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약 1년4개월. 그러나 모든 휴대폰 부품이 ‘버려 마땅한 것’은 아니다. 고장이 잦은 본체에 비해 배터리는 2년 이상 사용해도 80% 이상 제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한 해에 6000만개씩 버려지는 휴대폰 배터리를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해 5월, 세계 최대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www.kickstarter.com)’에 등장한 휴대폰 액세서리 ‘BETTER RE’는 이 같은 질문에서 출발했다. 기종에 상관없이 스마트폰 배터리를 BETTER RE에 끼우기만 하면, 어떤 스마트폰이든 충전할 수 있는 상용 보조배터리가 된다. 가격은 49달러(약 5만5000원). 시중 보조배터리에 비해 결코 저렴하지 않지만, 20일도 되지 않아 목표금액 5만 달러를 넘어섰다. 그로부터 10일 후, BETTER RE의 킥스타터 프로젝트는 한 달 만에 전 세계 41개국, 781명의 지지자(BACKERS)로부터 7만 달러(약 8200만원)를 모으며 성황리에 종료됐다. BETTER RE를 세상에 내 놓은 회사는 우리나라의 소셜벤처 ‘인라이튼’이다. 신기용(31) 인라이튼 대표는 디자인과 기술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4년 7월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인라이튼이 처음부터 배터리에 ‘꽂혔던’ 것은 아니다. 신대표를 가장 먼저 사로잡은 제품은 에너지 빈곤국가의 ‘빛’이 되어줄 태양광 램프였다. “울산과학기술원에서 제품·서비스·시스템 융합디자인을 공부하다가 태양광램프를 만들었어요. 전기가 없는 빈민지역에서 사용하는 등유램프는 화재를 일으키기도 하고, 연료비가 계속 나가서 가계에도 영향을 미치거든요. 저희가 개발한 태양광램프는 모듈(module)을 필요한 만큼 연결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라 제작비도 기존보다 적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효율적이었죠. 2013년 ‘소셜벤처경연대회’에서 글로벌 최우수상을 받고, 투자사인 ‘크레비스파트너스’를 만나 회사도 세웠어요. 하지만 태양광램프가 대부분 빈곤지역에 무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