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정영현씨 3년째 월드비전 자원봉사 “정신적으로는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자원봉사가 저 스스로를 건강하게 만들 기회가 되겠구나 싶었죠.” 서울 종로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경희대 경영학과 정영현(25)씨는 낮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새하얀 피부에 검은 테 안경을 쓴 정씨는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지체장애 1급이라고 했다. 정씨가 장애를 갖게 된 것은 2006년 1월, 수능을 치고 나서 대입 논술고사를 앞두고 있을 무렵이었다. 큰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목이 부러져 목 아래로 몸이 마비됐고, 눈을 다쳐 시야까지 좁아졌다. 그나마 양팔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었던 게 천만다행이었다. 그러나 치료를 받느라 대입논술은 포기해야 했다. 정씨는 그 후 1년 3개월간 병원 신세를 졌다. 스무 살의 봄은 병원에서 맞았다. 주먹을 쥐지 못하는 손으로는 실험도 할 수 없어 ‘신약개발연구원’이 되겠다던 꿈도 접었다. “사고 후 ‘죽고 싶다’는 생각에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옆에서 계속 우는 엄마와 가족들을 보면서 다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이왕 살 거면 제대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고 그때부터는 모든 일에 적극적이 됐고요.” 정씨는 모질게 마음을 먹고 2008년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2009학년도에 경희대 교정을 밟았다. 대학에 입학한 후 그는 무엇보다 자원봉사에 열심이었다. 정씨는 올해로 3년째 국제구호개발 NGO인 월드비전에서 편지번역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후원 아동들이 후원자에게 보낸 편지를 번역하는 것이 그가 맡은 역할이다. “아이들이 쓴 편지를 읽다 보면 저까지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에요. 아이들이 ‘후원자님 덕분에 꿈을 갖게 됐고, 공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