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 1만명이 만든 기적… 국내 최초 어린이 재활병원 문열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설립 예산만 440억원 가수 션, ‘1만원의 기적’ 등 캠페인 통해 시민 참여 물꼬 터… 게임회사 넥슨은 200억원 기부 어린이 재활, 인력 많이 들고 건강보험 수가는 낮아 연간 40억원 적자 예상… 이젠 정부가 나서야  ‘기적(奇跡)’.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병원이 이달 28일 마포구 상암동에 문을 연다.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 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하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 이야기다. 2010년 본격적으로 개원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무려 7년 만에 거두는 성과다. 고난 뒤에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을 시도했던 백경학(53·사진) 푸르메재단 상임이사가 있었다. ‘장애 어린이를 위한 재활병원을 만들겠다’는 한 사람의 일념이 어떻게 지하 3층~지상 7층, 91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열매 맺게 됐을까. 지난 14일 시범 운영 중인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을 방문해 그간의 우여곡절을 들었다. ◇1만 개인 기부자, 500개 기업·단체 후원으로 만든 ‘기적의 병원’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는 1998년 여름 백경학 이사의 가족이 영국 여행 중 겪었던 교통사고에서 시작된다. 사고로 다리를 잃은 아내의 옆을 지키면서 재활병원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백 이사는 재직 중이던 신문사를 뛰쳐나와 2004년 아내의 사고 보상금으로 푸르메재단을 설립했다. “당시 어린이 재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은 보바스어린이병원(이후 29병상 이하 의원으로 축소)과 대학병원 재활센터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인력은 많이 들고, 건강보험 수가는 낮아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영역이니까요. 실제로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은 연간 200억원의 적자가 나고 있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2010년,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의 시작입니다.”

게임으로 뜬 남자, 공익에 눈뜨다…대도서관 인터뷰

120만 유튜브 구독자 확보한 ‘1인 창작자’ 대도서관 인터뷰  1인 콘텐츠 창작자 ‘퓨디파이(PewDiePie)’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튜브 구독자를 가졌다. 4300만명이 그가 유튜브에 올리는 게임 관련 콘텐츠를 본다. 지난 2013년 그는 1000만 구독자 달성을 기념해 아프리카 르완다에 상수시설을 짓는 기부 프로젝트를 직접 추진했다. 그가 오염된 물의 폐해에 대해 이야기 한 2분22초짜리 동영상 한 편은 무려 1만5000명 이상의 기부를 이끌어냈고, 44만6000달러(약 5억1200만원)을 모금했다. 2014년에는 크라우드펀딩 기부 프로젝트를 개설, 세이브더칠드런에 34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이렇게 그가 자신의 구독자들과 함께 자선단체에 기부한 돈은 100만달러(11억원)가 넘는다. 국내에는 이런 사례가 없을까. ‘게임 대신해 주는 남자’로 유명세를 탄 ‘대도서관(본명 나동현·38·사진)’은 1인 창작자의 사회 가치 창출을 고민하고 있다. 개인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121만명, 누적 조회 수 5억건을 기록한 그는 연예인의 전유물이던 공익캠페인에 출연하고, 1인 창작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해 재능기부 강연에 나선다. 장애인식 개선을 위해 출연한 ‘대한민국 1교시’는 전국 5000개 초등학교에서 교육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 14일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그를 만나 ‘1인 창작자와 공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예방접종을 장려하는 공익 캠페인 영상을 촬영하면서 500만원을 기부했는데 경위가 궁금하다.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제안으로 제작하게 됐다. 나와 같은 1인 창작자이자 아내인 ‘윰댕(본명 이유미)’도 취지를 듣고 함께 할 뜻을 보였다. 단순히 예방접종을 홍보하는 콘셉트였는데, 기왕 좋은 일 하는 것 한 걸음 더 나가보자는 차원에서 해당 동영상이 조회 수 5만을 넘으면 다문화가정 어린이

책 한권→소파→고급 시계… 한 청년의 꿈을 위한 물물교환

한국판 ‘빨간 클립 프로젝트’종이클립 하나로 집 한 채 교환한 캐나다 청년 사례 벤치마킹비영리 청년문화기획단체 ‘꿈톡’청년들 소통 공간 만들고파  빨간 클립 하나를 집 한 채로 교환할 수 있을까. 10년 전, 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캐나다 청년 카일 맥도널드(당시 26세)는 ‘빨간색 종이클립 하나(one red paperclip)’를 단계적으로 물물교환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빨간 클립은 1년 동안 총 14번의 거래를 거쳐 펜, 문 손잡이, 발전기, 소형 밴을 거쳐 침실이 3개 달린 아파트 1년 임대권으로 교환됐다. 이 프로젝트는 블로그를 통해 연재되며, 전 세계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말, 대한민국의 스물아홉 청년 강주원씨는 한국판 ‘빨간 클립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만5000원가량의 책 한 권으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현재 150만원 상당의 고급 시계로 교환하는 데 성공했다.   “한 권의 책으로 청년들의 소통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강주원씨가 ‘빨간 클립 프로젝트’의 당찬 포부를 밝혔다. 강씨는 한 공공기관에서 파견직으로 일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퇴근 후 삶은 누구보다도 역동적이다. 비영리로 운영되는 청년문화기획단체 ‘꿈톡’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꿈톡에서는 한 달에 두 번 비정기적으로 토크쇼를 연다. 유명인의 강연은 없다. 10년 넘게 단역 배우로만 살아온 청년, 타투이스트(문신을 새겨주는 사람),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하는 예비 뮤지션 등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 연사로 나선다. 2014년 5월, 청년 4명의 수다로 시작된 꿈톡은 벌써 35회까지 이어졌다. 지금까지 강씨가 만난 청년들만 2500명이 넘는다. 현재 ‘꿈톡’의 모임은 모두 무료다. 문턱 낮은 청년들의

[2016 서울숲마켓④] 당신의 농부에게 투자하라! 프로듀스 농산물

  농업벤처 농사펀드 “혹시 아시는 농부 있으세요? 이름요.” 박종범(37)씨가 돌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지난 15일, 성수동의 소셜벤처 코워킹스페이스 ‘카우앤독’에서 만난 그는 농업벤처 ‘농사펀드’의 대표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박씨가 대답을 이어갔다.  “농부 이름을 아는 것은 이 사람이 내가 먹는 걸 어떻게 길렀는지, 또 그것이 기존 시장제품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게 되는 거예요. 그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박씨 운영하는 ‘농사펀드’는 좋은 농사를 짓는 농부와 도시 구매자를 연결하는 직거래 플랫폼이다. 농부가 자신의 농사계획과 함께 재배하는 농산물을 공개하면, 투자자는 원하는 상품에 투자를 한다. 자연 재해 같은 리스크까지 투자자가 함께 책임지는 방식을 취한다. 농부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농부들은 공판장이나 농협에 팔 때보다 농사펀드로 20%의 수익을 더 얻는다. 반면 소비자들은 시중가보다 10~15% 싼 가격에 질 좋은 농산물을 얻게 돼, 농사펀드 재구매율이 평균 80%에 달한다. 농부는 투자받은 돈으로 안전하게 농사를 짓고, 투자자는 전 생산 과정을 지켜보며 농작물을 신뢰할 수 있다. 때문에 이후 상품을 받아보는 기쁨은 남다르다. 한 투자자는 ‘쌀을 먹을 때 농촌 풍경이 그려진다’고 표현했다. 13년 전, 박씨는 칼퇴근을 바라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러던 그가 프로젝트로 강원도 화천 토마토축제 기획을 맡으면서 삶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토마토를 들고 환하게 웃는 여자아이의 모습이 기억에 남은 것이다. “그 때 처음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하는 일이 도시 사람, 농촌 사람 모두에게 즐거운 일일 수 있겠구나. 그 비슷한 장면을 내가 만들고 싶은 욕심이

‘보통 아빠’ 1만명… 하루 1분 투자로 ‘좋은 아빠’ 도전!

네이버 카페 ‘아빠학교’ 만나보니…자녀 양육 정보 공유하는 ‘아빠학교’… 온라인 통해 5000가지 놀이법 공개‘1분 놀이’ 등 자투리 시간 활용해 좋은 아빠 되기 위한 소통의 場 만들어 “어린 시절 집은 ‘군대’ 같았죠. 아버지는 곧 법이었고, 불호령이 떨어지면 온 가족이 벌벌 떨었어요. ‘커서 아버지처럼 되지 말아야지’했는데, 20년 뒤 저도 그 모습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더라고요.” 아홉 살 외동딸을 둔 아버지 김현기(가명·43·서울 광진구)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아이가 갓 돌을 지났을 무렵인 2011년 퇴근길에 갑자기 쓰러졌다. 뇌수종이었다. 그 후 세 번의 수술을 더했지만 뇌 손상으로 감정 조절이 안 되고 몸이 아프면서 사소한 일에도 소리 지르는 일들이 늘어갔다. “‘언제 짜증 낼까’ ‘쓰러지면 어쩌나’ 온 집안이 제 눈치를 봤죠. 아이가 다섯 살 때 아빠를 보면 긴장해서 대소변을 못 가리는데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죠.” 아이와 친해지는 법을 절박하게 찾던 박씨가 발견한 건 ‘아빠학교’라는 네이버 커뮤니티 카페(cafe.naver.com/swdad)였다. “아이에게 잘못했다는 죄책감에 힘들고 괴로웠어요. 그때 다른 아빠들의 실수담을 보고 위로받기도 하고, 다른 아빠들의 모습을 하나둘 따라 해보면서 용기가 나더라고요.” 덕분에 아픈 뒤 몸이 불편해 엄두도 못 냈던 캠핑도 도전해봤다고 한다. “운전을 할 수 없어서 짐을 모두 짊어진 채 떠난 고된 길이었는데 아이가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여행 이후 아이가 항상 제 옆에서 꼭 붙어 잡니다.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웃음).” 지난 4일 저녁 8시 김씨를 비롯해 서울·일산·세종시 등 전국 각지에서 아빠학교 회원

다시 만나고 싶은 ‘나눔人’을 뽑아주세요

선거철입니다. 일자리 창출, 가계 부채 대책 등 수많은 공약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좋은 정책과 제도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장을 바꿔나가는 ‘사람’이 아닐까요. ‘더나은미래’는 그동안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애써온 수많은 영웅을 만났습니다. 창간 6주년을 맞아 더나은미래가 독자 여러분과 함께 ‘다시 만나고 싶은 나눔人’을 선정합니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나눔人 30명 중 가장 만나고 싶은 분(일반 부문 1표, 셀레브리티 부문 1표)을 뽑아주시면 5월 10일 창간호 지면에서 나눔人을 만날 수 있습니다. 투표는 4월 12일부터 26일까지 이뤄집니다.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든 나눔人에게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던져보는 건 어떨까요. 나눔人 투표 참여하기 일반 부문(가나다 순) 1 강동신·강석준 父子강동신 ㈜와이에스썸텍 회장은 서울대병원에 1억5000만원, 서울대 공대 장학금으로 약 1억원을 기부했다. 사재를 털어 매년 5000만원을 임직원 자녀 교육비로 지원한다. 강석준 ㈜와이에스썸텍 대표는 국내 1호 기부 신탁 주인공이다. 그는 “환자들의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금뿐만 아니라 운용 수익금까지 기부하는 ‘하나-SNUH 기부 트러스트’에 1억원을 내놓았다. 〈2015년 8월 18일 더나은미래 D3면, 관련 기사보기> 2 권혁일 해피빈재단 이사장네이버 창업 멤버인 권혁일 해피빈재단 이사장은 2007년 국내 최초 온라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을 설립했다. 해피빈은 100원 가치를 지닌 가상 화폐 ‘콩’을 통해 온라인 기부를 경험하도록 했다. 지난 10년간 해피빈을 통해 참여한 기부자는 1200만명. 이렇게 모인 510억여원은 공익 단체 5500여 곳에 기부됐다(2015년 7월 기준). 〈2015년 7월 27일 더나은미래 D1면, 관련 기사보기〉 3 김성수 우리마을 촌장(대한성공회 주교)대한성공회

“전국 누벼요… 생계 곤란으로 접었던 꿈 싣고”

현대자동차그룹 기프트카 캠페인 “열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대학 진학을 포기했습니다. 생계 곤란으로 군대까지 면제받을 만큼 힘든 나날이었죠. 그러다 2009년 우연히 잡아본 카메라에 온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처음으로 ‘꿈’이라는 것이 생겼어요. 독학과 시급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달려왔습니다.” 김종성(34) ‘파스텔글리프’ 대표의 꿈은 곧 현실이 된다. 올여름 론칭을 앞두고 있는 웹드라마(Web Drama·인터넷을 통해 연재되는 드라마) ‘매칭 소년 양궁부’의 메가폰을 잡기 때문이다. 영상 프로덕션 ‘파스텔글리프’를 창업한 지 3년 만의 일이다.  2012년, 김 대표가 창업에 도전한 건 현대자동차그룹 사회공헌 프로그램 ‘기프트카 캠페인’ 시즌3의 주인공으로 선발된 덕분이다. 촬영용 밴(Van)과 창업 자금 500만원까지 지원받았다. 김 대표는 “기프트카를 통해 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마인드 등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창업은 내가 업계에서 ‘스펙’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기회”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한 해 창업 인구는 약 100만명. 이 중 40.2%가 1년 안에 문을 닫는다(중소기업연구원, 2016). 그런데 창업자의 86.6%가 1년 이상 사업을 지속하고, 연평균 가구소득도 증가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2010년 시작해 올해 시즌6을 맞은 ‘기프트카 캠페인’이 그 주인공. 창업을 꿈꾸는 저소득층에게 자동차와 창업 자금(최대 500만원)을 지원한다. 창업자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창업 교육(2박 3일), 현장 방문 컨설팅 지원 등이야말로 기프트카의 숨은 경쟁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짝 지원’에 그친 후 창업 이후 나 몰라라 하는 프로그램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현대차그룹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기프트카 주인공(시즌2~5)

송영태 해비타트 상임대표, “기업경영 40년 노하우로 주거복지 혁신할 것”

“美는 예산의 30% 운영비로 우리나라는 10% 내외… 정부와 NGO 손잡으면 사각지대 최소화 현장중심 복지문제 해결” 지미 카터 전(前) 미국 대통령이 망치를 들고 집 짓는 풍경. 올해 40년을 맞은 글로벌NGO ‘해비타트’의 상징적인 이미지다. 해비타트는 오로지 ‘주거 빈곤 퇴치’라는 목적 사업에 올인하는 단체다. 1994년 경기도 양주에 3가구를 지은 것을 시작으로 한국에 지부가 생겨난 지 어언 22년. ‘해비타트’라는 NGO를 알고 봉사하는 사람은 많지만, 의외로 이곳에 기부하는 개미 후원자는 적다. 그런데 최근 한국해비타트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영리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인이 그 주인공이라고 했다. 취임 1년을 맞은 송영태(68·사진) 한국해비타트 상임대표를 찾아, 변화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국해비타트 대표에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어떤 인연으로 오게 됐나. “특별한 인연은 없다. 물론 이전에 두란노출판사 대표를 5년 하면서 비영리조직을 접하기는 했다. 당시 ‘기독교 출판사는 왜 꼭 적자를 봐야 하나’ 의문을 가졌었다. 질 낮은 종이에 자간을 최대한 좁혀 만든 책, 산더미처럼 쌓인 재고를 보며 답답했다. 일반 메이저 출판사들과 경쟁해도 밀리지 않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종이 질을 높이고, 양장본으로 고급스럽게 만드는 대신 책값을 1만2000원으로 올렸다. 교재로 쓰이는 책은 복사본으로 주문 제작, 재고를 최소화했다. 교회마다 간이서점을 만들어 책을 홍보했다. 당시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이 100만부를 훌쩍 넘기는 등 베스트셀러가 여럿 나왔다. 매출이 160억원 규모에서 400억원대로 커졌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지인(知人)이 ‘한국해비타트 대표에 지원해보라’고 권유해줘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선뜻 나섰다. ‘지명’인

“매주 화요일 10시, 카카오톡 ‘주문생산’ 탭 눌러보세요”

카카오 소셜임팩트팀 홍은택 수석부사장 인터뷰   “메이커스로 주문해봤어요? 이거 직접 해봐야 아는데….” 지난 5일, 카카오 판교 사옥에서 만난 홍은택(53·사진) 수석부사장은 인터뷰 시작부터 스마트폰 내 카카오톡 앱을 열어 보여줬다. “카카오톡 더보기를 클릭하면 ‘주문생산’ 탭이 있어요. 매주 화요일 10시에 주문이 오픈합니다. 오늘 오픈한 상품 하나는 1시간 40분 만에 완판됐어요.”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MAKERS with kakao) 는 김범수 의장이 2014년 11월 발표했던 ‘소셜임팩트’ 사업 첫 번째 모델로 선주문 제작 방식의 모바일 플랫폼이다. 제조업체의 재고 부담을 낮춰 수요와 공급의 혁신을 가져오겠다는 것이 핵심. 지난 2월 16일 론칭한 지 한 달 만에 2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셜임팩트팀의 수장을 맡고 있는 홍은택 수석부사장을 만나 그 방향성을 들어봤다. 언론인 출신인 홍은택 수석부사장은 네이버에서 서비스 운영 총괄 이사를 역임하고 2012년 카카오에 합류,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 다음카카오 콘텐츠팀 팀장을 거쳐 2015년부터 소셜임팩트팀 팀장을 맡고 있다. ―김범수 의장은 소셜임팩트를 ‘기업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자립할 수 있는 재무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카카오에서 첫 사업으로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엔 막막했다. 우리가 원래 사회 공헌을 하는 조직이 아니지 않나. 사회적 가치도 창출하고 재무적인 성과도 내야 한다니, 어려운 미션이다. 모바일 시대에 가능해진 ‘수요 경제’에 착안했다. 산업화 시대에는 공장 중심의 대량 생산 덕에 ‘공급’부터 했다. 공급과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 불필요한 재고 부담이 생겼다. 이제는 모바일로 수요를 조직하는

청춘, 당신의 고민을 들려주세요

청춘 고민 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 장재열 대표 서울대 졸업·제일모직 입사… 그러나 우울증 시달려 치료 목적으로 시작한 블로그 2만 6000명 청년 상담소로   “남들보다 1년 뒤처지니, 패배자가 된 것 같아 무서워요.” “처음으로 이별을 했어요.” 마음속에 담아둔 고민들이 한 달에 수천 건씩 올라온다. 네이버 포스트 팔로어 5만명, 유튜브 상담 방송 조회수 30만8000건. 캠퍼스 TV·BTN 불교TV 등 케이블 방송과 국방 FM에 고민 상담 토크쇼까지 섭렵했다. 지난해 12월부턴 아프리카 TV에 ‘놀아본 언니들의 고생 TV’ 방송도 시작했다. 주인공은 ‘좀 놀아본 언니들’, 청년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 문화 기획 커뮤니티’다. 이곳의 수장인 장재열(32) 좀 놀아본 언니들 대표는 서울대 미대 졸업과 제일모직 입사라는 화려한 경력을 지닌 ‘남성’이다. 그는 왜 ‘언니’라는 필명을 써가며, 청춘들의 고민상담사가 됐을까. 수능을 세 번이나 쳐서 들어간 서울대, 화려해 보이는 대기업 인사팀 생활 끝에 그가 얻은 건 ‘우울증’이었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합격 가능하다’며 희망 섞인 말을 전하고 뒤돌아서서 불합격 통지를 하는 자신에게 혐오감이 들었다”고 했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만난 한 의사 선생님이 스스로 묻고 답하는 글쓰기 치료를 권했어요. 블로그를 만들고 두 개의 아이디로 자문자답을 시작했습니다.” 오전엔 질문하고, 저녁엔 다른 관점에서 답변했다. 한 번 두 번 횟수가 늘면서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마음 속 공허함과 우울감도 사라졌다. 그때부터였다. 블로그 글을 본 청년들로부터 고민 상담 요청이 쏟아졌다. “부담스러웠어요. 한 번은 취업 준비생에게 메일이 왔는데

[Cover Story] “고교 자퇴에 구치소 생활까지 나도 한때는 문제 많은 청소년”

위기 청소년 돕는 비영리단체 ‘별을만드는사람들’ 심규보 대표 인생의 가장 어두웠던 순간이 돌이켜보면 축복이 될 때가 있다. 심규보(34·사진)씨도 그랬다. 그는 ‘구치소’ 안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2006년 폭행 사건으로 구치소에 송치된 심씨. 10개월간 재판을 받으면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났다. 마약 혐의로 들어온 조폭 두목부터 10원짜리 내기 장기를 두다가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인 노인까지. 사연 없는 사람은 없었다. “수감자 중에 글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상대적으로 저는 교육 수준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탄원서를 써 달라고 하나둘씩 찾아왔어요. 제가 써준 탄원서로 형량이 많이 깎였다는 소문이 나니 어깨가 떡 벌어진 사람들이 굽실거리며 저를 찾았죠. 탄원서를 쓰다 보니 이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범죄자들의 유년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가정이 어렵거나 혹은 깨졌거나, 그 사람을 둘러싼 ‘지지 환경’이 부족했다. 심씨의 오른쪽 세 번째 손가락엔 매일 탄원서를 쓰느라 혹만 한 굳은살이 생겼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240시간으로 풀려난 심씨. 그는 구치소에서 만난 사람들의 ‘유년기’를 만져주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다. 이 생각은 봉사를 하면서 더 굳어졌다. 처음 찾아간 곳은 다운증후군 재활센터. 옷핀을 만드는 작업장에서 만난 장애인들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저보다 한 살 많은 형이 있었는데, 갈 때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는 말을 반복하는 거예요. 이분들 수명이 서른 살을 넘기가 어렵거든요.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지정된 봉사 단체 외에 다른 기관도 여러 곳 찾아다녔다.

쓰레기로 상반기에만 60억원 매출, ‘이큐브랩’ 권순범 대표

“밤이 깊어지면 신촌 길거리 쓰레기통이 꽉 차 흘러넘쳤죠. ‘누군가 꾹꾹 밟아주기만 하면 좋겠다’싶었어요.” 2010년,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3학년 권순범 학생은 신촌 밤거리가 더러워서 못참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밤 늦은 시간 환경미화원들이 모두 퇴근하면 신촌이 쓰레기통으로 변합니다. 모두 더럽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연대와 신촌을 사랑했던 마산 출신 청년 엔지니어 지망생은 ‘뭐 어려운 일이냐 레버(지렛대)를 달아 쓰레기를 자동으로 눌러버리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현장조사에 나섰습니다. 한 달 간 새벽마다 환경미화원들을 따라 거리를 치우면서 쓰레기 치우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 뒤 그는 사회적 기업에 컨설팅 해주는 봉사단체에서 만난 이승재(29)씨 등 3명의 공대생들과 쓰레기 처리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걸은 것은 아닙니다. “좋게 말해 수 많은 불량품 나쁘게 말하면 쓰레기를 만들었습니다. 너무 쉽게 봤습니다.” 도전과 실패를 되풀이 한 끝에 이들은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을 개발,  쓰레기 처리 전문 기술 벤처 ‘이큐브랩’을 설립했습니다. 이후 약 5년이 흘렀고 현재 이큐브랩의 상반기 매출 예상 규모는 약 60억원에 달합니다. 영국, 콜롬비아 등 25개국에 수출도 합니다. 평범한 대학생이던 권 대표는 어떻게 쓰레기통을 돈통으로 바꿨을까요?     ◇하숙방 공장 삼아… 출시까지 꼬박 2년 공대생이었던 권 대표는 학교에서 배운 ‘태양광’ 발전을 떠올렸습니다. 비용도, 인력도 필요 없는 태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내용물을 압축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읽었을 때와 달리 실제 제작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실패가 계속 이어졌죠. “청계천 기계 골목만 가면 다 만들어지는 줄 알았어요.” 권 대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