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치마켓 함의영 대표 “딱 봐도 재미없어 보이죠?” 샛노란 표지에 선명한 검은색 글씨로 쓰인 ‘O. 헨리 이야기’. 책을 훑어보는 기자에게 한마디가 날아왔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책이라고 표지에 크게 쓰면 누가 볼까요? 독자의 자존감을 위해 표지에 ‘장애인’ 용어 빼고 무조건 ‘재미없게 간다’가 원칙입니다.(웃음)” 올해 초 조금 특별한 책이 세상에 나왔다. 발달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춘 ‘쉬운 책’이 주인공. 표지는 일반 책과 다를 바 없지만, 읽는 이를 고려해 완전히 새롭게 쓰였다. 지난해 1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달 23일, 국내 최초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책을 펴낸 함의영(35) 피치마켓 대표를 만났다.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혁신’ 2014년 초, 공익 프로젝트와 컨설팅을 진행하는 소셜벤처 ‘스위치랩’을 운영하던 함 대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멤버의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발달장애인이었기 때문. “전문 지식도 없고 네트워크도 없었어요.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찾아갔죠. 이진희 대표님과 이야기하면서 발달장애인들에게 정보 자체가 차단된 상태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들에게 꼭 글 읽는 즐거움을 알려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도서 제작은 ‘피치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윤곽을 잡기 시작했다. 특수 교육 전문가와 출판업계, 삽화 디자이너 등 다방면의 전문가를 모으고 각색은 2013년 말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발표한 ‘발달장애인용 쉬운 책 개발’ 보고서를 참고했다. 그렇게 2014년 말, ‘세상에 없던’책이 빛을 봤다. 반향은 컸다. 무료 배포한다는 공지를 올리자마자 문의가 쏟아졌다. 처음 인쇄한 300부에 더해, 국립장애인도서관의 후원으로 300부가 추가로 배포됐다. ◇고된 이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