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공공자전거 시설. /조선DB
기후위기 대안으로 떠오른 ‘N분 도시’… 지역불균형 해소에도 도움

수도권 직장인의 출근시간 평균 53분. 왕복으로 약 2시간이다. 러쉬아워(rush hour)에는 끔찍한 교통체증도 감내해야 한다. 만일 주거공간과 회사가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다면 어떨까. 최근 ‘도시’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세계 주요 선진국이 ‘N분(分) 도시’ 정책을 내세우면서다. N분 도시는 일자리·여가문화·상업·교육 등 필수 생활시설을 도보 15~30분 내 누릴 수 있는 근린생활권을 말한다. 이를테면 ‘15분 도시’는 도보 15분 이내 거리에 주거공간과 회사, 쇼핑몰, 병원, 교육·복지기관이 조성돼 있는 도시를 뜻한다. 세계도시기후정상회의(C40)는 N분 도시를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회복을 위한 기본계획으로 발표하고 각 나라에 맞는 N분 도시 실현을 장려하기도 했다. N분 도시를 가장 구체화한 나라는 프랑스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2020년 재선에 성공한 이후 ‘파리 15분 도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우선 세느강변 도로를 보행자 거리로 지정하고, 차량 통행을 폐쇄했다. 상업 중심지인 리볼리 거리는 6차선 도로를 1개 차선만 남기고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공간으로 바꿨다. 2030년까지 1.9km에 달하는 샹젤리제 거리를 교통 청정지역으로 바꾸고, 거리와 이어진 콩코르드 광장은 녹지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파리 15분 도시의 핵심 원칙에는 시민들이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가 포함돼 있다. 가로변 주차 공간을 테라스·정원으로 개조해 반경 200m 내에서 공원, 숲, 강 등 녹색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N분 도시 개념을 처음 제시한 카를로스 모레노 소르본대학교 비즈니스스쿨(Paris IAE) 교수는 “코로나로 행동반경이 좁아지면서 새로운 도시계획을 통해 도시공간의 사회적가치를 회복하고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다”며 “도시 인프라를 재편성하는 N분 도시는 주민 개개인의 삶의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청년의 마음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Look at ME 청년 공감 토크’가 열렸다.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 청년 공감 토크쇼 ‘Look at ME’ 성료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이하 재단)이 청년의 마음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Look at ME 청년 공감 토크’를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모인 청년 400여 명은 2부제로 구성된 토크쇼에서 마음 건강을 찾는 방법과 회복 스토리를 공유하고, 전문가 고민 상담 등을 진행했다. 이번 토크쇼는 청년이 자신의 삶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Look at ME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1부에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오롤리데이’의 박신후 대표가 ‘스스로를 믿고 도전했던 과정’을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이어 재단의 엠버서더인 싱어송라이터 스텔라장이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청년기 스토리를 담은 노래로 참가자들과 교감했다. 2부 강연에는 재단 이사진인 장동선 궁금한뇌연구소 대표, 박재연 리플러스 인간연구소 대표, 윤대현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출연했다. 연사들은 마음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하우를 풀어내고, 청년들과 허심탄회하게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상욱 재단 이사장은 “Look at ME 캠페인의 시작을 청년들과 함께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었다”며 “앞으로도 청년들이 자신을 알아가고, 발견하면서 ‘나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격려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지난 2020년 영국 런던에서 부유세를 주장하는 시위가 열렸다. /옥스팜
세계 경제석학의 기후위기 대안 “슈퍼리치에 1.5% 부유세 걷어야”

150여 명에 이르는 세계 경제석학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슈퍼리치’(초부유층)에게 1.5%의 부유세를 부과하자고 주장했다. 19일(현지 시각)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석학들이 작성한 공개서한은 오는 22~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새로운 글로벌 금융협정을 위한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정상에게 보내졌다. 기후위기와 불평등 문제의 해법으로 ‘탈성장’을 주장해 온 경제인류학자 제이슨 히켈을 비롯한 세계 경제석학들은 서한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슈퍼리치들에게 1.5%의 부유세를 걷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둬들인 세금은 빈곤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부유층에게 2% 세금을 물리면, 전 세계에서 연간 2조5000억달러(약 3200조원) 규모의 세수가 추가로 걷힐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서한에 이름을 올린 마크 폴 미국 럿거스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유한 선진국들이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다”며 “이들은 글로벌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정치적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한에는 화석연료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후위기 관련 비영리 연구·교육 기관인 기후책임연구소(Climate Accountability Institute) 소속 리처드 히데 박사는 “막대한 부를 축적해 온 화석연료 회사는 그간 초래한 기후변화 피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최빈국이 떠안은 부채도 탕감해 줄 것을 요구했다. 알렉스 렌페르나 넬슨만델라대학교 교수는 “남반구에 있는 개발도상국들은 부채에 허덕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훨씬 더 많은 공적 자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제27차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쿠투팔롱(Kutupalong) 캠프에 사는 로힝야족 난민들이 텐트 밖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UNHCR
“일주일마다 총성이 울린다”… 끝나지 않은 난민촌 이야기

미얀마·아프간·우크라 난민촌 장기화지원 축소, 생활고에 범죄 노출까지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 난민캠프에서는 흉흉한 소문이 돈다. 일주일에 한명씩 사람이 죽어나간다는 것이다. 인도적 지원을 위해 로힝야 난민캠프에 머물고 있는 이승지(28) 사단법인 아디 활동가는 “매주 총기 사고로 누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며 “작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난민촌인 콕스바자르 난민캠프가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 로힝야족 난민 커뮤니티 내 무장단체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외부 불법 통로로부터 총기를 들여오면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난사한다고 하더라고요. 방글라데시 당국도 긴급구호보다 치안 유지를 위한 군인 인력을 충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콕스바자르 난민촌에는 미얀마에서 탈출한 로힝야족 96만명이 머물고 있다. 지난 2017년 8월 미얀마군의 집단 학살을 피해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다. 캠프 생활도 벌써 7년째. 기약 없는 하루를 보내던 난민들은 이제 ‘범죄와의 전쟁’을 치뤄야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이 지원을 줄였다. WFP는 난민 1인당 매달 12달러(약 1만5400원) 수준의 식량 바우처를 지원해왔는데, 이달부터 지원 규모를 8달러로(약 1만원) 대폭 삭감했다. 그윈 루이스 유엔상주조정관은 독일 뉴스통신 dpa와의 인터뷰에서 “자금 부족으로 로힝야 난민 지원 예산 5600만달러(약 730억원)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로힝야족처럼 전쟁·기후위기 등으로 삶의 터전을 떠난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1억840명에 달한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전 세계 인구 74명당 1명 꼴이다. 더나은미래는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난민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단법인 아디, UNHCR, 국제이주기구(IOM) 소속

20일 박수진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농식품 분야 민간 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2027년까지 농식품 산업에 5조원 민간자본 유치한다

정부가 2027년까지 농식품 산업에 5조원 규모의 민간 자본을 유치한다고 밝혔다.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민간 주도 투자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농식품 분야 민간 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농업, 푸드테크 등의 발전은 농식품 산업의 성장잠재력을 보여준다”면서도 “2022년 농식품분야 신규 벤처투자는 1246억원으로 전체 벤처투자 규모(13조6000억원)의 0.9%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앞으로 5년간 정부 재원 6000억원과 민간 자본 5조원을 포함해 총 5조6000억원의 투자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우선 농식품부는 민간 자본 유치를 위해 정보 부족과 비대칭 문제 해소에 나선다. 산업동향·우수경영체에 대한 투자정보 분석보고서를 연 80개 정기 발행하고, 오는 9월 ‘투자정보 공유 플랫폼’을 구축한다. 또 투자설명회도 연간 20회 이상 개최한다. 농식품부는 민간이 주도하는 농식품 투자 펀드를 확대하기 위해 수익성에 중점을 둔 민간 모펀드도 도입한다. 모펀드는 민간 출자금을 모집해 투자 목적의 자(子)펀드에 출자하는 식이다. 올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 2027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민간 모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3000억원 이상의 민간 펀드를 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펀드는 스마트농업, 그린바이오 등 농식품 신산업 유망경영체 투자에 사용된다. 중간 회수 수단인 세컨더리펀드도 2027년까지 총 1500억원 규모로 추가 결성한다. 세컨더리펀드는 다른 펀드가 보유한 주식을 매입하거나 출자자(LP)가 보유한 지분을 거래하는 펀드다. 이 밖에도 농식품부는 NH농협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기술력, 성장가능성 등 비재무적 평가를 강화한 여신상품을 출시한다. 2027년까지 총

독산초등학교 6학년 5반 학생들이 재난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인도적 지원의 법적 기반을 마련해달라는 청원 편지를 쓰고 있다. /월드비전
“난민 친구 돕는 법을 만들어주세요”… 초등생 청원편지 모아 국회로

월드비전 세계시민교육 현장청원 편지쓰기, 메타버스 활용 “우크라이나 전쟁, 튀르키예 지진이 먼 나라 이야기 같나요? 우리나라에서 재난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볼게요. 여러분은 하루아침에 집과 학교를 떠나야 하는 난민이 됐어요. 무엇을 챙길 건가요? 그리고 어디로, 어떻게 이동할 건가요?” 지난 7일 서울 금천구 독산초등학교 6학년 5반 교실에서는 특별한 수업이 진행됐다. 민수진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옹호실 과장의 질문에 학생들이 너도나도 손을 들고 얘기를 시작했다. “깨끗한 물과 식량을 챙겨서 지하철역으로 도망칠 거예요.” “스마트폰이랑 충전기를 챙길 거예요.” “돈이랑 약, 담요를 챙겨야죠!” 이날 6학년 5반 학생 20명은 2교시부터 3교시까지 월드비전 세계시민교육에 참여했다. 세계시민교육은 정규 교과는 아니지만, 빈곤·인권·환경 등 글로벌 이슈를 알려주고 인류 보편적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지식, 가치, 태도를 길러주는 교육이다. 학생들은 세계시민교육을 통해 NGO·난민의 개념과 현재 난민들이 겪는 어려움, 이들에게 필요한 지원 등을 학습했다. 이날 학생들은 월드비전이 제작한 메타버스 난민촌에서 구호물품을 찾고, 난민과 관련된 OX 퀴즈를 풀었다.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됐다는 설정의 메타버스 난민촌은 실제 재난 피해 현장과 흡사했다. 버려진 폭격기가 길바닥에 놓여 있었고, 허물어진 건물 근처에서 울고 있는 아동들이 종종 보였다. 학생들은 메타버스 내 캐릭터를 생성한 후 조를 꾸려 ▲플럼피넛(영양실조 치료식) ▲비상용 램프 ▲물 정수가루(더러운 물을 식수로 정화하는 가루) ▲담요 ▲위생용품 등 구호물품을 찾았다. 찾은 구호물품은 월드비전 사무실로 가져온 후 인도적지원이 필요한 이재민들에게 배분했다. 메타버스 난민촌은 난민캠프, 아동친화공간(CFS), 난민캠프 운동공간 등으로 조성됐다. 6학년 5반 학생들은 메타버스 난민촌을 돌아다니며 열악한

[더나미 책꽂이] ‘예술가의 해법’ ‘스타트업을 키우는 농림수산식품 모태펀드’ ‘악마는 잠들지 않는다’

예술가의 해법 프랑스 낭만파 화가 제리코의 대표 작품인 ‘메두사호의 뗏목’(1819)은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 1816년 7월 2일,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세네갈에 정착할 이주민 400여명을 태운 프랑스 군함 메두사호가 난파했다. 하필이면 경험 부족한 중년 관료가 배의 선장이었다. 그는 구명보트에 250명의 선원과 상류층 승객들만 태우고 도망쳤다. 남은 150명은 급조된 뗏목을 타고 표류하게 된다. 그러나 12일에 걸친 표류 끝에 살아남은 이들은 15명. 이들이 구조선에 구조됐을 당시 뗏목 위에는 먹다 남긴 사람의 살점이 널려 있고, 생존자들의 호주머니에는 먹다 만 고기 조각이 잔뜩 들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얘기를 전해 들은 화가 제리코는 메두사호의 생존자들 얘기를 ‘메두사호의 뗏목’으로 그려냈다. 이 작품은 인간의 보편적 고통을 보여주고, 프랑스의 노예제와 제국의 우매함을 지적한다고 해석된다. 이처럼 예술 작품은 숨겨진 문제와 시대상을 드러내곤 한다. 작품을 통해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 미술학자인 책의 저자는 작품을 통해 가려진 문제를 들춰내고 해결책을 발견하는 방법을 세세히 알려준다.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청림출판, 2만2000원, 380쪽 스타트업을 키우는 농림수산식품 모태펀드 농림축산식품산업과 그 투자시장을 다룬 연구서. 미국 농식품 투자 플랫폼 애그펀더(Agfunder)에 따르면, 글로벌 농식품 관련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2020년 278억달러(약 35조5000억원)에서 2021년 517억달러(66조200억원)로 85%가량 급증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리 인상, 코로나 팬데믹에도 애그·푸드테크 투자시장은 위축되지 않은 것이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책의 저자인 정성봉 농학정책보험연구원 투자지원센터장은 한국밴처캐피탈의 농식품기업 투자 동향을 분석하고, 농식품모태펀드의 영향력을 연구했다. 국내에서 이러한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56㎞ 떨어진 해역, 난민들이 독일 구호단체 ‘시워치-3(Sea Wathch-3)’가 설치해놓은 튜브에 위태롭게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조선DB
이주민들의 목숨 건 여정… 지난해 중동·북아프리카서 3800명 사망

지난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사망한 이주민이 38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국제이주기구(IOM)는 13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지난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을 경유하던 이주민 3789명이 사망했다”며 “IOM에 등록된 전 세계 이주민 사망자 수 6877명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중해를 넘는 바닷길에서 2406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레바논에서 그리스·이탈리아 등 유럽으로 향하는 보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사람도 174명이었다. 육로도 안전하지는 않았다.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다가 203명이 사망했다. 리비아 사망자가 117명으로 가장 많았고 알제리(54명), 모로코(13명), 튀니지(10명), 이집트(9명)가 뒤를 이었다. 또 이민자에 대한 표적 공격이 성행한 예멘에서 876명이 사망했다. IOM은 “사망자의 92%는 신원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공식적인 데이터가 풍부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 지역에서 숨진 이주민 수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이주민 희생자가 발생한 곳은 지중해를 넘는 바닷길로, 2406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오스만 벨베이시 IOM 중동·북아프리카 지역국장은 “중동·북아프리카를 경유하는 이민자 루트에서 이토록 많은 사망자가 나온 만큼, 즉각적인 관심과 이민자 보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지난달 초 캐나다 서부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동부 퀘백주를 중심으로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韓면적 절반 태운 캐나다 산불, 원인은 가뭄과 병충해

캐나다에서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사상 최악의 산불 원인이 기후변화로 인한 병충해와 가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3일(이하 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생태학자·과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잎말이나방과(科)의 유충 피해에 주목했다. 갈색 바탕에 짙은 갈색 무늬·띠가 도색된 잎말이나방과는 식물의 잎을 갉아먹는 해충으로, 특히 침엽수림에 치명적이다. 잎말이나방과는 일반적으로 캐나다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서식하지만, 온난화 탓에 캐나다 중부 지역으로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 과학자들은 건조한 기후로 인한 가뭄, 수목을 갉아먹는 해충으로 고사하는 산림 면적이 늘면서 화재가 더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조건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천연자원부 소속 과학자 케이샌드라 월드런은 “과거 잎말이나방과 유충은 남쪽의 전나무 서식지에서 볼 수 있었지만, 지구온난화로 유충이 북상하면서 북쪽 지역의 가문비나무가 말라죽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캐나다 임업 관리자들에 따르면, 잎말이나방과는 나뭇잎의 85%가량을 갉아먹는다. 미국 다트머스대학의 기후과학자 저스틴 맨킨은 “급격한 가뭄 시작과 대규모 산불, 악화한 대기 질은 모두 지구온난화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산불 발생 빈도가 잦아지면서, 아스펜나무·자작나무 등 수명이 짧고 빨리 자라는 나무들이 가문비나무같이 수명이 긴 수목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과학자들은 “산림 생태계 변화는 서식하는 동물 종을 바꾸며, 수명이 짧은 나무들은 되레 탄소·메탄을 흡수하지 못하고 방출한다”고 지적했다. 12일 기준 캐나다 전역에서 산불로 소실된 면적은 약 490만ha로, 대한민국 면적(약 1004만ha)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캐나다산림청(CFS) 소속 과학자인 엘런 휘트먼은 “올해 산불은 아주 이례적”이라며 “과학자로서 오랫동안 기후변화와 산불의 연관성에 대해 경고했지만, 현실에서

송해란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이 ‘2023 한국자원봉사학회 전기학술대회’에서 온라인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국자원봉사학회
“온라인 자원봉사 효과성 입증… 오프라인 활동과 병행해야”

“코로나19로 자원봉사활동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멘토링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고, 참여자의 역량이 증진되는 걸 입증했어요. 여학생과 인문·사회·예체능계 학생은 자아존중감이, 남학생과 이·공계 학생은 상호의사소통 역량이 높아졌습니다.” 송해란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9일 서울 노원구 광운대학교 세빛관에서 열린 ‘2023 한국자원봉사학회 전기학술대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청년, 사회적 주체로서 자원봉사 여정을 떠나다!’를 대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청년에게 필요한 자원봉사활동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자원봉사학회가 주최, 행정안전부·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후원했다. 청년과 자원봉사 연구자, 현장 전문가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강수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사업추진본부 책임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멘토링 자원봉사 프로그램 운영 사례를 공유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청소년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비대면으로 고민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 ‘힐링톡톡’을 개발했다. 대인관계·학업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청소년이 대학생 멘토와 비대면으로 일대일 대화를 할 수 있다. 강수연 책임은 “힐링톡톡 참여자 1000명 중 91%가 정서적 안정감과 자아존중감 형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대면으로 진행되던 봉사활동의 가치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고민상담과 같은 사적인 고민을 나누는 멘토링은 비대면으로 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세션에서는 향후 청년을 위한 자원봉사 프로그램 방향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사회봉사 교과목을 담당 중인 송지호 교수는 “20대는 다양성을 중시하면서도 개인중심 사고 체계가 강해 자신과 성향이 다른 사람과 면대면 대화하는 걸 어려워한다”며 “온라인 기반의 봉사활동과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병행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송해란 선임연구원도

(왼쪽부터) 요기요, 배달의민족, 땡겨요의 다회용기 음식배달 서비스 홍보 화면. /서울시
서울시, 다회용기에 음식 배달하는 ‘제로식당’ 10개 자치구로 확대

서울시가 배달 음식을 주문하면 다회용기에 담아주는 ‘제로식당’ 서비스 지역을 기존 5개 자치구에서 10개로 확대했다. 서울시는 8일부터 동작·송파·성동구, 오는 29일부터 용산·마포구에서 제로식당 서비스를 신규로 시작한다. 앞서 시는 지난해 배달앱 운영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강남·서초·관악·광진·서대문구 등 5개 지역에 다회용기 주문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제로식당 서비스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땡겨요 등 배달앱 3개를 통해 이용 가능하다. 앱 화면에 뜨는 다회용기 관련 배너를 클릭하거나 앱 내 검색창에 ‘다회용기’를 입력하면 사용 음식점을 확인할 수 있다.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카테고리에서 ‘다회용기 주문’을 선택할 수도 있다. 다회용기를 주로 사용하는 식당은 족발·보쌈·순대국·냉면·일식 등을 판매하는 매장으로, 일회용기 사용률이 높은 음식점들이다. 주문한 음식은 다회용기와 가방에 담겨 배달된다. 식사 후에는 사용한 그릇을 가방에 담아 집 앞에 놓고, 가방에 부착된 QR 코드를 촬영해 반납 신청을 하면 된다. 별도 보증금이나 추가 비용은 없다. 반납한 다회용기는 ▲애벌세척 ▲불림 ▲고온세척 ▲헹굼 ▲건조 ▲살균소독 ▲검사 등 7단계의 세척 과정을 거쳐 식당으로 다시 제공된다. 시는 무작위로 유기물 오염도(ATP) 위생검사를 주 1회 실시하고, 민간 대비 4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등 시민이 안심하고 다회용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위생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예정이라 밝혔다. 다회용기에 담긴 음식을 주문한 시민은 ‘이용이 편리하고 용기가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친환경 활동에 동참하는 느낌이 들어 자주 이용한다’는 등의 긍정적인 평을 남겼다. 다회용 배달용기를 사용한 시민은 배달앱으로부터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배달앱 3사는 제로식당 서비스

여수 앞바다에 복원될 LG화학 잘피 서식지 예상 모습. /한국수산자원공단
LG화학, 탄소 흡수하는 잘피 서식지 복원 나선다… 축구장 14개 규모

LG화학이 탄소를 흡수하는 해초 ‘잘피’ 서식지를 복원하겠다고 8일 밝혔다. 올 하반기부터 전남 여수 앞바다에 잘피 군락지를 만들고, 2026년까지 축구장 14개를 합한 크기인 10ha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잘피는 바닷속에서 꽃을 피우는 해초류로 해양생물의 보금자리 역할을 한다. 또 산림보다 탄소 흡수량이 30배 이상 많아 3대 블루카본 중 하나로 꼽힌다. 김장균 인천대 해양학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잘피 군락지 1ha당 최대 500t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LG화학이 조성할 10ha 규모의 잘피 서식지는 탄소 5000t을 흡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자동차 2800대가 매해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잘피 서식지가 복원되면 인근 해양생물 개체 수는 2.5배, 종류는 1.5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 연안의 잘피 군락지는 지구온난화, 해양쓰레기 등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복원과 생태 연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잘피 서식지 복원 및 연구 사업’을 바탕으로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복원 사업에는 LG화학 주도로 총 6개 기업·기관이 참여한다. 프로그램 운영은 기후테크 스타트업 땡스카본이 담당한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여수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해양생태계 교육 사업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메타버스를 개발·관리하면서 블루카본 알리기 사업을 펼친다. 지자체 등 공공 부문도 이번 사업에 동참했다. 여수시는 사업추진을 위한 행정지원을 맡는다. 한국수산자원공단은 생태환경 조사, 잘피 군락지의 효과 분석 등 연구사업을 수행한다. 일반적인 잘피 서식지 복원에서 더 나아가 민간 기업 주도로 생태 연구를 추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4년간 14억원의 기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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