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교육 프로그램 만들고 낙후된 지역 발전도 이끌어

목공 활용한 해외 청소년 교육 사례들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목재 교육인 ‘우드 매직 사이언스 페어(Wood magic science Fair)는 1993년 미국의 미시시피 주립대학(MSU)에서 고안해 지역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프로그램이었다. 그 효능을 인정받으며 점차 전국으로 확대됐는데, 지난해 미시시피 주립대학에서만 4000명의 초등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현장’에 있다. 학생들은 실험과 견학을 통해 실제 나무를 보고 만지면서 자연스레 자연과 친해진다. 비누방울 실험을 통해서 나무가 호흡하는 원리를 배우고, 잘라진 목재를 가지고 종이가 만들어진 과정을 이해하는 등 기초적인 과학 지식도 동원된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임업위원회(South Carolina Forestry Commission)가 16년째 진행하고 있는 ‘우드 매직 포레스트 페어(Wood Magic Forest Fair)’도 비슷한 사례다.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이 교육은 반 나절 동안 숲과 나무 사이를 누비며, 자연을 배우고 우리 일상생활에는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깨닫는다. 지금까지 약 2만9000명의 아이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청소년 대상 목공 프로그램으로 지역 재생을 이끄는 사례도 있다. 영국 북부 ‘애싱턴(Ashington)’에서 활약하고 있는 ‘애싱턴 숲 지역 공동체(Ashington Community Wood)’는 채광 산업 몰락 후 유령 도시가 된 지역을 복구하기 위해 이 지역을 목공의 중심지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펼쳤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젊은 목수 양성’. 단체 산하에 목수공동체 ‘애싱턴 숲 지역 공동체의 친구들(Friends of Ashington Community Woods)’을 두고 녹지에 대한 인식 교육, 목공을 이용한 레크리에이션, 친환경 목공 교육의 확대 등을 펼쳤다. 고등학교의 정규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친환경 목공 프로그램이나 여름방학

나무들의 치유공간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다

하남시 ‘나무고아원’ 르포 퇴출 위기 가로수용 버즘나무 700그루 옮겨온 게 계기 개원 후 전국서 기증 이어져… 2만 2000그루 공원으로 체험 학습, 가족 단위 방문객 증가… 시민 쉼터로 거듭 “살아난 게 기적인 녀석입니다.” 염규진 팀장(50·하남시 공원녹지과 공원관리팀)이 어른 키 두 배가 훌쩍 넘는 ‘수양버들’을 보며 말했다. 육중한 체구와 흐드러지게 풍성한 이파리로 공원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는 나무다.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흩날리는 버들잎이 마치 방문객을 환영하는 손길 같다. 하지만 불과 5년 전만 해도 고사(枯死) 직전의 상태였다고 한다. 염 팀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원래 하남시의 한 가로수였어요. 그런데 도로 확장 공사를 하며 상처 입고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됐죠. 줄기 곳곳에 구멍이 뚫리고 껍질은 새까맣게 변해 있더라고요.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파인 공간에 인공 수피(樹皮)를 붙여 치료하고…. 새 생명을 얻기까지 여러 차례 큰 수술을 거쳤죠.” 지난 15일 방문한 ‘나무고아원’. 경기 하남시 망월동에 있는 이곳은 나무들엔 ‘힐링’의 명소다. 토목공사, 건물 신축 등으로 버려질 위기에 처했거나 죽어가는 나무들을 모아 돌본다. 그래서인지 작고 비쩍 마른 나무나 지지대에 몸을 맡긴 나무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공원 관계자는 “옮긴 지 얼마 안 된 나무가 비바람에 쓰러지지 않고 단단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배려”라면서 “저기 보이는 배나무, 뽕나무, 자두나무들도 처음에는 다 비슷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가리키는 곳에는 제법 탐스러운 열매까지 주렁주렁 매단 건강한 나무들이 꼿꼿이 서 있었다. “처음엔 허허벌판이었어요.”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삼성서울병원이 모금을 한다면?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하도 ‘한국식 병원 문화’를 꼬집는 기사가 많다 보니 자연스레 미국 병원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첫째딸을 한국에서, 둘째딸을 미국에서 낳았습니다. 한국 산부인과에선 9개월 내내 사람 많은 병원 복도에서 진료 대기를 해야 했고, 출산 당일이 공휴일인 바람에 주치의 대신 낯선 당직 의사가 제왕절개 수술을 맡았습니다. 마취가 되기 전 의사와 간호사들이 “수술 후 김치찌개를 먹을까”라며 메뉴를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고 너무 불쾌해 병실 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습니다. 9개월 동안 저와 배 속의 아이를 진료해준 의사와는 아무런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지요. 병원비가 싼 대신 ‘사람 대접 못 받는’ 서비스에 화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물론 산후조리원 비용이 비싸서 그리 싸다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병원 가기 겁이 날 정도로 보험료가 비쌌습니다. 학생보험이었음에도 아이 낳는 데 500만원 넘게 들었습니다. ‘아~ 한국 의료보험이 최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하지만 서비스 하나는 최고였습니다. 의학 용어가 서툰 저를 위해 통역사가 늘 대기해 있었고, “낯선 미국 땅에서 혼자 출산하기 겁난다”는 한마디에 심리상담가가 따로 한 시간 넘게 우는 저를 달래주더군요. 산모 대기실도 1인용, 분만실도 1인용, 입원실도 모두 1인용이었습니다. 한국인 딸을 입양했다는 제 주치의와는 9개월이 지나자 친구가 되었습니다. “첫째는 제왕절개 했지만, 둘째는 자연 분만하고 싶다”는 제 말을 듣더니, 한국 병원의 진료 기록까지 받아보고 “한번 해보자”고 격려하면서 결국 해냈습니다. 저는 병원이나 의학 전문가가 아닙니다. 한국식, 미국식 의료 서비스의 장단점을

더나은미래가 2014년 영인본을 출간했습니다.

더나은미래 2014년 영인본 출간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2014년판 지면(83~105호)을 엮은 영인본(影印本)을 출간했습니다. 그동안 더나은미래는 2010년 창간 후 비영리조직(NPO), 기업 사회공헌(CSR), 사회적기업, 기부·나눔 문화 등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2014년 한 해 동안 더나은미래가 취재한 공익 분야의 소식과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해외진출 기업의 글로벌 사회공헌 및 CSR 설문조사 결과,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 사회공헌 설문조사 결과, 영국 선진 비영리 현장 리포트, 아동학대 특별 기획 등 더나은미래 지면에 소개되었던 다양한 기업 CSR 사례, 비영리단체 활동 기사도 담겨 있습니다. 관심 있는 기업 사회공헌팀 및 NPO, 관련 학계 관계자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판매 가격 2만원. 문의 02-725-5521 csmedia@chosun.com

매장으로 돌아간 옷가지… 3만명 난민에게 귀한 생필품으로

유니클로, 엔젤 리사이클 캠페인 기부한 의류, 16가지 종류로 선별 남수단 등 25개국 난민캠프에 전달 “소비자가 재활용 의미 되새겼으면” “6월이 ‘환경의 달’이라는 거 아셨어요?” 서은지(24·서울 양천구)씨에게 옷을 기부하게 된 경위를 묻자, 그녀는 대뜸 ‘환경’ 이야기부터 꺼냈다. 따뜻한 커피를 주문하면서 가방 속에서 꺼낸 것은 바짓단을 재활용해 만든 컵홀더. 종이 컵홀더를 반납하고 천으로 만든 컵홀더를 사용하는 모습이 익숙했다. 서씨가 처음 환경의 달을 알게 된 것은 지난해 유니클로의 ‘엔젤 리사이클 캠페인’에 참가하면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입지 않는 옷들을 정리하는데, 그냥 처분하기에는 여전히 깨끗하고 질 좋은 옷이 많았어요. 헌옷 수거함에 넣어버리면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우연히 포스터를 보고 엔젤 리사이클 캠페인을 알게 됐죠. 입지 않는 유니클로 의류를 매장에 가져가니 청바지 밑단으로 만든 컵홀더와 커피 쿠폰을 주더라고요. 옷도 기부하고, 환경도 지키고! 올해는 친구들에게 적극 추천할 생각이에요.” ◇입지 않는 옷, 누군가의 날개가 되다 2006년, 보온성이 높은 후리스 제품을 중심으로 일본 유니클로 본사에서 처음 시작된 ‘전 상품 리사이클 캠페인’은 유니클로의 제품을 매장으로 가져오면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하는 연중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회수한 옷은 계절·성별 등 16가지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 옷을 전달하는 대상의 특성과 환경에 맞게 선별 배송한다. 한국유니클로 역시 2011년 3월부터 ‘전 상품 리사이클 캠페인’을 시작해 매년 의류 3만여 장을 남수단·케냐·모로코·라이베리아 등 25개 지역 난민 캠프로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로 지원 대상을 넓혀 서울노숙인시설협회 등에 약 1만4000벌을 지원했다.

“시니어 사업 뛰어든 지 1년 만에… 공공기관 납품하고 해외 러브콜도 받아요”

유한킴벌리, 소기업 활성화 지원사업 커피추출기와 텀블러 합친 ‘이피쿱’ 약초를 티백으로 ‘이풀약초협동조합’ 50가지 디자인 돋보기 ‘이플루비’ 시니어 대상으로 제품 만든 기업들 “컨설팅·자금 지원이 성장 계기 됐죠” “국내 시장도 진출해보지 못한 작은 기업이 어떻게 해외로 나갈 수 있었던 거죠?” “제품 개발에 필요한 과정이 한두 개가 아닌데, 네트워크도 없고 역사도 짧은 기업이 어떻게 성공한 겁니까?” 지난달 유한킴벌리의 ‘소기업 비즈니스 활성화 지원사업’ 설명회 현장에서 소기업 대표들의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이 사업은 시니어 대상 서비스나 생활용품 제조에 뛰어든 1년차 이상 소기업을 지원하는 유한킴벌리의 대표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 가치 창출) 사업이다. 지난 4년 동안 총 22개 소기업이 발굴돼 최대 7000만원의 사업 자금과 시장 조사, 컨설팅을 지원받았다. 난생처음 만든 제품으로 공공기관 납품시장에 진출한 협동조합, 매출 1억원의 청년CEO가 이 사업을 통해 탄생했다. 과연 어떤 ‘유리구두’ 덕분에 이들은 ‘신데렐라 소기업’으로 재탄생했을까. ◇이피쿱, 누구나 쓰기 쉬운 ‘유니버설 디자인’ 텀블러 노동자협동조합 ‘이피쿱(epcoop)’이 올해 3월 출시한 ‘폴(Pourall) 텀블러’는 텀블러와 커피 드리퍼를 결합시킨 제품으로, 어르신도 쉽게 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제조업 ‘초짜’들이 커피 추출기를 만들기란 쉽지 않았다. 이병욱(29) 감사가 처음 설계한 모델은 크기만 30cm를 훌쩍 넘겼다. 고민하던 이들에게 유한킴벌리의 지원사업 소식이 들려왔다. “지원사업이 유니버설 디자인(장애 유무나 연령 등에 관계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설계) 생활용품을 대상으로 하는 점이 와 닿았어요. 어르신이 사용하기 편리하다면 누구나 편히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공익 뉴스 브리핑] 아산나눔재단, 제1기 아산 프론티어 유스 참가자 모집 외

아산나눔재단, 제1기 아산 프론티어 유스 참가자 모집 아산나눔재단에서 제1기 아산 프론티어 유스 참가자를 모집한다. 비영리 분야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에게 비영리기관에서의 인턴십 기회 및 다양한 교육,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2주간의 사전교육을 거쳐 오는 8월부터 5개월간 교육, 의료, 환경, 복지, 예술 등 다양한 영역의 비영리단체에서 일하게 된다. 인턴십 참가자 전원에게는 월 120만원의 활동비가 지원되며, 아산나눔재단의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여 가능하다. 모집 대상은 대학 재학생 중 참가 기간 동안 휴학이 가능한 자에 한하며, 총 30명이 선발될 예정이다. 접수는 오는 14일(일)까지이며 자세한 사항은 아산나눔재단 홈페이지(asan-nanum.org)에서 확인 가능하다. 문의 02)741-8229 주한영국문화원-한국국제 교류재단 2015 한·영 창조·사회적기업가 교류프로그램 참가자 모집 주한 영국문화원과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영국 사회적기업 및 창조기업, 기관들을 탐방할 사회적기업가를 모집한다. 영국 사회적기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양국 사회적기업가 간의 네트워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영국 탐방은 오는 7월 6일부터 10일까지이며, 지원 대상은 3년 이상 동일 사업을 운영한 사회적기업가 중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이로 한정한다. 참여를 원하는 사회적기업가는 주한 영국문화원이나 한국국제교류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영문 작성 후 메일(arts@ britishcouncil.or.kr)로 제출하면 된다. 지원 마감일은 14일(일)까지이며 자세한 사항은 양 기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마스터카드-유엔여성기구, ‘프로젝트 인스파이어 2015’ 공모 마스터카드와 유엔여성기구(UN Women) 싱가포르 위원회에서 ‘프로젝트 인스파이어 2015’ 참가자를 모집한다. 마스터카드의 글로벌 CSR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아시아 태평양,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여성들과 소녀들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를 가진

전쟁이 뺏어간 소녀의 미소, 사랑으로 되찾는다

남수단 어린이 심리치유 사업 “난민촌까지 수천 마일을 걸어왔죠. 총소리가 아직도 귓가에서 떠나질 않아요. 수없이 많은 사람이 죽는 걸 지켜봐야 했어요. 너무 무서웠지만 소리 내 울 수도 없었습니다. 나도 총에 맞아 죽을지 모르니까요….” 아탐(16)군에게 1년 전 겪은 공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가 태어난 곳은 지금 사는 ‘니믈레 지역 내 ‘멜리조 난민캠프(IDP Camp)’에서 400여㎞ 떨어진 남수단 동북부의 보르. 고향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내전이 일어나 이곳까지 쫓겨왔다. 그가 학교에서 가장 싫은 것으로 꼽은 것은 ‘Fight(싸움)’였다. 아옌(12) 역시 보르 지역에서 내전을 피해 난민캠프로 온 소녀다. 그녀도 부모와 수백㎞를 걸어 난민캠프에 오기까지 목숨을 건 여정을 보냈다. 낮에는 숲 속에 몸을 숨긴 채 있다가, 밤이 되어야 나올 수 있었던 불안과 두려움의 시간을 겪고 이곳에 왔다. 아옌은 “이젠 함께 평화롭게 어울렸으면 하는데, 학교에서 아이들은 끔찍한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고 했다. 그랜 존(Grang John·27) 멜리조 난민캠프스쿨(IDPs Camp School) 교장은 “대다수의 아이가 피란 과정에서 부모를 잃은 상태이거나 친척 손에 크는 경우 학대가 일어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불안한 상태를 보이며 폭력을 혐오하거나 혹은 자신도 폭력적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비단 멜리조 난민캠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UN 발표에 따르면, 남수단에서는 2013~2014년 내전이 과열되면서 아동 강제 징용과 아동 살인 및 강간 등 아동 범죄 발생이 이전보다 높아졌다. 부모의 죽음을 겪은 비율도 17%로 늘었다. 심리사회적 스트레스를 받는 아동 수가 50만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김세진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기부왕’ 보도가 한국엔 없는 이유

특정 이슈로 인해 사안의 본질이 왜곡되는 걸 보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이번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1억4000만원 기부금 공방이 그중 하나입니다. 2013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시절 고액 수임료를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지요. 고액 수임료 문제를 무마하기 위해 기부금으로 ‘물타기’를 했던 황교안 후보자도 문제고, 그걸 청문회용 ‘타격 건수’로 잡은 정치권도 문제입니다. 순수하고 고귀한 ‘기부’의 본질을 흐리는 사회적 범죄 행위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닙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과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각각 재산 은닉과 비자금 조성 혐의가 드러나자 ‘사회 환원’을 약속하며, 삼성꿈장학재단(전신 삼성이건희장학재단)과 현대차정몽구재단을 만들었습니다. 8000억원이라는 엄청난 기부가 이뤄졌음에도 박수받고 환영받기는커녕 ‘기부가 면피용인가’라는 비판을 낳았습니다. 이런 뒤틀린 ‘면피용 기부’ 역사는 이후 줄을 잇는데,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 또한 대법관 퇴임 후 5개월간 번 16억원의 고액 수임료가 문제가 되자 “11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최근에는 30대 그룹이 설립한 35개 공익 재단이 핵심 계열사 지분을 다량 보유한 것을 두고, ‘공익 재단이 지주회사냐’라는 비판도 일고 있습니다. 공익 재단을 두고 ‘기부를 통해 사회문제 해결을 하는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부르며 존중하는 선진국과 판이한 모습입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기부의 신화화’가 이뤄집니다. 김밥 장사 할머니가 평생 모은 한 맺힌 ‘큰손 기부’가 대서특필되고, 기부와 나눔을 통해 행복을 찾은 ‘개미 기부자’들의 사례가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됩니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기부 사례가 등장할수록, ‘기부는 아무나 하나’라는 정서가 차곡차곡 쌓입니다. 매년 미국에서

반려동물신고제 시행 3년, 과태료 부과 한 건도 없어

실효성 없는 반려동물 신고제, 대안은? “법적 의무사항이고 시행된 지 3년이나 지났지만 제 주위엔 ‘그게 뭐냐’는 분들이 더 많아요. 단속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한 사실은 한 건도 없었어요. 실효성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죠.” ‘반려동물 등록제’에 대한 동물보호 시민단체 관계자의 반응이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유기 동물이 증가하는 현실을 감안, 반려동물의 보호를 위해 마련된 법률로, 지난 2008년부터 시·도에서 선택적으로 시행해오다가 2013년부터 전국으로 확대·시행됐다. 이 제도는 반려의 목적으로 기르는 월령 3개월 이상의 개에게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등록인식 목걸이’ 등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고, 이를 지역의 동물병원이나 동물보호 비영리단체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가까운 등록대행업체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anima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등록번호와 소유자 인적 사항을 관할 시·군청에 고지하고 ‘동물등록증’을 발급받으면, 반려동물이 지자체 데이터망에 포함돼 해당 동물의 분실이나 유기를 막을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등록을 마친 반려동물은 총 88만7966마리(2014년 기준)로, 이는 전체 등록 대상 수의 55.1%에 이른다. 하지만 실효성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 단속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동물보호법(제5조)에는 대상 동물을 등록하지 않을 경우 4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시행 3년째가 되도록 과태료 부과는 ‘0’건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방역관리과 관계자는 “지자체에 등록을 하고, 미등록 시 지자체가 과태료를 부과하는 구조인데, 지자체의 관심이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중앙 부처의 전담 인력도 2명밖에 없어 모든 부분을 관리하긴 무리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동물보호법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인식이 워낙 강하다”며 “동물보호법상 유기는 1000만원

함께 연주하며 호흡하는 기쁨, 음악을 더 사랑하게 됐어요

음악영재 지원… ‘LG 사랑의 음악학교’ “‘사랑의 음악학교’에서 실내악을 배우며 쉼표도 음악이란 걸, 연주자들끼리 숨쉬는 것을 맞추는 묘미도 알게 됐어요. 그때 결심했죠. ‘돈 못 벌어도 끝까지 음악 하자.’ 사랑의 음악학교는 제 음악 인생의 ‘터닝포인트’입니다.” 머리를 짧게 자르는 것이 싫어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을 정도로 철부지 장난꾸러기였던 박선민(23)씨는 현재 명문인 맨해튼음대 3학년이다. 올해 7월에는 정명화, 정경화 교수가 이끄는 세계적 음악축제 ‘대관령 국제음악제’에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무대에 오른다. 그가 꿈을 키운 ‘사랑의 음악학교’는 LG아트센터가 ㈜LG의 후원으로 매년 전국의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초·중·고생을 선발, 체계적인 실내악 수업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실내악(chamber music, 체임버 뮤직)은 독주곡과 달리 2~5명이 함께 연주하는 기악 합주곡으로,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실내악을 통해 하모니를 배우고 음악적 창의성을 키우게 한다. 이와 달리 한국의 음악 교육은 입시 등에서부터 솔로 연주자 육성에만 치우친 상태. 이에 LG아트센터는 우리나라 음악 영재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2009년부터 미국 최고의 실내악 전문 교육 기관인 링컨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The Chamber Music Society of Lincoln Center)’와 함께 무상으로 실내악 교육을 지원하면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배출한 졸업생 84명은 국내외 명문 음대 진학은 물론 각종 콩쿠르를 석권하고 있다. 박선민씨 역시 그중 한 명이다. 그가 처음으로 음악을 접한 것은 남들보다 늦은 중학생 시절. 우연히 접한 첼로 소리에 매료됐지만 고액의 레슨비는 물론 주위에서 어떻게 첼로를 배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 하나 없는 막막한

“한 잔의 음료로 전 세계인 이어주는 역할 하고 싶어”

청년 소셜벤처 ‘베브릿지’ 세계 각국 음료로 내외국인 사로잡아… 유학생 교류 프로그램 진행하기도 대학생 경제봉사 동아리인 인액터스(INACTUS), 사회적기업 연구 대학연합동아리 센(SEN) 등 창업과 관련한 대학생 동아리의 인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동아리 회원들이 아예 실제 창업에 나서기도 한다. 한국외국어대 창업동아리 ‘허브’도 비슷하다. ‘음료로 세계를 잇는 다리가 되겠다’며 소셜벤처 ‘베브릿지(BE:BRIDGE)’를 만든 이들의 이색 실험은 과연 성공할까. 편집자 주 “첫 시도는 대실패였어요. 1층에 이미 큰 카페가 있는 데다, 동아리방이 건물 3층에 있어 ‘뜨내기’ 손님조차 없었죠.” 한국외대 창업동아리 ‘허브’ 회장이었던 조현우(26·한국외대 4년) 대표가 공정무역커피 카페를 처음 연 건 지난 2012년 봄. 개강에 맞춰 4평짜리 동아리방을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꾸몄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여름방학도 되기 전에 문을 닫았다. 방학 동안에는 2가지 고민만 했다고 한다. ‘잘할 수 있는 것’과 ‘수요가 많은 것’. 그리고 찾아낸 아이템이 바로 외국 음료였다. “학교 특성상 외국 친구들이 많잖아요. 이들은 고향에 대한 향수가, 한국 친구들은 타국에 대한 호기심이 크다는 걸 깨달았죠.” 처음엔 외국인 학우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무작정 음료를 추천받았다. 이중 ‘통할 만한 것’을 추리고, 레시피를 다듬는 과정이 방학 내내 되풀이됐다. 방학이 끝날 때쯤 8개의 메뉴가 완성됐다. 대만의 버블티 ‘쩐쭈나이차’, 인도네시아의 홍차 ‘떼마니스’ 같은 것들이다. 2학기 개강과 동시에 선보였는데, 결과가 놀라웠다. 첫날 100잔이 넘게 팔려나갔고, 사람들의 관심은 날이 갈수록 늘었다. “칠레 전통음료 ‘콜라데모노(Cola de Mono)’는 ‘원숭이 꼬리’라는 뜻이에요. 칠레 친구가 말해주지 않으면 알 수 없죠. ‘외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