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기부·협약·컨설팅’으로 운영 지속 캄보디아에서는 의사가 귀하다. 의사 한 명이 담당하는 인구가 6000명에 달한다.(우리나라는 600명당 1명) 병원도 부족하다. 이곳 사람들은 하루를 걸어 병원에 도착한 후, 진찰 한번 받기 위해 또 하루를 기다린다. 병원에 가려면 최소 2~5달러의 교통비가 필요하지만, 캄보디아 정부가 국민 한 명을 위해 공공재원에서 지출하는 의료비는 1년 평균 13달러(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약 1094달러)에 불과하다. 이 캄보디아에서 유일하게 진료, 수술, 입원 등 모든 의료 서비스가 무료인 어린이병원이 있다. 1999년 세워진 ‘앙코르어린이병원(Angkor Hospital for Children)’이다. 현재 의사를 포함한 병원 직원 수가 382명, 하루 외래 환자가 400여 명에 달한다. 어린이를 위한 중환자실(incentive care unit)과 미생물 연구실(Microbiology Department)까지 설립, 이곳 아동에게 적합한 항생제 처방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환자 수에 비해 의료 인력과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캄보디아에서 10년 넘게 성장을 거듭한 비결은 무엇일까. 2002년부터 병원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디렉터 겸 의사, 빌(Bill)이 입을 열었다. 그는 “세계 곳곳의 따뜻한 관심과 지속적인 도움 덕분”이라며 “앙코르어린이병원은 개발도상국에서 기부, 후원만으로 무료 병원의 설립과 운영이 가능함을 입증한 획기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미국 조지아 의과대학에서 내과, 소아과 전문의 과정을 마친 그는 효율적인 병원 운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켄터키 루이스빌 대학원에서 공중보건학을 연구했다. 의료 기술을 통해 나눔과 경영,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그를 지난 3월 24일, 캄보디아 씨엠립 앙코르어린이병원에서 만났다. ―이 병원은 어떻게 설립된 것인가. “13년 전, 일본의 유명 사진작가 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