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음트와라 시내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음티니코 디스펜서리'(마을 보건소)는 마치 시골 마을의 버스 대합실을 연상시켰다. 보건소 양철지붕 아래에 70명이 넘는 사람이 바글바글 모여 있었다. 지난 4월 11일 하트하트재단은 이곳에서 ‘트라코마 수술캠프’를 열었다. “눈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모이라”는 마을 리더들의 공지에 음티니코 마을뿐 아니라 먼 이웃 마을에서까지 환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모두 지팡이를 들었거나, 아이 손을 꼭 잡고 주춤주춤 걸었다. 보건소 벽 흙기둥에 몸을 기댄 사다치(45)씨도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그는 “두 눈이 희미하게 보여서 일하는 데 너무 괴로웠다”며 “마을 사람들이 (수술캠프)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찾아왔다”고 했다. 반가운 얼굴도 있었다. 트라코마로 실명된 부모 때문에 가장(家長)역할을 하던 라시디군이 부모와 함께 캠프를 찾았다. 라시디는 “행복하다. 엄마가 수술 잘 받고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음티니코 마을 이장인 모하메디(62)씨는 “오전 10시에 캠프가 열리는데 8시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며 “걸어서 3시간 이상 걸리는 마을에서 온 사람도 있다”고 했다. 의료진 4명이 참여한 캠프는 시력 검사와 개별 진료, 수술 등으로 진행됐다. 10m가 훌쩍 넘는 거대한 망고나무 아래, 손으로 그려 붙인 시력검사표를 통해 시력 검사가 이뤄졌다. 시력 검사 결과를 들고 개별 진료소로 향하던 아샤(45)씨는 “눈 안쪽이 아파서 시력 검사표도 잘 보이지 않더라”고 했다. 아샤씨는 보건소로까지 50m가량을 아이의 부축을 받아 걸었다. 보건소 내부는 무척 진지했다. 진료실 의자에 앉은 사무에(42)씨 “내 눈에 정말 문제가 많은 것 같아요. 눈도 잘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