켓 대표를 만났다.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혁신’ 2014년 초, 공익 프로젝트와 컨설팅을 진행하는 소셜벤처 ‘스위치랩’을 운영하던 함 대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멤버의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발달장애인이었기 때문. “전문 지식도 없고 네트워크도 없었어요.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찾아갔죠. 이진희 대표님과 이야기하면서 발달장애인들에게 정보 자체가 차단된 상태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들에게 꼭 글 읽는 즐거움을 알려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도서 제작은 ‘피치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윤곽을 잡기 시작했다. 특수 교육 전문가와 출판업계, 삽화 디자이너 등 다방면의 전문가를 모으고 각색은 2013년 말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발표한 ‘발달장애인용 쉬운 책 개발’ 보고서를 참고했다. 그렇게 2014년 말, ‘세상에 없던’책이 빛을 봤다. 반향은 컸다. 무료 배포한다는 공지를 올리자마자 문의가 쏟아졌다. 처음 인쇄한 300부에 더해, 국립장애인도서관의 후원으로 300부가 추가로 배포됐다. ◇고된 이중

세상을 담는 그릇으로… 청세담 5기, 6개월의 대장정 시작

지난 4일 서울시 NPO지원센터 1층 ‘품다’ 대강당에서 현대해상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함께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5기 입학식이 열렸다. 청세담은 영리와 비영리 분야에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공익 분야의 저널리스트 및 소셜에디터(Social Editor·공익 콘텐츠 전문가)를 양성하는 아카데미로, 2014년 3월 1기를 시작으로 100여명에 달하는 수강생을 배출했다. 그중 40명이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언론사 취업 사관학교’로 점차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이번 청세담 5기 수강생 선발에는 모집 인원의 4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리며 큰 관심을 받았다.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선발된 청세담 5기생 총 32명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를 배우게 된다. 1주차부터 9주차까지는 저널리즘 및 공익 이론 강의와 실습이 진행되고, 10~16주차에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기자들과 ‘공익기자 실전과정’이 이어진다. 아이템 기획·현장 취재·기사 작성 등 실전 훈련과 동시에 공익 혁신가들의 특강을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수강생들은 17~24주차에 직접 작성한 기사를 엮어 만든 E-book 과 책자를 제작하며 6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한편, 박란희 더나은미래 편집장은 환영사에서 “청세담은 기자로서의 소양뿐 아니라 세상을 담을 수 있는 ‘선한’ 그릇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라며 “6개월 동안의 어렵고 힘든 과정을 끝까지 잘 견뎌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입학식에 참석한 신대순 현대해상 상무는 격려사에서 “청세담을 통해 수강생 개개인이 크게 성장하고, 그 성장이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휠체어는 나의 날개” 말총머리 무용가 날다

휠체어 무용가 김용우 “넘으려던 장애 인정하고 나니 그제야 사회 보이기 시작해” 후회 없이 살기 위해 선택한 ‘춤’ 아시아 챔피언·세계선수권 등 장애·비장애 무용수 함께하는 ‘빛소리 친구들’ 창단하기도   “긴장을 늦추면 안 돼요. 에너지가 계속 연결되어야 합니다. 양팔을 길게 뻗어주세요. 손가락을 모으고 사선으로 펼치세요. 곡선 에너지가 남아 있을 때 선이 아름다워집니다.” ‘말총머리’ 무용수는 휠체어에 앉은 채 날렵하면서도 섬세한 몸짓을 선보였다. 김용우(45) ‘빛소리 친구들’ 단장이다. 올해로 15년 차. 2005년 홍콩 아시아 휠체어 댄스스포츠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4년 연속 아시아 챔피언을 거머쥐고, 2008 벨라루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세계선수권대회 4위를 기록한 선수다. 무용가로까지 영역을 넓혀, 지난해 말에는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상 대상을 받았다. 무엇이 그를 지치지 않게 하는 것일까. 지난 7일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휠체어를 자신의 ‘날개’라 표현하는 남자, 김용우를 만났다. ◇사업가를 꿈꾸던 엉뚱하고 쾌활한 청년 “어린 시절요? 정말 평범한 아이였어요. 조금 특별한 게 있다면 우연히 명상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신선’이 되고 싶었죠(웃음).”  ‘신선’을 꿈꾸던 소년은 엉뚱한 행동을 많이 한 탓에 고등학교 3년 내내 ‘사이코’란 별명이 따라붙었다. 대학에서는 과 대표와 응원단을 도맡아 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유학 길에 올랐다. “아버지가 요식업을 크게 하셨어요.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죠. 영어를 배운 다음 중국에 가서 사업을 하려고 했어요.” 1997년 7월, 사업가의 꿈을 품은 26세 청년은 캐나다로 향했다. 캐나다에서도 영어만 배우기는 아쉬워 영어로 연극을 만들고 무대에 올리는 어학 연수 과정에

환경보호·反부패도 투자 핵심요소로… 오늘의 선택이 미래 바꾼다

마틴 스켄케 UN PRI 의장… 글로벌 사회책임투자 트렌드 Q&A “투자자들의 선택이 미래를 바꿉니다.” 마틴 스켄케(Martin Skancke·사진) UN PRI 의장이 사회책임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UN PRI(책임투자원칙·Principles of Responsible Investment)는 ‘환경·사회·지배구조(이하 ESG) 이슈를 투자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투자 대상 기업에 ESG 정보를 요구한다’ 등 6가지 책임투자원칙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협력하는 투자자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다. 현재 59조달러 이상 자산을 운용하는 전 세계 1440개 연기금·대형보험사·자산운용사들이 동참하고 있다. 500조원을 운용하는 한국의 국민연금(NPS) 역시 2009년 PRI에 서명했다. 지난해엔 1년 만에 약 1조2600억원에 달하는 최대 규모 기부금을 모금한 하버드대가 미국 대학 최초로 UN PRI에 가입해 지속 가능한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마틴 스켄케 의장은 노르웨이 재무부에서 8000억달러(약 972조5600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 GPFG(노르웨이 정부 연기금)를 운용하는 총책임자로 일한 사회책임투자 분야 전문가다. 2010년부터 2년간 세계경제포럼 산하기구인 ‘공공과 기관투자자 어젠다회의(Public&Institutional Investors Industry Agenda Council)’ 의장을 역임했다. 지난달 22일, 유엔글로벌콤팩트한국협회와 PRI 본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사회책임투자(SRI) 세미나’ 기조 강연을 위해 방한한 그를 만나, 글로벌 책임투자 트렌드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최근 한국에도 국민연금이 투자할 때 ESG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는 법률안이 개정됐고, 지난 12월 한국거래소가 ESG 평가 점수를 가중해 산출한 ‘신(新)사회책임지수 3종’을 개발하는 등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책임투자가 중요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노르웨이의 직업연금(an occupational pension scheme)을 예로 들어보자. 대개 20대에 연금에 가입하는데, 노르웨이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긴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60~70년간 연금 가입자가

책임 경영 잘하는 기업에 전세계 투자자 몰리는 이유

헤르메스자산운용 한스 허트 이사 인터뷰 헤르메스자산운용(이하 헤르메스)은 1983년 설립된 영국 최대 연기금인 브리티시텔레콤 연금(BTPS)의 자회사다. 301억파운드(약 54조5000억원)를 운용하는 초대형 펀드다. 삼성전자·현대차·한국전력·삼성정밀화학 등 국내 기업 주식도 약 1조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 대상을 정할 때 기업의 경영 상태뿐만 아니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분야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스 허트(Dr. Hans-Christoph Hirt) 이사는 헤르메스 내부의 ‘지배구조 개선 스페셜그룹 EOS(Equity Ownership Services)팀’의 글로벌 기업지배구조 및 주주관여 총책임자다. 세계지배구조개선네트워크(ICGN)·UN PRI(책임투자원칙) 위원으로 10년 넘게 사회책임투자 분야에서 활약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최근 방한한 그를 만나,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준칙) 도입을 둘러싼 글로벌 트렌드에 대해 들었다.   -최근 한국에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하다. 영국, 일본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있다고 들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주인의식 때문이다. 게스트하우스와 자기 소유 집을 비교해보라. 내 집이라면 그만큼 소중히, 깨끗하게 관리하지 않겠나. 투자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지분 없이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너들이 상당수다. 그런 만큼 해당 기업의 주식을 가진 투자자라면, 주인의식을 가지고 관심있게 지배구조를 들여다보고,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렇게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들이 많아질 때 기업의 책임의식이 강화되고 지속 가능한 시장 구조가 만들어진다. 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것도 그 이유다. 현재 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대만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해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데, 대만에선 3월 내에 스튜어드십 코드가 시행될 예정이다. 홍콩 역시 한국과

청년의 色으로 담은 넓은 세상 속 숨은 이야기

청세담 4기 졸업식  “청세담 교육을 통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배웠습니다. 더 넓은 세상을 발로 뛰며 보고 듣고 전하겠습니다.”(조은총·청세담 4기 최우수 수료) 지난 1월 27일, 광화문 현대해상 사옥 10층 대강당은 아낌없는 박수와 웃음 소리로 가득 찼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관하고 현대해상이 후원하는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 4기 수료식이 열린 것이다. 4기생들이 6개월 동안 누빈 현장은 다양했다. 미혼모, 고령 예술인, 중도 입국 자녀, 이주민 등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 이야기를 마주하고, 국내 최초의 자살 유가족 자조 모임인 ‘자작나무’, 결혼 이주 여성을 위한 다문화 방문 산후조리 서비스 ‘다누리맘’, 청각장애인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 ‘손책누리’ 등 다양한 공익 현장을 발굴했다. 청년 100명을 대상으로 소셜벤처의 발전 방향을 묻는 설문이 진행되기도 했다. 청세담 4기생들이 쓴 기사는 ‘청년 세상을 담다 Vol.4’란 제목의 오프라인 책자와 이북(E-book)으로 만들어졌다. 교보문고, 반디앤루니스, 예스24, 알라딘, 리디북스 등 온라인 서점 다섯 곳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국내 최초의 공익 저널리즘 사관학교로 불리는 청세담은 지난 2년 동안 소셜에디터를 약 100명 배출해왔다. 현물 기부와 임직원 자원봉사 등 일차원적 사회공헌에 그치지 않고, ‘사람’에게 투자하는 인재 양성 사회공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언론사와 기업 등에서 청세담 수료생들의 스카우트 문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공익에 대한 이해와 글쓰기 훈련이 잘된 청년들’로 소문이 났기 때문. 실제 2014년 1기를 시작으로 지난 2년간 배출된 수강생 99명 중 35명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KBS, JTBC,

[Cover Story] ‘사회적기업가’ 김태원

악기 만드는 사회적기업 ‘폴제페토’ 운영… 기타리스트 김태원“노래 만들면 마음도 순수해져… 재능 기부는 나 자신 위한 것” 사회적기업 취지 듣자마자 결정수익금은 강원도 아이들 위한 공연·악기 지원 등에 사용… 음원·자서전 수익 기부도 활발아직 대중에겐 생소… 연예인 사회적기업가 많아지길 내 또다른 꿈은… 아들처럼 발달장애 겪는 사람들 평생 기댈 수 있는 학교 짓는 것 대한민국 3대 기타리스트 중 한 사람,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 등 수많은 명곡을 낳은 록밴드 ‘부활’의 리더,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웃음을 선사하는 ‘국민 할매’. 대중이 기억하는 김태원(51)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10여곡의 노래를 선물한 재능 기부자이자 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한 평생학교를 세우고 싶은 자선가, 동양인에게 꼭 맞게 제작된 악기를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사회적기업 ‘폴제페토’의 대표이기도 하다. 지난 1월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김태원을 만나 우리가 미처 몰랐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에게 기회 주고파… 사회적기업 ‘폴제페토’ 설립 “‘꿈의 기타’를 만들고 싶었어요. 작은 공방을 세워서 2년쯤 운영했는데, 주변에서 ‘차라리 사회적기업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더군요. 수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이라기에 나는 수익의 1%도 필요 없으니까 좋다고 했죠.”   2011년 김태원은 ‘폴제페토’라는 사회적기업을 만들었다. 자신의 세례명인 ‘폴’과 피노키오를 만든 할아버지인 ‘제페토’를 합친 이름이다. 제페토의 마음으로 동양인 체형에 맞는 기타를 제작한다는 뜻에서 그렇게 지었다. 고령으로 현업에서 은퇴한 현악기 장인 2명과 관악기 수리를 담당하는 장애인 근로자 1명을 포함해 총 5명이 근무하고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올해

소심한 서울대생 기자회견 나선 까닭

지체장애인 이화영씨 대중교통은 그녀에게도 ‘숙제’ “장애인뿐 아니라 노약자도 아기 가진 부모도 누구나 교통 약자 될 수 있어… 저상버스 프로젝트 사례로 약자에게 ‘희망의 불씨’ 됐으면” “죄송한데 장소를 바꿔도 될까요? 그 카페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요.” 이화영(27·사진)씨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장소를 두 번이나 바꿔야 했다. 그녀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오후, 서울대입구역 근처 카페를 물색했다. 휠체어가 들어가기 쉬운 1층에는 카페가 별로 없었고, 2·3층에 위치한 카페는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빌딩 하나가 통째로 카페인 유명 커피숍에도 이씨가 앉을 만한 자리는 없었다. 빈자리는 노트북 부대가 선호하는 높은 테이블뿐. 몇 번이고 실패를 거듭하다, 1층 빵집 안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차 한 잔 하기 참 어려웠다. 서울대 통계학과(09학번) 출신 취업준비생 이씨를 만난 건 ‘서울대 저상버스 5516번을 되살린’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서울대에 도입된 5516번 저상버스는 1년 만에 폐지됐다. “서울대 관악캠퍼스 내부에는 버스 노선 3개가 다녀요. 그중 한 노선이 2012년에 처음으로 저상버스를 도입하기로 했어요. 장애 학생들에게는 굉장히 반가운 일이었죠. 반가움도 잠시, 2013년 저상버스가 전면 폐지됐어요. 교내에 과속방지턱이 너무 많고 높아서 위험하다는 게 이유였어요. 학교 측에서는 교내 과속방지턱을 모두 공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죠. 1년 만에 없던 일이 됐어요.” 지하철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 본부까지는 2.58㎞로, 도보로 40분이 걸리는 언덕길이다. 저상버스가 사라지자 휠체어를 타는 학생들이 지하철역까지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콜택시밖에 없었다. 하지만 서울 장애인 콜택시는 474대, 평균 대기 시간은 약 30분이다. 이용객은

‘장애’를 ‘기회’로… “꿈꾸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장애인 CEO 3人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송오용 대표 “우리 제품 덕에 시각장애인 사시 합격도” 김진현 대표 “드론으로 장애인에게 ‘희망의 날개’ 달아” 박원진 이사장 “청각장애인, 자막 있으면 배움 쉬워요” “내가 태어난 건 팔다리 없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그 무엇 때문이다.” 유명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씨의 말이다. ‘장애’를 자신만의 ‘기회’로 삼은 장애인 CEO들이 있다. 한국 시각장애인계의 ‘빌게이츠’라는 송오용 ㈜엑스비전테크놀로지 대표, 드론으로 방송계를 평정한 김진현 스카이블루버드 대표(1급 지체장애), 청각장애인으로 교육 환경을 바꾸기 위해 직접 나선 박원진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30년 독학, 시각장애인용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제 컴퓨터는 30년째 꺼진 날이 없습니다. 컴퓨터만큼 재밌는 건 없으니까요(웃음). 앞이 안 보이는 저에게 컴퓨터는 세상 ‘전부’입니다.” 시각장애인용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회사 ‘㈜엑스비전테크놀로지’를 14년째 운영 중인 송오용(44·시각장애 1급) 대표의 말이다. 지난 15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사무실을 찾았을 때 송 대표는 인기척도 알아채지 못한 채 컴퓨터에 몰두하고 있었다. 모니터는 까만 상태. 그는 헤드폰을 쓰고 스크린 리더(화면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프로그램) 설명에 집중해 키보드 위에서 빠르게 손을 움직였다. “‘이런 신세계가 있나’ 싶더라고요.” 송 대표가 컴퓨터를 처음 접한 건 1986년 서울맹학교 중학부 때였다. ‘새로운 눈’을 뜬 것 같았다고 한다. “아홉 살 때 그네에서 떨어져 시력을 잃었죠. 다니던 학교, 놀던 친구들과 더 이상 어울릴 수 없게 됐어요. 서울맹학교로 전학 오고 외로운 유년기를 보냈는데, 컴퓨터는 가장 친한 친구가 돼주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