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부모학교’ 나눔클래스 “어휴, 걱정이야. 어제 우리 지민이가 빗을 사달래. 불량아가 되려나?” 박경미(40·경기도 일산)씨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순간 동료 엄마들이 술렁인다. “왜?” “뭐가 문제야?” “빗이 불량한 거랑 무슨 상관이야?” 박씨가 의외라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내가 중학교 때는 항상 불량한 친구들이 머리에 꼬챙이 빗을 꽂고 다녔거든.” 박씨의 고민은 엄마들의 중학교 시절 이야기로 이어졌다. “나는 아이가 카톡으로 ‘ㅇㅇ’이라고 보내면 참 불쾌하더라고. 엄마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져.” “우리 애는 꼭 제일 더울 때 밖에 나가자고 해. ‘엄마를 이겨 먹으려 드나’ 싶어서 괜히 짜증이 나.” 5명의 엄마가 하나 둘 고민을 풀어놓자 무거웠던 분위기가 금세 수다스럽게 바뀌었다. 엄마들은 이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해나갔다. 지난달 24일 경기도 일산의 한 아파트에서 진행됐던 ‘스스로부모학교’ 나눔클래스 현장이다. 이날 수업에 참여했던 한임경(41·경기도 일산)씨는 “좋다는 부모 교육은 죄다 쫓아다녔는데, 항상 들을 때만 고개를 끄덕이곤 행동으로 옮겨지는 게 없었다”면서 “여기서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스스로 깨치면서 실제로 달라지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교육 2주 만에 생긴 변화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스스로부모학교’는 강사에 의한 일방적인 전달이나 주입식 교육이 아닌 부모 간의 나눔과 멘토링으로 이뤄지는 새로운 부모 교육 모델이다. 이지웰가족복지재단이 지원하고, 자람가족학교가 진행을 맡았다. 이성아 자람가족학교 대표는 “최근 부모 교육 프로그램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는데, 대부분 부모는 얼마나 부족한지만을 강조하는 교육”이라며 “완벽한 부모가 되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은 결국 부모에게 죄책감만 쌓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부모학교는