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투명하게 간다… 고정 후원자층 있는 이유”

플랜코리아 이상주 대표 플랜코리아 이상주 대표는 굴지의 대기업에서 해외마케팅을 담당하던 기업인 출신이다. 10월 11일 ‘세계 여자아이의 날’을 기념한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 바쁜 그를 만났다. ―75년의 역사를 가진 플랜인터내셔널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후원 단체인데도 국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유가 뭔가. “플랜은 1953년부터 79년까지 ‘양친회’란 이름으로 활동했다. 1996년 OECD 가입을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플랜코리아’ 지부가 설립됐고, 후원국이 됐다. 초창기만 해도 1년 모금액이 20만달러(약 2억여원)에 불과했는데, 올해 1200만달러(약 130억여원)로 늘었다. 플랜은 비종교 NGO를 지향한다. 세네갈, 부르키나파소 등 이슬람 인구가 많은 서아프리카 지역에선 우리 단체 활동이 독보적이다. 플랜은 영국본부에서 재정이나 캠페인 등을 중앙집권식으로 진행한다. 사업과 회계의 투명성은 높지만, 융통성은 다소 떨어진다. 투명성이 보장 안 된다는 이유로 북한 지원사업도 하지 않는다. 한 지부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벗어난 행동을 하면 전 세계 대표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당한다. 다른 NGO 단체보다 천천히 가지만 그만큼 고정적인 후원자층이 두껍다.” ―두꺼운 고정 후원자들을 확보하는 플랜만의 비결은 무엇인가. “작년까지 개인 후원자들이 폭증했는데, 최근에는 경제 위기로 다소 주춤한 상태다. 대신 기업들의 사회 공헌이 확대되고 있다. 플랜코리아는 현대자동차·코이카와 함께 아프리카 가나에서 자동차 정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직업훈련소를 짓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도요타가 못하던 일을 현대가 한다’며 반응이 무척 좋다. 직업훈련소는 신개념의 일자리 창출형 사회 공헌이다. 현대차의 중고차 부품을 확보해야 하니까 수출도 늘어날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제2의 직업훈련소를 짓고 있다. 또 삼성전자를 비롯한 20개 계열사와 함께 사회 공헌

“비뚤비뚤 쓴 아이들 손 편지에 뿌듯한 미소 번지죠”

플랜코리아 홍보대사 김성령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에서 비운의 악역(서지수역)을 맡았던 탤런트 김성령씨. 그녀의 또 다른 수식어는 국제아동후원단체 ‘플랜코리아 홍보대사’다. 2003년, 당시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한 국제아동구호단체였던 플랜코리아의 홍보대사를 맡아 10년째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차인표 한국컴패션 후원자, 김혜자 월드비전 친선대사, 안성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친선대사 등과 마찬가지로 김씨도 주변 인사에게 “아동을 후원하라”고 소개하는 플랜코리아의 열렬한 팬이다. “2006년에 제가 후원하는 베트남 여자아이 ‘띠똔’을 만나러 갔어요. 처음에는 마음을 잘 열지 않고 저를 어색하게 대했지만, 관심을 갖고 사랑을 표현하자 달라졌어요. 먼저 와서 말을 걸고 어리광도 부리는데 얼마나 예쁘고 귀여웠는지 몰라요. 나눔이 주는 큰 선물을 받게 되었어요.” 띠똔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78㎞ 떨어진 곳에 위치한 남하지방에서 두 여동생, 남동생 그리고 할머니와 사는 소녀다. 부모님은 멀리 떨어진 사이공에서 돈벌이를 하면서 가족을 부양한다. 엄마랑 늘 떨어져 사는 띠똔에게 잠시라도 엄마의 사랑을 전해주고 싶어, 김씨는 직접 장을 보아 음식을 만들었다. 어두컴컴한 부엌에서 정성껏 만든 음식을 띠똔 가족과 둘러앉아 먹으면서 ‘진짜 가족이 된 것같이’ 따뜻하고 행복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사랑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모두 똑같이 소중한 존재잖아요. 사랑을 나눠줘야죠. 그런 마음이 오랫동안 홍보대사로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남편도, 동생도 저의 권유로 아동후원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손현주씨와는 ‘추적자’에서 함께 만나 플랜코리아의 후원자임을 알고 무척 기뻤습니다.”(그녀는 현재 8명의 해외 아동을 후원하고 있다.) 그녀는 플랜인터내셔널이 펼치는 개발도상국

아이를 안은 13살 엄마는 학교 가는 게 소원입니다

‘세계 여자아이의 날’특집 (10월 11일) 사회·경제적 위치 낮은 10~18세의 소녀들 학교 그만두고 조혼해 14시간 일해 4달러 벌어 플랜코리아, 경제 교육과 국공립학교 편입도 지원 “이웃에 사는 친구한테 문제집을 빌리러 갔어요. 돌아오는 길에 몇몇 친구들이 우리 집에 낯선 사람들이 온 것을 봤다고 하더군요. 결혼 승낙을 받으러 온 것이었대요.” 니제르에 사는 마리아마(13)양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된다. 학교를 좋아하고, 가장 싫어하는 과목인 수학을 제외하면 반에서 4등을 차지하는 똑똑한 마리아마양. “삼촌에게 이 결혼을 그만둬 달라고 부탁했어요. 저는 아직 남자와 잠자리를 할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라며 눈물을 흘린다. 작년에 결혼한 니제르의 하오우(가명·15)양은 심각한 출산 질병을 앓고 있다. 성생활과 출산을 하기에 육체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어린 신부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질병이다. 그녀의 아기는 출산 도중 숨졌다. “정말 겁이 났어요. 산고(産苦)는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다시는 아기를 갖고 싶지 않아요.” 니제르에 사는 소녀 중 75%는 18세가 되기 전에 결혼을 한다. 36%는 15세 이전에 결혼한다. 결혼할 때까지 남편이 누구인지 모른다. 신랑은 대개 신부보다 열 살이 많다. 특히 농촌지역에선 양측 가족의 합의에 따라, 10~12세의 어린 소녀들이 조혼을 한다. 니제르는 세계에서 조혼율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결혼 법적 연령이 여자는 15세, 남자는 18세이지만 이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니제르에서 이런 얘기는 금기시된다. 국제아동후원단체 ‘플랜인터내셔널’은 이 지역의 156개 학교를 대상으로 여자아이들이 학교에 가도록 지원하고 조혼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는 ‘이매진(IMAGINE)’ 프로젝트를

[Cover Story] ‘세계 여자아이의 날’ 인도 현지 르포

소녀들의 미소… “가난한 우리에게도 꿈은 있어요” 타라 쿠마리(16)양을 만난 것은 지난 14일 오전이었다. 곱고 수줍은 표정의 얼굴이 꺼칠꺼칠한 맨발과 대조적이었다. 5남매와 부모를 포함한 일곱 식구가 사는 곳은 어두컴컴한 단칸방 하나. 이곳 차가운 돌바닥에 때묻은 이불을 덮은 채,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맞이한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염소똥을 치우고, 물을 긷고, 아침을 준비한 후 동생들 등교를 돕는다. 일곱 살 때부터 하던 일이라 익숙하다. 3개월 전부터 쿠마리양은 아침마다 30㎞ 떨어진 시내 공사현장으로 간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멘트나 모래, 벽돌 등을 짊어지고 나른다. 하루 8시간 꼬박 일해서 번 돈은 130루피(1루피=약 20원). 이 중 교통비 명목으로 30루피를 떼고 나면 100루피가 남는다. 너무 힘들어 이틀 걸러 하루꼴로 쉬어야 한다. 이렇게 번 돈은 한 달에 1500~2000루피로, 우리 돈 4만원쯤 된다. 이 돈이 일곱 식구의 생활비 전부다. 쿠마리양은 초등학교 1학년을 채 끝내지 못했다. “왜 학교에 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엄마를 도와 집안일을 해야 했고, 염소 10마리를 돌봐야 해서”라고 답했다. “왜 공사장에서 일을 하느냐”는 물음에는 “아빠가 건축 현장에서 일하다 허리를 다쳐 3개월 동안 일을 못해서”라고 답했다. 그녀에겐 고등학교에 다니는 큰오빠가 있다. “오빠가 있지 않으냐”고 했더니, “오빠가 어떻게 공부를 그만두느냐”고 반문했다. ◇엄마 병간호 때문에, 집안일 돕느라 학교를 그만두는 여자아이들 인도의 수도인 델리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 거리의 라자흐스탄주 한 도시인 우다이푸르. 기자는 지난 13일과 14일, 이 지역 일대의 여자아이들을 잇따라 만났다. 국제아동후원단체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